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3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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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나절에 산초장아찌를 담았다.

산초를설렁설렁 헹궈서 물기를 빼고 간장과 물을 1:1비율로 넣어 식초와 유기농 설탕을 조금

넣어서88끓여서 식혔다.

식힌 간장물을 잠길듯하게 부어 산초 장아찌를 처음으로 해보는 내가 스스로 귀엽다.

산초는 추어탕 할 때 갈아서 넣는 특유의 맛이 있는 열매로 생선요리나 식사시에 새로운 요리로

옮아갈 때 입맛을 바꾸기 위해서 또는 깔끔한 요리의 마무리를 위해 곁들여 나온다.

그때의 톡쏘는 그 깨무는 맛이 괜찮았던 기억으로 장아찌를 담는다.

따로 조금 떼어내어 생선조릴 때 깔고 조려보려고 비닐에 담아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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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시누이 친구가 나이도 젊은데 남편이 자다가 갑자기 저 세상으로 갔었다.

조금 지난 오늘 그 친구가 우리에게 식사 대접을 하겠다는 날이다.

황포나루로정했다.

깔끔한 상에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이 그 친구에게 부담도 덜 줄 듯해서이다.

어디하나 버릴 때없는 그녀를 보면서 참 차분하고 어른스럽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요즘은 동양자수에 빠져서 함을 만들고 있단다.

나도 솔깃해진다.

나는 어울리지 않게도 바느질을 좋아한다.

남양주에 사는 그녀에게 가서 한수 배워볼까하는 또 발동이 걸린다.

그녀는 너무나 재주가 뛰어나 인간문화재가 제자로 들어오라고 했단다.

남편에 대해서는 서로가 묵비권.

그다지 잊기에 힘들어 보이지는 않는다.

나이 차가 좀 낫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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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옥이가 내가 자른 머리를보고 구태여 자기도 잘라야겠다면 데리고 가란다.

나의 업보이자 굴레인 그녀.

에고….마음 약한내가 지고만다.

꼭 제대로 잘라놓으면 엉뚱한데 가서는 양배추 머리를 해가지고 나보고 되돌려달라고

맨날 저 난리니..친구도 잘 사귀고 봐야한다.

그러더니 가는 길에 돈걱정한다.

1만원이면 충분히 자르는데 비싼데 가서 불안하단다.

얼마 전 생일선물을 모르고 그냥 지나갔다.

미안한 마음에 내가 잘라주겠다고 마음에 없는 말을 해버렸다.

자르고 난 그녀…입이 귀에걸리더니

앞으로 땡빚을 내더라도 적금을 깨서라도 여기서 잘라야겠다고 호언장담이다.

곧 한달 지나면 원위치 할 거면서 늘 큰소리는…

푸스스하던 머리가 깔끔해지고 세련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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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혼자 힘으로 공부한다던 조카가 7년반만에 입국했다.

금의환향이라고도 할 수 있는게 100만원 달랑 들고가서 순전히 자기 힘으로

고독과 싸우면서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하고 지금 마취의 공부 중인데

이제 이룰 것도어느 정도 이루었고 출입도 자유로워져서 나온 것이다.

언니가 첫대면에 얼마나 울었을지는 상상이 간다.

그 조카가 ‘더 비치’라는 영화를 상당히 좋아해서 10번도 넘게 봤단다.

위험하지만 날더러 푸켓의 피피섬으로 가잔다.

돈도 없을텐데 모은 돈으로 엄마랑 이모를 위해 쓰겠단다.

적잖게 고민이 된다.

벼룩의 간을 빼어 먹어야하나, 아님 내가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지출해야하나..

딱 안갔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그 착하고 모진 것이 가자는데 금방 발리갔다온 뇨자라 말하기도 뭣하고~

우야던동 복터진겨~~~

14 Comments

  1. 흙둔지

    2008년 9월 4일 at 4:02 오전

    좌우당간 그 역마살…
    우야던동 복 터졌다니… ㅋㅋㅋ
    그란디 여주가 벌써 저리 속을 헤벌레 벌렸씀꽈~?
       

  2. Lisa♡

    2008년 9월 4일 at 4:04 오전

    둔쥐님.

    네———-
    나 역마살 어디가도 없다던데?   

  3. 흙둔지

    2008년 9월 4일 at 4:11 오전

    쥐라고 하쥐 말라고 경고혀는디… 또 쥐~?
    집앞을 쥐똥나무로 도배를 해 놀까부당…
    뭐 역마살은 아무나 있남…ㅋㅋㅋ
       

  4. 김진아

    2008년 9월 4일 at 6:29 오전

    그 착하고 모진것…
    끝줄에서 완전히 뒤집어져서 웃었어요..
    ㅎㅎㅎ

    복이세요..그럼요..다녀오셔야지요..

    귀한 조카분인데요..
    ^^   

  5. Lisa♡

    2008년 9월 4일 at 7:35 오전

    흙둔쥐님.

    아참…둔지님.
    앞으로 약간 삐딱선 탈 때마다 둔쥐로 둔갑합니다.
    어쩔 수가 없어요.
    둔쥐 얼마나 정답습니까…?
    싫다고요?
    네에~~싫으면 말아야지요.
    쥐똥나무도배 괜찮을 거 같네요.
    해봐봐요~~~ㅁㄹ.   

  6. Lisa♡

    2008년 9월 4일 at 7:37 오전

    진아님.

    얼마나 모질면 그 타국만리에서 부모도움없이 혼자서
    공부하고 취직하고 또 석사도전하고…참
    내 조카맞나 모르겠어요.
    잘생기긴 얼마나 잘 생겼는지…릭윤닮았답니다.
    키도 182cm에 핸섬하구요.
    그동안 고생을 얼마나 했는지 삼겹살도 한 번 제대로
    먹질 못했다고 하더군요.
    이제는 월급도 많이 타고 그 돈으로 공부를 계속하지만
    잠도 하루에 3시간 정도만 자고 공부, 직장 다 하지요.
    내가 어른으로서 미안키만…   

  7. 김진아

    2008년 9월 4일 at 7:48 오전

    아, 산초장아찌..기필코 메모..기억으론 요즘 통 감당을 못해서요..ㅎ
    이모에게 부탁했어요..산초..
    둘째 내려갈때..보내달라고요..
    식초넣은 식힌 간장물을..산초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냥 깻잎을 저도 간장물..시큼약간 달큼한 간장물에 담그거든요..

    이렇게 새로운것..배우는것..
    블로그가 ..참 많은 일들을 만들어 줍니다.
    …   

  8. Lisa♡

    2008년 9월 4일 at 8:46 오전

    진아님이 모르는 장아찌도 있네요.
    저도 모르는데 그냥 그렇게 담아봤습니다.
    벌써 까맣게 변했어요.
    식당가도 까맣더라구요.
    소금물에 하면 제색깔 나겠지요.   

  9. 광혀니꺼

    2008년 9월 5일 at 2:28 오전

    조카님 말입니다.
    정말 대단해요.
    그날 여러번 통화하면서
    자랑하던 조카님~
    오래도록 건강하게
    오래도록 명예롭게
    잘 살아나가지길…

       

  10. Lisa♡

    2008년 9월 5일 at 1:12 오후

    광여사.

    어디서든 자랑할 만한
    대한의 건아지요.
    요즘 그런 애들이 없으니까요.
    자기 힘으로…
    에구 고생 얼마나 했을까…   

  11. chris

    2008년 9월 6일 at 10:59 오전

    음~ 한참~~~오늘 광주 (경안) 뒷산올라 산초를 잔뜩 따같고,,,나두 그대루 담갔는데…암튼 또 기대해보자…산초 장아찌라곤 여기저기 뒤져도 없어서,,,여기서 배운대루 …암튼 또 기대 한다.   

  12. Lisa♡

    2008년 9월 10일 at 6:12 오전

    크리스님.

    지는 마…그냥 해본건데
    어짜까나….미안시러버서.
    잘못되면.
    간장국물 두세번 더 끓여서 식혀 부으세요.   

  13. chris

    2008년 9월 11일 at 1:40 오전

    간이 안 배는것 같고 걍 산초 따로 간자 따로 ~~~ㅎㅎ함 더해봐야징,,,울 마님 어디서 들은소리냐구 …이궁,,,   

  14. Lisa♡

    2008년 9월 11일 at 2:36 오전

    크리스님.

    ㅋㅋㅋ—–난 괜찮은 것 같던데.
    그러니까 자꾸 그 물을 다시 끓여서 3번 정도 식혀서 붓고
    그러는걸 시간차로 아니 날자차로 해봐바여~~
    에고–나를 따라하기는….나도 이 건 첨인데….아님 식초에 하던지.
    하얗게 소금하고 식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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