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일 피오나 슈렉과 조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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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뜨니 비오더라.

꿀꿀하다는 문자가 처음으로 왔다.

고스톱치기 좋은 날이란다.

섹스하고싶은 날이란다.

집에서 온종일 TV보고 뒹굴고프단다.

슬리핑데이란다.

낮부터 술마시고픈 날도..

울고싶다.

…………뭐, 대충 이런 문자를 받았다.

나는 아무 생각도 없다.

다만 세탁소 가야하고 우체국가서 미국에 축구화부치고 전화 장기정지시켜야 한다는 것.

참……….이그 비닐장갑 다 썼는데 모르고 안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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퀼트로 파우치 만들다가 내가 읽은 소설 이야기로 퀼트멤버들 즐겁게

감동시키다가 오후가 되었다.

장화를 샀긴 샀는데 신은 적이 한번도 없다.

야밤에 전화로 누군가를 불러냈다.

2명의 여성이 등장했다.

우리도 참 …일반적인 수준은 넘어선지 오래다.

장화신고 물이 많이 고인 쪽으로만 걸어서갔다.

날더러 몇 살인데 장화를 신느냐고 빈정거림이 들려오지만 고개하나 까딱않는다.

너희들이 장화 신어봤어?

안 신어봤으면 말 하지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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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했다.

고백이다.

술 쫌 마셨다.

우연히 슈렉과 마주쳤다.

늘 대화의 기본이 5가지 단어나 귀절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의 진솔성에 놀랬다.

진솔함, 또는 진실함만이 사람사이를 친구로 만든다.

백날 만나봐야 진실이 없는 애랑은 절대적으로 친구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

진실함이나 자기 이야기의 어느 정도를 털어놓지 않는 사람과는 우정은 존재않는다.

불변의 원칙이다.

그런 사람치고 친구는 없다고 보면 된다.

주변에 친구가 없는 사람을 보라…진실이 결여된 인간이 많다.

돈많이 벌어도 주변에 변변한 친구가 없다는 건 불행이다.

슈렉이 진실을 토하기에 오늘은 피오나가 잠시 되어 귀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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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러리…

좋은 말이다.

들러리라도 설 수 있을 때가 행복한 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기들끼리 짜고치는 고스톱에 서는 들러리는 쓴 맛이다.

상종의 맛을 잃게 한다.

뭐가 답답한데….

나는 늘 들러리를 사양한다.

아직은 적어도 아직은 들러리 설 기분이 아니다.

나는 들러리는 지겹다.

들러리도 재미있는 자리만 서고싶다.

관심도 없는 자리에 서는 들러리는 고충이다.

차라리 잠이나 자겠다.

것뚜 날 속이는 약간의 %가 있는 장소는 질색이다.

그런 일이 발견되면 ‘캐안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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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의 하악하악에는 외로움에 대한 짧은 이야기들이 몇 편있다.

나도 낙엽을 보며 아름다움에, 시간의 정처없음에 탄식할 때 옆에서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의 친구…외롭다.

동막골을 보며웃고있다가 팝콘의 환희에 젖을 때 코고는 친구.

외롭다.

실컷 인생무상에 대해 이야기할 때 조용히 고개숙이고 듣다가

‘우리 닭발 먹을래?’

외롭다.

비오는 날..나와서 같이 우주족이 기꺼이 되어 줄 친구하나없다면

그건 더욱 외로운 일이다.

내일 약간의 관심과 아주 지대한 철이 든 사람인 조블러들과 만나기로 한 날이다.

마음에 드는 건 셋 다 비가와도 말없이 진행한다는 것이 더 마음에 든다.

섬으로 간다.

그 섬에 내가 있다.

내일 그녀에 대한 글을 쓸 예정이다.

7 Comments

  1. Beacon

    2008년 9월 1일 at 4:28 오후

    이외수는 몰겠구..

    그래요 난 진실이나 진솔이나 그거 못해요.. 그렇지 못해요..

    그럴 한계를 넘었어요.. 쪽,, 팔려서..   

  2. Lisa♡

    2008년 9월 1일 at 10:53 오후

    비컨님.

    뭐가 대체 쪽팔린다는건지?
    다 털어버려요.
    이 세상에 나쁜 짓만 하지않으면
    쪽팔릴거이 있나요?
    하긴 나름대로의 생활과 관습이나
    사고가 있으니까…..ㅎㅎ   

  3. 와잇맨

    2008년 9월 2일 at 12:35 오전

    섹스하고싶은 날이란다
    낮부터 술마시고픈 날
    고스톱치기 좋은 날

    세상 참 좋아졌네요
    대한민국 태평 천하 여인 천하
    불쌍한 남자들
    죽으면 죽었지 안 가    

  4. 와잇맨

    2008년 9월 2일 at 12:40 오전

    진짜 수십년만에 보는데요
    어떻게 그러구 산데요
    재주도 좋아들 ~~~ ㅎ   

  5. 지안(智安)

    2008년 9월 2일 at 12:06 오후

    어제처럼 온종알 비오는날은 뭘해두 어울린다?
    그렇기두 하겠네..

    비오는 밤풍경 참 근사하네요!
    음주운전 할때 찍어야 저런 장면 나오겠군..흠..알가쓰..

    혼자만 좋은거 다할려구 쬐끔두 속안주는 사람들
    그속은 우찌 생겼을지 참 궁굼하죠.

    내일 철든 사람끼리만 논다구요?
    철안든 이사람 무지 부럽네예..
       

  6. Lisa♡

    2008년 9월 2일 at 2:59 오후

    와잇맨님.

    코끼리다리만지기식의 폄하된 발언은 쫌…
    대한민국 여자들을 다 그렇게 보심 저 맞아죽습니다.
    그리고 다 여자의 말로만 보지 마시길~
    남자의 말도 있거든요…………..^^*
    살기 좋아진 건 사실이구요, 미국보다 한국이 요즘은
    더 좋아졌고 살기에도 훨 편해요.
    어른들도 아이들처럼 여기서 잘 사는 사람은 거기서도 잘 살고
    거기서도 잘 사는 사람은 여기서도 잘 산다고봐요.
    어디서나 힘든 사람은 마찬가지로 다 힘들겠지요?
    ㅎㅎㅎ…고정하시옵소서~~   

  7. Lisa♡

    2008년 9월 2일 at 3:00 오후

    지안님.

    긍정적인 사고로 접근하시는 지안님..
    보기에 참 좋습니다.

    속이 어찌 생겼든 사람과 멀어지는 거지요.

    저는 철 안 들었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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