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7일 혼자 걷는 길

아침 9시에 일어났다.

토요일은 알람을 꺼두기 때문이다.

실은 6시에 한 번 깨었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많이잔 것이 뭔지모를 흐뭇함이 든다.

잠을 많이 자면 기분이 좋고 할 일을 했다는 기분든다.

오전내내 컴퓨터와 씨름을 했다.

슬라이드 올리기, 편집하기..등을 배우느라 혼자 낑낑거렸다.

전문가에게 배우면 쉬운 일도 늘 모른 척 관심두지 않다가 어느 날

꽂히면 자습으로 습득하는 게 나의 스타일이다.

뭐든 쉬운 일이 없다.

몇 번의 실패 끝에 편집 기능을 이용해서

마음에 드는 포스팅을 했는데 조블에 올리니 찌그러진다.

아직 더 개발해야한다.

혼자 배우는 길이 더디기만하다.

정자동_023.jpg

늦게 일어나니 하루가 금방간다.

새벽형 인간이 되고싶다.

낮에는 신발장과 겨울옷과 여름옷의 자리를 바꾸었다.

비싸게 맞춰두고는 한 번 입고만 정장이 발견되었다.

허리는 왜그리 들어가게 했는지? 어깨는 또 왜그리 큰지..

예전의 옷스타일들이 크게 입는 게 유행이었나보다.

감색 블레이저 상의는 크지만 그런대로 입을만 하다.

실크 블라우스는 결국 옷걸이 신세이더니 과감히 버렸다.

구두 몇 켤레와 여러 벌의 옷들을 박스에 넣는다.

누군가 필요한 이들을 주면 되겠지.

그래도 지저분한 주변이 다소 정리되었다.

중간중간에 인디아에 대한 책을 읽는다.

요즘은 역사가 머리에 쏙쏙 와서 박힌다.

정자동_055.jpg

반찬거리를 사러 나가다가 란이에게 전화를 했다.

지난 번에 얻어먹느라 갖고 온김치통을 아직 주지 못했다.

4시반에 오란다.

수퍼에 가서 대저 토마토와 반찬 나부랭이들을 사고나니

4시 5분이다.

그냥 갔다.

떡복이를 하고 있다가 내가 김치를 또 달라고 하자 엄마처럼

혀를 차면서 이것저것 챙겨 준다.

급기야는 티 두 장을 주면서 입으란다.

집으로 와서 입어보니 아주 마음에 든다.

귀여운 동상…

코나 커피를 마시고 떡복이 3개를 먹고 나섰다.

늘 챙겨주는 동생뻘 친구지만 앞으로도 더 챙겨주면 좋겠다.

특히 김치나 반찬.

정자동_061.jpg

남편이 어인 일로 저녁을 먹고 들어온단다.

올해들어 처음있는 일이다.

떡 한 쪽으로 배를 채우고 엄마가 뿔났다를 보고는

9시반에 걷기를 나갔다.

내가 봐둔 코스를 처음 택해서 약간 빠른 걸음으로 갔다오니

한 시간이 걸렸다.

아카시아 향기를 맡으며 걷는 길은 생태공원을 지나 얼마 전에

새로 조성한 그린웨이 일부인 베트민턴 체육관 광장의 코스를 택했다.

모자를 쓰고 긴 팔의 면티를 입고 부지런히 걸으며 이 생각도 하고

저 생각도 했더니 시간은 잘 간다.

마음먹고 이루려는 일들이 제대로 되지 않는데 특히 운동이 그렇다.

혼자 걷는 길은 지루할 수도 있고 위험이 도사릴 경우도 있지만

여유만만한 나는 겁을 상실했다.

어두운 밤에 운전하면 검은 옷은 안 보일 경우가 더러 있길래

밝은 회색옷을 입고 나가기도 했다.

나름 짱구를 굴렸다는 말이다.

내일 밤은 남편을 모시고 나가야겠다.

요즘 11시를 못 넘기고 잠이 쏟아지는데 운동 탓인지 이제 졸린다.

8 Comments

  1. 김진아

    2008년 5월 17일 at 3:54 오후

    계절이..그런가 보아요..
    빨리 잠들게 하는..
    기온차가..워낙에..못되게시리..차이나서요 ㅎㅎ

    건강만 하세요..^^
    절대 아프지 마시구요..아, 감기가 중간에 턱걸이는 하겠지만요..   

  2. Lisa♡

    2008년 5월 18일 at 7:12 오전

    진아님.

    비 엄청 많이 옵니다.
    밖에 나갔다 바로 집으로 골인했습니다.
    영화보고 나오니까 비가 많이 오더라구요.
    빗소리 좋네요———–   

  3. 래퍼 金愛敬

    2008년 5월 18일 at 9:51 오전

    리사님~

    밤 길..필히 경호원 대동하시와요..
    흉악범을 자극하시면 안됩니다..

    박스용품 내용물로 봐서는..
    제가 너끈히 소화 해 드릴 수 있어요..^^   

  4. Lisa♡

    2008년 5월 18일 at 9:55 오전

    날씬한 래퍼님.

    소화하기엔 너무 날씬해요.
    신발도 사이즈가 너무 클 겁니다.
    후후후..
    살이 좀 찌덩가.
    경호원요?
    한두어명있는데, 남의 눈이 무서버서요.
    연인으로 착각할까봐요.
    여자로 하라구요?
    차라리 내가 그녀를 경호하지요–   

  5. 수홍 박찬석

    2008년 5월 18일 at 12:11 오후

    비도 많이 오고 쌀쌀하네요.
    건강하십시오.   

  6. Lisa♡

    2008년 5월 18일 at 12:30 오후

    네———–수홍님.

    요즘 추워서 집어 넣었던 긴 옷 몇 개는
    아직 사용하고 있어요.   

  7. 흙둔지

    2008년 5월 18일 at 7:37 오후

    뭐든지 처음 배울 때야 힘들지만 배우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니잖아요…
    여튼 그런 생각으로 즐겁게 배우다 보면 쉽게 배워지겠지요. 화이팅~!!!
    대저 토마토는 이제 끝물이라고 하더라구요.
    그 맛을 볼려면 또 1년을 기다려야한다는게
    마음에 안들지만 어떻하겠습니까요~
    우선은 있을 때 실컷 먹는게 최고지라~ ㅋ~
       

  8. Lisa♡

    2008년 5월 18일 at 11:14 오후

    흙둔지님.

    맞아요–대저 토마토는 끝물이래요.
    일년을 또 기다리지요~뭐!
    금방이더만….

    뭐든 배우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네요.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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