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2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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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마트에서 11시반에 친구들을 만났다.

‘No country for old man’을 보기로 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하비에르 바디엠의 철저한 몰입연기에

보는 관객인 나마저 빠져 들었다.

약간의 똥배가 무식하게 나온 하버드 출신인 토미 리 존스의 자연스러운 연기도 좋았다.

세상에 아니 사람에 대해 아무 죄의식없이 철저한 자기원칙에 맞춰 살인을 저지르는

그 남자를 보면 누구도 치를 떨면서 무서워할 정도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지만 모든 종업원들과 도우미들은 다 노인들이다.

노인은 그 자체로 의사소통이 불허될 수 있는 나이이다.

모든 걸 접고 가야하는 나이.

새로운 변화를 인정하고 씁쓸해도 참아야하는 조악한 힘의 존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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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보수주의의 아메리카라 볼 수있는 텍사스가 배경이다.

무기력…노인이라서가 아니라 모든 관객조차 무기력하게

공포로 몰아넣는 엽기적이고 그 방면으로 아주 화려한 영화다.

무감각함과 자기만의 원칙주의자로 끝까지 정해진대로 자기길을 가는

상대성이라고는 전혀없는 안톤 쉬거와 어쩌다 말려든 구렁텅이에서

포기할 줄 모르는 저항이 주는 허무한 죽음으로 치닫는 르므웰이

200만 달러라는 돈을 갖고 갈 때까지 가는 영화이다.

그 사이에 무기력한 보안관이 모든 사건을 제 3자의 눈으로 보며

귀찮기도 하고 힘에 부친 듯 관망하는 듯한 태도가 전반적으로

이 영화의 줄거리다.

마지막에 보안관인 토미 리 존스가 야생고양이들과 벗하며 갇혀사는

노인인 삼촌을 찾아가 나누는 대화가 코엔 형제가 나타내려는 주제가

아닐런지…

‘오는 변화는 막을 수 없다’ 는 씁쓸한 그 한마디.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데 주변에 노인으로 보이는 몇 분이 계셨다.

뭔가 같은 동질성의 느낌을 갖고 오신 듯 하다.

하지만 이게 아닌데..하는 표정들이었다.

첨부터 끝까지 살인으로 일관된 영화지만 나름대로 라인이 있었다.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영화도 개봉했다.

이 번주는 풍성한 영화잔치가 될 듯…오늘은 당신의 나의 베스트 셀러도 개봉하고

곧 이집트 밴드가 나오는 영화도 개봉한다.

행복감을 잠시 느껴본다.

2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 점심을 먹었다.

옛날식 쟁반 불고기와 김치찌개가 넘 맛있어서 엄청 먹었더니

저녁까지 배가 불렀다.

점심값 28000원에 커피값 8700원이 내가 오늘 쓴 돈이다.

물론 자동차 기름값과 감가삼각비를 제외했지만…

밤에 컴퓨터 앞에 앉으니 절로 잠이 쏟아졌다.

TV를 보다가 언제 잠들었는지 모를 정도이다.

아마 낮에 영화를 보면서 긴장감에 힘을 많이도 준 모양이다.

스티븐 킹이 베스트 10으로 뽑았다는 영화들을 살펴보니 하나같이

스릴러물이다.

요즘 생각한 건데 귀여운 스타일의 작은 패션 디자이너는 컨셉이 주로

여성스럽고 귀여운 스타일의 옷들을 디자인하고

보이시한 헤어 디자이너는 주로 짧고 보이시한 스타일로 많이 컷트하고

스릴러물을 쓰는 소설가는 스릴러 영화를 선호하는 둥

자기의 관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결론이다.

6 Comments

  1. 테러

    2008년 3월 12일 at 11:56 오후

    스티븐 킹이 ‘How to lose a guy in 10 days’ 보고 감명받았다고 하면
    좀 이상하잖아요…ㅎㅎ

    하지만 스티븐 킹이 아닌 저는 트로트에서 헤비메탈을 거쳐 클래식까지…
    두루두루 갑니다…   

  2. Lisa♡

    2008년 3월 13일 at 12:56 오전

    테러님.

    ‘How to lose a guy in 10 days’ 아직 못봤어요.
    보려다가 그저그런 로맨틱 코믹물로 보여서요.
    매튜 맥커너히가 아주 인기 절정이라는데….전 아직..
    글쎄 스티븐 킹이야 그런 것 같네요.
    하지만 저도 10일 안에..애는 감명은 받지 않을 겁니다요.
    저도 스티븐 킹이 아니라서 ㅋㅋ…뽕짝부터 클래식까지
    다 좋아하지요.   

  3. 김진아

    2008년 3월 13일 at 1:01 오전

    공포물은 범준이 엄마가 제일로 좋아하는 류인데..
    전, 그냥 잡식과예요..
    영화든, 음악이든..
    마음에 들어오면..좋은 기분들어낼줄 알고,
    그렇지 않아도..그냥 끄덕끄덕 거릴수 있는정도요..

    이영화는..혼자볼려면, 조금 긴장할것 같은데요..   

  4. Lisa♡

    2008년 3월 13일 at 1:06 오전

    진아님.

    긴장 많이 됩니다.
    어깨에 잔뜩 힘주어야하구요.
    시종일관 무서워요.
    저는 주로 인간성에 호소하는 감동을 주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애니메이션도 좋아하고요.
    동화적인 환상이 가득한 영화도 내 호감이지요.
    그러고보면 난 공주과인가보네요.   

  5. 엘리시아

    2008년 3월 13일 at 11:46 오후

    세상에나~ 리사님의 영화평이 참 걸작이네요..
    새삼 글 을 참 잘쓰신다는걸 느꼈습니다. ^^
    ‘당신은 나의 베스트 셀러’는 분명 작년 9월쯤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친구랑 본 프랑스 영화인데 재상영을 하나봐요.    

  6. Lisa♡

    2008년 3월 13일 at 11:51 오후

    엘리시아님.

    네…재상영입니다.
    작가랑 사랑에 빠지는 연상녀의 이야기지요?
    프랑스영화 맞습니다.
    영화평 아닌데…대충~~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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