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보세요.
제발 산을 보세요.
떨리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파스텔화다.
오동통 토실토실 살오른 양궁둥이 모습이다.
누우면 폭신하게 날 감싸 안을 것 같다.
생기없던 가슴에 활짝 요정의 향기를 불어 넣는다.
본의 아니게 용문산 등반을 하게 되었다.
현대백화점에서 주최하는 환경캠패인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주제랑 다른 방향으로 다가선 나…ㅋㅋㅋ
상원사 방면으로 올라가서 용문사 방향으로 돌아서 산을 탔다.
산이 아니었다.
생명이 기어 오르는 연두의 전령이 온 세상에 커다란 힘으로 퍼지고 있었다.
하루, 이틀 새에 너무나 뽀골뽀골하게 피어 오른 연두의 향연이다.
벅찼다.
안기고픈 연인의 가슴처럼 내게로 다가왔던 연두.
금새 초록으로 변할 청춘의 빛깔이다.
내 사랑하는 이들에게 많이 보여주고픈 욕심이 마구 일었다.
뭐든 벅찬 감동은 나눠가지고프다.
하긴 오늘은 벅차다기보다는 무지개같은 감동이다.
졸졸졸…개울물 소리에 귀기울여보기는 오랜만이다.
현미가 들어보라길래 문득 들어본 개울물 소리.
평화롭다.
죽어도 질리지 않을 평화의 소리다.
용문산 상원사로 오르는 아스팔트옆 길에서 수줍게 수줍게 흐르는 개울이다.
언뜩 눈이 획 밝아진다.
닮고 싶다.
너무 깊지 않아 속이 훤히 보이는 물보다 더 맑디 맑은 어린아이 같은 개울이다.
산행 중에 자주 보이던 아름다운 풀들.
풀잎.
그 신선함에 발길이 자주 멈추어진다.
용문산에는 어리고 아기자기한 풀잎들이 지천이다.
행복을 주는 아름다운 산행이었다.
덥긴 했지만…옷을 벗어 던지게 만드는 26도의 더위였다.
부황자국도 마다않고 끈나시 티 하나만 남기고 용감하게도 훌훌~~
무리가 아름다운 까닭은 …
연두에 지다.
연두에 피다.
연두에 웃다.
연두에 살다.
연두에 울다.
연두에 당신.
연두에 나….
돌아오는 버스 안.
정확하게 나와 임경만 빼고는 전부 다운.
절대 잠들 수없는 이유는 窓밖이 있기 때문이다.
요새 생각하는건데 강이 있고, 산이 있는 곳에 허름한 창고하나 개조해서
빈티지하게 꾸며서 잠기고 싶다.
녹슨 양철로 꾸며진 담과 높은 담배창고같은데서 멋지고 싶다.
제법 예쁜 집이 유럽풍으로 수놓아져 있는 모습들에서 결국 어느나라든
비슷비슷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버스 정류장이 내게 말도 않고 바뀌는 통에 한참을 걸어서 버스를 탔다.
카드를 두 번 그은 기분이다.
찝찝하다.
내려오는 길 가파롭다.
난 가파로운 내리막길에서는 약하다.
누가 날더러 손잡아 준다면 무조건 잡을 것이다.
바보처럼 등산화를 놔두고 가벼운 산행으로 착각하고 운동화를 신고갔다.
자주 디비쪼운다.
데레사
2008년 4월 17일 at 1:33 오후
용문산 다녀오셨군요.
나도 오늘 강화 마니산 다녀왔어요.
산이 온통 연두빛이라 나도 연두에 물들고 왔어요.
Lisa♡
2008년 4월 17일 at 1:52 오후
데레사님.
연두애라도 조직할까요…ㅎㅎ
참나무.
2008년 4월 17일 at 1:59 오후
용문산 근처 쏠비알도 있고
그 아래 ‘오두막집’ 참 예쁘게 꾸민 카페가 있는데
가끔 음악회도 열리는…
여튼 대단한 체력의 소유자…왕 부럽^^*
Lisa♡
2008년 4월 17일 at 10:58 오후
참나무님.
예스터데이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 카페 아주아주 마음에 들어서 점 찍어 놨답니다.
논의 물이 반주를 더 하는 운치가 있는 카페요.
황토방처럼 꾸며놓고 앞에 조각상 놔 둔 곳 아닌가요?
Beacon
2008년 4월 17일 at 11:24 오후
졸졸,, 끈나시티.. ㅎㅎ
시원~~하셨겠습니다..
소리울
2008년 4월 18일 at 3:48 오전
참, 봄나들이 잘도 하누만요. 병 안나니 축복이구요.
연두에 숨쉬다, 연두에 눕다는 왜 없노?
박산
2008년 4월 18일 at 5:40 오전
지금 산은 ‘안기고픈 연인이다’
‘연두에 지다 피다 웃다….’
톡톡 튀고 아주 귀여웁게(표현이 죄송 합니다)
워낙 글 잘 쓰시지만
오늘은 시를 여러편 쓰십니다
그만 큼 계절이 좋지요?
ariel
2008년 4월 18일 at 6:31 오전
저도 한 번도 안 가본
용문사 잘 다녀온 기분입니다..^^
매일 매일 즐거운 시간 되세요~~^^
풀잎피리
2008년 4월 18일 at 10:55 오전
가고 싶은 용문산 미리 봅니다.
천왕
2008년 4월 18일 at 11:49 오전
너무 좋군요~
연두에 취해서 ~ 좀 쉬었다 가렵니다…..
Lisa♡
2008년 4월 18일 at 2:39 오후
비컨님.
끈나시티 정말 시원합니다.
아프로도 C-one하면 좋은 여름 기대합니다.
벌써 여름이거든요.
26-8도를 오르내리나봐요.
Lisa♡
2008년 4월 18일 at 2:41 오후
소리울님.
연두에 눕다.
연두에 울다.
연두에 숨쉬다.
연두에 숨다.
연두에 죽다.
연두에 빠지다.
.
.
.
.
흐흐흐흐—-
이번 봄은 꽃구경 확실하게 합니다.
Lisa♡
2008년 4월 18일 at 2:42 오후
아…………………
박산님.
계절이 너무나 지나치게 아름답습니다.
지나쳐도 괜찮은 건 자연의 아름다움이지요.
정말 놓치기 싫은 美를 맘껏 향유합니다.
Lisa♡
2008년 4월 18일 at 2:42 오후
아리엘님.
집 뒷산도 아름답지요?
아리엘님의 얼굴에 비치는
봄 해살만큼이나….후후
Lisa♡
2008년 4월 18일 at 2:43 오후
풀잎피리님.
하루라도 빨리 가보세요.
연두가 초록으로 바뀌기 전에요.
Lisa♡
2008년 4월 18일 at 2:43 오후
천왕님..
취기는 쫌 깨셨나요?
후훗,,,,
얼렁 깨어나서 일어나셔서
아프로~~
아프로~~
래퍼
2008년 4월 19일 at 4:56 오전
연두愛 물들다..^^
화창
2008년 4월 19일 at 9:50 오전
용문산이라…….. 입구에 은행나무 아직 건재하지요?
또 입구에 뱀탕집들이 몇 집 있는데….. 아직도 건재하던가요?
Lisa♡
2008년 4월 19일 at 11:02 오전
래퍼님.
연두愛 계 조직할까요?
Lisa♡
2008년 4월 19일 at 11:03 오전
화창님.
아는 분들이 다 은행나무를 묻더군요.
아직도 건제합니다만 뱀탕집은 모르것써요.
뱀탕….보다는 할머니들이 파는 나물에 관심이..
더 가는 통에요.
김현미
2008년 4월 21일 at 2:21 오후
리사님 지금은 무엇을 하고게시는지요 ….이렇게 보니 정말 새록 새록 아름답습니다 자주 들어와 볼거 같아요 이렇게 좋은자리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날은 힘들었지만 넘 재미있었던거 같아요 엉털이 관상할배도…….
Lisa♡
2008년 4월 21일 at 2:42 오후
현미님.
엉터리 관상 할배 함 써야지요.
벼르고 있답니다.
새록새록..맞아요.
그 맛에 쓴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