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즐기는 포장법>
마지막이라는 말은 언제나 씁쓸하다.
8월의 마지막 날이다.
신경숙과 심윤경이 잡지에 기고한 글 몇 편을 봤다.
발리에 관한 책도 보는 중이다.
발리에 반해 발리탐구 중이다.
일어나자마자 곧바로 이불을 죄다 꺼내 호청을 뜯고 빨고
속의 솜을 놀이터에 내다말렸다.
호청에서 나온 실은 따로 보관해서 다시 쓸 예정이다.
날이 좋은 요즘 이불빨래해서 마당에 널기가 딱이다.
우리는 마당이 없으니 놀이터에 갖다 널었다.
남편은 테라스에 쌓인 낙엽덩이들 말끔히 정리하고 이불빨래돕고
딸이 지저분하게 팽개치고 간 방을 1시간반동안이나 정리했다.
<가끔 쓰는 포장지>
마더라는 영화를 보았다.
2005년도 영화인데 예전에선물받았는데 못보고 있었다.
충격적이고 파격적인 스토리지만 생각을 많이하게 된다.
나도 서서히 나이가 들어가고 마음과 애정에 대한 그리움은 여전하다.
젊은 남자에게 애정의 대상이 될 끈덕지라고는 없는60대 후반의 여성이
주인공이다.
그 나이에 나도 주인공이 되고싶다.
그 나이에 애정을 느끼고 멋진 남자더러 같이 자달라고 할 수 있을까?
각자 자기삶을 찾아 열심히 사는 자식들에게 짊이 안되어야 할텐데..
잔잔한 스토리 전개속에 사회문제가 들어있다.
<포장재료들>
산에 갈까하다가 깔깔한 모시이불을 덮고 책 서너권을 침대에 던져놓고
새로 읽기도 하고 어떤 책은 다시 읽었다.
그러다 내 소원 중에 하나인 짧은 새우잠을 아니 꽃잠을 자기도 했다.
길게는 못잤지만 흡족한 마음이 된다.
움베르토 에코의 책을 다시 끄집어 읽다가 그의 새로 나온 책을 사야겠다는
생각에 까지 미친다.
유난히 책에 인색해서 남에게 주는 걸 싫어한다.
책을 자꾸사다보니 놔둘 자리가 마땅치않다.
읽었던 책도 다시 읽고 내가 줄쳐 놨던 부분들도 다시보는 재미가 있어서다.
와인 놔둘 곳이 모자라 어느 아파트를 사서 와인만 저장해둔다는 신의 물방울의 저자들인
일본의 아기남매 생각이 난다.
사랑스럽던 여름날이 가는 중이다.
<올리브비누>
사람들은 날더러 언제 그리 돌아다니고
언제 영화보고, 책은 또 무슨 시간에읽고 친구들까지 만나고 여행을 간다는 말이
떨어지게 훌쩍 가버리고 실행에 천부적이라고들 한다.
솔직히 나는 머뭇거리거나멍한 시간이라고는 보내질 않는다.
할 것 다하는 것 같지만 시간은 남아돈다.
반찬도 다하고 이것저것 정리할 것도 많지만 늘 내가 게으른 기분이다.
저녁엔 때로 나가서 지인들과 술도 마신다.
이렇게 바쁘게 사는데 지방은 왜 안빠지는지 모르겠다.
조블은 시간이 날 때마다 순식간에 써버리고 안본다.
긴 글같지만 자세히보면 별로 알맹이가 없는 즉흥적인 글들이다.
알 사람은 알겠지만~
<다른 종류의 올리브비누>
옥수수알갱이를 넣고 현미밥을 했다.
감자를 갈아서 전을 부쳤다.
소금이 골고루 섞이지않아서 남편이 먹다가 짜다며 반 이상을 남긴다.
불고기는 다 먹어치우면서 … 역시 남의 살 편이다.
된징찌개에는 모시조개와 미더덕을 넣고 끓였다.
매일 된장찌개를 먹어도 물리지않는 건 된장이맛있기때문이다.
늙은 오이도 얇게 포떠서(?) 침기름에 무쳤다.
냉동실에 있던 두릎도 녹여 초고추장에 무쳐냈다.
몇 번 먹겠다.
생김치는 한포기(1/4)큰접시에 꺼내어 손으로 쫙쫙 찢었다.
못참고저녁을 먹고만다.
나의 각오는 언제나 먹는 것 앞에서 흐지부지해진다.
보미
2008년 8월 31일 at 3:03 오후
일등!!!!!
나의 각오는 언제나 먹는것 앞에서 흐지부지해진다
완전 100% 공감 합니다
낼 병원에 건강검진 하러 간다고 지금 금식중이라
왜 과일들은 더 눈에 띄고…
참 먹는것 앞에서 흐지부지 하는 이마음 어쩌면 좋아요
데레사
2008년 8월 31일 at 7:20 오후
언제나 먹는것 앞에서 각오가 흐지부지 해지는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그러는거지요.
사실 먹는재미 빼고 뭔 재미로 살아요?
흙둔지
2008년 8월 31일 at 9:20 오후
사람이 마리지요 너무 열정적이다 보면
살은 당연히 도외시 된답니다.
열량문제만 따져도 답이 금방 나오지 않나요? ㅋ~
삐쩍마른 리사는 연상이 안되는데…ㅋ
그런데 노각을 참기름에?
새콤달콤해야 제 맛 아니던가요?
하긴 뭐 입맛이야 각각이니까…
그러나 저러나 뇨자는 아무리 늙어도
죽을 때까지 뇨자랍니다…
Lisa♡
2008년 8월 31일 at 10:51 오후
보미님.
금식할 때는 더 눈에 먹는 것만 보이죠?
저는 특히 한국토종이라 그런 음식들 앞에선
더 꼼짝마라예요.
뭐..깻잎, 매실장아찌라든가 우거지푹 삶은 것이라든지…ㅋㅋ
ㅎㅎㅎ
보미님.
걍~생긴대로 살다가 죽을까요?
Lisa♡
2008년 8월 31일 at 10:52 오후
데레사님.
데레사님이야 딱 보기좋은 체형인데요.
할머니되면 그 정도가 딱 좋은 것 같아요.
건강해뵈고..
먹는 재미가 사람이 살아가는 3가지 재미 중에 으뜸이지요?
히히히—–이러면 안되는데~
Lisa♡
2008년 8월 31일 at 10:54 오후
흙둔지님.
노각에 고춧가루, 깨, 간장약간, 참기름 약간, 식초약간..아닌가?
나는 그렇게해서 먹는데–
그럼 오늘은 식초와 고춧가루와 마늘, 꿀쪼꼼 넣고 무쳐볼까요?
노각이 또 있거든요.
저는 얇게 채쳐서 무치거든요.
아~~침이 돈다.
마름 리사는 매력이 없을까요?
마르면 안되겠네.
열량문제?——-알코올?
흑둔쥐님.
오드리
2008년 9월 1일 at 6:57 오후
저렇게 차린 밥상 앞에서 참는다면 죄악아닐까………참지마요. 충분히 예쁘니까.ㅎㅎ
흙둔지
2008년 9월 1일 at 9:42 오후
아니 이기 모야~?
쥐???
U~ c~~~
글고 노각은 고추장이 들어가야 제맛인데… 간장???
여튼 문디들 입맛은 알아줘야 한다니까요…
뭐 내 말이 틀렸으면 틀렸다고 해보소!!!
험험~ 올만에 복수한 기분이넹… ㅋㅋㅋ
Lisa♡
2008년 9월 1일 at 10:55 오후
오드리님.
땡큐~~~소 마치.
ㅎㅎㅎ—죄악 ㅋㅋㅋ
Lisa♡
2008년 9월 1일 at 10:56 오후
흙둔쥐님.
노각에 고추장 넣고 해보리다요.
내가 노각무침에 대해선 잘 몰라요.
문디하고 노각하고는 * 개.
나 이북내기~~후후.
참나무.
2008년 9월 2일 at 2:32 오전
신문지로 포장하는 조카가 있어요 – 리봉은 절대 사양하고^^
Lisa♡
2008년 9월 2일 at 3:02 오후
참나무님.
저도 꽃은 신분지로 포장하지요.
또 누런 보리종이도 이용하구요.
하여간 휘황찬란한 포장은 별로에요.
뜯기에도 아깝짆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