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숭례문을 보러 이 추운 날 나갈 정도의 애국자는 절대 아니다.
다만 볼일이 있었고 간 김에 쓰라린 그 전소된 현장을 보러갔다.
비참함, 참담함, 쓰림, 괴로움, 고통, 창피함..이런 단어들로 보이는 현장.
아침 일찍 숭례문으로 나갔다.
어제 ‘ㅎ’ 엄마가 암달러 할머니의 달러가 은행보다 약 40원이나 싸다는
정보를 주었다.
긴가민가..아니란 걸 알면서 겸사겸사 나갔다.
덴장~~싸기는 뭘 싸다고라?
950원 달란다.
은행에서는 VIP어쩌고 하면서 특으루다가 949원 해줬다.
은행이 더 안전하고 저렴하고 또….믿음이 간다.
결국 우리동네 신한은행으로 다시 컴백했다.
바람은 칼바람이라고..아시는지…모르시는지…
별로 추위를 안 타는 나도 쩜 추웠다.
많은 사람들이 대로변에서 사진을 찍느라 난리였다.
나도 여기저기를 옮겨 다니며 찍었다.
괴로움에 몸을 떨면서 추위에 손시려가면서 이를 악물고 말이다.
남대문 근처의 상가들은 변함이 없다.
오래 전에 갔던 약국엘 들어갔다.
날 알아보는 아저씨들이 경이롭다…살쪘단다.
대도상가 지하에서 다시마와 손톱깍기랑 코털깍기를 샀다.
가볍게 선물할 수 있는 것들을 사다보니 버선도 사고 요술장갑도 샀다.
이태리 타올(장갑 스타일)을 살까하다가 안샀는데 아들이 미국인들에게 무슨…하는
바람에 전화기 너머로 웃고만다.
나전칠기로 된 명함집과 손거울 등 외국인에게 줄 가벼운 선물을 한꾸러미샀다.
칠기사장님이 창고에 물건 가지러 간 사이에 손님이 많이와서 내가 물건을
설명하고 분위기를 띄우고 암만봐도 남의 일에는 앞장 오지랍이다.
보통 여자들 같으면 모른 척하고 말 것인데 난 부지런히 설명하고 가격까지 알려준다.
내가 아는 물건의 가격만을 묻는 손님은 뭐야?
주인아저씨가 오더니 에누리를 가차없이 해주셨다.
친절한 값을 했다.
부지런히 추위와 맞싸우며 걷다가 바람에 외투가 날리며 리어카의 어느 부분에
걸리더니 쩍~하고 털하나가 떨어진다.
하여간…그 동네 살이 꼈나…주차장에 세워 둔 차를 양사이드로 긁어놨다.
일하는 아저씨가 세워준다고 그랬는데 심하게 두드러지게 양쪽 앞 뒤문을 다 긁어놨다.
무섭기도 하고 그 아저씨한테 1~20만원 받아봤자 속이 편치 않을 거 같다.
맘씨좋은 척하며 혹은 바보처럼 그냥 모른 척하고 나온다.
분명 숭례문 근처에 가까이 살이 꼈을지도 모른다.
나같이 운빨 받는 친구가 그런 일이…문짝 꼴도 보기싫다.
어디 눈 먼 돈 안생기나?
분명히 생길 터인데…기다려봐야지.
난 인과응보를 믿는 편이다.
1시에 집근처에 스시히로바에서 현서엄마를 만났다.
이사간다며 시간이 없으니 꼭 오늘 보자는 것이어서 거절을 못했다.
여고 교사인 그녀는 말이 무척 빠르고 남의 말은 안중에도 없다.
유우머도 없이 엄청 빠르게 이야기해서 지나고나니 뭔 말인지 모르겠다.
대충 자기아들이 올A를 받고 있다는 골자인 듯…부럽다.
이야기 중에 "나 이대 나온 여자야" 라는 타짜의 김혜수 멘트랑 같은
말도 우스개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2시에 헤어지자고 권해서 우리는 헤어졌다.
나는 그 길로 E마트로 가서 이것저것 장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그만 과자를
엄청 많이 사고 말았다.
어떻게 갖고 갈건지 머릴 굴렸는데 상자를 하나 따로 만들기로 했다.
새우깡, 쌀로만, 땅콩사탕..같은 거다.
E마트에서 장을 보고 은행을 가는 길에 오드리님이 전화왔다.
일찍 도착했다고…합류 후에 은행을 가서 환전을 하고 우리는
약간의 쑥떡거림 후에 까르페로 전진.
조블일당들과 멋진 조우를 하고 즐겁다가 10시반에 헤어졌다.
빈틈없는 하루였다.
피곤/아니다…피곤이 한순간 날아가버렸다.
오드리님의 눈웃음과 덧니에서, 아리엘님의 지각과 은은한 멋에서
광혀니꺼님의 의리와 진지함에서, 무명씨의 써프라이즈와 서영언니의 은근함과
풀어진 눈에서, 데레사님의 단호함과 귀여움 넘치는 배려랑 우아한 낸시님의
단아한 멋에서, 느긋한 작업남 카타님과의 농담주고받기와 포사님의
볼수록 멋쟁이와 눈빛에서, 그리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처음 본 전세원님의
엘레강스한 시낭송에서 모든 시름과 피곤함과 주름이 다 날아갔다.
dolce
2008년 2월 12일 at 8:36 오후
멋진 분들이 다 모였었네요…
엘레강스 단아한 멋 볼수록 멋쟁이…. 아…. 내가 있어야 하는건데…ㅋㅋ
Lisa♡
2008년 2월 12일 at 10:59 오후
돌체님.
아마 돌체님이 오셨으면
음………아마 젠틀하고
귀여운 아저씨에 지적인 분위기.
맞나요?
사모님이 근데 더 멋지잖아요.
김진아
2008년 2월 12일 at 11:39 오후
조블모임이..이러다…기사화 되어 신문에 나오는것은 아닐지..ㅎㅎ
고우신 분들은 모두 나오셨나보아요..
리사님..멋있는 분이세요..^^
Lisa♡
2008년 2월 13일 at 12:19 오전
진아님.
멋있다고 생각하다가
진짜로 보고 실망하믄 안되요.
안보여줄까부다…ㅎㅎ
어제 추었고 오늘도 춥다는데 얼라들 단디
쪼매서 내 보내요.
자기도 조심하구~~
광혀니꺼
2008년 2월 13일 at 12:30 오전
으으으으으으~~~
오늘 디게 춥네요~
다행이 바람이 불지 않아 천만다행이구…
좌측끝에 앉은 머수마는 누군교?
ㅎㅎ
남대문~종묘~열차까지 불지르려 했다는데
남대문만 타버린게 그나마 다행인지 …^^;;
서해안 봉사자들 올라오면서
이번엔 남대문이래!
근데 이번엔 준비물이 돈만 있으면 된데…
아침에 어느 신문에 실린 만평을 보며
부끄럽고
짱났습니다.
다음번 남대문 가실때
저두 다시마 사다줘요~
ㅎㅎ
참나무.
2008년 2월 13일 at 12:45 오전
무엇보다 Lisa 님 애 많이 쓰셨네요
하루를 49시간으로 쓰시는 분 같아요^^
오종종 앉은 모습 참 보기좋습니다.^^
후기까지 완벽하게…감사드려요~~~
래퍼
2008년 2월 13일 at 1:32 오전
조블이 리사님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분명해요..
애쓰신 리사님께 공로상 드려야되는데
누가 조블운영자님께 힘좀 안쓰시려는지..
아니면 우리끼리라도 시상식할까요..ㅎ
정말 멋진 분들만 모이셨네요..행복하신 표정들이 약오르지~? 하시는 것 같아요..ㅎㅎ
오드리님 덧니는 어느쪽..이시던가요~?
저는 오른쪽 아래인데..ㅎ
雨淵
2008년 2월 13일 at 1:44 오전
기상청 슈퍼컴도 아니고
젤 추운 날을 용케도 잡는 리사님! 오드리님! 니꺼님!
즐거우셨나요?
오드리
2008년 2월 13일 at 2:34 오전
리사님, 정말 고마웠어요. 수고많았고. 재미있었고.
동서남북
2008년 2월 13일 at 6:47 오전
개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숭례문이 처참하게 무너진 걸 보니까.
국가에 좋은 일도 하고 사업기회도 될만한걸 생각했는데요.
리사님이 건설회사 하나랑 계약을 맺고 저 불탄 숭례문을 무료로 청소해 주겠다고 하는 겁니다. 그럼 불에탄 숭례문 파편으로 숭례문 기념품을 만드는 겁니다.
뭐, 열쇄고리, 숭례문 모형등등…. 그러면 수백년된 기념품이 되는거지요.
게다가 숭례문 파편으로 만들어 재료가 한계가 있어 한정판매가 될테니…..
동업하실레요? 정부허가만 따주면 되는데…..
nancy
2008년 2월 13일 at 1:03 오후
일단~은, 리사님을 나으! 이웃으로 등록 합니다.
못하는게 없는 리사님의 열성으로 정말 멋진 만남이 이루어졌네요.
감사 드려요. 오신 분들 얼굴을 보니 더욱 친근 합니다.
리사님 멋~~~쟁이 ~~~~!
ariel
2008년 2월 13일 at 1:47 오후
다행이도 나는 저기 없다.ㅎㅎ
지각 잘 했네요.. 어제 그 꼬라지하고 갔으니..
옷도 안 갈아 입고..
오늘 강남 또 가야했어요. 오늘 파티인지 알고
다른 약속을 오늘로 해 놔서..-.-;; 가는 데
1시간 반.. 강남이 좀 북쪽으로 움직이면 좋겠네요.
늦었으니 즐겁게 놀고, 오다가 한강 공원 옆에서 초생달
사진도 찍고 (내일 아침에 올릴께요)..ㅎㅎㅎ
매우 만족스러운 저녁…. 자리를 만들어 준 리사님 다시
한 번 감사..^^
Lisa♡
2008년 2월 13일 at 1:51 오후
광여사.
어제는 머스마 없었는디…
마니 추어요?
후후후..다시마 필요하삼?
오케바리.
언제든지 택배가능하고 택배비 3000원이니
부담없이 시킬 수 있쪄요.
신문만평 재미있군요.
오늘도, 내일도 언제나 해피데이~~
Lisa♡
2008년 2월 13일 at 1:52 오후
참나무님.
따라 갈려면 한참 걸려요.
참나무님을 그 뉘가 따르리오?ㅎㅎ
음….. 어쩌다 보니 요즘 쪼꼼 바쁘긴 하네요.
미안시러버라~~후후
참나무님이 안오셔서 쬠 섭했어요.
첨에 오신다는 전갈받고 함 뵈나 했거든요.
어쨌든 다음 기회에…
Lisa♡
2008년 2월 13일 at 1:54 오후
래퍼님.
무슨 얼토당토하신..ㅋㅋ 말씀을~~
후후.,..
당근 래퍼님이 오시는 줄 알고 있었드만요.
그 맑고 화사한 미소를 못봐서,
덧니..하면 혹시 래퍼님?
오드리님은 양쪽 다 이지요???아마….
Lisa♡
2008년 2월 13일 at 1:54 오후
우연님.
일타쌍피의 기회를 놓치다니요?
쩝…추운 날 슈퍼컴 운운하는 날
미사는 잘 드리셨나요?
^^*
담 기회에…..
Lisa♡
2008년 2월 13일 at 1:55 오후
오드리님.
전 언제나 즐겁습니다.
이런 모든 것들이요.
Lisa♡
2008년 2월 13일 at 1:56 오후
동서남북님.
해볼까요?
불난 집이 더 잘된다는 썰도 있잖아요.
음..난 경험이 부족하고 지지르는 스타일이니
우선 사업 계획서를 제출해 보세요.
저에게..검토 후에 비전이 가능하다면
저 혼자 하겠습니다.
Lisa♡
2008년 2월 13일 at 1:57 오후
우왓~~
낸시님.
이제야 들어왔습니다.
감사합니다.
멋쟁이라는 말 요즘 좀 늦는 걸 보니
뭔가를 하나라도 잘 하긴 했나봐요.
후후..
또 뵈어요.
Lisa♡
2008년 2월 13일 at 1:58 오후
아리엘님.
억울한 회비내산 거 돌려 드릴까 했쪄여..
음………..어제 그 얼굴이 아주 이뻤으니
마음 놓으삼요.
강남으로 건너 오셨다구요?
강남제비 만나러요?
저도 여지껏 강남에 있다가 들어오는 길입니다.
감사….
엘리시아
2008년 2월 13일 at 10:44 오후
리사님의 열정이 부럽습니다.
오른 쪽 맨앞이 오드리님인가요~
사진좀 크게 키워주시지 않구… ^^
Lisa♡
2008년 2월 13일 at 11:58 오후
좀 크게 키운 사진 많은데…
여기저기에..
엘리시아님.
그날요, 평촌, 일산, 인천서도 오셨는데
우째 안오시는 현상이?
보고픔이 덜한 거 마찌요??
농담입니다.
사진을 줄이느라 수고했드만..주인공은
사진 좀 내려라고 하구~~
실물이 훨씬 훠얼씬 음………10 정도는 더 이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