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잘못 걸린 전화, 2시30분에 한 통…남자 목소리.
어디냐면서 빨리 나오란다.
문자도 보냈는데 못봤느냐면서 아주 친한 척까지….누구말마따나 쥐랄이다.
다시 잠을 청하면서도 신기하다..다짜고짜 그 시간에 나오라는 사람이.
5시45분에 다시 전화가 울린다–무시!!
미쳐도 보통 미친 게 아니다.
잘못 걸리는 전화가 그런 시간에 온다는 건 죄악이다.
전화번호가 3535353535…다.
완전휘 잠을 설친 아침..기분이 찝찝한 주말로 번졌다.
B씨가 한다고 소문이 난 노래할 수 있는 주점이다.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에만 있는 게 아니다..라지만 이상하고 아니고는 판단나름이다.
확실히 이상한 동네다.
현재 생각에는 나라면 한류로 그리 돈을 많이 벌었고 태왕..에서도 그렇게 많은 개런티를
받았으면 그냥 띵까띵까하고 놀텐데 왜 이런 걸 하나…싶다.
혹시 돈많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우리끼리의 속닥플레이를 위한 장소? 아지트?
마음놓고 친구들과 노래부르고 술 마시기 위한 곳이 필요할 거야….마저~~
토욜은 거의 나가지 않는 나의 불문률을 깨고 나간 건 실수였다.
아주…재미도 없고 나랑 맞지 않는 사람들과 앉아있는 건 고역이다.
내가 왜–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를 모를 그런 시간이었다.
동기는 뭔가 나름대로 얻는 게 있을 거라는 어부지리한 상상탓이었다.
되지도 않을 걸 꿈꾸는 나는 어리석은 인간—거의 확실한 멘트다.
어디가 문인지 모르는 컨셉의 줄무늬 문이다.
폴 스미스가 디자인한 줄 알았다.
여자들…참 대책없는 여자들 많다는 걸 다시금 알았다.
나에게 시급한 건 뭘까?
탱자탱자~거리고 놀 수만은 없다.
샤워하다가 문득 두가지 아이템이 떠올랐다.
언제나 남이 해버린 걸 뒤늦게 발견하는 아쉬움은 있다.
마우스에 대한 디자인을 생각해봤다.
생활의 발견이라면 발견이다.
아들한테 주어서 로지텍같은 회사에 건의해보랄 참이다.
디자인의 비밀은 절대 발설하면 안된다는 철칙이 존재한다.
유가가 오르고 생활필수품 가격도 무섭게 상승한다.
이렇게 되면 엥겔계수가 가팔라질 것이고 생활고는 그야말로 苦인데..
길에 차량은 왜 이렇게 많은 건지..
토요일에 강남의 저녁은 차가 홍수 그 자체다.
나같은 인간도 큰 차를 혼자서 몰고 겁도 없이 다니니 그럴 수 밖에.
기름값 내리는 길은 너도나도 차를 안 타는 방법이 최고인데.
자전거 도로도 마땅치 않은 현실이다.
오늘 하나 기분좋은 일이 있었다면
낮에 오빠랑 면세점에 가서 오빠의 여행용 가방을 하나사고 헤어졌다.
그러고보니 허기가 밀려와서 집 근처의 뚱순네 김밥집으로 향했다.
혼자서 김밥이나 한 줄먹고 점심을 때울 생각이었다.
마침 그 집의 주인 언니들이 식사를 마치는 중이었다.
나를 보더니 그 밥 그냥 먹으란다.
밥솥에는 꽁보리밥이, 반찬은 가자미구이에 멸치무침과 김치, 묵은지였다.
그 언니들..불친절하고 사람들과 말도 안 섞고 무뚝뚝하기로 유명하다.
동네 사람들이 그 밥을 먹는 나를 보고 아주 부러워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저 여자는 무슨 관계길래 복도 많치..’ 하는 게 다 보였다.
소박한 잘난 척을 하면서 맛있게 공짜밥을 먹고 나왔다.
그 언니들이 나를 상당히 좋아한다.
이유는 단지 하나, 우리 딸 때문이다.
우리 딸이 그 집, 손님 중의 보석이다.
너무나 이뻐하기 때문에 엄마인 나까지 덩달아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오늘 하루 즐거웠던 일은 그것 뿐이었다.
밤 12시에 들어왔더니 남편 기분이 저기압이라 눈치보느라 혼났다.
Beacon
2008년 6월 1일 at 1:48 오전
나두.. 울 연우랑 관계있는 곳 다니면 대우받아요.. ㅎㅎ
Lisa♡
2008년 6월 1일 at 2:01 오전
비컨님.
연우가 아무래도 비컨님보다야 훨훨 낫겠지요?
고로 비컨님과 저는 아이들한테 꾸벅~~
2세가 더 성공한 경우에 해당됩니다~~네에~~
김진아
2008년 6월 1일 at 2:07 오전
장사하는 사람들은,
그냥 다..알아요오..^^
같이 식탁에서 마음편하게 마주할수 있는 사람인지요..
^^
저희도, 범준이까지 덤으로 아들넷으로 포함되어서,
웬만하면,
덤으로 많이도 받고,
등토닥임도..억쑤로..받아버려요 ㅎㅎㅎ
남편분의 저기압으로 눈치보느라 혼났다는 대목에서..
등너머 같이 보는 남편이..톡톡 거려요..모니터를..
저보고..
눈치좀 보라면서요 ㅎㅎㅎ
건강하시고, 여행준비..벌써 다하신거 아닌지..?
Lisa♡
2008년 6월 1일 at 2:18 오전
진아님.
저야 눈치볼 일 했지만 자기는 아니잖아요.
나처럼 시내버스도 아니고…방콕인데요..뭘?
남편더러 그러세요—-나같은 자유인은 눈치봐도 싸다고.
여행준비는 아직 다 못했어요—먹을 걸 사야해요.
이번만큼은 먹을 것 준비를 해서 가야하니까요.
등 토닥여 줄 때 힘을 받기는 좀 받지요?
우리딸은 너무 야무진 면이 그분들께 좋게 보였나봐요.
이쁜 얼굴도 한 몫하기는 하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