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6일 삼다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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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도착하니 바람이 거세다.

서울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날씨다.

자주 보이는 푸릇푸릇한 땅이더니 세상에 유채꽃이 군데군데…

바로 저녁을 먹기로 합의하고 물항으로 갔으나 휴무다.

네비게이션이 제주도 권내만 되는 고로 식당이름만 눌러도 만사오케이다.

여러번 와보지만 언제나 새로운 느낌.

산방산 근처의 남경미락으로 바로 꽂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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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다가 사진 찍고프면 차를 세운다.

기꺼이 동참하는 김군(울남편).

저기 사진의 귤밭에서 귤을 서리했다.

엥~~땅에 떨어진 거로만..

저녁무렵의 제주다.

흐린 날씨에 바람이 거세다.

삼다도….여자, 돌, 바람, 바람, 바람…날 울려주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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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미락.

유명인사가 많이 찾는다는 횟집으로 노무현 부부의 사진도 떡하니 걸려있다.

김군이 장사 안되게 저런 걸 걸어놓냐고 한 마디한다.

내가 거든다,,,뭐가 어때서?

소주는 제주산으로-회는 돌돔으로 줄돔을 고르니 1키로에 18만원이다.

내친 김에 먹고보자.

찌깨다시로 삶은 문어, 전복, 홍삼, 자연산 소라(진짜 맛좋다)…고등어조림.

줄돔은 내장, 볼살, 껍질, 간,뱃살을 분리해서 기름장에 찍어 먹으라며

쓸개는 따로 김군의 소줏잔에 떨어뜨리며 씹지말고 그냥 삼키란다.

별의별 걸 다 먹으란다.

회..환상이다.

큰 홧집이 서울 손님으로 발디딜 틈이 없다.

골프장서 이리로 그리고는 다들 중문단지로 이동할 사람들이다.

이렇게 쓰는 돈이면 해외여행이 싸게 칠 거 같다.(배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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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로 가는 걸 지하철을 탔다.

빠르고 값이 싸고 앉아서 끝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떼의 조선족인지 60대~70대의 남녀가 탄다.

내 옆에 한 사람서고 김군 옆에 두 명이 우르르…나머지는 건너 편.

머리 아플 정도의 냄새가 코를 찌른다.

술냄새나 음식냄새가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목욕을 일 년 넘게 하지 않은 듯…남편을 쳐다 봤다.

날더러 참으라는 눈치다.

사람냄새.

향수의 필요성을 새삼 깨닫는다.

금방 내린다.

그리고는 학생…튀김냄새를 묻혀서 탔다.

냄새…내가 한 때 좋아했던 누군가의 냄새가 그립다.

두꺼운 한 권의 책을 넘치듯 들고 안경까지 걸치고 머리를 박는다.

어느새 김포공항이다.

등산복 차림으로 비행기타기는 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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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배가 불러서 카메라를 들고 비지니스 센터로 내려왔다.

언제 배가 꺼지려나…

술에 약간 취한 김군이 부담스럽다.

걷는 것도 이상하고 얼굴도 이상하고 낮설다.

기우뚱 거리는 모습이 아이같다.

애들 이야기에서 날더러 인생의 98%가 아이들이란다.

쳇~~지나친 기대는 나중에 나의 우울을 자초한단다.

다 안다고 자만을 발휘한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걸 그는 알까?

지나치게 진중한 그를 보며 나랑 다른 부분을 헤집어 본다.

카드 한 장 쓰는데도 자크를 열고 단추를 풀르고 조심조심 꺼낸다.

5분? 10분?

내 운전면허가 기일이 지난 걸 그가 발견…미치겠단다.

내 팔자야~~란다. 웃으면서….미안하면서도 뻣뻣한 표정의 나….히~~

김군 몰래 아줌마들에게 팁을 푸짐하게 준다.

알면 혼난다.

지나친 친절은 그들을 망치는 거라고~~

축구보고 있을 그..이제 올라가야지.

10 Comments

  1. Elliot

    2008년 2월 6일 at 1:50 오후

    자고로 애 생기고 나면 남편은 미운털 박힌 아들만도 못한 존재가 된다.

    불짱한 남푠들을 위하야! 건배 ㅠ.ㅠ

       

  2. 玄一

    2008년 2월 6일 at 2:10 오후

    재밋네요
    거의 20여년전 구정때 주문단지로 선배 부부와 딱 한번 골프회동으로 놀러가서
    다금바리 회 맛보며(그 당시 15만원가량),아침은 호텔에서 먹으며 (꽤나 비싼)..
    거센바람을 맞으면서 엉망인(예측불허) 라운딩을 가진 추억이 새롭습니다 …
    ..유명인사…ㄴoo 등 보면서..매상은 더 올르지 않을까요?
    좋은 시간 나누시기 바랍니다   

  3. 네잎클로버

    2008년 2월 6일 at 4:28 오후

    리사님, 명절 연휴 동안 제주도에 가 계시는군요.

    애들이 98%…
    나중에 아이들이 다 커서 어른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공감이 되는 말이예요.
    특히 저희 집은 딸이 둘이라 여자 셋이 합심(?)하면…,
    어떨 땐 남편이 조금 측은(?)할 때도 있지요. ^^;;

    여행 떠나셨어도
    이렇게 잊지않고 일기 써주셔서 반가워요~
    제주도에서 즐거운 시간 갖으시길 바랍니다.
    제주도는 언제가도 좋지요… ^^
       

  4. 김진아

    2008년 2월 7일 at 1:41 오전

    제주도..일기..

    혹시나..기대하고 들어왔어요..
    저흰 점심쯤에 시댁에 가요..
    호되게 시집살이한 며늘이..
    이젠 시어머님 만들어주신 음식만 먹으러 갑니다.
    어머님이..니는 이제 죽음이다 그러셔요 ㅎㅎㅎ
    살 무지 쪄서 올것 같은 느낌..^^

    사람살아가는것 ..울기도 하고웃기도 하고..
    좋으네요..그죠..

    리사님의 커다란 마음베품이…부럽습니다.
    ^^

       

  5. 블랙맨

    2008년 2월 8일 at 1:00 오전

    돌돔이 20만원이니까 호텔 한 10만원 잡구… ㅎㅎ
    왕복 비행기가 한 30만원 잡구 … ㅎㅎ
    한 100만원은 가볍게 쓰시겠네요
    그림으로 대신 맛 보고 구경하고
    100만원 안 쓰고
    또 그만큼 일했으니까 또 차곡 차곡… ㅎㅎㅎ
    시간두 없으니까 쓸래두 쓸 수가…ㅎㅎ
    모아뒀다가 늙어서 허리 굽어지면
    가만히 앉아서 책이나 읽으면서
    짬뽕 4천원짜리 배달 시켜먹어야겠어요 …ㅎㅎ
    한 2백만원이면 짬뽕이 몇 그릇이지요? …ㅎㅎ
    사진 구경 감사합니다~~~~~
       

  6. Lisa♡

    2008년 2월 8일 at 11:17 오전

    엘리오뜨님.

    맞아요.
    현재로는 아들이 남편보다는 당연 좋습니다.
    왜냐구요?
    100% 나에게 의지하니까요.
    어른도 아니고 아이가 의지하니 얼마나 귀엽습니까?
    내 소견이 우숩지요?
    하여간 아들이 좋아요.
    사실은 자기가 필요한 사이트로 돈을 입금시키라는 이야기지만..
    후후후…   

  7. Lisa♡

    2008년 2월 8일 at 11:19 오전

    현일님.

    오늘 큰일날 뻔 했어요.
    롯데호텔 앞으로 길 가운데로 골프공이
    휙하고 날아서는 도로 한가운데로 탕탕치며 지나가는 거예요.
    누군가가 오비낸 공인데 세상에 차창 유리에 맞으면 작살이지요.
    으휴~~바로 우리차 앞으로…
    다금바리..ㅎㅎ
    여전히 오늘도 바람은 거셉니다.
       

  8. Lisa♡

    2008년 2월 8일 at 11:20 오전

    네잎 클로버님.

    딸딸이 엄마시군요.
    낳고 보니 아들보다 딸이 더 좋아요.
    나중에는 더 많이 웃으시겟네요.
    나중에도 아빠 생각은 딸이 훨씬 더 할 겁니다.
    아들은 다 남이라고 하더라구요.
    이런 말하면 우리 아들이 아니라고 난리치지만~~

    구정은 잘 지내셨지요?
    서울인가요?   

  9. Lisa♡

    2008년 2월 8일 at 11:22 오전

    진아님.

    어머님이 하신 음식 많이 드셨나요?
    그저 맛잇게 먹어주는 게 효도이지요.
    "맛있다, 맛있다.." 하면서요.
    바람 많이 붑니다.
    아이….조심해야 할 정도 입니다.

    하트마크..이뻐요.   

  10. Lisa♡

    2008년 2월 8일 at 11:24 오전

    블랙맨님.

    비행기요…왕복 40만원–너무 비싸요.
    하지만 다른 교통비 생각하면 그 정도 내야지요?
    겨우 구했는데,,,
    요즘은 제주도 한 번 왓다 가려면 1,2백은 그냥 깨져요.
    돈 아까워서 여행도 못하겟어요.
    그래도 어제 한라산 등반이 말끔하게 돈걱정 해소시키더라구요.
    정말 돈이 아깝지 않은 여행입니다.
    제주도는 언제 와봐도 다시 좋은 곳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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