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정모 오공네로 초대되었다.
사실 집으로의 초대에는 상대를 믿는 마음이 서려있어 고마움도 잔뜩 안고갔다.
들어서는 순간..방울이가… 너무나 귀여워서 미치고 폴짝 뛸 방울이가 서 있었다.
내 눈에는 미리 온 파이츠녀도 까탈이 오공도 암 거뚜 안 보였다는 게 사실이다.
강아지 중에는 포메라니언이나 치와와를 그리 달갑지 않게 여겼지만 오리지널
피를 받은 그 녀석은 정말 손에서 놓기 아까운 순종으로 자태가 뛰어났다.
방울아—-너 보러 또 가야겠다.
내가 이뻐 어쩔 줄 몰라하니 오공이 물만났다는 듯 침 튀기면서 방울이 자랑을 부추겼다.
사진이 안받는 경우에는 달리 설명을 할 방도를 모르겠지만 방울이는 실물이
사진보다는 33배는 더 나은 거 확실하다.
오공네는 거실에 걸어 둔 그랜드파더 시계처럼 기름 때 묻은 갈색의 반들함을
고스란히 가지고있는 그 옛날 아버지 엄마를 연상시키는 컨셉이었다.
달리 컨셉을 만든 흔적은 없고뭐든 리모델링없이 살아 온 흔적들이었다.
못참는 내 입버릇이 친정엄마처럼 잔소리를 해대기 시작했으니 … ㄲㄲㄲ.
무던한 파이는 뭐가 어때서 그러냐고 그만하라구 자기집엔 리사님 초대 절대 못한단다.
나–파이에게는 깔끔한 살림솜씨나 음식솜씨 기대하지 않는다, 예전에 파이가 싸온 김밥보고
다 알았다는 거—
그러나 오공마저 그리 편안하게 살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나 이제 내 방 어지럽다는 말 하지 않으려고 한다…마음 편한 사람 참 많다는 걸 알았다.(잘난 척)
리사네 집인가, 오공네 집인가….바로 반찬 만들기 돌입..사진찍는 파이.
(손님을 부엌에 바로 투입시키는 저 작전은?)
집도 마음같아선 죄다 치워서 반짝반짝하게 해주고팠다.
오공은 원숭이가 혀를 낼름내민 핑크색 편한 몸빼같은 걸 입고는 좋다고
뛰어 다니며 뭔 전화는 그리도 많이 오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고등어를 굽고 밥을 새로하고 강된장을 끓여서 상추에 싸서 홍합국물이랑 푸지게 아구아구~
이럴 때 무지 뽀독살 오른다는 사실.
헤어지기 싫었다. 처음엔 반찬 만들다가보니 얘기를 제대로 못했다.
손님 초대해놓고 미리 준비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하는 오공다운 재미는 봤다만
조신하게 앉아서 달콩스런 얘기를 많이 하지 못했다는 게 미련이 많이 남는다.
더구나 내가 먼저 일어서자고, 제발 더 있다 가라는데 모질게 나온 내가 후회가 되었다.
파이는 내심 더있다 가고파했는데..흑흑, 파이츠녀 미안.
종교에 심취하는 이들에 대한 여러 정황들과 자기 합리화를 해서 말하는 것들에 대한 상황 설명을
하다보니 또 한 번 자지러지는 우리들.
여자는 일생동안 사랑에 대한 환상을 남자는 권력에 대한 욕망을 품고 산다는 이야기들.
돈, 명예, 권력 중에 제 1은 무엇일까? 근데 사랑은 왜 빠졌노?
나도 짝잃은 양말 여러 개 있다.
양말 은행?
그래도 서랍을 하나 정해놓고 하시쥐……
마음에 안드는 부분을 일일이 다 말할 수도 없고 내가 같이 살 것도 아니고.
나보고 승질 드럽다고 할 거 뻔하니 참아야 G~
입이 근질근질하다면 눈치채겠찌—-ㅎㅎ
원추리랑 양멸이, 도라지무침을 사서 집으로 오다가 저녁약속이 잡혔다.
카를로스—스페인産으로 job이 3-4개로 우생순에도 까메오로 출연한 model이다.
엉터리 영어로 이야기를 하면서도 뭐가 그리 즐거운지.
내 남자는 아니고 누군가의 영어 선생님이다.
방울이처럼 사진빨이 – 33%이다.
와인을 마신 저녁—집에 오니 밤 11시가 넘은 시간이다.
그의 姓이 ‘베라’라고 하자 나는 베라 왕과 벰, 베라, 베로를 아는지 물었던 기억이~
술에 취해 헤롱거리며 웃음을 못참는 나…….얼굴 작게 보이려고 뒤로 몸을 빼면서.
그와 이비자(스페인 섬)에 대한 이야기 잠깐 했던 거같다.
오리엔탈스런 느낌을 갖고 있는 서양남자의 경우엔 동양여자에게 비교적 관심이 많다.
서양여자도 동양남자를 좋아하는 경우엔 쵹각이 동양남자에게 늘 열려 있는 경우가 많다.
미리
2008년 3월 11일 at 12:01 오전
너무 재밌어요.^^
글이 진짜 술술 읽힌다니까요?ㅎ
파이님 블록에서 글읽고왔는데
리사님이 쓰신 글 읽으니까 느낌이 또 달라요.
띠옹@.@;아, 진짜 방울이요~
정말 한미모~하는데요(눈망울에 빠져들겠어요)
오공님이 방울이 자랑?하실만하단 생각했어요ㅎ
팔월화님도,리사님도 물처럼님도 비누님도ㅋ
아-그리고…오공님 파이님까지요..ㅋㅋ
왜 저는 음식만드는 거(밥하고 그러는거요ㅋ)
못하신단 생각을 했던 걸까요?그냥 그런 생각이ㅋ
도망갈 각오하고(비장한마음으로ㅋ)말씀드려요.
리사님이 젤루 못하실 줄 알았어요ㅋㅋㅋㅋㅋㅋ
흑.용서해주세요(수습들어가요)리사님이 젤루 사랑스러우셔요.^^
무던한 파이님이란 부분 읽으면서 막 흐뭇해지고.^^
전 파이님의 이런면이 참 좋거든요(글로 표현이안되네요ㅋ)
너무너무 재미난글 잘읽고 갑니다.좋은하루 보내세요^^
김진아
2008년 3월 11일 at 12:36 오전
강아지는..방울이는 정말 보기에도..
키우고 싶을정도인데요..
것도 아주 뭔미래의 희망사항이예요..
큰녀석..알레르기때문에..^^
그래도, 이렇게 사진으로라도..보니..
오공님의 살뜰함이 엿보이는것 같아요..
리사님..음식솜씨 대단하신것 같아요..
^^
Lisa♡
2008년 3월 11일 at 12:40 오전
미리양.
리사님이 음식 젤로 못하게 생겼다는 말에 대해 인정100%, 공감200% 입력.
무던한 파이…지나치게 무던한 파이라 뭐라 할 말이…섬세함이 더 어울리지 않나요?
내 생각에 팔월화님은 쫌 할 거 같은데….
난 음식은 못하고 요리는 제법 한다우~~것두 빠르고 이쁘게.
절대 혼내지 않을께요/ 에전에 제가 수퍼에서 콜라와 맥주를 담고 있는데
동네 아줌마가 보더니 그럼 그렇치..밥이나 하겠어? 하더라구요.
제가 왜 그렇게 보이는지 정말 — 근데 다들 그렇게 말해요.
간혹 날더러 음식솜씨 좋아보인다는 말하는 여우들보면 다시 챠다봐요.
물처럼님은 진짜 못할 거 같지 않아요?
방울이는 어지간히 예쁜 개들 많이 봤는데 정말 앙증맞아요.
대회에 나가도 아마 뽑힐 가능성이 99%랍니다.
조카의 도베르망이랑 우리 누나네 쿠키랑 얼쭈 비슷.
간혹 길에서 신발 꾸겨신고 긴 머리에 물빠진 청바지에 이상한 보따리 들고가는
여자보면 뒤에서 "파이님~" 하고 불러 보세요.
조신한 목소리로 "저..불렀어요?"(상상 중에…한 옥타아브 올리길) 할 겁니다.
맑고 청아한 목소리를 잊지 마세요.
Lisa♡
2008년 3월 11일 at 12:44 오전
진아님.
오공님의 살뜰함이라니…절대 빼줘요.
안살뜰? 뭔살뜰? 주겄쓰..살뜰?
후후후….진아님.
우리 아이들도 2명이나 동물 알레르기가 있었어요.
3번에 걸쳐 키우는 시도를 하다가 좌절했어요.
나중에 어른이 되면 나아지겠지요.
아주 키우고파서 변죽을 칩니다.
진아님.
호박전할 때 불러 주세요.
채써는 건 제가 책임질께요.
八月花
2008년 3월 11일 at 12:48 오전
ㅎㅎ
저두 음식은 못하구만요.
이쁘게 담을 줄은 알아여..
좌간
은제 집에서 살림하는지
난 그게 정말로 궁금혀…
Lisa♡
2008년 3월 11일 at 12:52 오전
팔월화님.
ㅋㅋㅋ….으ㅡ흐흐ㅡㅡ웃음 보따리 터졌음.
저요–요즘은 간단한 살림이지요.
아이들이 없으니깐요.
예전에 엔터테이너 맘으로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적 있거든요..자랑입니다.
세쌍디 키우면서 인스탄트 안먹이고 쿠키랑 빵이랑 만들어주고
옷이랑 인형에 가방까지 다 만들어 주는 엄마로 말입니다.
대단하지요?? 요즘은 거리가 먼 이야기랍니다.
음식 못한다구요? 뻥이거나 아님 겸손??
난 잘난 척이구 자긴 겸손요?
암튼 팔월화님…..이쁘게 담을 줄 아는 센스 그거이 실력입니다.
ariel
2008년 3월 11일 at 3:11 오전
나는 강남가면 이런 남자 한 번 못 보고 와?
나는 핸대가서 장 만 보고 오니..
내 삶이 뭐가 잘못된 것 같아요..ㅋㅋ
八月花
2008년 3월 11일 at 4:58 오전
흑,
조 동안 의 견공 땜시
낮에 개꿈 꿨는데… 물어내요..
어떻게?
저런 남자하구 바꿔서.. 같은 꿈으로..
오공
2008년 3월 11일 at 6:38 오전
리사님의 모든 이웃님들~~~~
방울이의 미모에 함께 박수를 보내주시니 그지없이 고맙습니다.^^
리사님~
제가 손님 초대해 놓고 음식 준비도 안했다고라?
저는 손님이 제집인양 생각하게 만드는 게
최고의 손님접대라고 생각해요.
이상하게도
리사님과 파이님은
첫만남 때부터
서로 모든 걸 얘기했던 사이잖아요
그래서 당연히 음식도 같이 만들어 먹어야
제대로 된 대접^^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하..기..사…제가 일요일까지 매우 힘들기도 했죠…^^;
어쨋던 우리집의 명예를 회복안시켜 놓으면 주거써.
내가 내 흉 보는 거 하고
남이 내 흉보는 거는 틀린 거 알쥐요?
나는 명예^^를 제1로 친다는 거 알쥐요?
파이
2008년 3월 11일 at 1:18 오후
[저는 손님이 제집인양 생각하게 만드는 게
최고의 손님접대라고 생각해요.]
동감, 공감입니다~~ ^^
저는 좋았어요.
부담이 없는 친구가 진짜 친구죠. ^^
미리 음식을 준비 해두어야 한다면, 오라고 하기도 힘들죠.
초대가 곧 노동을 의미하니까요.
앞으로는 각자 먹을 것을 싸가지고 오기! 어때요?
갑자기 이런 속담이 떠올라요.
여름 손님은 호랑이 보다 무섭다. ^^
오공
2008년 3월 11일 at 2:21 오후
우리집에선 같이 만들어 먹고,
리사님이나 파이님 집엔 주인이 원하는 대로 하기^^
그런데 남의 집에 갈 때 선물은 뭘 들고 가야하나?
워낙 거한 선물을 받아서 부담스럽넹….
Lisa♡
2008년 3월 11일 at 3:03 오후
아리엘님.
기대를 자꾸하면
이루어 지리라~~
Lisa♡
2008년 3월 11일 at 3:04 오후
ㅋㅋㅋ…
팔월화님.
바라시는군요.
알았어요.
동안인 개 대신 카를로스로 바뀌어랏~~얍!!
Lisa♡
2008년 3월 11일 at 3:07 오후
오공님.
말이 재밌게 하자니까 그런 것이고
실은 넘 편하고 재미있어서 또 가야겠어.
동안 방울이랑 남은 강된장 먹으러 말이야.
오공님.
ㅋㅋㅋ….어제 생각하니 웃겨서 웃음이 절로~
파이는 참 착하고 상황설명을 어쩜 그리도 잘 하는지.
남동생의 단란주점 이야기를 비롯 이것저것 예를 들어
설명할 때 거의 정확한 표현을 잘 쓰더라구요.
암튼 우리는 핑클이니꽈…
오늘 우리집을 둘러보니 먼지는 더 많더라구.
오늘 일기에 내 흉 볼테니 그리 아시요~~
Lisa♡
2008년 3월 11일 at 3:09 오후
으하하하….파이츠녀.
여름 손님은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
ㅋㅋㅋ….우리집은 괜찮어요…
집이 워낙 서울시내보다 -4도니까.
그런데 파이츠녀네는 집이 부모님이랑 사시니
우리가 마음대로 못가는 거 아녀??어쪄??
우리집은 절대 못온다…왜???
먼지도 너무 많고 실은 오공이랑 도찐개찐이라서
내가 잔소리 들을까봐~~ㅋㅋ
포틀럭으로 음식 사가는 거 그거이 재밌을 거 같아요.
파이님은 역시 머리가 넘 좋단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