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으로 초대를 받았다.
C여사를 모시고 가는 길…수다만발.
S여사님과 C여사님-못말리는 재주꾼들이다.
두 손, 두 발 다 들고 말았다.
못하는 거 없는 초로의 할머님들을 어쩌누!!
늙는 게 아까워서 말이다.
게다가 모르는 것까지 없으니 내가 딸린다..딸려~
자고로 똑똑하고 봐야한다.
한 살이라도 어린 내가 잘 보여야할 판이다.
본래 나이들면 젊은 사람들한테 잘 보여야 한다던데…
꼭 그런 건 아니라는 말.
말로만 들었을 때 저런 걸 갖고 다니면서까지 깔아야하나? 였었다.
그녀의 辯은 가고나면 그 뿐인 시간–언제나 마지막인 것처럼 최선을 다하자는 까르페 디엠.
어린 것들보다, 오래 된 내 친구들보다 더 재미난 지루할 틈이 없는 사람들.
냉이를 쑥을 뜯기 위해 가위를 갖고 나타난 나.
우습단다, 나물을 캘 때 가위들고 나타나는 여자인 내가..
난 칼보다 가위가 편한데 말이다.
약간의 야윈 쑥과 납작한 냉이를 조금 더 캤다.
뿌듯한 시간이었다.
가죽공예로 S여사 작품이다.
거기다가 써프라이즈는 집 뒤편 산길에 십자가의 길 15처를 해놓았다.
나무조각판으로 구성된..그 조각까지 그녀의 작품이다.
할 말을 잃었다고나 할까.
참 별난 아줌마를 다 봤다.
날더러 별나다고 하는 내 친구들이 생각났다.
입을 다물게 해 줄 기회인데…
저 그림들을 그리고 새기고, 파고…세상에….졌다.
점심으로 흑두부를 비롯..두부보쌈정식을 든든하게 먹어서 저녁까지 배가 든든했다.
고속도로를 타고 중부로 접어 들 무렵 저녁먹자는 전화가 왔다.
6개월만인가…늘 여자문제로 나랑 상의하는 친구오빠다.
늘 뻥만치는 스타일로 곱창을 먹자고 꼬신다.
6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도착하니 7시다.
미안시러버서 저녁같이 먹었다.
양곱창을 비닐천막을 치고 파는 집인데 자리가 없었다.
윗옷은 벗어서 비닐에 일단 넣는다.
정말 맛있다, 강추~~
송파구 올림픽 아파트 끝자락에 문정동으로 가는 길목 첫자리—-
배가 꽉 찼음에도 불구하고 또 들어가는 염체없음이여~
이 번 상의할 문제는 돈이었다.
돈…다 힘든 문제는 결론이 돈이다.
애들 키우는 문제를 비롯, 여자문제, 이제 별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많은 것들.
나는 나이가 들어가니 책임감과 함께 세상이 쉽지가 않다는 이야기.
애들이 없어도 여기서도 여전히 들 돈은 다 든다는 기회비용에 까지..
이제 이 오빠도 철 좀 드는지 대화가 통한다.
그러더니 무슨 전화를 받더니 안절부절하다가 휘리릭~가겠단다.
에고..아직도 저 붙어있질 못하는 근성은 어디서나 마찬가지다.
창 앞의 목련이 매일 변하는게 보인다.
밭에서 냉이를 캐다가 찍은 냉이꽃이다.
위의 노란 색은 냉이랑 비슷한 애기똥풀꽃이고 진달래가 터져 나오는
사진도 잘 나온 거 같다.
‘콩 볶듯이 피는 꽃들’
‘화냥년처럼 마구 피어대는 꽃’
‘환장하게 핀 꽃들’
무수한 피어남을 표현한 무수한 말들.
이제 나도 미친듯이 피는 꽃들을 맞을 준비를 하자.
팝콘터지듯 터지는 꽃들을 바라 볼 준비.
Beacon
2008년 3월 29일 at 2:57 오후
애기똥풀이 아이라 꽃다지 같구만요…
애기똥풀은 쟈보다 훨~ 더 크구 조금 더 있어야 피지요?
shlee
2008년 3월 29일 at 3:16 오후
아~
나물 캐러 강화도가 아닌 이천에?
퀼트 받침 가져 오신 분
누구신지 알것 같은데…
^^
참
나물 뜯는데 가위?
무슨
소리?
칼 보다 가위가 편하지 않나?
^^
칼은 쑤셔야 하지만
가위는 자르니까
당하는 쪽에서는
가위가 덜 무서울 것 같은데…
^^
오드리
2008년 3월 29일 at 6:20 오후
나 없을땐 놀지말라고 다짐받고 오는건데, 재미쪘어? ㅎㅎ
참나무.
2008년 3월 29일 at 9:16 오후
점묘화 같은 집…먼지 뒤집어쓰고 있는 건 죄악이란 생각안들었나요
(가위와 칼..이거 세대차 맞습니다 …shlee님까지^^
근데 냉이뿌리는 오또케요? 가위론 안될텐데…누구는 호미로 덤비더만…ㅋㅋ
냉이 사진 위에껀 꽃다지맞습니다..애기똥풀은 휠~씬 크지요
뭐 안도현시인도 몰랐다고… 당신머리 쥐어박더만요..ㅎㅎ)
Lisa♡
2008년 3월 29일 at 11:50 오후
비콩님.
애기똥풀….슬그머니 감춥니다.
뭘 안다꼬…
흠………..꽃다지–그렇게 이쁜 이름이란 말이지요?
꽃다지라는 이름도 예쁘고 애기똥풀이란 이름도 이쁘구먼요..
Lisa♡
2008년 3월 29일 at 11:52 오후
쉬리님.
그쵸?
가위가 훨 낮죠?
냉이 뿌리도 잘 캐어진다니까요..
그 칼로 흙에 집어 넣을 때 그 서걱거리는
소리를 저는 참기가 힘들더라구요.
왠지 아플 거 같은 그런 느낌에 나조차 뭔가
불협화음으로 어색한…
쉬리님..의 동참으로 확실한 세대차를 느끼는
분들 두어분 계시겠네요–ㅎㅎ
당하는 쪽..ㅋㅋㅋ
그런데 진짜 쑥이나 원추리나 깨나물은
가위가 훨 낫다니까요.
Lisa♡
2008년 3월 29일 at 11:54 오후
오드리님.
없을 때 놀지 말라고하믄 안 노나?
얼라도 아니고 말리여…근데 귀 안가지러웠나 몰라.
오드리팬미팅을 오드리없이 했다카이…
그럼 이해하겠쮜?
Lisa♡
2008년 3월 29일 at 11:56 오후
에고—참나무님.
이외수님캉 자꾸 어우러지네요.
죄악…전 언제나 실력이 죄악입니다요~
그노무 가위가 문제이지요?
꽃다지도 문젯거리가 되는군요.
너무 재미있었는데 후기까지 잼있어요.
문제발생이라서요—-
봉쥬르
2008년 3월 30일 at 5:38 오전
연필 깎는 칼이 젤 적격인디요. 쑥 캐는거는요..
지금 실시간 까지는 아니지만 그날의 동정을 보고 받았슴다
엄청 먹었다는 그말만 뱅뱅 남는군요.
묵는 대회가 있으면 엔간하면 나도 후보감인디..
리사님.
삼천포 댕기갈거람서요?
쑥떡 좀 해 놓으까예? ㅎㅎ
보미
2008년 3월 30일 at 6:16 오전
조블 대단하신 스타분들 강화도 아닌 소리울로 가셨나봐요
좀 건방지게 제가 한번도 뵙지 (실물로)못한 분들이
재미나게 만나신 장면이 연상될까요
하도 블로그 통하어 일상을 마니 엿보아 그런지…….ㅎㅎ
저 농사 짓는 사람으로 한마디 쑥 뜯을때 연필 깍는칼
냉이는 뿌리 캐야되니 호미 그렇게 알고 있음다
근데 소리울님댁 너무 멋있네요
와 진짜 소리울 이름 넘 잘 어울리네요
슈에
2008년 3월 30일 at 7:15 오전
쑥캐서 살짝데쳐 얼려서 철지나서 먹고싶을때 떡해먹으면 맛있겠어요.ㅎ
한국에는 온상에서 키우는것도 있어 사철 살수있나요?
한겨울에가니 냉이도 있던데..
여기는 쑥이 안나는듯… 산에 들에 가봐도 한번도 못봤어요.
일본수퍼에가면 고운 쑥가루를팔아 핫케잌만들때 섞어보기도하고
전 부칠때 밀가루에 섞어 해보니 괜찮아요..
이제 길가옆에 개나리는 피었나요?^^
Lisa♡
2008년 3월 30일 at 10:08 오전
와………봉쥬르님.
대단하십니다.
연필깍는 칼…졌습니다.
정확하게 정답같아요.
그러고보니 쉬리님캉 내캉은 시로도네요.
봉쥬르님.
맛있는 쥐포 구하기도 잘 하시는데
떡도 잘 만드는가봐요?
대단한 여자들이 주변에 있다는 거 흐뭇하고
든든하기만 합니다.
Lisa♡
2008년 3월 30일 at 10:09 오전
보미님.
농사짓는 사람 말이 딱이겠지요?
연필깍는 칼 말입니다.
봉쥬르님께서 이미 말하셨는데
보미님께서 또 언급해서 이제 정답입니다.
냉이는 호미~~
저 호미없어요.
조개캐는 호미 비슷한 건 있는데….ㅎㅎ
Lisa♡
2008년 3월 30일 at 10:11 오전
슈에님.
강화쑥을 미리 (봄철) 많이 사다가 살짝
데쳐서 냉동실에 얼려 놨다가 필요할 때
조금씩 꺼내서 국 끓여 드시면 된다고 했어요.
그리고 떡 만들 때도요.
개나리는 이제 만발했쪄요.
우리 빌라 담에도 한아름이 퍼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