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9일 놈놈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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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교묘함을 위장해 사람들 사이를 이간질하는 이들이 있다.

지나갈 수 있는 말도 상당히 심각하고 무게있게 어필하는 경우도 있다.

짧게 할 수 있는 말도 장황하게 하면서 말실수를 하는 걸 모르는 경우 또한 있다.

이 모든 것에 해당하는 사람이 가족 중에 있다는 건 큰 스트레스다.

다 보이는데 아닌 척하면서 혼자만 천사인 척하는 건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

아침부터 바빴다.

언니들이 下釜하고나자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자매들이 3명일 경우 같은 동네산다는 이유와 또는 비슷한 처지라는 이유로

그네들은 한 패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엄마가 없으니 난 많은 것이 불편하다.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도 내 편도 없다는 것이 허전하다.

물론 오빠들은 내 편이지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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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하게 지내는 현이가 오늘 캐나다 토론토로 2주간 여행을 갔다.

낮에 점심을 같이 했는데 그나마 요즘 통 못봤는데 간단하게 식사라도 하니

마음이 한결 편하다.

인생살이의 모든 일이 오는 것만큼 가는 게 있고 얻는 것만큼 잃는 게 있다.

오늘 본 영화에도 나온 말이다.

그녀도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들끓지만 많은 것을 잃는 중이다.

내보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가끔 맺고 끊고를 분명하게 해야할 때가 있는 것이다.

하긴 나도 그런 것 잘 못한다.

때로는 못하는 척하면서 잘할 때도 있긴하다.

식사 후에 88도로를 타고 신나게 오다가 갑자기 영화관으로 혼자있는 큰아들과 신랑을 오랬다.

그리고 웃끼는 영화를 보며 진짜 많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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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놈놈이라고 표현하는 방화인 그 영화는 정말 재미만 있었다.

감동은 한푼어치도 없지만억수로 웃기고, 상당히 시원하다.

통쾌한 액션이 있는만큼 잔인한 장면도 없잖아 있다.

반전도 있으며, 볼거리(의상, 배우들의 표정, 연기)도 많다.

송강호는 그만의 엉뚱한 캐릭터로 시종일관 웃게 만든다.

웃다가 아들과 나는 팔다리가 서로 바뀔 뻔했다.

이병헌은 잔인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킬러역인데 여지껏 그를 본 중에

연기가 제일 나았다.

살을 빼고 몸을 만들었는지 상당히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정우성은 그나마 젠틀하고 잘 생긴 외모를 내세우는데 그를 별로라 생각하는

나조차 나중에는 멋지다고 생각했을 정도이다.

그의 가지런한 이빨을 보며 미백과 치아교정에 얼마나 들었을까…를 계산했다.

말을 타고 달리는 액션과 잘 어우러지는 음악이 신났다.

옛날에 본 서부영화를 연상시키는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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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그 영화에서는 촬영이 상당히 잘 되었다는 것.

처음부터 끝까지 촬영이 누군지 궁금했다.

카메라를 최신 것으로 들여왔는지 촬영기사의 기술인지 모르나

정말 시원시원한 영상과 각도와 구성이 압권이었다.

우리나라 영화라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나중에 이름을 보니 촬영감독이 이모개였다.

절대로 잊지않을 이름이었다.

초등학교때 친구로 지내던 선희의 별명이 모개였다.

늘 모개야~모개야~라고 불렀다.

어쨌든 음악선택과 촬영이 마음에 든다.

아들은 송강호에게 웃긴다고 너스레다.

남편은 재미없다면서 핀잔이다.

핸콕보다 훠얼훨 나은 우리영화구먼…적어도 통쾌, 유쾌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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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언니는 딸만 4명을 두었다.

결혼 후 손자, 손녀가 8명이다.

자기 눈에 이쁘면 남의 눈에도 이쁜지, 못생긴 아이들도 다 이쁘다는 게 진짜

심할 정도이다.

작은 언니랑 나는 웃음을 참느라고 힘들었다.

올케는 갓 태어난 손녀가 그리 이쁜지 난리다.

보고싶어 죽겠단다.

미국에 있는 손녀를 보러 일 년에 두번 이상간다.

부산서 손자보고파 올라 온 우리엄마를 얼마나 박대했던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데

지는 너무나 보고파 죽겠다는 걸보니 망각도 때론 필요하다 싶다.

올케를 바늘로 한번 찔러보고싶은데 기럴 기회가 올런지~아마 바늘이 부러질 것이다.

아주 못생겼는데 그 복잡한 부엌에 커다란 탁상용 거울이 왜 있는지 모르겠다.

부엌에 화장품까지 진열되어 있는 걸 보니 그 집에서 거기가 가장 밝은 모양이다.

미국서 오던 부산서 오던 조카가 휴가나오던 모든 친척들은 우리집을 거쳐간다.

그러니까 숙소는 주로 우리집이다.

앞으로도 계속 그래야 할 것 같다.

6 Comments

  1. 八月花

    2008년 7월 30일 at 12:20 오전

    복 받을거유.
    난 내일이 시아버지 제사.
    항상 하는 생각인데..
    사실 저 세상에 계신 분들이 뭘 아실까.
    그나마 제사라도 안모시면
    가족으라는 이름으로 모일 기회가 한 번 더 줄어든다는것..
    억지로 의미를 부여하려 애쓰는 나를 보네요.

    외아들이면, 외며느리면
    그나마 잡다한 갈등에서는 벗어나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인간관계가 제일 힘든 팔월화 아침부터 넋두리 하고감   

  2. Lisa♡

    2008년 7월 30일 at 12:32 오전

    물론 제사는 가족들의 모임이 정답이라고 배웠습니다.
    돌아가신 분을 빙자한 친선이 우선이지요.
    참으로 합리적인 게 제사같아요.
    참고로 저는 외아들의 부인입니다.
    물론 시누이는 있지만 별로 어렵지 않구요.
    제사때 오지도 않습니다.
    어떨 땐 우리둘이 지내기도 하는데 별로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그래도 남편은 정성을 다해 지내는 걸 좋아하지요.
    저도 아무도 안와서 그런지 어렵게 생각지 않구요.
    인간관계요?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려운게 인간관계이지만 편하게
    생각하면 또 편해지더라구요.
    내가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만큼 상대는 관심이 없는 경우가 더 많거든요.
    헤헤—   

  3. ariel

    2008년 7월 30일 at 2:30 오전

    우리 집에 큰 바늘있어요.
    언제 필요하면 드릴께..ㅋ

    예전에는 다 참고 살았는데
    요새는 표현하고 사는 것도
    좋다고 봐요…   

  4. Lisa♡

    2008년 7월 30일 at 2:47 오전

    아리엘님.

    큰바늘보다 작은 퀼트바늘이 필요하구요.
    현재 몇 개있으니 괜찮습니다.
    큰바늘…ㅋㅋㅋ…허벅지 찌를 때 쓸까?
    옆에 서방님이 화낼라~~후후.
    요즘 우리신랑이 휴가거든요.
    아이들 학원땜에 어딜 못가고 대신
    돈은 굳었지요..뭐..없으니 마찬가지지만~   

  5. Beacon

    2008년 7월 30일 at 6:07 오전

    가끔 교묘함을 위장해 사람들 사이를 이간질하는 이들이 있다.

    지나갈 수 있는 말도 상당히 심각하고 무게있게 어필하는 경우도 있다.

    짧게 할 수 있는 말도 장황하게 하면서 말실수를 하는 걸 모르는 경우 또한 있다

    스스로는 전혀 모르는 경우도 있을거고.. 스스로 알면서도 계속하는 경우도 있을거고..

    어느 쪽이 더 미울까요? ㅎㅎ

    둘 다 똑~~같다…. ㅎㅎ   

  6. Lisa♡

    2008년 7월 30일 at 12:24 오후

    비컨님.

    맞아요~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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