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lexity & Simplicity

이진용.

그는 부산사람이다.

해운대의 달맞이 고개에 작업실을 갖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대표작품이 아래 사진의 ‘내 서랍 속의 자연’ 이라는 대형서랍장이다.

이미 책이나 TV나 신문이나 타 언론매체들에거 많이 다루었겠지만 내가 보고 느낀 그의 작품세계는

따스함이었다.

그리고 기억, 시간들…그의 관심이 맞닿은 곳에 있는 단어들이다.

아라리오_080[1].jpg

1000개의 서랍에는 실제로 열리는 서랍의 수는 300개이다.

그림 상으로 분명 1000개이나 3개씩, 2개씩 포개어진 책들이 한꺼번에 열리는 이유다.

관심서랍을 열면 아크릴로 굳어진 과거 속에 정해진 구성의 오브제들이 얼려져 있다.

아니 시간 속에 정지되어 있다.

주로 사용하는 오브제는 시계와 뼈조각들, 장난감들.

포근한 아빠의 기억 안으로 들어가 시간여행을 하는 타임캡슐이다.

그이 목소리가 들렸다.

새하얀 갤러리의 벽들에 부딪쳐 오는 남자의 목소리.

아라리오_082.jpg

1000개의 서랍을 만드는 과정은 어땠나요? 제 보기에는 3년은 걸린 것처럼 보이는데 소요된 시간은요?

-시간은 1년이 걸렸습니다. 그 대신 하루에 21시간씩 작업을 했지요.

고행의 시간이었다고나 할까요? 그 과정은 내가 왜 이렇게 해야하나..하는 자신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저기 그려 진 모든 역사, 미술사, 음악, 소설..현대의 해리포터에 이르기까지 모든 걸 섭렵하셨나요?

-저기 담긴 건 모두 어렸을 적부터 제가 관심있고 기억하고 배우고 섭렵하기도 한 것들이지요.

다 관심이 있는 분야입니다.

작업은 주로 어디서?

-작업실은 3군데있는데 제주도 성산과 해운대 달맞이 언덕, 그리고 캘리포니아에 있습니다.

1000개의 서랍은 규모가 크다보니 제주도에서 작업했구요, 옮기는 데 아주 힘든 작업이었지요.

앤틱 소품들과 저 많은 수집품들은 어디서?

-작업하러 미국을 드나들면서 모으고 시골을 가면 보이는대로 모은것들입니다.

아라리오_199.jpg

외국서 체류하면서 공부를 하셨는지요?

-아니요, 저는 오랫동안 한국을 떠나 본 적이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만 작업을 했고 공부했습니다.

제주도나 부산에 자주 가는데 작업실을 개방하셨으면 구경하고픈데요.

-저는 작업실을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습니다. 다만 친지들이나 친구 몇 분만이 오지요.

이메일은 있으신지요?

-미안하지만 저는 이메일도 없고 휴대폰도 받지 않습니다.

사진은 기념으로 찍어도 되겠는지요?

-아..네 그렇게 하시지요.

아라리오_186.jpg

돌아와서 그를 기억하니 니콜라스 케이지가 떠올랐다.

60년의 의상을 입은 니콜라스 케이지.

이진용은 쿨했고아주 친절했으며 편했다.

거만함이나 예술가적 이기나 괴팍함은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아라리오_181.jpg

오래 된 가방을 재현하는 재료는 종이를 물에 풀어서 돌보다 더 단단하게 뭉쳐 말려

덧칠에 덧칠을 하고 또 해서 골동품같은 작품을 만들었다.

처음엔 그저 가방이나 책인 줄 알았다.

그가 수집한 물건들이 쌓인 방에서는 나오기가 싫었다.

하나하나의 손때를 확인하고 거기에 나의 손때까지 더하고 나와야 하는건데

지켜보는 아르바이트 학생의 눈이 있으므로 바라만 볼 뿐…

이야기를 하면 통할 것 같은 사람이 있다.

그는 그런 사람이다.

유난히 하얀 피부를 빼면…

아라리오_198.jpg

그에 대한 나의 관심을 얘기했더니 감동받았단다.

그래서 그에게서 작은 선물까지 이끌어냈다.

별 것 아닌 선물이지만 나도 감동을 받았다. sign 도..

길다란 서랍장 사진엽서 뒷면에 한 사인이라 두컷으로 나누어 찍어봤는데

제대로 붙이게 나오질 않았다.

龍이라는 글자를 저렇게 길게 그림처럼 풀어서 쓴다고 친절히도 설명한다.

2008년은 2..: 이라고 썼다.ㅎㅎ

그를 다시만나 오랫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머릿속에 든 가득 찬 재미를 끄집어 내어 같이 즐기고 싶다.

아라리오_203.jpg아라리오_204.jpg

잠시동안 서서 나눈 이야기를 정리해봤다.

정식 인터뷰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들은대로 쓰기는 했다.

하지만 약간의 오차가 있을 수도 있겠다.

어쨌든 그의 팬이 되었고 그는 친절했다.

한마디로 부러웠다.

요즘은 왜 이렇게 부러운 게 많은건지.

그는 아라리오와 단독 계약이라 다른 곳에서는 작품을 보기 힘들 거란다.

4년만의 전시회라앞으로 또 몇 년후에는 어떤 작품이 나올지 기대된다.

20 Comments

  1. 카타

    2008년 5월 28일 at 3:40 오전

    1000개의 서랍… 오데서 봤더라…?

    요 며칠 사이에 본거 같은디…ㅎㅎㅎ

    안뇽하쇼…   

  2. 이영혜

    2008년 5월 28일 at 7:56 오전

    제목부터 매력이….다음 작품 기대합니다~리사 님 글과 함께….    

  3. 봉쥬르

    2008년 5월 28일 at 8:03 오전

    이진용.. 멋있네요!

    리사님 .너무 예쁘다,귀엽구.
    아니 실물보다 못나왔다고 함이..ㅎㅎ
    의상도 이뿌네요.^^   

  4. 광혀니꺼

    2008년 5월 28일 at 8:44 오전

    하고픈걸 하고야 마는군요…
    언제 이진용작가까지…
    흠…

    쑥차 한잔 드리면
    싸인 구경 시켜주시남요?

    흠…

       

  5. Lisa♡

    2008년 5월 28일 at 2:40 오후

    1000개의 서랍을 들었따고요?
    내 포스트 말고요?
    오래간 만입니다.
    밉상입니다…….
    칫~~~
    안녕하세요?   

  6. Lisa♡

    2008년 5월 28일 at 2:41 오후

    영헤님.

    감사합니다.
    다음엔 이진용님 작업장을 함 찾아가봐야겠어요.
    될런지 모르지만요~~
    영혜님.
    시아주버님 가게요…담에 꼭 갈께요.
    말없이….ㅎ후후ㅎ   

  7. Lisa♡

    2008년 5월 28일 at 2:42 오후

    봉쥬르님.

    감사합니다.
    실물이 훨 낫지요?
    히히히…
    그 의상이 그 의상입니다.   

  8. Lisa♡

    2008년 5월 28일 at 2:43 오후

    광여사.

    잔말 말고 쑥차나 빨리…
    나 그런 거 뎁따 조아해요.   

  9. 데레사

    2008년 5월 28일 at 5:56 오후

    나도 어디서 본듯 한데요. 조불 어디서 본것
    같기도 하고….

    암튼 리사님 부지런함에 놀랐너요. mb 보다 더 부지런한것 같아서…   

  10. Lisa♡

    2008년 5월 28일 at 10:39 오후

    데레사님.

    조블의 어딘가요??
    진아님 블로그나 참나무님 블로그 아니신지요?
    후후후……………   

  11. s.

    2008년 5월 29일 at 5:03 오전

    ma grand Dame,
    mad´mme Theresia..,
    .. nice meeting you .. here .. b. Lilly.sa~~Herzie.lein~~

    mb ?
    ???
    !!!
    dadada~
    ***
    ~~~
    ma mb!
    is
    yr mb?
    ???
    !!!

    i.. wish you all~~ a very goodie~~ Day !!
    Great Day..~~~ with your mb…(?)

    i donn.no~~, however..~~ .. exact.lliee~~ Lilly..saaa~~~

    whiiiiiiiiirrrrrrrrrrrriccc…. an.nyong~~~ sunnieeeeeeeee….. !

       

  12. s.

    2008년 5월 29일 at 6:12 오전

    easy~
    su.hak !
    (e=mc. hoch 2)
    cf. mb

    .
    .
    n.o.t
    easy~
    going
    ???
    ask~
    Liiiiieesa~
    gogogo
    girlll..
    lliiiee..
    sa~~
    ja!!!

    Na,
    ma.
    zzi?
    !!!
    ps.

    Ein.Stein.IQ.3.Ja.Ri~Lisa.Na.Kang.U.T.B.Joy.Song.Hae.Yo/u !!!
    ps=Picasso~~~da !!!
    Lisa, Sso~~~ da~~
    ddo, sso~~~ dat !!!
    na,
    na.
    gan.
    da.
    ~~~
    Rock(kEinstein~~)´nRoll~~rrrrrrrrrrrrrrrrrr
    dadada~~~~~~~~~~~~~~
    annyonggggggggggginginginginging~~ have a nice day~~ all t´gether~!
    gether.gether.t´gether…

       

  13. 아멜리에

    2008년 5월 29일 at 2:19 오후

    그런데 전시회 장소랑 일정이 소개가 안되어있네요..

    음, 이것만 보고 나머지는 상상하라궁? 그러지뭐..
    서랍 속에 무언가 잔뜩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으니.. 한참 열어봐야할 거라..
       

  14. Lisa♡

    2008년 5월 29일 at 11:06 오후

    아멜리에님.

    아라리오갤러리이지요.
    그렇군요…이 바보.
    그런데 마지막 날이라 별로 써야 할 의미가
    없군요.
    끝났 거든요.
    그 날이 라스트데이였답니다.
    서랍은 한참 열어봤지유~   

  15. 광혀니꺼

    2008년 5월 30일 at 12:20 오전

    쑥차 가지고 어디로 갈까요?

    서울에 계시긴 한겁니까?

    ㅎㅎ

    전화드릴께요~

       

  16. Lisa♡

    2008년 5월 30일 at 12:32 오전

    저…………집에 있는데요.
    쑥차가꼬?
    조아라~~
    언제든 전화주삼요.
    서울에 집이 있기는한데..   

  17. 래퍼 金愛敬

    2008년 5월 30일 at 12:48 오전

    활짝 웃는 리사님 보고 즐겁게 오늘 하루 시작합니다~

    오늘도 새끼줄 빡빡 하신가요~? ^^   

  18. Lisa♡

    2008년 5월 30일 at 1:41 오전

    아니요~~

    돈이 없어서 대출받으러 가야겠어요.
    왜이리 맨날 돈이 없는지 모르겠어요.
    부칠 때는 많고 정신 차려야겠어요.
    너무 과하게 사는 모양입니다.   

  19. 박산

    2008년 6월 16일 at 4:37 오전

    다 읽고 보고 나서야
    제목이 왜 그런지 이해가 갑니다

    근데 이메일도 안 하고 살면
    답답 할 텐데 …

    허긴 안 하면 더 편 할지도 모르지요    

  20. Lisa♡

    2008년 9월 18일 at 3:06 오전

    박산님.

    언제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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