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엄마 광여사는 나와는 집거리가 반경 3km정도안에 살기 때문에
우연찮게 자주 마주치게 된다.
인연의 고리는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지만 우연히 만나지는 것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늘은 작정하고 그녀가 시간을 내라고했다.
아침 10시에 데리러 온 그녀와 나는 14시간 후에 헤어졌다.
우리는 승마랜드로 해서 제,대부도를 거쳐서 아름다운 가을의 초입 하늘을 만끽하면서
길고 긴 길을 누볐다.
운짱으로서는 그만인 그녀를 안다는 건 내게는 행운이다.
나보다 훨배 어린 그녀는 키도 나보다 크고 머리숱도 나보다 많다.
철도 나보다는 서너배는 더 들어서 늘 모르고 언니라고 부를 뻔 한 적이 여러번이다.
그릇이라는 걸로 저울질하자면 그녀의 그릇은 대야만하고 나는 종지다.
불교신자가 된지 3년이라는데 내가 느끼기엔 곰삮은 불교신자로 10년은 넘어 보인다.
그 정도로 깊은 그녀이다.
그런 그녀가 선택한 장소는 기대이상의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승마랜드다.
대부도에 위치한 승마랜드는 체험장도 되고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언제나 찾아가도 주변의 경치를 비롯해서 쉴터를 제공한다.
시뮬레이션승마체험도 할 수 있게 해주었는데 보기보다 말안장에서 타는
기분은 알싸했다.
치마를 입고도 경험을 위한 호기심때문에 타보고 마는 리싸.
한적한 레스토랑도 우리만 차지하기엔 컸지만 김치전골(9000원)과 뚝배기불고기(1만원)
을 시켜 맛있게 무친 조개젓과 깔끔한 깻잎등…마음에 들었다.
커피도 직원들이 타먹게 해둔 일회용 커피를 타서 시원한 그늘로 옮겨 마실 수 있었다.
말……..반했다.
하지만 생기없는 말의 눈빛이인간이 동물들에게 가하는 가학적인 취향에 슬펐다.
어쨌든 말은근사한 근육을 갖고 있는 멋진 동물이다.
휙 지나쳐버렸다가 다시 컴백해서 들어 간 염전.
소금팝니다.
소금을 사려고했다.
한국소금이 제일 좋다는데 일반인인 우리가 사면 소금을 3년 정도 묵혀서
간수를 빼야 한다고 해서 사기를 그만두었다.
염전은 인간적인 장소로 보인다.
뭔가 그리웁기도 하고 거부하기도 뭣한 생활속에 끼여있는 그런 곳.
천일염.
소금을 살 걸 그랬나?
염전을 보니 차마고도 생각이 났는데 집에 들어오니 차마고도가 방영되고 있었다.
전곡항.
한가로운 나룻배들과 섞여있는 요트 몇 채.
전곡항은 대부도와 제부도 사이에 있는 항구인데 조그맣다.
어디가 항인지 모를 정도이다.
근처에 재미난 이름의 섬이 있었는데 가려다가 지나쳐 버렸다.
메추리섬, 쪽박섬, 누에섬.
처음의 계획대로 우리는 강화도의 석양을 보러 먼 길을 다시 달렸다.
가는동안 뒷좌석의 누군가는 눈감고 잠시 졸더라.
수삼철인지 수삼이 싱싱하게 나와있었다.
사진은 6년근이다.
다른 것을 사면서 수삼뿌리를 얻어서 내 입에 넣어주는 광여사.
썼다.
마침 근처에 2,7장이 섰다.
내 특징은 시골장만 보면 약간의 광분끼가 도진다.
우리동네랑 가격비교를 대충하니 50% 정도 차이가 나는 게 많았다.
우씨….이리로 이사올까나?
일몰시간을 맞추기 위해 시장을 돌고 (마당쇠가 짐을 다 들어주었다)
일행은 적석사로 향했다.
일몰이 유명한 곳이란다.
지는 해.
사진작가들이 분주히 셔터를 누른다.
지는 것의 미학을 발견이라도 하려는 듯 찢어지도록 쳐다본다.
그리고 붉게 물들 바다.
섬에 가려 그것은 감상하지 못했지만 주홍바다를 연상하며어두워지기 전에
하산하여라…
그리고
밤길을 12km달려서 생각보다 좀 후진 외포리에 도착했다.
유명해지는 장소는 당연히 그만큼의 보상을 안겨준다.
그옛날 한적하던 외포리는 싸구려 횟집들로 즐비했고 입맛이 뚝 떨어졌다.
만들어도 날림으로 만드는 가게들하며 싸구려 간판들과 비닐천막들이 슬프다.
하지만 그 중에도 그럴듯한 집 하나있어 다리를 푼다.
가을전어.
9월 초에 맛보는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전어는 기름이 올랐다.
그리고 첫경험을 위한 밴댕이무침.
돌아오는 길 말없는 뒷좌석의 마당쇠역의 그가 엄청 웃겼다.
차 안에서 맛보는 자작매실소주…크으….
광혀니꺼
2008년 9월 3일 at 1:07 오전
첫경험 탓일겁니다.
ㅎㅎ
흥분한 것이…
ㅎㅎ
쫓아 올라…………….
36계.
Lisa♡
2008년 9월 3일 at 1:33 오전
오해할 소지가 다분하군..
여기서 말한 첫경험이라함은..
음……….밴댕이를 처음 먹는다는 말입니다.
여러분….저랑 ‘ㅇ’가 처음으로 밴댕이를 맛본 날.
광여사 얘기를 보니 야릇해서요~~
八月花
2008년 9월 3일 at 3:13 오전
참..
많이도 돌아다녔네요..
"ㅇ"이 누구신지 알구시퍼.
나의 이웃도 되시나요?
궁금한 거 무지 많은데..ㅎㅎ
밴댕이..
요즘 집에서는 안굽는다는데…
ㅋㅋ
다시 오믄 어쩌라구?
디포리가 밴댕이 말린거라는데
맞는지 몰겠네요.
국물 낼 때 쓰는 넙적한 멸치 같은 거.
제부도 입구에서 두 시간 줄 서보고
그 후엔 안가봤네요.
가고싶다..
지금이라도 갈까?
같이 또 갈래요?
Lisa♡
2008년 9월 3일 at 7:23 오전
팔월화님.
ㅎㅎㅎ..’ㅇ’는 이웃 아닐 겁니다.
왜냐하면 3-4명 정도랑 밖에 인다니거든요.
어제 물어보니까, 12명이 이웃인데 가는 집은 한 달에 한 번꼴로
3-4집 정도 다닌대요.
저한테도 잊을만하면 들어와요.
그런데 첨에 아주 친해질 정도로 편하고
착하디 착해서요///친하게 지낸답니다.
그런데 1/4분기식 만남이 편해요.
것두 여러명 같이…3~5명 정도.
제부도는 이제 섬이 아니더군요.
거기말고 다른데 가야해요.
담에 데꼬 갈까요?
나이테
2008년 9월 3일 at 10:45 오전
하이그 참….
나이테의 고향 바닥에서
말달리고 난리가 났었군요.
조위에 아래에서 세번째 사진에~
나이테네 집도 보이네요.
대부도 / 영흥도에 가시면 다른거는 몰라도
포도는 꼭 사오세요.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달콤함.
Lisa♡
2008년 9월 3일 at 11:19 오후
나이테님.
그러잖아도 가는 곳마다 포도밭에 포도상점에
포도투성이더라구요.
그랬구나..
그동네 출신이시군요.
그럼 서해사나휘?
나이테님.
방가버요~~~~~
데레사
2008년 9월 3일 at 11:26 오후
리사님.
짱구엄마와 좋은곳 다녀오셨네요. 제부도 대부도를 거쳐서
강화외포리까지 참 먼곳까지 하루에 다녀오셨네요.
밴댕이회는 나도 외포리에서 딱 한번 먹어봤어요. 맛좋던데요.
강화의 일몰이 너무 곱다 !!
Lisa♡
2008년 9월 4일 at 3:03 오전
데레사님.
다음에 갈 사람 요기요기 붙어라하면
데레사님이 제일착으로 붙을 거 같네요.
짱구엄마랑 가면 든든해요.
어찌나 믿음직한지.
덩치말고 성품이…제가 편해요.
언제 강화일몰 보러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