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0일 카슈미르(북인도 여행기)

스리나가르에서 레로 가는 구간은 가끔 말로만 듣던 알카에다가 출몰하기도 하는 지역이라 목숨이 두 개라도

말리고 싶다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카슈미르 지역은 본래 파키스탄과 인도간의 국경분쟁지역에다 종교분쟁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라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폭탄과 같은 곳이다.

우리가 출발하기 전날 이슬람교도들이 관광객차의 유리창을 작살내었다는 등의 루머가 퍼졌다.

요즘은 관광철이고(6~9월에만 길이 열린다) 우기(7-8월)도 아닌지라 관광객이 좀 있는 편이다.

안전을 보장받기는 했지만 그래도 늘 노심초사하는 마음은 있었다.

내가 본 이슬람이나 시크교들은 하나같이 착하고 친절했다.

삐쭉삐쭉한 불모지의 산들이 보이면 혹시 저런데 빈라덴이라도 있지않나하는 유머를 말하곤했다.

차안에서 보이는 수려한 풍경들은 여기가 분쟁지역이 맞나? 하는 착각을 들 정도로 멋졌다.

앞으로 남은 우리의 여행에 환한 축복을 내리듯 많은 기대를 걸게하는 태양의 눈부심이 있었다.

그 사이로 설산의 빙하 녹은 물이 길 가 양쪽으로 싱그럽게 흐르고 주변의 플라타너스 나무는

건강함을 내보이며 튼실하게도 자라고 있었다.

족히 500년은 되어 보이는 굵은 몸통의 가로수들이 카슈미르엔 수두룩했다.

끝을 알수없는 보라색, 하얀색, 노란색의 야생화들이 펼쳐진 초록도화지와 꽃이 제법 커보이는 야생 찔레꽃

무리들이 서울을 그리게 하는가하면 인더스강의 상류에 속하는 굵은 석회석물이 소용돌이치듯

탄탄하게도 소리를 지르며 흐르고 있었다.

말로는 인더스 강이지만 본디 흘러가면 우리의 관념 속에만 인더스이지 늘 물은 변한다.

제법 불교적인 철학을 갖고 바라보게 되는 인더스.

건너 편이 파키스탄이라고 사딕이 간간이 정보를 주기도 하는 한가로운 지프차 안의 풍경이다.

A-Z까지의 풍경이 있다면 오빠는 처음에 A를 보더니 "이런 경치가 어디 또 있겠어?" 란다.

조금 후 B를 본 오빠, 또 있네…나중에는 압권이다. 없을 거야, 세상에 이럴 수가….후후.

오빠는 건축가이다.

세계의 아름다운 곳은 많이 가본 사람인데 눈과미소와 마음이 즐거운 표정이다.

황토색의 산들도 보라색의 산들도 카키색에 줄그어진 특이한 불모의 산들도 죄다 아름다움이라

말하기조차 경외스러웠다.

히말라랴의 줄기들은 여전히 히말라야다.

가끔은 굽이굽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히말라야의 모습에 "악~" 소리가 났다.

우리는 카르길이라는 곳을 향하고 있었다.

스리나가르에서 헤미스~ 드라스~등을 통과해 카르길서 하루 묶고 다음 날 알치로 간다.

Best of best 인 레를 보기위해서—-

카르길 시내는 소박했으나 많은 군중들이 들끓는 그런 소란한 곳이었다.

우리는 시내라 해봤자 조그만 소도시의 중심 호텔에 여장을 푼다.

내 방이 코딱지만하다.

그래도 싫은 내색않고 있는데 오빠가 심하다고 했는지 방을 바꿔준다, 3층에서 4층으로.

텐진이 밤에 맥주하잔다. OK~~바리.

천하부부의 나일에 대한 책이 화두이다.

맥주를 마시며 텐진과 나는 나의 짧은 영어실력을 탓하면서 불교에 대한 얘기를 했다.

대충 끄덕거리고 있으니 "리사 알아듣는거야?" 란다.

내가 웃으며 " 거의.." 라고하자 텐진이 아니란다. 나를 보니 20%밖에 이해 못한단다.

그래 나 영어실력짧다, 어쩔래~~씨………

그래도 우리는 마냥 즐겁다.

치어스~~도 텐진은 나의 눈을 바라보며 스페셜 치어스~~란다.

카르길의 밤은 매연과 함께 깊어간다.

나의 방 밖에서는 목욕물 떼느라 나무타는 냄새가 싫지않게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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