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남편은 지금쯤 혼자서 여유자적하게 늦잠을 자고 TV를 보거나 뒹굴고 있겠지.
잠무&카슈미르 지역으로 예전에는 잠무가 따로 분리되었으나 요즘은 한 주로 인정하고 있다.
파키스탄과 인도의 국경으로 분쟁이 심하고 힌두스탄과 이슬람교도들간의 분쟁이 일삼아지는
위험지역이다.
우리는 스리나가르를 가기 위해서는 이곳 잠무에서 일박을 하기로 했다.
잠무는 카슈미르 주의 겨울주도로서 여름엔 스리나가르가 주도이다.
스리나가르는 겨울엔 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구가 800만 정도로 밀도가 높은건지 상당히 복잡한 인상을 주었다.
잠무로 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만났다.
트레일러와 트럭이 심하게 부딪쳤는데 시간이 꽤 걸릴 줄 알았으나 예측불허의 인도도 변화를 주는지
30분 기다리니 해결이 되었다.
잠무에 들어서면서 교통의 요충지답게 일렬로 늘어선 트럭의 군단을 끝없이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많은 트럭을 본다는 것도 쉽지 않았다.
뿌옇게 일어나는 먼지에 우리는 베이지색 인간으로 변한 인도인들과 먼지를 뒤집어 쓴 버스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오빠가 화장실갔다가 칼로 무장한 시크교도들이 주길래 두말없이 받아왔다는 별사탕.
이슬람사원에 가면 심심찮게 받아먹을 수 있다.
건빵에 들어있는 별사탕과 같은 종류로 달콤한 설탕덩이다.
힌두사원이다.
잠무에 있는 3억3천명의 신을 모셨다는 사원으로 신발을 벗고 다녀야 한다.
그 많은 신이 어딨나….자갈돌들을 신이라며 계단식으로 시멘트를 만들어 박아 놓았다.
신이라기엔 너무 심하게 모욕적이다.
원숭이모양의 하누만 신이 여기저기있는데 갑자기 오공과 엘리엇님 생각이 나서 혼자 웃었다.
다니다보면 조블식구들 생각이 자주난다.
사진찍는 곳을 보면 수홍님생각, 꽃을 보면 비컨님과 은초롱님 생각..등등.
사원 안을 어술렁거리는데 옆에서 훅~하고 매실주 냄새가 난다.
부산서 오신 이샘 할아버지가 늘 약처럼 마신다는 손수담근 매실주를 마시고 나온 것.
내 코는 개코다….맡기에 좋은 냄새다.
더구나 거기서는…..인도의 향이란 들척지근하니까.
어젯밤이 비가 잠시 뿌리더니 아침엔 안개가 일단 드리워졌다.
창 가로 연두색에 주황색 부리를 한 앵무새 세마리가 날아다닌다.
그 중 한 마리를 포착…여행내내 이 앵무새를 여러 번 본다.
인도의 perrot이 유명한 이유를 알겠다.
호텔서 내다 본 바깥 풍경이다.
이 호텔에는 스카이라운지에 빙빙도는 남산타워같은 시설이 되어있는데
저녁을 멋지게 보내려던 우리에게 그곳은 술이 없는 멋대가리없는 라운지였다.
겨우 오렌지쥬스나 망고쥬스 정도.
그래도 4잔의 가격이 우리 돈으로 약 1만원 정도이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에궁~~재미없어, 게다가 식사를 하러 온 잠무의 상류층들에게 빨리 창가의 자리를
내어주어야만 했다.
눈치를 어찌나 주는지 쥬스만 먹고 버티기에는 나의 기가 덜 셌다.
이슬람교도가 대부분인 잠무는 술을 찾기가 힘든 곳이었다.
처음엔 돌아가는 라운지인 줄 모르고 내가 왜 이렇게 어지럽지? 넘 피곤했나?
하다가 소리울언니가 같은 발언을 하는 통에 돈다는 걸 알았다.
그 곳에는 잠무의 부유층은 다 오는 것처럼 보였다.
너무나 복잡한 잠무는 매연과 오토바이의 소음에 거리를 지나다닐 수가 없을 정도이다.
견과류가 유명해서인지 온 시장에 견과류가 넘치고 그 와중에 우리는 할디라는 율금가루를 찾아다녔다.
딱 한 곳에서 할디를 찾았다.
저것이 진정 율금가루란 말이냐~~일단 사고본다.
나는 관심도 없이 멀찌기 서 있는데 소리울언니가 4봉지를 사더니 하나준다.
아주 저렴하고 실패해도 아깝지않을 가격이다. 한봉지에 100원이다.
사진 아래 딱딱해뵈는 옥수수콩 같은 것은 홍화씨 정도에 해당한다.
뼈에 좋고 관절염을 예방한다나 어쨌대나…옆에 온 인텔리해뵈는 손님에게 물어봤다.
진갈색의 커피가루같은 것은 카레원료이다.
인도카레는 종류도 많고 맛도 달라 쓰임새가 조금씩 다르다.
이번에 알았는데 인도음식이 몸에도 좋고 세계적이라는 것이다.
카레가 좋은 요리재료는 확실하다.
짜파티에 찍어먹는 완두콩 카레는 정말 맛있었다.
멀미쟁이 오빠랑의 여행은 여러모로 신경이 쓰였다.
잠무로 가는 길을 비롯 늘 버스의 제일 앞좌석을 차지해야하니 어찌나 낯이 뜨겁던지.
단체여행에서는 서로 타인에게 양보를 해야한다.
우리만 앞 좌석을 차지하자니 진짜 속보이는 기분이었지만 덕분에 오빠가 멀미를 안했다.
잠무로 가는내내 졸았다.
졸다가 눈을 뜨면 아이들 생각에 머리가 복잡했다.
9월부터 내가 뉴욕으로 가서 3년을 아이들과 함께지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부드럽고 푹신한 큰아들의 손과 달콤하고 귀여운 입술, 둘째의 핸섬한 외모와 깨끗한 피부.
호수같은 눈을 지닌 천사표 딸의 생각에 잠시 눈물을 짓기도 했다.
여행시 비행기를 타는 순간 모든 걸 잊기로 유명한 내가 이번 여행에서는 아이들 생각에
그렇게 처음부터 편하진 않았다.
어쨌든 잠무에서 우리는 내일 그 길고도 긴 스리나가르를 향한 여정에 오른다.
여지껏의 여행일정은 앞으로 볼 여정에 비하면 새발의 피였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