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4일 에덴의 동쪽과 말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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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고픈 영화가 있다면, 아니 하나만 꼽으라면 ‘에덴의 동쪽’이라고

과감히 말할 수 있다.

여기저기서 구하려고 노력했음에도 에덴의 동쪽을 소장하는 건 불가능했다.

아이들이 새로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뭐냐고 물으니 존스타인백의 에덴의 동쪽이란다.

아스라하게 기억들이 몰려온다.

음악이 잔잔하게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매듭짓지는 못하겠지만 다락방이 갑자기 떠오른다.

명화와 명작은 시대를 초월하는 것이라는 진리가 새삼스럽다.

행복한 것들….원서로 그런 책을 읽을 수 있다니–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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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준이엄마가 내가 아이들하고 통화하는 걸 듣더니 놀라면서 어쩜

아들들한테 그렇게 다정하게 구느냐는 것이었다.

아니..왜 그렇게 말하는지 내가 되물었다.

아이들한테 고함지른 경험도 거의없이 키운다.

한때 동현이 엄마도 깜짝 놀라면서 아이들한테 그리 예쁘게 말하느냐고

자기를 반성한다고 했었다.

오늘 AB형의 그녀가 전화로 나로 인해 자기자녀들을 새삼 다시 대하게 되었다며

고맙다는 말을 전해왔다.

아이들한테 그렇게 따스하게 대한 적이 없었다는 그녀의 말을 들었다.

방학동안 아이들과 정다운 시간을 보내겠다는 그녀의 결심이 곱다.

현옥이는 자기 딸을 안아준 적이 없이 키웠단다.

아니 물고 빨아도 모자란 판에 이해가 안되었다.

내가 하는 행동을 보며 많이 반성했다던 그녀.

내가 잘 나서가 아니라 매사에 감사함을 갖고 산다.

아이들은 보석이고 내게 행운이며 신의 선물이자 나를 무엇보다 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어릴 때 귀여운 시절들이 얼마나 삶을 풍요롭게 했으며 날 사랑으로 충만하게 했던가.

늘 아이들한테 감사한다.

그런 아이를 주신 신께 정말정말 감사한다.

아이에게 향하는 무한하고 진정한 애정이 그들을 자신감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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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조금은 버라이어티했다.

2005년부터 내게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시누이가 뉴욕서 나오면서 생뚱맞게 청담동에 #을 하질 않나, 그러다 곧 접고는

아이들이 유학을 가고 친정엄마가 돌아가시고, 곧이어 하고프던 카페를 오픈했으나

오래하지도 못하고 그만두었다.

하지만 어울리지 않지만 하고픈 걸해봤다는 경험섞인 자조는 은근하게 자신감도 준다.

이제 가을부터 또 새로운 삶이 펼쳐질지 모르겠다.

어쩌면 뉴욕과 서울을 오가는 일이 생길지 모른다.

벤소니 일을 맡게 될 예정이다.

아이들도 뉴욕에 있고 나중에는 결국 뉴욕에 정착할 것 같은 예감이다.

얼마 전에 친구따라 점을 보러 간 집에서 날더러 뉴욕에 가면 돈을 벌텐데 여기서

뭘하냐고 하던 게 생각난다.

그러면서 서울과 뉴욕을 왔다갔다한다는 것이었다.

신기하다.

그렇다고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은 아니다.

그럴까 말까…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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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시작을 조슈아 벨의 멘델스존으로 시작했다.

햇살….청소…빨래…바이올린…전화수다…커피…

늘 고민의 와중에서 불안함을 갖고 살았다.

불안함은 인생을 살면서 알게 모르게 근원적으로 잠재해있다.

인간이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기에 그 불안은 어쩔 수없이 함께한다.

나만 불안한가?

남들은 뭐가 저렇게 술술 풀리는지..매사에 당황스럽기도 했다.

아이들과 있으니 그런 불안감도 깔끔하게 사라진다.

엄마가 불안해하면 아이들 정서에도 당연히 지장이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음악에 취하거나 행복한 생각 쪽으로

자꾸 가져가려고 노력한다.

어릴 때 엄마에게 이 다음에 커서 내가 엄마 금반지랑 금목걸이를 해주겠다고

장담하곤 했는데 뭘 믿고 그랬는지..그러나 말이 씨가 된다고

나중에 정말 엄마가 먹고픈 것, 하고픈 것, 입고픈 것..죄다 내가 다 해줬다.

자꾸 황당하더라도 목표를 상향조정해서 희망적으로 말하자.

입밖에 내는 게 유리하다.

그러다보면 진짜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8 Comments

  1. 테러

    2008년 8월 5일 at 1:52 오전

    자꾸 황당하더라도 목표를 상향조정해서 희망적으로 말하기….

    아멘입니다…    

  2. Lisa♡

    2008년 8월 5일 at 2:43 오전

    테러님.

    맞아요…그렇게 해보세요.
    김태희는 무리고
    이쁜 색시 얻을 거야~~뭐 이런 거요.   

  3. 와잇맨

    2008년 8월 5일 at 2:52 오전

    미국에 오신다고요
    대환영입니다
    직접 눈으로 보시고 백인 여자들과 어깨를 겨루시길~~
    놀고 먹는 못 사는 백인여자들 말고요
    사과는 사과 바나나는 바나나
    아마 체력이 좀 딸리실 걸요ㅎ
    일복 터졌어요 ^ ^   

  4. 八月花

    2008년 8월 5일 at 3:40 오전

    반성하고, 일단.
    난 애들 마구마구 혼내면서 키우는지라..

    새로운 일..
    아주 잘 하실거라 믿어요.

    좋겠다.. 어쨌든…

       

  5. Lisa♡

    2008년 8월 5일 at 8:17 오전

    와잇맨님.

    히히..저 체력하나는 끝내줍니다.
    그리고 소호에서 그냥 사무실에만 있으면 됩니다.
    하지만 저는 가기 싫어요.
    갈수록 한국이 좋거든요.
    제일 편하고 제일 만만하잖아요.
    확실한 건 집안 어른들하고 상의해봐야 합니다.   

  6. Lisa♡

    2008년 8월 5일 at 8:19 오전

    팔월화님.

    좋기는요?
    저는 서울이 젤로 좋습니다.
    그리고 떠나면 안되는 이유도 있긴 하구요.
    저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그리고 일이라고는 하지만 장미빛 청사진이 아니라
    그저그런 여기서 노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는
    일이거든요.
    고심 중입니다.
    아이들 혼내며 키우셨구나.
    저는 그 반대인데…에고 새벽에 동대문갔더니 피곤합니다.   

  7. 오공

    2008년 8월 6일 at 12:36 오전

    리사님 말이 다~~~~맞아요!!   

  8. Lisa♡

    2008년 8월 6일 at 11:46 오전

    오공…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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