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에 깨었다가 다시 잠이 들었나보다.
일어나니 아침 9시가 되어가는 중이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릴렉스.
햇살이 눈에 반사가 되며 부신 하루였다.
Sonia는 출근을 하고 둘째 Ivy가 조용히 렉시에게 엄마노릇을 하고 있었다.
Ivy는 사진을 전공하고 얼마 전까지 맨하탄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다가
돈이 안되어 그만두고 콜롬비아 대학원을 가기 위해 준비 중이다.
암만봐도 얼라같다.
그녀는 동물과 자연과 유기농 야채를 좋아한다.
렉시는 그녀의 딸인 도베르망으로 식사를 할 때는 기도를 하는 개이다.
오른 쪽 리오는 길에서 주운 똥고양이인데 attention 하라는 잘난 척 고양이다.
쥐를 잡거나 새를 잡는 적도 있는 동물본능에 충실한여자 고양이다.
Ivy는 두유를 나는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그녀가 조용히 공부를 하는동안 나는 DVD로 이탈리안 잡을 보았다.
예전에 봤지만 또 봐도 재밌었다.
컴퓨터를 겨우 연결해서 일기를 쓰려고 했으나 새글쓰기가 도저히 열리지 않았다.
아래층으로 내려가 애플로 시도해도 아니되었고 그 옆 방의 삼성도, 도시바도 안 되긴 마찬가지.
다시 이층으로 올라와 오래 된 도시바 노트북으로 혼자서 여기저기 스위밍하며
조용한 오후를 보냈다.
저녁에 Sonia가 퇴근해오자 우리는 수퍼로 이동.
난 곰모양의 모자를 쓰고 조카들의 츄리닝을 빌려 입고 고무장화를 신었다.
차가 두 대이나 한 대가 고치러 가는 통에 한 대로 지내니 불편했다.
가든식품에 가서 밑반찬 몇 가지랑 한국식품을 사고 ampm에서 장을 봐서
돌아온 우리는 살짝 다이어트스런 저녁을 먹었다.
Sonia가 나를 위해 차린 저녁이다.
베지테리안인 Ivy는 밥과 김치를 …
랙시는 치킨을 리오는 건조한 고양이밥을 먹었다.
Sonia에게 내 침대에서 웃기는 한국식 조크를 이야기해주니 커다랗게 웃는다.
그녀가 카모마일 차에 밀크를 연하게 타와서 마신 Tea는 아주 좋았다.
친구들과 한 파티 사진들을 보여 주길래 한참을 웃고 떠들다가 내가 먼저 잠들었나보다.
아무도 만나지 않고 빈둥거리며 뒹굴다가 햇살도 한참 바라보고
기웃기웃 벽들을 서성이다 커튼 뒤의 먼지를 발견하기도 하는
그런 한가한 오후가 참 오랜 만이었다.
필요한 여유랄까.
내 피부가 깨끗해지는 그런 느낌을 가졌다.
Ivy가 좋아하는 이파리들을 보다보니 고슴도치의 우아함에 나오는 한 문장이
생각나면서 눈물을 쬐끔 지었다.
‘당신을 위해 내가 사랑했던 이 부러진 가지’
내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문장이다.
그 문장 하나로 나는 그야말로 오랫동안 울었었다.
Ivy는 부러진 가지나 이파리..그리고 앤티크를 좋아한다.
나도 마찬가지의 습관을 살짝 갖고있다.
사랑스런 아이다.
클로스터에 머무는 3박 4일동안 내가 사랑했던 랙시.
일반적인 도베르망의 인상을 단박에 날려버린 아리따운 아가씨.
랙시는 영혼이 아름다운 소녀다.
온통 검은 투성이라서인지 사진발이 아니다.
너무나 너무나 아름다운 개다.
커다란 발로 나를 툭치면 난 반하고 만다.
오랫동안 개들을 바라봐 온 나로서는 금방 랙시의 美에 빠졌다.
아주 품종이 뛰어나고 종자가 훌륭한 도베르망이다.
내가 머문 게스트 룸.
래퍼
2008년 3월 1일 at 7:48 오전
‘당신을 위해 내가 사랑했던 이 부러진 가지’..
도베르망 랙시..앤티크..
게스트룸.. 공주풍 침대와는 어울리지 않을듯한 이불도 귀엽군요..ㅎ
우아한 리사..사랑스러운 Ivy..
Lisa♡
2008년 3월 1일 at 8:02 오전
래퍼님.
토요일이네요.
마치 일요일같은 토욜입니다.
남편이 옆에서 축구를 보고 있습니다.
울남편은 늘 내 바로 옆에 붙어 다니는
약간은 귀찮은 남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