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발이 세차게 휘날렸다.
이크…516도로를 어떻게 넘기나 할까?
이내 눈발이 그치고 해가 났지만 바람이 세차서 춥다.
김군이 라면을 끓여다 바친다.
싫어하는 라면이지만 타지에선 제법 맛있다.
해안도로를 돌기로 하고 주섬주섬 챙겨서 나왔다.
오는 길에 뉴스에서 516도로랑 1100도로는 물론한라산의 모든
등반길이 끊겼다고 하니 우린 행운이었다.
바다를 다들 왜그리 좋아하는지…
차귀도.
배를 타고 낚시하는 꾼들이 자주 애용하는 코스다.
해안선을 따라 돌다보니 바닷색이 등푸른 생선같다.
해안도로가 잘 되어있다.
주변의 갈대들도 바람따라 누우며 분위기를 돋운다.
바람이 엄청스런데도 낚싯꾼들이 자주 보인다.
남편이 늙으면 제주도에서 낚시나 하며 살고싶다고 했다.
나도 그러마고 했지만 바람이 조금 헷갈리게 한다.
낮으막하게 지어진 집들 사이로 오래 된 것들에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한 집들이 자주 보인다.
그 중에 마음을 끄는 건 이발소와 다방이다.
아주 마음에 드는 여인숙도 있었으나 사진을 못찍었다.
여인숙 이름이 3번 여인숙이었다.
예전에 여인숙에서 하루 잔 적있는데 화장실가려면
방에서 나가 마루를 한참 걸어갔던 기억이 있다.
시골서 수정다방을 보고 이름때문에 한참 웃었는데
이번엔 수궁이다.
용궁도 아니고 수궁…ㅎㅎ
섬이긴 섬인가보다.
수궁가라도 한자락 나올래나?
저 이용원 안으로는 타일이 깨져있는 세면대라도
있을 것 같다.
바께쓰와 노란 새숫대야랑 함께.
파란 플라스틱 손잡이 긴 바가지도 있을지도.
분명 주인은 2:8 가르마의 포마드 바른 아저씨쯤으로~ㅎㅎ
파랑도.
이어도.
전설 속의 섬이름인가?
미스 김이 껌 씹으며쓴 커피를 분홍 보자기에
싸서 두꺼운 찻잔 서너개 포개서 들고 나와 오토바이라도
타면 어울릴만한 귀퉁이다.
당연히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는 다리를 이리저리 흔들겠지?
흐린 하늘너머로 햇살이 수줍게 비치려고 한다.
3시5분 비행기로 제주를 뜨다.
언제 다시 갈지 모른다.
면세점은 건너 뛰고 앉아서 컴퓨터로 황금나침반을 보다가
서둘러 비행기를 탔다.
옆자리에 아기안은 젊은 엄마다.
오는내내 아기랑 놀면서 머리 쥐어 뜯기다가 얼굴 꼬집히다가
팔운동 하다가 그러다 보니 서울이었다.
서울~
내팔뚝에 불끈불끈 힘이 솟는 그런 책 읽으며 전철로 집에 오다.
Beacon
2008년 2월 9일 at 12:34 오후
바다를,, 수평선 때미 좋아하지요..
제주에 앤 하나 있습니다.. 보러 가야는데,, 못가고 있습니다.. ㅎㅎ
이어도는 전설이고 파랑도는 해군작전에도 나온,, 전설만은 아닌,, 섬이지요…
제주서 낚시만 하고 산다?,, 울 앤 집,, 앞마당까지 파도가 쳐들어 왔던 적이 있었답니다..
낭만만은 아니지요?,, ㅎㅎ
글쎄올씨다.. 돈만 넉넉하다면 머…
cecilia
2008년 2월 9일 at 12:44 오후
어른들이 그러더라구요. 남편 밥이 제일 편하다나 뭐라나?…
행복한 리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이고 부럽습니다.
Lisa♡
2008년 2월 9일 at 12:49 오후
비컨님.
그노무 앤…안믿거든요.
누구든 앤이라는 남자치고 진짜 앤은 없더라.
내 말이 거의 정답일 겁니다.
자기생각에만 앤이라고나 할까?
약올리지 말라구요?
헤헤헤……파랑도가 진짜 있꾸나.
이어도사랑 이어도사랑~~
Lisa♡
2008년 2월 9일 at 12:50 오후
세실리아님.
남편밥이 제일 편하긴 하지요.
근데 우리 남편요…가끔 답답해서
그 편안한 밥도 짜증날 때가 많아요.
다 좋지는 않아요.
난 내가 경제적으로 완벽한 독립을 하고 싶답니다.
dolce
2008년 2월 9일 at 2:27 오후
걍 가만 계시지를 몬하네….ㅎㅎ
동서가 여름에 와서 같이 가보자는데 진짜 함 가볼까
앤 도 볼겸….ㅋㅋ
서영
2008년 2월 9일 at 2:30 오후
다방 분위기 향수에젖게하네요
블랙맨
2008년 2월 9일 at 3:14 오후
과거 현재 미래
비행기로 한 시간인 좁은 나라에 다 있습니다 … ㅎ
4차원의 나라 많이 어지러울 거같습니다 … ㅎ
Lisa♡
2008년 2월 9일 at 3:16 오후
돌체님.
앤 보러 오세요~
그 앤..저 맞지요?
힘내어서 놀러 오세요.
제주도도 가셔서 뽈도 함 치시고요.
Lisa♡
2008년 2월 9일 at 3:16 오후
서영님.
다방 분위기…히히히.
도라지 위스키 한 잔이라도?
Lisa♡
2008년 2월 9일 at 3:17 오후
블랙맨님.
어느 나라나 다 똑같지요.
사람도 매너도 악인도 선인도
모든 것이 압축된 형태일 뿐 다 똑같다고 봅니다.
후후후..
한 시간에 다가는 나라, 우리나라 좋은 나라!!
김진아
2008년 2월 9일 at 3:59 오후
아직도 시골분위기가 함께 하는 곳이 많이 남아있네요..
거기엔 제주도도 예외는 아닌가 봅니다.
눈이 반쯤 감긴채 글자 남기고 있어서,
내일 아침엔 웬일이야 할까 겁나네요..
^^
색연필
2008년 2월 9일 at 6:47 오후
대학교 졸업여행 이후 제주도와는 담을 쌓았는데..
저도 9시간에 걸쳐 한라산 오르고~
1주일간 걸음도 제대로 못걸었던 끔찍한 기억이 있지만,
리사님이 경험하신 제주도 덕분에 꼭~다시 가고 싶네요~
그리고 파랑도 다방에서 커피도 한꼬푸 하고 싶어졌어요…^^
아멜리에
2008년 2월 9일 at 11:25 오후
맞다, 제주 가서도 저런 것만 보이고 사진 찍어오는 쎈스@!
리사님 제주 가 있으면 거서 살고싶지.. 비행기 타면 맘이 바뀌고,
흐잇, 원래 뇨자의 마음은 갈대여~~
남자의 마음두 갈대구,
‘갈대의 순정’ 요런 노래나 나오면 딱 어울릴 만한 분위기얍!
아멜리에
2008년 2월 9일 at 11:27 오후
피에수: 인형들 엇다 버렸어요? 내 찾아 줏어오겠구리@@!
Lisa♡
2008년 2월 10일 at 1:36 오전
진아님.
제주도는 아직도 반 이상이 저런 집이예요.
마치 영화세트장에 와있는 기분이거든요.
바람이 세어서 그런지 집들이 대체적으로 낮고
돌담이 반 이상을 싸감고 있거든요.
그리고 길가로 샤시문이 나있는 집들이 많아서
저렇게 어떤 방식으로 사나하는게 궁금했어요.
눈이 반쯤 감겼군요..시간상’ 새벽인데요?
Lisa♡
2008년 2월 10일 at 1:38 오전
색연필님.
9시간에 걸쳐서….ㅋㅋ
일주일 간요?
저도 아직 다리가 팅팅 부었는데 얼굴은
왜케 붓는지 걱정이 됩니다.
색연필님도 올라갔다 오셨다니 반갑습니다.
겨울이었나요?
Lisa♡
2008년 2월 10일 at 1:40 오전
아멜리에님.
흑흑….태국인형 엄청 무서버서요.
오래 전이라 아마 지금쯤은 귀신으로 변했을지도~
아까버서 그러지요??
가까이 있으면 여행시에 인형 하나씩 사다줄낀데…ㅋㅋ
아멜리에님.
실은 사진찍고픈 장소 더 특이한 곳 많았는데 일일이 차를
세우기가 어려운 곳이었답니다.
센쓰~~
엘리시아
2008년 2월 10일 at 8:19 오전
리사님! 잘다녀오셨군요.
제가 제주도에 가면 어떤 코스로 여행할지 잠시 햇갈리네요.
제주도 다녀온지는 벌써 15년이 넘었네요. ^^
Lisa♡
2008년 2월 10일 at 10:24 오전
엘리시아님.
15년이면 한 번 가볼만도 하군요.
음……….먹는 집은 당근 추천한 집 가시구요.
마라도랑 성산 일출봉과 우도를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