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0일 情들면 고향이라지만~

3日연휴를 부산서 보내기로 했다.

자주 가는 부산이지만 生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친구를 만나러 가야하기 때문이었다.

오후 1시 KTX를 예약해놓은 상태라 조금 일찍 서둘러 느긋하게 역으로 향할 수 있었다.

무릎 앞이 좁은 KTX라 불편하지만 특실과의 차이가 2만원 정도 나니까 불편을 3시간 가량은 참아야지.

타자 곧 잠이 들었다.

앞의 뚱뚱하고 못생긴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자가 엄청 떠들었다.

두명의 남학생들을 앞에 두고 커다란 소리로 웃고 소리지르고 예의가 없었다.

수시로 잠이 깰 수밖에 없었으니 짜증이 났다.

예쁘고 착해 보이는 여자가 더 나은 種이 확실하다.

남자들이 그냥 예쁜 여자 찾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되는 순간이다.

김군이 못참고 (그 얌전이가…)한마디하자 이내 수그러든다. 휴우~~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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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역 앞은 화물노조의 데모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상황.

언니와 형부를 남천동서 만나기로 하고 바로 택시를 타고 언젠가 TV에서 보고 적어 둔

횟집을 찾아나섰다.

부산역을 중심으로 차의 통행을 막아놔서 우리가 탄 택시가 거의 총알수준으로 빨리 갈수 있었다.

‘연합횟집’ 051)623-6039

보통 회는 가로썰기인데(99%) 이 집은 세로썰기이다.

횟집같지도 않은 한옥집에다 뉴연합횟집이라는 간판이 붙은 새로 지은 조그만 가게는 영…볼품이 없었다.

보통 유명한 집은 척보면 앱니다~랄 정도로 뭔가 분위기가 있는데 아니었다.

하지만 옆으로 난 조그만 골목길…믿음을 갖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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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소위 말하는 찌개다시라는 게 없다.

재첩국과 땅콩조금..작은 감자 몇 알과 자연산멍게와 차갑게 해서 얇게 썬 소라 몇 쪽.

문어 몇 조각과 개불 서너 점을 주는 게 끝이다.(한 명당 각각 한 점씩)

회로 승부한다는 집이라 다른 횟집에서 주는 먹거리들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절대적으로 100% 자연산만 취급한다.

우리형부는 깐깐한 입맛으로 유명한데 회 잘한단다.

일인분 25000원~30000원으로 가격이 양에 비해 싸지는 않다.

저 위 사진의 접시가 12만원인데 우리는 두접시 먹었다.

내가 거의 다 먹었다.

왼쪽 사진의 왼쪽 하얗고 뽀송뽀송한 회가 뽈락인데 진짜 맛있다.

아래 사진의 왼쪽이다.

양식은 없는 고기이고 연합횟집 적극추천이다.

부산가시는 분들..남천동 시장안의 연합횟집..강추!!!!!

첫 접시는 도미, 광어, 도다리, 뽈락을 섞었는데 두번 째는 뽈락과 도다리만 했다.

씹히는 맛이 장난이 아니다.

부산서 유명하다는 집많이 가봤는데 조용하고 깨끗하고 고급횟감이라는 거…

집은 그리 우아하거나 분위기있는 집이 아니다.

시골의 이장집같고 횟집과는 어울리지 않는 형태이다.

내가 권해서 갔다는 사실이 어찌나 뿌듯하던지….ㅎㅎ

(첨이라 몰랐는데 둘이 가면 5만원짜리 달라고 하면 되고, 4명이 가면 10만원짜리로 하던지

아니면 마리를 키로수로 하면 더 싸게 칠 듯….뭐든 학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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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날씨가 상당히 추웠다.

아무리 옷을 여미고 꼬매고 붙이고 난리를 떨어도 추웠다.

바닷바람은 장난이 아니었다.

방바닥에 따스히 불을 넣어주어 그나마 편하게 저녁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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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만난 형부랑 김군은 당구장으로 가서 서로 얼마를 놓니 마니 하더니

부산의 짠당구 형부가 200을, 김군이 220을 내려놔서 시합을 3전2승으로 하기로 했다.

피 말리는 사투 끝에 형부가 아슬아슬하게 이겨서 김군은 묵사발 되었다.

당구장 뭐..먹고 사는지 4500원을 계산했다.

그리고 우리는 헤어졌다.

2차 가자고 하지않는형부를 본다는 것은 아주 생소한 일이었다.

살다보니 별일이 다 있다는 게 그날 밤의 특이함이었다. <형부도 변한다> 영화제목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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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부부와 헤어져 내 오랜 친구인 M 이 기다릴 조선비치 로비로 달려갔다.

오랜 만에 김군을 보는 M은 ‘누구세요?’ 라며 늙었다고 놀리고..

기네스를 시켰더니 소주를 많이 마신 김군은 시원한 하이네켄을 다시 추가~~요.

밤바다를 감상하면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편한 장소로는 조선비치가 최고다.

안주 시킬 필요없이 캔맥주나 생맥주 3개 정도 시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주거니 받거니 그렇게 밤은 익어 가 12시를 넘기고 말았다.

밤새 목이 탔다.

콧물감기가 극에 달해 종일 코를 풀어댔더니 코 밑이 헐었다.

감기조차 극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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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ariel

    2008년 5월 12일 at 11:03 오전

    내가 일등..ㅎ

    친구 만나시고 많이 슬프셨겠어요.
    우리 다 언제는 가는데 나는 너무 여유
    없이 사는 듯.. 연휴에 일 만 했네요.
    이것 저것 그리고 사무도 있었고..
    그 외에 것도 나를 분주하게 하고..ㅜ
    예전에는 다 잘 헤쳐나갔는데 요새는
    좀 쉬고 싶어요. 나도 시들어져 가는건지..ㅋ

    활기찬 한 주 되시기를~~^^   

  2. Lisa♡

    2008년 5월 12일 at 11:19 오전

    아리엘님.

    저는 그냥 놀러만 다니기로 했어요.
    혼자 다닐 때는 돈이 안 드는 방향으로..
    일만 하지말고 놀러 다녀야 해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그냥 맘 편하게.
    하긴 것두 박자가 다 갖춰져야 한다니깐요.
    나는 떠돌이처럼 다녀요.
    어디든 가면 재워 줄 친구있고..ㅎㅎ
    연휴에는 늘 자연찾아 다니려구요.
    부럽겠다.   

  3. 김진아

    2008년 5월 12일 at 12:52 오후

    그렇군요..
    부산에 내려가신..이야기가..있었네요..

    감기..콧물감기로..코밑이 까칠하니 아프실텐데..
    립글로스 하나씩은 가지고 다니시지요..
    그거..살짝이 발라주면,
    아침이면, 깨끗해진답니다.

    …   

  4. Lisa♡

    2008년 5월 12일 at 12:57 오후

    진아님은 모르시는 게 없따니깐..

    립글로스 갖고는 다녀도 잘 안바르다보니..

    알겠습니다.   

  5. 八月花

    2008년 5월 12일 at 4:05 오후

    조선비치.. 가구싶당.

    글구..
    쫌 촌시러운 얘긴데요..
    나 고기나 회, 잘 못먹거든요.
    그래서 쯔끼다시에 목숨거는데
    잘 나와주는 집이 잘하는 집이다.. 뭐 내기준은 그렇거든요..
    ㅎㅎ
    어제 오늘
    그런 집들 섭렵하다 배가 뚱뚱.. 워쩌징?   

  6. Lisa♡

    2008년 5월 13일 at 2:29 오후

    팔월화님.

    쯔끼다시라면 제주도의 남경미락이 최곱니다.
    서울에서는 그래도 호림이 괜찮은 편이구요.
    ㅎㅎㅎ…저는 회가 좋아서 쯔끼다시 별로인데.
    스모노 정도만 즐기지요.
    아..주면 다 먹지요.
    저 몸무게 지금 클났습니다.
    내일부터 관리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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