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7일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아침에 딸기를 두 개도 아니고 한 개를 후다닥 먹다가 혀 아래 부분을 씹었다.

종일 그 부분이 아팠는데 거울을 보니 멍게똥처럼 보이는 부분에 진하게 상처가 났다.

오랜만에 혀를 깨무는 경험을 했다. 부끄럽다.

F9339-00.jpg

10시 40분에 조조할인 영화를 봤다.

목요일은 어김없이 반갑게도 다가왔고 쥬리엣 비노쉬와 스티브 카렐이

나오는 로맨틱한 영화로 샌프란시스코 주변의 아름다운 마을이 나온다.

다정한 영화에 재미까지 겸비했으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도 심각하게

봐야 할 부분이 담긴 영화이다.

극 중에 비노쉬 분의 마리가 책을 구하는데 다분히 완벽한 책을 구한다.

재미있고, 웃음이 절로 터지며, 감동도 있으며 울컥해야하고, 자기 경험이 들어 있을 것과

남는 게 있으며 황당함 마저 들어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듣다보니 류시화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이 생각났다.

F9339-29.jpg

이상하게 오래되고 서민적인 서점이 나오는 영화가 친근하다.

주인공들이 완벽하지 않으면 더 편하게 다가온다.

나라는 사람이 점점 의기소침해진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쥬리엣 비노쉬도 많이 인간적으로 보인다.

프라하의 봄에 나오던 멍함도 없고 뽕네프에 나오던 싸이코틱함도 없다.

해피엔딩으로 재밌고 편한 영화다.

홍대앞_062.jpg

영화관람 후에 스파게티와 커피를 6600원에 파는 소렌토로 가서 점심을 하고

담소를 나누다가 집으로 들어갔다가 오후 4시반에 다시 외출.

미리 예약을 해둔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를 보러 갔다.

얼마 전 스텝-업2를 봤을 때 우리 비보이들의 신체적 조건과 의상이나

활성화하지 못하는 콘테츠를 생각하며 갑갑했었다.

그래도 전용관까지 마련해두고 오픈 런닝하는 SJ 비보이팀을 보러 갈 때는

기대는 있었다.

콧수염 탈렌트로 연극인으로 아는 이근희씨가 맡아서 하는 비보이 팀으로

세계순위 1위이다.

예전의 팀 구성에 비해 많이 업그레이드된 공연이라는 말을 들었다.

밤 8시에 시작하는 공연은 정확하게 정시에 시작되었다.

홍대앞_075.jpg

즐겁게 보는 관객들의 표정을 보면 분위기 파악은 되시리라.

지난 번에 세계 2위팀의 공연을 본지라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공연이 시작되고 일초도 눈을 뗀 적이 없었다.

너무나 재미있는 비보이 연극이었다.

힙합팀과 발레팀, 세계 1위의 비보이팀으로 나누어 보여주는데 융화가 잘 되었다.

특이한 것은 여성 비보이걸이 아니 비걸이 나오는데 한국 최고의 비걸이란다.

게다가 아주 지루하지 않게 유쾌하기까지 하다.

힙합걸들도 극을 이끄는데 큰 역할을 한다…특히 남자관객들에게는.

파워풀하다는 건 모든 공연에서 관건이다.

아주 파워풀한 음악에 파워풀한 몸짓이다.

홍대앞_084.jpg

발레리나가 처음엔 비보이 음악이 시끄러워서 귀를 막다가 결국은 비보이 팀에

합류해서 자기도 비보이 춤을 추는 순서이다.

발레리나역의 아가씨가 아주 예쁘다.

일부러 그 아가씨 보러도 올 남자들이겠다 싶었다.

발레를 익힌 솜씨도 비보이를 하니 아주 우아한 놀림이다.

그게 오히려 더 보기 좋았지만 실력은 아니었다.

몸들이 어쩜 그렇게도 유연한지 놀랠 노자였다.

홍대앞_085.jpg

스토리 전개를 어찌나 잘 했는지 지겹거나 잠이 온다거나 하는 것과는 먼거리다.

나중에 손목이나 목에 디스크 걸릴까봐 걱정이다.

몸들이 날아 다니고 가벼워서 걷는 것도 가비얍다.

보는 내내 절로 춤이 나오는 듯 들석거리고 춤을 잘 추고프다.

나중에 나는 기립박스를 (혼자) 치고 말았다.

에고..나도 미쳤지, 물 버릴 생각은 않고 아줌마가 겁대가리도 없이…

홍대앞_088.jpg

단연 오늘의 인기 TOP은 뭐니뭐니해도 윗사진의 뚱남이다.

귀여움으로 말하자면 둘 째가라면 서러워서 운다.

행동 하나하나가 아주 귀여움 그 자체다.

뚱뚱한 멤버이다.

홍대앞_090.jpg홍대앞_091.jpg

두 주인공.

사진이 흔들리면서 흐리다.

뒤에서 사람들이 하도 몰려와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강추~~~

홍대앞_034.jpg

지나가다가 리어카에 비친 우리 둘의 모습이다.

연인도 아니면서 마냥 팔짱끼고는 재밌다.

악세서리도 안 사면서 사진만 찰칵.

시간이 날 때마다 혼자 홍대 앞에 여러 번 오고싶다.

21 Comments

  1. 김진아

    2008년 3월 27일 at 3:48 오후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어쩜 저렇게 온몸이..기부스할 정도로..할가 싶을 정도로..
    심한 몸놀림으로..유쾌한 내용으로…까지..

    티브이에서 가끔 보는 것과는 느낌자체가 완전히 다를것 같아요..
    누구보다..세상을 더욱 젊게 사시는 리사님…^^

    근데요..맨끝 사진보면서..

    단추우…ㅜㅜ
    (석찬이가, 엄마랑 범준이만 만났다고, 삐졌어요..^^)   

  2. Elliot

    2008년 3월 27일 at 3:53 오후

    음~ 요즘 혀운동을 소홀히 하신듯… 이빨을 피해가는 프렌치 키스 추천드림다. ㅋㅋ

       

  3. 오드리

    2008년 3월 27일 at 4:28 오후

    내가 가본 소렌토는 비싸던데……..   

  4. Lisa♡

    2008년 3월 27일 at 11:00 오후

    진아님.

    마음만 젊답니다.
    참…큰일이예요.
    나이드는 걸 파악못하니까요.
    석찬이 삐쳐서 으쩌나?
    후후후…만나봐야 이쁘고 어여쁜 한떨기 꽃도 아니고
    ….그 녀석은 사람 쫌 알아보나봐요?
    진아님.
    비보이 TV에서 했나봐요?
    아—-애들데꼬가서 함 보세요.
    정말 볼만 합니다.
    어린 친구들도 많이 왔더라구요.
    가격도 비싸지 않거든요.   

  5. Lisa♡

    2008년 3월 27일 at 11:02 오후

    엘리오뜨님.

    프렌치 키쓰—그거이 부끄럽게도
    저는 그냥 살짝하는 뽀뽀 정도로만 알았다는 거, 첨에요.
    프렌치 키쓰는 이빨을 피해가나요?
    프렌치 키쓰 잘하는 사람 찾아볼께요.
    우리 남편은 여엉~~아닌 거 같거든요.   

  6. Lisa♡

    2008년 3월 27일 at 11:04 오후

    오드리님.

    소렌토도 소렌토 나름인가?
    내가 아는 소렌토는 아주 저렴한 곳인데..
    비싸봐야 1만원대이고
    요즘은 점심 추천메뉴가 6600원이던 걸요.
    예전에는 맛이 없었는데 요 근래 괜찮더라구요.
    그리고
    고급은 절대 아니예요.
    sk카드를 내면 적립금으로 계산할 수도 있답니다.
    그러니까 약 20%할인된다고 보면 되지요.
       

  7. 래퍼

    2008년 3월 28일 at 12:17 오전

    리사님의 젊음이 더 부러버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문화를 섭렵하시니..

    그 쌈직한 점심하는 쏘렌토..위치는 어디유~?   

  8. Lisa♡

    2008년 3월 28일 at 12:39 오전

    래퍼님.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사방에 많은데..아이들 가는 곳이고
    우리는 마땅히 영화관 앞에 갈 곳이
    없어서 그리로 가는 것이니…괘념치 말고
    무시해주시옵소서—   

  9. 수홍 박찬석

    2008년 3월 28일 at 4:10 오전

    역쉬 젊음은 좋은 것이여~
    ㅎㅎㅎ   

  10. 테러

    2008년 3월 28일 at 1:04 오후

    06년 12월에 크리스마스를 코 앞에 두고 홍대앞에서 이 공연을 봤죠…
    남자 주인공 얼굴 보니 그때 생각나네요…
    그 날 밤에 눈이 참 많이 와서… 꽉 막힌 남태령을 뚫고 집에 가니 새벽 3시…-_-;;
    같이 봤던 친구는 지금쯤 잘 살고 있기를…ㅠㅠ
       

  11. 김남희

    2008년 3월 28일 at 2:35 오후

    리사.
    오랜만이야.
    나 약간 한잔 했거든.
    똑똑한 리사에게 꼭 물어 보고 싶은 말이 잇어.
    이성적으로 가장 이성적으로 살수 잇는 방법은 뭘까
    난 때때로 오해를 많이 받어.
    난 한번도 어떤 사람을 밟고 갈라 핸적이 없는데…
    언제나 같이 즐겁길 원했는데…
    솔직함이 그렇게 죄가 되는거니…
    나 꼭 알고싶어.
    물흘러가듯 흔들림없이 철저히 이성적일수 있는 방법…
    아무리 생각해도 가슴이 너무 아프다.
    취중진담알지…
    내일 후회할지라도 지금 이글으 지금의 내 진실이야.   

  12. 골프사랑

    2008년 3월 28일 at 4:44 오후

    Lisa! I enjoyed that movie, too, Dan in Love. It was a very good family piece with some color of love. Dan fell in love with a woman whom he met once at a book store in his parents hometown. Guess what? That woman is his brother’s fiance. It could happen, right? Well, it is Friday early afternoon, enjoyng the weekend break, reading, watching, listening and glimpsing of your blog windows. Guess what? It is snowing here in Boston area. We had so much snow this year and never felt that global warming here. If you love snow stop by Boston. You are going to change your sense of snow. It is close to a lunch hour. I need to toast bagel and grape jelly on it with a cup of coffee. And then Starbuck’s icecream for dessert. This poor man’s lunch today. Much thanks to you all!    

  13. 화창

    2008년 3월 28일 at 8:30 오후

    나는 몸치라서그런지………

    다음 생에서는 춤을 잘 추는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더라~~~   

  14. Lisa♡

    2008년 3월 29일 at 12:38 오전

    수홍님.

    맞아요.
    젊음은 좋은 것이지요?
    정말 신나요.
    기 많이 받았답니다.   

  15. Lisa♡

    2008년 3월 29일 at 12:39 오전

    테러님.

    그때랑 조금 업그레이드 되었답니다.
    후후후…남태령 고갯길.
    ㅋㅋㅋ….그때 같이 본 사람 여자지요?
    아마 테러님을 그리워할 겁니다.   

  16. Lisa♡

    2008년 3월 29일 at 12:42 오전

    남희.

    쳇…술 한 잔 했따 이 거지?
    누가 그러는데—또?
    음 이성적으로 사는 방법?
    글쎄
    모르긴해도 져주면서 사는 거 아닐까?
    그냥 알고도 지고 모르고도 지고.
    그러면 나중에는 다 편해지지 않을까?
    그렇다고 불의를 보고도 져주면 곤란—
    밟고 간다니…그런 무서븐 말을?
    나도 솔직한 편인데 그 솔직함이 남에게 가끔
    상처를 주기도 하는 모양이고 난처하게 하기도
    하는 모양이야~~
    나도 솔직함 때문에 날 싫어하는 사람이 있어.
    아마 많을 걸?
    남희야—뭘 그리 아직도 고민하니?
    그 일 때문이야?
    고민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고 아마 시간이
    다 해결할테니 좀 기다려봐~~응?
    아랐쪄?   

  17. Lisa♡

    2008년 3월 29일 at 12:45 오전

    골프사랑님.

    뉴욕에 있는 9학년 아들이 감기에 걸려 학교도
    못가고 누워있다는군요.
    이게 다 일기 차 때문인데 바람이 많이 불고 그런가봐요.
    보스톤에는 눈이라니…하여간 날씨는 변덕장이.
    음…..스타벅스 아이스크림 못 먹어봤는데..
    가끔 가난한 식사를 해야 몸에 좋은 거 같아요.
    가난한 식사가 꼭 베이글이나 포도젤리는 아니지만…ㅎㅎ
    건강한 식사라고 할까요?
    어젯밤 술을 3가지를 섞어서 마셨더니 휭~돕니다.   

  18. Lisa♡

    2008년 3월 29일 at 12:45 오전

    화창님.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몸치 탈출법이라…
    저도 춤 잘 추고 싶어요.   

  19. 골프사랑

    2008년 3월 29일 at 1:51 오전

    So sorry to hear that your son could not make it to school. Yes, cold and flu are still staying around here and my nephew in a boarding school got sick as well. I need to stop by his dorm tomorrow to bring him shin ramen. And starbuck’s ice cream is sold only in the grocery stores like Grand Union and Safe Way. Lisa nim! I put my explanation on Tapas menu in the El Bulli section. Good day to all Jobeul pals (friends).   

  20. Lisa♡

    2008년 3월 29일 at 11:19 오전

    신라면….ㅋㅋㅋ
    꼭 사다부세요.
    그러고보니 스타벅스 아이스크림..그러고보니
    먹어본 거 같아요.
    Jobeul pals..ㅎㅎㅎ   

  21. 박산

    2008년 4월 8일 at 3:53 오전

    ‘딸기 먹다 멍게 똥,,,’
    이 표현 또한 리사틱 전매특허!

    그러다 영화보고 아이들과 어울려
    비보이라!

    읽는 이도 숨이 가빠와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