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를 돋우어 주시도다.>
새벽미사.
주보에 내 좋아하는 시편이 나왔다.
언제나 편하고 쉽고 파란 잔디가 그려지는 부분이다.
10시50분부터 시작하는 마이클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인 SICKO를
보러 일찍 나섰다.
몸이 안좋으면 쉬려고 했으나 으외로 괜찮은 것 같아서 걍 나갔다.
영화는 예상대로 보고나니 기억하고 살고 싶지 않지만 꼭 알아야하는
내용이기도 한 미국 의료보험의 문젯점을 지적한 것이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닌지라 마음이 착찹하다.
갑갑한 마음을 달래려고 한강변으로 일부러 나갔다.
어제 마시다 남긴 와인을 강바람을 쐬며 마실 계획도 있고 남이야 뭐라던
미친 척하고 멋진 척을 하기로 했던 것.
한강변에서 처음 와인마시는 커플일 수도 있겠다.
크리스탈 잔도 하나 수건에 싸서 갖고 갔다.
문득문득 지나가는 사람들이 흘낏..쳐다보기도 했다.
바람은 의외로 많이 차가웠다.
추웠는데 와인을 한 잔하고나니 몸이 따스해졌다.
Mr.Kim도 그런대로 기분좋아하는 모양이 흐뭇했다.
멋진 남녀들이 누워서 자전거를 타고 교차해서 지나가고
가족끼리 나와서 연을 날리는 아름다운 모습들도 많이 보였다.
탄력있어 보이는 종아리를 놀리며 지나가는 자전거 탄 남성들을 자주봤다.
서울숲.
꾸미느라 애쓴 흔적이 역력한데 그런대로 괜찮다.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고 어떤 뉴 페이스는 막 비집고 흙 사이로 올라오는 중이다.
조팝나무가 아주 풍성하다.
복숭아나무는 매화와 벚꽃과 배꽃과 비슷한 게 문외한인 내 눈으로는 구별하기가 쉽지않다.
옥매가 아주 야무지게 이쁘다.
돌단풍은 식용으로도 쓰인다는데 삼겹살을 싸서 먹으면 맛있다는 소릴 들었다.
어느 할머니 손에 쥔 나물은 몇 잎 되지도 않는데 국거리란다.
이름이 얼핏 듣자니 지친개란다.(?)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데 쑥과 민들레잎을 섞은 모습이다.
조금 귀찮아도 약간의 준비를 해서 피크닉을 가는 것도 이 봄에 계획할만한 일이다.
아니면 한강변을 걷는 방법도 있다.
833번 버스가 잠실에서 여의도를 다니는데 한강선착장을 지난다.
신기하게 버스가 강변까지 내려와 사람들을 즐겁게 내려주고 또는 태우고 가기도 한다.
자주 서울숲을 이용해야겠다.
주차비는 일요일에 공짜다…확실한 건 아닌데 오늘은 어쨌든 공짜였다.
머리가 허연 60대 후반의 할아저씨(?)가 블레이드를 타느라 열중이다.
우리는 웃음으로 마주한다.
와인도 맛이 그럴싸하다.
하늘높이 올라 간 연이 아미르와 하산을 생각나게 한다.
좋은 날이다.
김진아
2008년 4월 13일 at 2:23 오후
오늘 코엑스 들려서,
사진전시와 기기전시회를 보고,
서울숲을…들어가 보진 못하고,
아! 여기가 서울숲이구나…
그렇게 눈도장만 찍고 왔습니다.
참나무님께서, 저희 아이들 많은것 아시고,
추천해주셨어요..
^^
우아하게 바람을 맞으며 마시는 와인…
괜찮지요..,
용기있는 사람만이 누릴수 있는..분위기..
찬바람 너무 많이 ..맞지는 마셔요..
^^
진웅이 내일 소풍갑니다.
덴뿌라,단무지,게맛살,당근,햄,야채 넣고, 김밥 말려고 해요..
날씨도 참 좋을것 같아,
괜시리 제가 더 설레입니다.
Lisa♡
2008년 4월 13일 at 2:33 오후
어머…진아님.
사진전시회 가셨어요?
저도 가려다가(아는 사람의 사진이 전시되었거든요)
어딘지를 모르겠고 피곤할까봐 가지 않았는데
잘 했으면 만날 뻔 했네요–
그랬으면 훨 하루가 재미있었을텐데..
내일 바람이 어떨런지..벗어도 되는 걸로
긴 잠바 하나 넣어 주세요.
저는 이제 괜찮아요.
김밥 먹고 싶네요.
내일하고 모래만 아프면 이제 안 아플 거예요.
서울숲은 한강변 전체를 말하는 모양이던데요.
와잇맨
2008년 4월 13일 at 2:50 오후
한강 강변을 거닐면서
와인을 음미하시는건요
개성 멋 독특함
한국 아니 세계 지구에서 아주 unique 하십니다
unique 라는 말이 아주 독특하다는 말인데
다른 말이 생각이 안 나네요 …
Lisa♡
2008년 4월 13일 at 11:22 오후
와잇맨님.
제게 많은 사람들이 유니끄하다고들 하지요.
그 말이 저는 참 좋거든요.
어쩌다보니 저랑 가장 맞는 단어라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는 친구들을 바라보는건
과히 기분이 나쁘지 않더라구요.
와잇맨님.
후후후….세게라는 지구에서요?
그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닌데—ㅎㅎ
Beacon
2008년 4월 14일 at 4:53 오전
어젠 여기도 추웠어요.. 날씨가 원..
오늘은 아침에 안개가 자욱하더니.. 덥네요.. 차에 에어컨 켰어요..
Lisa♡
2008년 4월 14일 at 8:32 오전
비컨님.
오늘은 덥네요.
저도 에어컨은 벌써 켰어요.
날씨가 그래도 우리나라는 따스하고 좋은 편이예요.
뉴욕도 더웠다 추웠다 한대요.
데레사
2008년 4월 14일 at 6:44 오후
한강을 바라보며 포도주 한잔하는 리사님 모습
아주 멋진데…. 저러다가 누가 납치라도 하면 어쩔까 몰라 ~~
래퍼
2008년 4월 14일 at 10:33 오후
멋재이 리사~
영화를 너무 많이 보신거져~^^
예뿐 영화의 한 장면 연출입니다..^^
Lisa♡
2008년 4월 14일 at 11:14 오후
데레사님.
우리 남편이 있었고 납치 절대 못합니다.
너무 많이 먹기 때문이지요.
후후후…..멋지게 보이는 건 사진이라서 입니다.
Lisa♡
2008년 4월 14일 at 11:14 오후
래퍼님.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거 맞아요.
제가 가끔 영화와 현실을 구분 못한답니다.
Beacon
2008년 4월 15일 at 1:19 오전
주는 나를 기르시는 목자요
나는 주님의 귀한 어린 양
철을 따라 꼴을 먹여주시니 내게 부족함 전혀 없어라
어린 시절을 그립게 하는 찬송가입니다..
개신교와 성당의 가사가 조금씩 다르지요?
Lisa♡
2008년 4월 15일 at 1:21 오전
다르면 어때요?
거기서 가긴 걸요.
어릴 때 교회에서 배운 노래지요..저도.
八月花
2008년 4월 15일 at 1:43 오전
자전거 끌구 나가
아줌마 둘이 탕수육 시켜 소주 한잔씩 하는것 보담야
훨씬 그림 좋네여..
그날, 음주 운전으로 돌아왔다는 ..
내 얘긴 아닌거
잘 알지요?
Lisa♡
2008년 4월 15일 at 2:17 오전
팔월화님.
자전거 음주운전도 해당되남요?
누구 이야기인제 노랑 신문에 났으니
당근 팔월화님 아닌 줄은 알지요.
후후후…
正然
2008년 4월 17일 at 1:22 오전
역시 리사님~
한강벤치에서 크리스탈 와인잔으로……
못말리는 리사님. 따라주는 미스터킴도 멋져!
Lisa♡
2008년 4월 17일 at 9:42 오전
정연님.
제가 처음인 줄 알았는데 오늘 친구가 그러는데
가끔 그런 부부들이 잇다고 하네요.
주로 나이 든 멋쟁이들이 많다는데…우리는 그 건 아닌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