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나이들고 싶다..(2)

(1)에 이어 소노 아야코의 글을 제가 제 형식으로 편집한 글입니다.

읽는 순간만이라도 약간의 깨우침이 있는 것…그런 이유로 글을 싣고 찾기도 하고

그렇게 조금씩 정화되어가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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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하는 말조차 주의할 것.

여러 명이 있는데서 한 사람만을 꼬집어 칭찬을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저 정도의 면밖에 볼 줄 모르는 사람으로 치부 당하거나

나머지 사람들에게 다른 실망감을 안겨 줄 수도 있다.

자식들의 경우도 한 명만을 칭찬한다면 나머지 자식은 무슨 꼴인가…ㅎ

칭찬을 할 때는 따로 조용히 불러서 당사자에게만 하는 게 낫겠다.

-평균수명에 오르면 공직에 오르지 않는다. 비교적 평균적으로 70세 이상이면

솔직히 언제 죽을지 모른다. 이념이 아무리 높고 깨끗하다고 해도 정치처럼 책임이

큰일은 나서지 않는게 본인이나 다른 사람을 위하는 길이다.

자신만 모르는 치매기가 있을런지 곰곰히 생각해보기 바란다.

50 이 넘으면 젊은 나이가 아니므로 항상 젊은이들에게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노인이라는 사실을 실패의 변명거리로 삶지 않을 것. ‘노인이니까’ ‘노인에게 무슨 말인가’

따위의 생각은 버려라. 노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 처음부터 사회적 계약에 기본을 둔

관계는 피해야한다. 책임을 회피해도 안된다. 잘못을 인정해야하고 일이 느리면 임금도

느린만큼 반만 받아야한다. 노인이라는 걸 내세워 대우받으려 한다면 오산이다.

건망증이나 허리의 불편함을 일일이 드러내는 일도 자기의 변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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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설문제에 너무 신경질적이 되지 말 것.

자고로 대변은보지 않아도 큰 해는 없으나 소변은 오랫동안 보지 않으면

해롭다라는 명확한 말이 있다. (양생훈) 변 한번 보지못한 걸로 야단법석을

떠는 노인은달리 생각할 게 없어 한가로운 생활의 정신적 빈곤을나타낸다.

대부분 식이요법으로 되지 않으면 기다리면 해결된다. 정신적인 문제로

첫 째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

-러시아워나 혼잡한 시간대에는 되도록 이동하지 말 것이다. 특히 짐을 들고

다니거나 어떻게든 다른사람들이 해주겠지..하는 근성은 버려라.

러시아워에 혼자 차를 탄다거나 복잡한 유원지나 백화점 세일 때는 가급적 피한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경우도 있고 문제는 다치기 쉽다는 것이다.

다치면 자기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 노인이다.

-우리 몸의 세포도 그러하듯 낡은 것은 새로운 것으로 바꿔야 한다. 일반적으로 물건을 하나사면

하나를 버리는 게 맞다. 자꾸 물건이 쌓이면 집안의 공기도 나빠진다. 쓸모없는 것을 버리고나면

공기가 많아져 젊어지는 효과도 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새 걸 사면 뭘해..라는 생각은 자신을

더욱 고루하게 만든다.신변소품은 가급적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정체된 자신에 활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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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 사이에 늘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이 갖고 있는 돈을 어떤 템포로 쓰는 것이

비참한 여생을 보내지 않는 방법일까에 매달리다가 갖고 있는 돈을 쓰지도 않고

궁색하게 살다가 가는 경우가 많다. 90세까지의계산으로 다 써버린다는 요량으로

그 후는 내 알바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그나마 능력이 된다고 하면

사회가 주는 것은 무엇이든지 받고보자라는 거지근성은 버리는 게 자기를 위해서도 좋다.

-화초 가꾸는 일만 하면 빨리 늙는다. 화초는 안이한 대지 위를 걷는 것과 같다.

거기에 비해 인간의 마음을 상대하는 일은 흔들리는 통나무 위를 걷는 격이다.

흔들리는 통나무는 심리적 반응, 튼튼하고 유연한 허리와 다리, 유연한 관절이 없으면

건널 수 없다.살아간다는 것은 사람들 가운데에서 더불어고민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새삼 이제와 철학책을 읽고 세익스피어를 읽으면 무슨 소용이야..라는 사람이 있다.

세익스피어작품 속에 함축된 의미를 알게 되는건 노년에만 누리는 특권이기도 하다.

세계정세든 세익스피어든 도전하라.

-뭔가 이루지 못한 과거가 있더라도 실패라던가, 유감이라는 말은 하지말자.

깨끗한 집에서 뽀송한 이불을 덮고균형있는 식사를 했다면 그야말로 대성공이다.

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사랑도 알게 되고, 자유롭게 다니며, 여행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독서를 했고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았다면 인생의 대성공이다.

그런 계산이불가능한사람은 도대체 그 나이가 되도록 뭐했냐는 비난도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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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먼저 죽더라도(남편이 먼저 가더라도)태연할 것.

사람 나름이지만 친구의 죽음에 별로 충격을 받지 않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젊은이들이야 친구의 죽음에 충격을 받겠지만 노화란 그런 느낌마저 덜 느끼게 하는

쓸쓸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와 몇 십년동안 같이 지내주고 살아줘서 고마워~

라고 마음으로감사하면 되는 것이다.

-지나간 이야기는 정도껏 한다.’옛날에 미인이었다’ ‘예전에 잘 나갔다’ ‘옛날에 여자들한테

한 인기를 했찌..’ 라는 이야기는 웃기기 위해 잠시하는 외에는 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반복되는

이야기는 상대를 지치게 하거나 관심을 나로부터 잃게 한다. 젊은이가 동석한 경우에는 젊은이에게

대화의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 올바르다.

-비바람을 두려워 하지 않을 것. 강풍이나 호우가 내리는 날은 노인뿐 아니라 다들 외출을 삼간다.

노인이라고 해서 자연현상에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는 없다. 약속이 있는데 비비람이 다소 분다고

약속을 취소하거나 하진 말라는 얘기다. 가끔은 노인에게도 어느 정도의 자극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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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을 가지자.

새벽에 일어나 우두커니 앉아있는 노인을 본다는 건 식구들에게도 좀 그렇다.

아니면 할머니의 이부자리가 새벽에 텅비어 있다면 그것도 허전할 것이다.

되도록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면 그만큼 허전할 시간이 줄어든다.

하지만 일찍 일어났을 때 한탄할 필요는 없다. 그만큼의 자유로운 시간을 즐기자.

-재미있는 인생을 보냈으므로 언제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할 정도로 심리적 결재는 해두자.

어떤 처지에도 마음을 열면 감동할 일이 생긴다. 정성으로 그걸 잘 찾아내어 음미하고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이런 걸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에 태어나서 좋았다’ 하는

마음이 들 것이다.

-늙어가는 과정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최후는 자연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한 입이라도 자연스레 자신이 직접 먹게끔 한다. 음식을 입에 대지 않을 때는 자꾸 한 입이라도

권한다. 점적주사(관을 통해 음식을 주입시키는 행위) 만은 금하는 것이 좋다.

인간이왔다가 자연스레 죽는 것이 이치이다.

죽음에 대해 일상에서 늘 편안하게 생각하며 친숙해지는 준비를 하자.

-노년의 가장 멋진 일은 사람들간의 화해이다.

26 Comments

  1. 흙둔지

    2008년 7월 8일 at 1:22 오전

    나이 든다는거 그거 별건가요…
    齊心澄慮(마음은 가지런히 생각은 맑게)란 사자성어처럼
    맑고 조금은 열정적으로 살아가면 문제 없지 않을런지…
       

  2. Lisa♡

    2008년 7월 8일 at 1:25 오전

    흙둔지님이야 별로 문제 없어요.
    음악과 모든 면에 그렇게 해박하신데
    뭘 노화가 침입이나 하겠습니까?
    나도 마찬가지예요–늘 즐거우니까요.
    그렇게 젊게 삽시다.
    하지만 피부가 쳐지고 눈꺼풀이 내려오고
    이빨이 시리고 이러는 거 노화맞지요?   

  3. Elliot

    2008년 7월 8일 at 1:45 오전

    50이 넘으면 항상 젊은이들에게 양보하자구여?

    No way, Jose!
    나 절대 양보 할 수 없슴. 그리고 안할 것임. ㅋㅋㅋ

       

  4. Lisa♡

    2008년 7월 8일 at 1:59 오전

    엘님.

    우리남편 닮았네요~
    합리적으로 …후후후
    엘님..지나친 자만은 아니지만
    적당히 알아 들으셈~~   

  5. 카타

    2008년 7월 8일 at 5:31 오전

    리사님 늙었을 땐…

    세상 또 변해 있을껄…?!! ㅎㅎㅎ   

  6. 東西南北

    2008년 7월 8일 at 9:39 오전

    위에 글을 읽어보니 제가 잘 할 수 있는게 딱 하나 있는데,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겁니다. 글구 50이면 이제 청춘인데, 누구한테 양보해여~~~?   

  7. 소리울

    2008년 7월 8일 at 9:55 오전

    그냥 살아보는게야. 계획은 무신….
    산다는 것만 , 오늘 살아있다는 것만 행복한 일이니까….

    내일 한 푼도 없어도 지금 다 써야 한다는 우리 남편말도 있네.ㅎㅎㅎ   

  8. Lisa♡

    2008년 7월 8일 at 10:32 오전

    카타님.

    내 늙었을 땐…변해있을까요?
    그래도 위에 열거한 개념들은 별로
    변하지 않을 거 같은데요….
    후후후.
    잘 지내시지요?   

  9. Lisa♡

    2008년 7월 8일 at 10:33 오전

    동서님.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오래자면 등이 아프더라구요.
    노화현상인가?
    50에 다 양보하라는 건 아니구요…
    가끔 양보하는 자세도 필요하다니까요—-ㅋ   

  10. Lisa♡

    2008년 7월 8일 at 10:34 오전

    소리울언니.

    계획은 없어도, 이거 읽을 때만은 잠깐..
    참 나….나이들면서 큰소리치는 양반들이
    꼭 있어요———-
    카타님캉, 소리울님캉…등등 생각이 안나네.    

  11. 데레사

    2008년 7월 8일 at 12:43 오후

    평균수명에 이르면 공직에 오르지 않는다.
    이말 깊이 깊이 새겨 봅니다. 나 말고 다른사람들이 좀 들어야
    할것 같은데 이걸 어떻게 전하나 하고 걱정도 해보고요.

    나는 이건 잘 실천하고 있는 사람중의 하나거든요. ㅎㅎㅎ   

  12. Lisa♡

    2008년 7월 8일 at 3:38 오후

    데레사님.

    요즘 정치세태에 맞는 말이지요?
    이상득씨나 이회창씨 말입니다.’
    그러나 저 또한 그들이 되어보지 않고는
    할 말이 없기에 묵묵부답합니다.
    데레사님이라도 실천하시니 얼마나 좋아요.   

  13. 광혀니꺼

    2008년 7월 9일 at 10:38 오전

    정말 이케 늙어가면 좋겠는데…

    날씨 더운데
    넘 시원시원한 글이네요.

    짱구 데리러 가야 하는데
    벌써 7분이나 오버햇는데
    암끗도 하기 싫네욤~
    ㅠㅠ;;

       

  14. Lisa♡

    2008년 7월 9일 at 5:17 오후

    광여사.

    짱구 데리러?
    대체 어딨다 갖다둔 거요?
    짱구야…………
    어이, 이모한테 온나.   

  15. 광혀니꺼

    2008년 7월 10일 at 12:52 오전

    ㅎㅎㅎㅎㅎㅎㅎ
    당장 데려다 줄수 있음…
    ㅎㅎㅎㅎㅎ

    우리 아파트 1층에 놀이방에 맡겻는데
    저녁에 퇴근하고 데리러가면
    할머니한테 딱 붙어서
    저한테 먼저오는 법이없습니다.
    꼭 오라고 사정사정해야 오니…원~
    ㅠㅠ;;

    어제도 더워서 잠을 못잔다고 어찌나 울어대든지…
    ㅠㅠ;;

       

  16. Lisa♡

    2008년 7월 10일 at 1:11 오전

    광여사.

    짱구만나게 해줘요~~   

  17. 김현수

    2008년 7월 10일 at 2:26 오전

    그냥, 마음을 비우고 살면 편하지요..

    근데, 꼬맹이 다리 아프겠네요.ㅎㅎ,   

  18. 광혀니꺼

    2008년 7월 10일 at 5:11 오전

    ㅎㅎㅎㅎㅎ
    근데 오늘은 낮술 생각나서
    어디론가 잠수를 타야것습니다.

    짱구~
    인수인계라…
    흠~
    은제든 코올입니다.
    ^^*

       

  19. Lisa♡

    2008년 7월 10일 at 5:39 오전

    현수님.

    저 꼬맹이요?
    글쎄요.
    지금 미국 뉴저지에 사는 아이인데
    저 덩치에 가야금을 한다고 하네요.
    아는 동생딸이랍니다.

    마음 비우는 게 됩디까요?   

  20. Lisa♡

    2008년 7월 10일 at 5:40 오전

    광여사.

    낮술??
    난 어젯밤에 어젯밤에~~
    아직 골골..합니다.
    아 목탄다.
    더우니 낮에 술 마시면 위험합니다.   

  21. 비누

    2008년 7월 10일 at 7:25 오전

    추꾹을 잊어버려서 다시 왔서
    추~~꾹!!!!!!!!!!!!!!! 굿데이..
    정말로 오랫만에 와서 집어가기만 합니다.
    좋은 포슬 감사해요…   

  22. 래퍼 金愛敬

    2008년 7월 10일 at 10:48 오전

    에고 곱게 늙기도 쉽진 않아요..ㅎ

    마저 업어가요~^^   

  23. Lisa♡

    2008년 7월 10일 at 11:32 오전

    비누님.

    추꾸욱~~~
    칭찬에 어데 몸두어야 할지..
    눈물이 주르륵~~
    집어갈 때 무거울라요.   

  24. Lisa♡

    2008년 7월 10일 at 11:33 오전

    래퍼님.

    패퍼님마저~~   

  25. Potpourri

    2008년 7월 10일 at 5:58 오후

    마지막 말이 참 좋습니다.
    재미있는 人生을 살았으므로…………
    늙어가는 과정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최후는 自然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가만이 음미해 봅니다.   

  26. Lisa♡

    2008년 7월 10일 at 9:12 오후

    포푸리님.

    별 거 아닌 것 같더라도 이렇게
    쌈빡한 이야기들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읽어보거나
    듣거나 생각할 수 잇다면 조금이라도 나은
    사고를 갖게 되어 사는데 훨 편리하고 스트레스도
    덜 받는 인간형이 되겠지요.
    자연적이라는 단어보다 좋은 단어는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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