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8일 강화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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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추리..꽃이 활짝이다.

어느 한모퉁이에 널려있는 원추리꽃이 신선하다.

강화로 넘어가기 전 김포의 언저리에서 찍은 사진이다.

덕포진 근처이다.

—–강화를 간다고 따라나서라던 희주의 청에 텅 빈 버스의 한숨이 생각나서

피곤한 몸을 끌고 아침일찍 버스주차장으로 나간 나는 그닥 후회는 하지 않았다.

구석구석 못 돌아 본 강화의 부분을 작가이신 이종원샘이 잘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런대로 꼼꼼하게 아기자기한 여행을 했다.

인원도 23명으로 딱 알맞은 숫자라 더욱 안성맞춤이었다.

이 작가는 한달에 한 번은 100명의 인원을 이끈다고 게다가 공지가 뜨면 바로

10초나 20분만에 그 인원이 예약이 끝난다고 한다.

놀러다니고픈 분이 도처에 깔려 있다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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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포진에는 손돌묘가 있다.

강화도로 피난 온 왕을 모시고 노를 젖던 손돌이 물살이 센 곳으로 자꾸 나아가자

그를 의심한 임금이 그를 참수하라고 했던 것, 죽으면서도 바가지를 물에 놔서

그 바가지를 따라가면 길이 나올 거라고 일러준 손돌의 충심을 늦게 깨달은 임금이

그를 기리는 묘를 여기에 만들어 준 거라고 한다.

덕포진은 좁고 물살이 세다.

손돌묘에서 잠깐 묵념을 한 후 발걸음을 돌렸다.

임자없는 무덤이라도 이렇게 잠깐의 묵념은 오히려 인사하는 자에게 복을 준단다.

그런데 하물며 역사에 남을만한 이야기의 주인공인 손돌씨에게 묵념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묵념 중에 편히 쉬시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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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 덕포진이다.

장마 중에 비가 안오는 날로 잡았다고 우리는 좋아했다.

알고보니 날더러 가자고 청한 희주가 그 모임의 중심에 있었다.

가끔 어울리지도 않는 행동을 하는 친구를 보면 의아하다.

마이크를 잡는 폼새가 예전에 강사였던 기억을 일으키는지 좋아한다.

예쁘게 뻗어있는 길을 따라 걷자니 어린이 집에서 나왔는지 여린 꼬마들이

인사를 까불거리며 지난다.

까르륵~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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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서대이다.

오른쪽은 범게이다.

눈이 확실히 박혀있는 범게가 우스꽝스럽다.

어시장은 언제나 주부에겐 활력넘치는 장소이다.

간장게장과 병어를 사는 사람들사이에서

난 그저 구경꾼이기만하다.

병어가 커다란 게 철인가보다.

1키로에 1만오천원이다.

키로에 두마리 반 정도 올라간다.

병어를 조려서 먹으면 맛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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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을 판각했다는 선원사지다.

그저 어디쯤이 대웅전일까..상상하는 건 우리의 몫이라고 그려보란다.

그 앞 우사에는 목탁소리를 낸다는 소들이 세 마리가 묵묵히 서 있다.

한 마리는 아기를 낳았는지 아기랑 뭉치고 앉아있다.

스님이 앞에서야 목탁소리를 낸다는 그들은 아무소리도 내지않았다.

눈이 순한 소들은 그저 조용히 우리를 쳐다본다.

뭔가 어수선한 그 절을 벗어나는 내 머릿속엔 어째서 여기서 팔만대장경 판각을 했을까

의아심이 든다.

팔만대장경을 보고 감동하던 순간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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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는 구석구석 볼 것이 많이 존재한다.

평소에는 전등사나 석모도의 보문사를 중심으로 외포리를 돌아 근처의 식당에서

밴댕이회나 먹던가 했었다.

강화도에 성공회에서 지었다는 1900년도의 사찰같은 성당이 있었다.

중국인들이 지었는지 중국풍도 은근히 들어 간 멋진 성당이다.

겉으로는 우리의 문화를 안으로는 영국의 종교를 어우러지게 만든 볼만 한 곳이다.

예쁜 장소이다.

연결되어있는 한옥은 철종이 잠시 머물렀다는 용흥궁도 아담했다.

강화도는 그러고보니 조선의 왕들과 많이 연결되어있다.

막연하던 강화가 내 맘에 친근하게 다가온다.

돌아오는 길엔 여독이 풀리지 않아서인지 많이 졸았다.

졸다가 마이크소리에 깨니 벌써 출발지로 도착이 가까워져있었다.

졸지에 떠난 짧은 여행이 그런대로 즐거웠다.

16 Comments

  1. 데레사

    2008년 6월 19일 at 11:30 오후

    리사님 얼굴이 오늘은 천진난만해 보여요. 소녀같다 ~~

    강화는 어딜 둘러봐도 역사를 품고 있는 곳이지요.
    1년에 몇차례씩 가지만 갈 때마다 새로운 느낌의 강화
    또 가보고 싶어진다 ~~
       

  2. 소리울

    2008년 6월 19일 at 11:54 오후

    좋았겠다. 가자는 친구도 있고..
    금방 뛰어갈 용기도 있고…
    강화, 목이 좀 나은게로군   

  3. 제임스

    2008년 6월 19일 at 11:59 오후

    안녕하세요 리사님
    평생 집을 못 짓는 새가 있답니다.
    낮에는 신나게 놀다가 저녁엔 추워서 내일은 꼭 집을 지어야지 하다가
    아침이 되면 다시 놀러나가 노느라고 못짓고..
    우리 삶의 모습하고 닮았지요
    새 사진을 봐서 그런가..그 생각이 나네요.
    다음엔 봉사하신 모습도 보여주세요 리사님 팬 더 많아지게요..
       

  4. Beacon

    2008년 6월 19일 at 11:59 오후

    원추리가 저렇게나 무리지어 핀건 첨 봅니다.. 이쁩니다.. 리사님도 이쁘공.. ㅎㅎ   

  5. 김진아

    2008년 6월 20일 at 2:17 오전

    아직…여행의 고단함이..남아있으신것 같은데..
    그래도..
    짧은 여행길이..
    박카스처럼..원기회복에 도움이 됐을것 같아요..

    ^^   

  6. 래퍼 金愛敬

    2008년 6월 20일 at 3:23 오전

    오동통한 리사님..반가버요~^^   

  7. Lisa♡

    2008년 6월 20일 at 3:35 오전

    데레사님.

    강화에 자주 가시는군요.
    늘 새롭다는 말씀이 와닿습니다.
    ㅎㅎㅎ..천진난만요?
    제가 쫌 그렇다고들..ㅋㅋ   

  8. Lisa♡

    2008년 6월 20일 at 3:36 오전

    소리울언니.

    가자는 친구는 한두어 명.
    왜냐하면 자기가 이끄는 모임인데 사람이 없으니
    나라도 불러 들여야 하잖아요.
    제임스님…ㅋㅋㅋ
    집 못짓는 새—바로 나네요~~후후   

  9. Lisa♡

    2008년 6월 20일 at 3:38 오전

    제임스님.

    그 새 말인데요~저 닮았습니다.
    이제 그만 놀고 이제 돈벌이해야지..
    하고는 또 놀고 돈은 못버는 그런 나랑요.
    꼬집에서 그렇게 핵심을 찌르니 뜨끔하지만
    참 좋습니다.
    봉사하는 모습요?
    그런 걸 어떻게…올려요?
    올리라구요?
    봉사하는 모습요————–일부러라도 사진찍어서요?
    아님 글이라도??네에~~알겠습니다.   

  10. Lisa♡

    2008년 6월 20일 at 3:38 오전

    비컨님.

    그렇쵸?
    저렇게 무리진 원추리 신기하지요?
    저도 첨입니다.
    오동통한 리사모습…좀 부었답니다.   

  11. Lisa♡

    2008년 6월 20일 at 3:40 오전

    진아님.

    아직 풀리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더욱 피곤하구요.
    자꾸 잠도 오고 말입니다.
    하지만 강화도는 잘 갔다온 거 같아요.
    다음 주는 광릉수목원 간다는데…글쎼–   

  12. Lisa♡

    2008년 6월 20일 at 3:40 오전

    래퍼님.
    사진이 조금 느끼하게 나왔네요~~
    언제 떠나요?
    합창말입니다.   

  13. 東西南北

    2008년 6월 20일 at 7:35 오전

    좋습니다.   

  14. Lisa♡

    2008년 6월 20일 at 7:55 오전

    동서님.

    좋습니까???
    후후후…….
    뭐든요?
    저도요.
    뭔가 내밀한 기분이..흐흐흐.   

  15. 테러

    2008년 6월 20일 at 8:28 오전

    강화도… 뭘 좀 알고 갔었더라면…ㅠㅠ   

  16. Lisa♡

    2008년 6월 20일 at 9:13 오전

    테러님.

    그러니까요.
    뭐든 공부한 만큼만 보인다니까요—
    저도 앞으로 어딜가든 공부 쫌 하고 가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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