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5일 귀빠진 날

생일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7시에 기상.

일찍 큰엄마가 부르시길래 9시까지 달려갔다.

금일봉을 하사하셨는데 어째 찜찜하다.

비리의 한가운데 있는 기분이었다.

봉투 속에는 달러 100×3 과 수표가 10×2 만원이 들어있었다.

20년만에 처음 생일 챙겨 받아봤다.

20년동안 한 번도 빠지지않고 그녀의 생일을 챙겨 준 것은 무슨 이유일까?

10시에 집으로 와서 달랑 샴푸 하나 챙겨서두 말않고 목욕탕으로 직행했다.

기다리다가 때를 밀고 느긋하게 오랜만에 맛사지를 받으니

좋기만 하지만 나올 때 돈이 아깝긴 했다.

금맛사지란다.

집에서 모아 둔 수건을 아줌마에게 선물로 갖다 주니 엄청 좋아했다.

나오니 1시가 넘은 시간…혼자 집에서 커피를 끓여서 고양이쉰다 빵으로 점심을 때웠다.

고양이쉰다 빵은 우리 오빠가 어릴 때 붙인 롤케익 이름이다.

세조각을 곱게 잘라서 요쿠르트를 함께 커피랑 먹으니 서양식이다.

생일의 정작 점심은 혼자서 느긋하게 ….

때론 일부러 외롭고 싶고 혼자이고 싶다.

2월14일_029.jpg

2시반에 예약한 포레 미용실로 가서 난생 처음 손톱이란 걸 붙여봤다.

누나가 나를 위해 돈을 다 지불했으니 호사를 누려보기로 했다.

으악~~걸리는 시간이 무려 2시간…난 이런 짓 두번 다시 못한다.

그 후—내게 어울리지않는 커다란 손톱.

난 내가 아닌게야~~

5시가 되어 누나를 만나서 조카에게 갖다 줄 물건과 돈을 챙기니 6시다.

한 달전에 산 핸폰이 갑자기 고장이다.

화면이 꺼멓게 변하면서 해리포터 이마에 있는 번개 자국이 생긴다.

세상에..낼 로밍받아야할 전화기인데 미치고 폴짝 뛸 지경이다.

금요일의 저녁은 러시아워가 장난이 아니다.

판교, 구리간 고속도로를 비집어 타고는 송파구로 날아온다.

저녁 약속이 미리 정해진 탓에 남편이 갑자기 저녁을 사준다고 나오라는데

못나갔다.

남편은 평일에 거의 시간이 없는 남자이라 같이 식사는 주로 주말이라 생각도 않고

또 제주도서 다 했기에 기대도 않고 있었다.

오전내내 남편이 핸폰으로 보내 준 케익에 꽃다발에, 생일음악에 묻혀서 살았더니

그래서 기어코 핸펀이 못참고 틀어진 거야..라는 생각을 했다.

2월14일_030.jpg

비실이 권순분 여사랑 구염디 토토로랑 유럽풍의 로렌과 힘이 넘치는 괴력몬스터랑

이뿌니 나 똘망이랑 제주 뚝배기 집에서 모였다.

갈치조림에 한치회 무침에 성게알 미역국을 시켰다.

점심을 빵으로 때운 나는 마파람에 게눈이 감춰지듯 먹어 치웠다.

그리고는 2차를 가서 와인을 마셔댔다.(캔달 잭슨)

케익에 촛불은 당근 두 개….도대체 왜 나이가 많아서 초가 모지라는건지.

첨엔 순전하게 나를 칭찬하는 분위기더니 이상하게 나중엔 성토대회였다.

내 생일맞아?

특히 권순분 여사가 비실이 권순분이 싫단다..그래서 건강해지라고 건여사라

하기로 했는데 것두 싫다니 다시 별명 연구를 해봐야겠다.

로렌이 시상에..또 루이비똥 핸폰고리를 사온 거….이번 생일 핸펀고리만 4개다.

토토로가 퓨마 상의를 사왔는데 화이트라 뭘 묻을까 어찌 입을런지.

참 읽은 책을 세 권 선물 받았다.ㅎㅎ…

집으로 들어와서 바닥에 뿌려놓은 짐을 거의 다 챙기고 달러도 챙기고

거의 아침에 눈만 뜨면 되게 정리를 깔끔하게 했다.

난 그냥 별로 준비없이 쓱싹 해치우는 성격이라 여행간다고해도 스트레스가 없다.

대충~~남들은 나를 보면 엄청 공들이는 줄 아는데 난 대충 산다.

아침 일찍 핸펀 고치고(성격이 급한 편이다) 그리고 공항으로 갈 예정이다.

내 생일인데 이상하게 돈을 쓴 기억이 없다.

이렇게 산다면 잘 사는건가?

30 Comments

  1. 참나무.

    2008년 2월 15일 at 5:19 오후

    미국 잘 다녀오세요
    아참 생일도 축하드리구요…
    (친구중에 옥이도 있군요..깜짝 놀래가지고…ㅎㅎ )   

  2. Beacon

    2008년 2월 15일 at 7:46 오후

    생일,, 축하해요~,, ^^   

  3. ariel

    2008년 2월 15일 at 10:13 오후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 되시겠네요..

    have the best~~!!^^   

  4. 행복하라

    2008년 2월 15일 at 11:38 오후

    항상 뒷북치는 데는 선수인 나!

    12일 모임도 놓치고 생일도 하루 지나서야 축하 하다니…

    썬파워 리사님!

    생일 추카추카!

    엄마새 기다리는 아기새들 3 마리가 눈에 선합니다.

    좋은 여행 되세요~~

       

  5. 봉천댁

    2008년 2월 15일 at 11:49 오후

    생일 축하해요.. ^^*

       

  6. Lisa♡

    2008년 2월 16일 at 12:27 오전

    참나무님.

    옥이셨구나..
    앞으로 좀 놀려도 되겠지요?
    옥아….ㅎㅎ
    어쨌든 감사드리구요.
    컵받침에 커피 어째 한 잔 해야할낀데~요.
       

  7. Lisa♡

    2008년 2월 16일 at 12:28 오전

    비컨님.

    핸펀고치는 중….
    고맙써요.
    지난 번에 하지 않았나?
    이마에다가….말로만…   

  8. Lisa♡

    2008년 2월 16일 at 12:29 오전

    아리엘님.

    나없는 광화문을 잘 지키고
    내친구들이 서울도 휴식이 필요하답니다.
    나없는 강남이 조용할 꺼라는 둥…
    흑흑….나를 그리 못살게 굴더라구요.   

  9. Lisa♡

    2008년 2월 16일 at 12:30 오전

    행복하라님.

    며칠 바쁘셨나봐요.
    생일도 꼭 졸업시즌이라 꽃도 비쌀 때라고
    모두 투덜거리더라구요.
    후후..그 날은 써프라이즈로 기다렸는데 안나타나시고
    대신 생각도 않던 써프라이즈 백여사가 나타났어요.
    그래서 또 한층 해피했어요.   

  10. Lisa♡

    2008년 2월 16일 at 12:31 오전

    봉천댁아..

    좀 길게 써라…
    그래야 내가 좋지….
    자기 냄새도 맡고…   

  11. 김진아

    2008년 2월 16일 at 2:19 오전

    곰인형..챙기신거지요?

    ^^

    세아이들과 리사님의 만남이..
    그려집니다..뭉클하게요..

    행복한 시간, 즐거움 가득한 시간..
    많이많이 남겨두고..오세요..

    ^^   

  12. 제임스

    2008년 2월 16일 at 3:54 오전

    퀸은 퀸 이네요. 매일 맛난것만 드시고 생일도 공개적으로 하시고.

    대한민국에 리사님같은분 많지않습니다.
    우연히 들렀던 방인데 이제 그만 안녕합니다.
       

  13. 숲. 나무

    2008년 2월 16일 at 6:18 오전

    생일 축하합니다. 리사님.
    아이들과의 즐거운 시간도 한껏 누리고 오세요. ^^..   

  14. Beacon

    2008년 2월 16일 at 7:06 오전

    헛,, 하여간 정신없는 내보다 더 못말리는 리사님..

    그 뽀뽀 사건을 이리 적나라하게 말쌈하심,, 히히~~   

  15. 이영혜

    2008년 2월 16일 at 7:37 오전

    Lisa♡ 님 생일 축하합니다.
    늘~ 좋은 일 많이 있기를…
    대충…그것…고수 아니면 힘들지요.ㅎㅎ
    미국 잘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16. 이은우

    2008년 2월 16일 at 9:32 오전

    워낙 바빠서 블록타기를 소홀히 했더니

    리사님 생신축하도 놓쳐 버렸네요.ㅎ

    글구 보니까 7살에 초등학교 1학년 입학하셨겠지요.

    저도 2월생이라 7살에 코 찔찔 흘리면서 엄마 손잡고

    학교문을 들어서던 기억이 선합니다.^^

    작년엔 래퍼님이 생일상을 뻑적지근하게 차리셨던게 어제 같은데

    벌써 일년이 후다닥 지나갔네요. 아…세월무상.

    생일 축하합니다. 복주머니도 휘~익~
       

  17. 블랙맨

    2008년 2월 16일 at 3:49 오후

    저는 아주 옛날에
    날 왜 이 세상에 나오게하셨나 하고
    생일 별로 달가와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는데
    Li sa 님은 아주 잘 낫습니다 …
    대한민국 최고ㅎ

    그나저나 어떤 요상하고 정신 연령이 미숙한 사람이
    our heavenly relationship 을 jealous 하나요 … ㅎㅎㅎ   

  18. 모딜리아니

    2008년 2월 17일 at 2:23 오전

    뉴욕 가시나봐요?
    히~~제 고향인데…20년을 살던곳이걸랑요?
    맨하탄을 누비며 다니던게 어제같은데…지도 맨하탄에서 학교다니고 일도하고…남편이랑 데이트도하고…
    지금은 서부에와 살고있답니다…오늘은 요기까정만..^^
    암튼 좋은여행 되세요…and happy birthday to you…Lisa nim…   

  19. Lisa♡

    2008년 2월 17일 at 4:45 오전

    진아님.

    곰인형갖고 왔어요.
    공항에 애들이 나왔더라구요.
    갈비먹고 냉면먹고 그 식당에 어제
    올란도 볼륨이 왔다갔다고 하네요.
    애들은 지금 잠들었어요.
    저만 애들 컴퓨터로 들어왔어요.
    피곤하지도 않네요.^^*   

  20. Lisa♡

    2008년 2월 17일 at 4:46 오전

    제임스님.

    어머나….어디 가시나요?
    아님 제 방만 안오신다는 인사인지.
    암튼 어디서나 건강하시고 늘
    하시는 일 잘 되길 빕니다.   

  21. Lisa♡

    2008년 2월 17일 at 4:48 오전

    숲나무님.

    에고…외어서 쓰려니 자꾸 오자가 납니다.
    그나저나 뉴욕 맨하탄의 밤이 깊어 갑니다.   

  22. Lisa♡

    2008년 2월 17일 at 4:50 오전

    비컨님.

    맨하탄입니다.
    애들하고 밥먹고 호텔로 들어오니 애들이 먼저 자네요.
    난 시차도 있고 아직 잠이 안옵니다.
    그래도 애들과 만추려면 자야겠지요.   

  23. Lisa♡

    2008년 2월 17일 at 4:51 오전

    영혜님.

    뉴욕서 인사받네요.
    감사합니다.
    잘 지내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외로운 이웃관리 잘 하시구요.^^*   

  24. Lisa♡

    2008년 2월 17일 at 4:54 오전

    은우님.

    복주머니 어찌나 세게 던지시는지 못받을 뻔 했어요.
    잘 받아서 더 많은 복 받을깨요.
    7살요?
    저는 더 일찍 들어갔답니다.
    어찌나 똑똑한지..가 아니고 울 아버지 땜시.
    래퍼님이 그러셨나요?
    전혀 몰았어요.
    래퍼님은 나랑 달라서 조용히 하셔야 어울리는데…
    나야~워낙 시끄러운 스타일이라..ㅎㅎㅎ   

  25. Lisa♡

    2008년 2월 17일 at 4:56 오전

    블랙맨님.

    잘 태어났다구요?
    저는 그런 생각 해본 적도 없는데
    앞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야겠네요
    아직 토요일이라 느긋합니다.
    뉴욕 많이 춥네요.
    세상에…울아들 말만 듣고 얇은 옷만 가져
    왔으면 낭패볼 뻔 했어요.
    밤이 깊게 가고 있네요..   

  26. Lisa♡

    2008년 2월 17일 at 4:59 오전

    모딜리아니님.

    서부에 계시는구나..
    몰랐어요, 서울인줄만 알았거든요.
    맨하탄입니다.
    뉴욕에 오래 사셨구나.
    언제쯤인지 말 맞추어 봐야겠네요.
    가끔 놀러 오시는 분인데 같이 미국에 있으니 좋아요.   

  27. nancy

    2008년 2월 17일 at 3:06 오후

    아 ! 지금 뉴욕에 계시는구나~. 좋겠다 , 부러워라.
    아이들하고 만나니 얼마나 좋을가~요.
    즐거운 시간 많이 많이 함께 하세요.

    맨한탄하면 저도 추억이 많아요.
    브로드웨이 121 St. Amsterdam Av.
    맨하탄 음대 정문앞에 한 십년 드나 들었어요.

    강추 레스토랑 1. "Sylvia’s Restaurant " Sooul Food
    Lenox Av. 126 St. (212)446-0118
    세계적인 흑인명사들이 일부러 들르는 곳인데
    음식 맛이 끝내줘요.

    좋은 시간 많이 갖고 즐거운 얘기꺼리도 함게 안고 오세요.   

  28. Lisa♡

    2008년 2월 18일 at 4:08 오전

    낸시님.

    옮겨 적었습니다.
    내일이나 모레가볼께요.
    오늘은 뮤지컬 보고 나오니
    비가 많이 오더라구요.
    그냥 맞고 걸었답니다.
    모든게 어찌나 비싼지 정신을
    못차리겠습니다.
    돈 아끼느라 걸어다녀요.   

  29. 임부장

    2008년 2월 18일 at 4:32 오전

    생일 축하합니다…^^
    언제나 즐겁고 행복한 날 되시고 만수무강 하십시요!
    추웅~성!   

  30. Lisa♡

    2008년 2월 18일 at 4:52 오전

    임부장님.

    뒷북치기요?
    글쎄…생일은 생일 같지도 않게 지냤어요.
    잘 지내지요?
    난 여기 뉴욕입니다.
    한참 블로깅 중이예요.ㅎㅎ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