2월은 맛수모임으로 시작되었다.
2차 맛수에 걸린 식당은 외국인에게 가장 인기가 높다는 <민가다헌>
명성황후 후손 민익두 대감의 저택 민익두가(서울 민속자료 15호)
1936년 당시 조선상권의 상징인 화신백화점을 설계한 박길용씨의
작품으로 한옥에 현관을 만들고 화장실과 목욕탕을 내부에 설치한
개량한옥의 역사를 보여주는 소중한 민속자료로써 2001년 서울시의
후원으로 보수되었으며 민속촌과 같은 박제화된 건축물이 아닌
시민과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민가다헌>이라는
식음공간으로 탄생한 곳이다.
12시 약속이었으나 전철을 탈까, 말까를 고민하다 어딘가에 줄 짐을 챙겨 나가는 통에
그냥 차를 몰고 가기로 결정하다보니 시간보다 훨씬 일찍 도착했다.
텅 빈 시내를 맛볼 수 있었다.
설 전이라서일까~비교적 한가한 시내였다.
책을 읽으려고 분위기를 잡는데 새로 가입하신 요리매니아인 지연씨와 희주씨가 등장.
친구에 대한 화두를 삼아 이야기를 시작해서 무르익을 무렵 속속 등장하는 식객들.
여전히 신나게 떠드는 남희는 신랑이야기가 한 줄에 하나씩 섞인다.
예쁘장한 희주는 고칠 곳도 없는 얼굴을 쥐었다 폈다하며 성형얘기다.
최고 멋쟁이 효숙은 구석에서 그저 웃으며 자기 얘기는 하지않고 남희얘기에 귀기울인다.
나에게 몽블랑 볼펜 쓰던 것이지만 에메랄드색 하나 선물로 준다.
좀 늦은 경애씨는 S-라인 몸매를 여전히 드러내며 전혀 외모에 신경 안 쓰는 척한다.
새로 가입한 지연씬 클라라윤 스타일의 옷에 현모양처의 귀감으로 못하는 요리가 없단다.
내일 올 손님상엔 메밀가루를 묻힌 스테이크와 더덕을 갈아서 패주로 만든 샐러드를 낸단다.
회장격인 진영은 여전히 세련된 태도와 말솜씨를 구사하며 든든한 느낌을 준다.
나와 진영을 제외하고는 처음 와보는 장소라서인지 나오는 식사에 관심이 지대하다.
우리가 앉아있는 동안에도 외국인이 제법 많이 드나든다.
요리는 7명이 각각 다른 걸 시켜서 골고루 먹어보기로 합의했다.
난 대구요리를..남희는 동파육과 비슷한 삼겹살 요리, 진영은 왕새우가 얹힌 파스타.
경애씨는 성게알 소스의 연어구이, 효숙은 너비아니구이, 희주는 매콤한 해물요리를
지연씨는 전복이 올라앉은 소꼬리찜을 시켰다.
7명이 먹은 합은 197000원으로 10% DC한 금액이다.
일인당 3만원을 내니 1만원이 남는다.
커피가 아주 신선한데 난 5잔 정도(진영도, 지연도)먹은 걸로 안다.
그러면 싸게 치인 것 맞다.
다들 소스에 관심이아주 많아서 먹을 때마다 무슨 소스인지 서로 의견을 나누어 가며 먹는 식객.
주로 양파 갈은 것이나 레몬즙이 든 것등…요리박사 지연씨가 알아 맞춘다.
겨울이 한옥담 위로 총총하게 내려앉는 오후에 즐겁게 우리는 헤어진다.
약간의 미적지근한 여운을 서로 남긴 채.
기념 촬영 한 컷~지연씨가 마다한다.
마다함을 절대로 강요하지 않는 우리식객.
그럼 찍사로~~
식객과 헤어지고 진영과 나는 시네큐브 광화문으로 이동했다.
오래 전부터 별러 온 영화를 보기 위해서다.
나의 오래 된 벗과 함께 합류해서 셋이서 "행복한 엠마, 행복한 돼지, 그리고 남자’
를 봤다.
나….너무 충격 받았지만 많이 울었다.
그리고 사람한테 감동했다.
독일인의 영혼에 매료되고 알 수없는 질투심까지 사로잡혔다.
순수를 이끌어 내는 자연과 닮은 영화다.
금요일의 저녁은 차로 메워지는지라 서둘러 집으로 왔다.
저녁은 간단하게 모카빵 한 조각과 딸기 요쿠르트 1/3 통으로.
이제 책이나 읽다가 일찍 잘 예정이다.
내일은 인천공항으로 어느 아리따운 여성의 콜을 받았다.
xue
2008년 2월 2일 at 2:14 오전
외식을 하고싶은 이유는 맛과 멋이지요.ㅎ
맛과 멋 두가지가 다 만족스럽다면 ..거기다 값도 적당하다면
취미중 제일 돈안드는것같아요.ㅎ
좋은곳 소개해줘서 고마워요..
참..강남 수서에 있는 필경채도 좋다는데 벌써 가보셨겠지요?
꽃피는 봄에 가면 더없이 좋다네요..아마 비슷한 분위기인듯..
Lisa♡
2008년 2월 2일 at 2:44 오전
슈에님.
팔경재, 두가헌, 석파랑, 민가다헌이
다 비슷비슷한데요.
팔경재가 정원이랑 환경이 좋지요.
음식도 다 비슷비슷한데 팔경재랑 두가헌,
삭파랑이 좀 비싸지요.
특히 저녁이 비싸고 두가헌은 저녁만 하구요.
민가다헌은 정원이 거의 없다고 봐도 됩니다.
삭파랑은 에전에 대원군 별장이었다는 말이 있구요.
인사동에 나오면 외국인과 가기에 안성맞춤입니다.
팔경재는 봅에 권할만 하구요.
오시면 분위기 맞는 곳 궁금할 때 언제든 적당한 장소
알려 드릴께요.
Lisa♡
2008년 2월 2일 at 2:45 오전
참…
팔경재는 이기자기한 맛은 떨어지지요.
민가다헌이 아기자기한 맛이 있구요.
임부장
2008년 2월 2일 at 3:07 오전
아직 점심전인데…
대구요리와 너비아니구이가 확 땡깁니다…쩝.
음…짜짜로니나 끓여 먹어야 겠습니다!^^
천왕
2008년 2월 2일 at 3:43 오전
여인들의 외출이 보기 좋군요. 어쩐지 어제 날씨가 풀렸다 했더니만…..
Lisa♡
2008년 2월 2일 at 2:47 오후
임부장님.
젤로 맛이 괜찮은 두 가지를 골랐습니다.
ㅋㅋㅋ…..
짜짜로니랑 임부장님이랑 어울려요.
Lisa♡
2008년 2월 2일 at 2:48 오후
천왕님.
저는 날씨가 풀린 줄도 모르고 있었네요.
오늘도 별로 안춥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