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의 4월.
한가한 날 토요일이었다.
보이차를 마셨다.
이 보이차는 친구인 순이가 아주 귀한 거라며
아주아주 쬐끔만 준다며 50그램 정도 주었다.
한 번인가 우려마시고는 잊고 있다가 오늘 발견했다.
오래되면 오랠수록 그 진가가 나타난다니 괜찮겠지.
동네 빌라 앞에 있는 꽃장독인데 마음에 든다.
체홉의 귀여운 여인같다.
싱싱한 잎.
청춘의 색이다.
바라보고 있자니 씹어보고픈 충동이 인다.
맛도 괜찮을 거 같다.
먹을 거만 생각하는 리사.
돼지.
뭔 꽃이 이렇게 풍성한 꽃잎을…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돈이 아깝지 않을만치 뚱뚱한 꽃뭉치다.
하얀색은 순결해 보인다.
순결은 마음이다.
어디에나 라일락이 보인다.
향기에 실려~
라일락이 질 때면 아카시아가 시작된다.
자연의 순서는 변함없이 그대로다.
믿을만하다는 뜻.
가볍게 집 근처를 또박또박 걸어 본다.
긴소매가 부담스러워진다.
분홍썬캡을 썼다.
여성스러워지는 느낌을 충분히 받다.
다정한 사람에게서 풍기는 인상은 행복이다.
다정도 병인양 하여라~
금수복국에 포장을 부탁해 김군이 사러 달려갔다.
질좋고 크기도 큼지막한 문어를 한석봉 엄마처럼 적당히 썰어 논 포장품을 샀다.
뒷밭에서작년에 심어두고 버려진 시금치를 캐다가 삶아 무치고
원추리를 살짝 삶아서 초고추장에 무친 후에 말려 튀겨서 건조시킨 양파를 살살 뿌리고
열무김치에 현미밥과 함께 한 저녁상이다.
4월은 조금만 부지런하면 식탁이 초원에 차려진 만찬이다.
4월의 딸기는 비타민이 가득한 후식으로~
커피도 약간 갈아놨다.
먹다가 남긴 루왁은 없나 찾아봤더니 없다.
나는 밑바닥이 보이는 재료가 담긴 통이나 봉투나 병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내가 알뜰한 거 같기 때문이다.
끝을 보는 경우가 없이 공급과잉에 의한 습관적인 낭비로 일관하는 예가 많기 때문이다.
오늘 커피봉투 하나를 버리면서 쪼꼼 좋아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된동네 아저씨가 조사받는다는 뉴스가 나왔다.
당연한 일이지만 과연 뭐가 밝혀지는 건지 모르겠다.
어제는 그의 아들이 새로 산 Z4 BMW를 타고 오픈카로 나가는 걸 봤다.
생각이 있는 사람인지 의문이 들었다.
반상회비 5000원을 내지않던 그 부인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 5000원을 어디에 쓰는지 샅샅이 말하라고 하던~
그 집의 기사는 산에서 늘 고함을 지른다.
타잔도 아니면서.
내가 산의 작은 동물들 놀래고 나무도 놀랜다고 고함지르지 말라고 했더니
이젠 쫌 조용하다.
난 산에서 떠드는 인간들 별로 안 좋아한다.
비교적 촌스러운 행동하는 사람들 잘 못봐준다.
내일은 이불거풍시키고 침대정리를 할 예정이다.
예정만으로도 흐뭇해진다.
참나무.
2008년 4월 19일 at 2:38 오후
기분 좋아지는 일기… 읽는 사람까지도…^^
보이차가 그렇게 가짜가 많다네요
가짜라기보다는 오래되지않은 걸 오래된 것처럼 파니까…
와잇맨
2008년 4월 19일 at 3:08 오후
돈이 많으니까
돈으로 다 사버리면 간단한 일인데요
아주 작은 거라도 내 힘으로 스스로 만드는 거도
능력이라고 아니 말할 수가 없다고 말할 수가 없지 않겠지요
기사 양반도
면전에 대놓고 하자니 딸린 여우 토끼가 생각이 나고
산 꼭대기에서 말 못 전하는 동물한테
떠들 수 바께 없다고 사료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할 수가 있지 않을까 사려한다고 말을 한다고
있지 않다고 말할 수가 없지 않다고 말할 수가 있씁니다 ㅎㅎㅎ
오드리
2008년 4월 19일 at 4:50 오후
돈이 많은데 왜, 나같으면 1년치 한꺼번에 내겠네. ㅎㅎ
Lisa♡
2008년 4월 20일 at 1:46 오전
참나무님.
기분 좋아지셨나요?
앞으로 더 그런 일기가 되어야 할텐데…ㅎㅎ
책임감이 쬐매 더 커지네요..ㅋㅋ
보이차는 거의가 가짜랍니다.
그런데 제 친구는 아마 가짜 아닐 겁니다.
중국의 높은 양반한테서 남편되시는 분이
선물받은 거라네요.
아주 아끼더라구요.
아니면 50그램이 아니라 200그램은 줄 아이거든요.
Lisa♡
2008년 4월 20일 at 1:47 오전
와잇맨님.
뭔—-어울리지 않는 말장난?
와잇맨님도 이런 유우머가 있었나봐봐봐…
좋네요.
좋아라고 아니 말하기도 그런 말하기도 그런
어쨌든 그런…후후후.
돈이면 뭐든 다 된다는 생각이 주로 많이 드는
건 비단 나 뿐이 아니겠지요?
하지만 사랑만큼은 돈으로 못살 거 같아요.
Lisa♡
2008년 4월 20일 at 1:48 오전
오드리님.
그 여자요?
결국 안 내었어요.
얼마나 밉상이면 제가 여기서 까겠어요.
생긴 것도 아주 밥맛이랍니다.
어제 조사받던데 아마 거짓부렁 하겠지요.
테러
2008년 4월 20일 at 2:26 오전
아름다운 꽃은 아름다운대로….
리사님 진상 이웃은 진상 짓 하는 대로…
요즘 CF처럼 ‘생긴대로 하면 되고’……ㅎㅎㅎ
Lisa♡
2008년 4월 20일 at 2:44 오전
테러님.
생긴대로 놀면 되고…
웃기면 웃으면 되고…
테러님.
여지친구 어캐 되어가나요?
오공
2008년 4월 20일 at 3:15 오전
체홉의 귀여운 여인을 뒷통수 떄려주고 싶던데 나는…
Lisa♡
2008년 4월 20일 at 5:22 오전
크하하하하…
뒷통수도 때리고 싶지.
바보같으니까…
그냥 말 그대로 귀여운여인으로 봐주쌈.
ariel
2008년 4월 20일 at 5:26 오전
리사님~ 오늘도 나 여기서 하나 얻고 가네요.
저 제목 "여름이 오면 더워하면 되고"…
맞아요.. 더우면 더워하고 추우면 추워하고
덥기 춥기 전 부터 호들갑 떨을 필요없고,,
just LIVE…………^^
Lisa♡
2008년 4월 20일 at 5:36 오전
아리엘님.
어디예요?
일요일인데…
저는 2시간 넘게 대청소를 했거든요.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나중에 이불 걷으러 놀이터에 가는 일만 남았답니다.
침대 아래가 장난이 아닙니다.
먼지가 굴러 다녀요.
더러우면 청소하면 되고.
보미
2008년 4월 20일 at 10:16 오전
리사님 다운 낙천적 표현
맞아요
내가 계절을 마추는거지계절이 날 맞추어 주지 않테요
세계를 주름 잡고 다니시면서
그 와중에 대청소 꺼정
대단하신 리사님 이십니다
Lisa♡
2008년 4월 20일 at 10:18 오전
보미님.
덥지요?
오늘은 청소를 하느라고
더운지 뭔지 몰랐지만
열어 둔 창을 통해 뜨거운 바람이
휙휙 들어 오는 거 있지요~
봉쥬르
2008년 4월 20일 at 11:17 오전
상큼한 하루 일과.
따라서 상쾌하고픈데…
오늘 여기 너무 떠버서 늘어짐.
꽃!.. 너무 좋심다^^
Lisa♡
2008년 4월 20일 at 11:37 오전
봉쥬르님.
목소리가 그대로 들려요.
후후후….
김진아
2008년 4월 20일 at 1:44 오후
이불빨래하기 좋은 날씨..
청소하기 좋은 날들입니다.
목은 영 아니지만요..
건조합니다. 것도 많이..
목감기, 전신감기 조심하셔야 하는데.
벌써 감기기운있으신것 같다고..
보았어요..
산에서 소리지르는 아저씨..
그 영 아닌것 같은 사람들하고 사느라,
머리속이 복잡해서 그런건 아닐까?
잠시 생각이 그리 튀어버리네요..
Lisa♡
2008년 4월 20일 at 1:51 오후
아무래도 감기 기운인가봐요.
몸살 같기도 하고
갱년기 같기도 하더니
결국 감기인가봐요.
콧물이 줄줄 흐르네요.
머리가 띵..하고
손바닥부터 열이 나면서 양
어깨가 빠질 거 같네요.
그래도 움직일만하긴 합니다만…
빨리 자야겠어요.
개그 콘서트 -밥묵자-코너 보구요.
풀잎사랑
2008년 4월 20일 at 3:08 오후
아항~~~
매일 일기를 쓰시누만요?ㅎㅎ
날마다 자기 전에 꼭 한번씩 들어와서 인사하고 가도 되겠찌요?ㅋㅋ
저도 일주일에 두세번 정도 쓰는데…
부끄러워서 비공개랍니다.
리사님은 재밌게 사시니까 너무 좋아 보여요.^^
Lisa♡
2008년 4월 20일 at 11:01 오후
풀잎사랑님.
부끄러워 하지 마세요.
일기라는 게 어차피 자기반성이고
지나고나면 그날 뭐했나 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매일 밤마다 들리신다면 저야 고맙지요.
제가 바쁘게 남과 약간은(?) 다르게
사니까 다들 재밌다고 해서요….저도 좋아요.
제가 남에게 대리만족도 줄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구요.
저는 뭐든 좋게만 생각한답니다.
그게 저의 장점이자 단점이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