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비치라는 영화가 아니었어도 또 떠날 생각은 하지 못했으리라.
조카는 비치의 광팬으로 20번 이상 그 영화를 봤으며 모든 대사를
다 외우는 정도였다.
우리는 더 비치의 히든 파라다이스를 향해뇌운이 끼어 비가 엄청
퍼붓던 말던 디카프리오의 발자취를 따르기로 했다.
본래 일행은 조카형제 둘, 언니랑 나..이렇게 4명이 출발인원이었다.
태국은 사막총리를 몰아내기 위한 데모가 한창이고 여행자제국가로 얼마 전
푸켓공항이 점거되어 마비되는 등..문제가 많은 나라였다.
국가적인 문제도 있지만 갑자기 언니가 못가게 된 것이다.
여권에 문제가 생겨서 출국을 할 입장이 아니었다.
게다가 큰 조카까지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 나갈 수가 없었다.
딸랑~~둘이서?
그래도 뉴욕서 여기까지 온 조카는 감행하잔다.
O.K—–나야 뭐~~조카가 경비부담까지 해주니 안갈 이유가 없쥐.
조카가 미국행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나로부터였고 갈 때 확실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해서 보낸 것도 나였다.
물론 비행기티켓까지 완벽하게 그 쪽에서 보낸 왔던 것.
지금의 녀석이 있기까지 큰 행세를 한 건 나이고보니 조카로서는 이모 여행 한 번
시켜주는 건 무리가 아니었다는 말씀!
엄마와 형이 못가게 된 건 우리가 풍족해진다는 뜻이다.
바로 호텔을 업그레이드했다.
다이아몬드 클리프 호텔로..주로 클리프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호텔은 고급이다.
나도 푸켓은 처음이다.
방콕과 파타야는 가봤지만 제대로 방콕을 봤다고 하기엔 좀 뭣하다.
어쨌든 푸켓을 가는 건 우리의 로망인 Phi Phi섬을 보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피피섬은 더 비치라는 영화로 인해 알려지기 시작했고 하늘에서 본 섬의 모양이
알파벳 P를 닮았다고해서 더 비치 팀에서 붙인 이름이다.
나로서는 어부지리로 가는 여행이지만 조카로서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컨셉트에 딱 맞는 그런 여행으로 이번 한국행을 더 알차게 만드는 여행이었다.
그는 무척 떨리는 감정이라고 했다.
이모는 자기의 그 피피섬에 대한 애정에 대해 잘 모른다는 말을 했다.
오죽하면 더 비치의 대사를 깡그리 다 외우고 대니호일 감독의 열렬한 팬으로 그의 모든
영화는 다 보고 수집까지 하는 걸까.
내가 더 비치를 말하면서 그 에메랄드빛 바다가 어때? 했을 때 깜짝 놀랬단다.
나 또한 예전에 그 영화를 보면서 반드시 그 해변을 내가 가고 말겠다는 생각했다.
영화 한 편이 우리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하다.
푸켓공항으로 가는 스카이스타항공이 전면 운항을 중단하므로서 우리는 돈을 더 내고
내국기를 타야만 했다.
스카이스타라는 항공은 타본 적이 없는데 항공사의 부실이 주원인이란다.
인도는 홍수가 나고
노란 티셔츠를 입은 반정부데모대와 또 사막총리를 지지하는 데모대 사이에서
총격전이 일어나기까지 한다는 말을 들으며 나서야했던 여행길이다.
발리에서 탄 등의 껍질이 막 벗겨질 즈음이었다.
비행기는 많은 자리가 비어 있었다.
공항의 안내판에는 자막으로 태국여행을 자제하라는 글귀가 떴다.
아프카니스탄의 일들이 생각났지만 이번 경우는 달라서 별 걱정없이 출발했다.
비행기 멀미가 있다는 조카는 땀을 삐질거리며 마치 자기를 투명인간 보듯이 하라는
주문을 했다.
본래 멀미를 할 때는 모든 것이 귀찮기만하다.
촌스럽기는…쯧.
여기저기서 커플룩을 입은 허니문 팀들이 사랑을 과시하고 있는 비행기 안.
조카더러 연상의 여인과 결혼한 멋진 연하남 행세가 어떠냐고 물었다.
절대로 용납하기 싫고 징그럽단다.
쳇….재미있는 연출이 싫으면 땡이다..이 놈아~
사람들이 우리를 어떤 관계로 볼지 궁금해지기 시작한 건 이륙하면서부터였다.
나는 커플룩이 그렇게 좋지않다.
약간의 컨셉만 비슷하게 맞추면 되지..똑같이 입으면 되려 촌스럽게 보인다.
특히 분홍색의 티셔츠나 바지를 같은 모양으로 같은 색으로 입는 건 아니라고 본다.
우리나라의 허니문들은 서로 질세라 커플룩을 입는다.
내가 못입어봐서 질투하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세련되게는 안보인다.
커플룩에 어깨에 서로 껴안고 팔짱 끼는 건 어디서나 기본으로 사랑의 표현은 좋은데
지나치게그러는 건 그리 보기에 좋아보이지 않는다.
어느 여성은 가슴을 휜히 드러 낸 옷을 입고 배꼽까지 드러낸 채 잘난 듯 서있다.
신혼여행가는 신부가 지나치게 그러는 건 꼴이 우습다.
어디를 둘러봐도 우아한 신부는 한 명도 안보인다.
질세라 벗기 경쟁하는 것 같은차림새에 신혼의 부끄러운 귀염성은 사라진지 오래다.
오래된 커플들의 모습들이다.
하긴 결혼은 미친 짓인지도 모르는 걸…뭐~~
데레사
2008년 9월 10일 at 5:20 오후
조카가 시켜주는 여행, 정말 좋겠네 ~~
요새는 신혼부부라고 뭐 점잖게 입지는 않으니까
어쩌면 꼴보기 싫은 모습도 더러 있지요?
결혼은 미친짓이다. 무슨 영화제목이었나요? ㅎㅎ
오공
2008년 9월 10일 at 10:32 오후
반쯤 벗은 듯한 신부의 모습이 꼴 사납다??..
리사님이 저랑 다르게 꼰대꽈이군요.^^;;
Lisa♡
2008년 9월 10일 at 10:50 오후
데레사님.
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유하라는 시인이 만든 제목으로
동제목의 글이 있기도 한 영화이지요.
우리집이 그 영화의 컨셉에 맞다고 촬영허가해달라는
말도 있었던..ㅎㅎ
신혼부부라고 하기엔 지나치다 싶은 커플들이 간간이 있더군요.
예쁘기만하다고 보기엔 과한 부분들이 많더라구요.
Lisa♡
2008년 9월 10일 at 10:51 오후
오공.
당근 나도 꼰대꽈일 때가 종종 있쪄요.
꼰대로 가는 지름길은 나이 먹는 것.
가슴도 별로이더만 수술한 가슴 뭐그리 볼 거 있다구…
몸도 꼬챙이들밖에 없드만.
뭐—질투일런지도~ㅎㅎ
광혀니꺼
2008년 9월 11일 at 12:16 오전
ㅎㅎ
즐거운 여행길
돈 안드는? 여행길~
죽이겠네요~
김진아
2008년 9월 11일 at 12:27 오전
음..맞아요..과한부분이요..
^^
여행가시는길조차도..재미있으세요.ㅎㅎ
Lisa♡
2008년 9월 11일 at 2:45 오전
광여사.
돈 안드는에서 압권이잖아?
나는 대머리 까지게 생겼어.
오빠에 조카에 이 걸 어쩌누~~
이제 곧 아들과 딸이 또 공짜로
히히히….어쩌누 미안시러버서.
짱구 크려면 쬐매 걸릴텐데…
내가 먼저 즐기고 있을탱께
쪼까 천천히 옵소~
Lisa♡
2008년 9월 11일 at 2:46 오전
진아님.
늘 이쁜 눈으로 봐주시는 그대…땡큐.
그냥 진아님 대신 갔다왔으니 자기는
내 눈을 대신 봐야 혀~~
담에 아들그림이 비싸게 팔리면 그땐 알쥐?
같이 가는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