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6일 다시 떠난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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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비치라는 영화가 아니었어도 또 떠날 생각은 하지 못했으리라.

조카는 비치의 광팬으로 20번 이상 그 영화를 봤으며 모든 대사를

다 외우는 정도였다.

우리는 더 비치의 히든 파라다이스를 향해뇌운이 끼어 비가 엄청

퍼붓던 말던 디카프리오의 발자취를 따르기로 했다.

본래 일행은 조카형제 둘, 언니랑 나..이렇게 4명이 출발인원이었다.

태국은 사막총리를 몰아내기 위한 데모가 한창이고 여행자제국가로 얼마 전

푸켓공항이 점거되어 마비되는 등..문제가 많은 나라였다.

국가적인 문제도 있지만 갑자기 언니가 못가게 된 것이다.

여권에 문제가 생겨서 출국을 할 입장이 아니었다.

게다가 큰 조카까지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 나갈 수가 없었다.

딸랑~~둘이서?

그래도 뉴욕서 여기까지 온 조카는 감행하잔다.

O.K—–나야 뭐~~조카가 경비부담까지 해주니 안갈 이유가 없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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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가 미국행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나로부터였고 갈 때 확실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해서 보낸 것도 나였다.

물론 비행기티켓까지 완벽하게 그 쪽에서 보낸 왔던 것.

지금의 녀석이 있기까지 큰 행세를 한 건 나이고보니 조카로서는 이모 여행 한 번

시켜주는 건 무리가 아니었다는 말씀!

엄마와 형이 못가게 된 건 우리가 풍족해진다는 뜻이다.

바로 호텔을 업그레이드했다.

다이아몬드 클리프 호텔로..주로 클리프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호텔은 고급이다.

나도 푸켓은 처음이다.

방콕과 파타야는 가봤지만 제대로 방콕을 봤다고 하기엔 좀 뭣하다.

어쨌든 푸켓을 가는 건 우리의 로망인 Phi Phi섬을 보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피피섬은 더 비치라는 영화로 인해 알려지기 시작했고 하늘에서 본 섬의 모양이

알파벳 P를 닮았다고해서 더 비치 팀에서 붙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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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서는 어부지리로 가는 여행이지만 조카로서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컨셉트에 딱 맞는 그런 여행으로 이번 한국행을 더 알차게 만드는 여행이었다.

그는 무척 떨리는 감정이라고 했다.

이모는 자기의 그 피피섬에 대한 애정에 대해 잘 모른다는 말을 했다.

오죽하면 더 비치의 대사를 깡그리 다 외우고 대니호일 감독의 열렬한 팬으로 그의 모든

영화는 다 보고 수집까지 하는 걸까.

내가 더 비치를 말하면서 그 에메랄드빛 바다가 어때? 했을 때 깜짝 놀랬단다.

나 또한 예전에 그 영화를 보면서 반드시 그 해변을 내가 가고 말겠다는 생각했다.

영화 한 편이 우리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하다.

푸켓공항으로 가는 스카이스타항공이 전면 운항을 중단하므로서 우리는 돈을 더 내고

내국기를 타야만 했다.

스카이스타라는 항공은 타본 적이 없는데 항공사의 부실이 주원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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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홍수가 나고

노란 티셔츠를 입은 반정부데모대와 또 사막총리를 지지하는 데모대 사이에서

총격전이 일어나기까지 한다는 말을 들으며 나서야했던 여행길이다.

발리에서 탄 등의 껍질이 막 벗겨질 즈음이었다.

비행기는 많은 자리가 비어 있었다.

공항의 안내판에는 자막으로 태국여행을 자제하라는 글귀가 떴다.

아프카니스탄의 일들이 생각났지만 이번 경우는 달라서 별 걱정없이 출발했다.

비행기 멀미가 있다는 조카는 땀을 삐질거리며 마치 자기를 투명인간 보듯이 하라는

주문을 했다.

본래 멀미를 할 때는 모든 것이 귀찮기만하다.

촌스럽기는…쯧.

여기저기서 커플룩을 입은 허니문 팀들이 사랑을 과시하고 있는 비행기 안.

조카더러 연상의 여인과 결혼한 멋진 연하남 행세가 어떠냐고 물었다.

절대로 용납하기 싫고 징그럽단다.

쳇….재미있는 연출이 싫으면 땡이다..이 놈아~

사람들이 우리를 어떤 관계로 볼지 궁금해지기 시작한 건 이륙하면서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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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커플룩이 그렇게 좋지않다.

약간의 컨셉만 비슷하게 맞추면 되지..똑같이 입으면 되려 촌스럽게 보인다.

특히 분홍색의 티셔츠나 바지를 같은 모양으로 같은 색으로 입는 건 아니라고 본다.

우리나라의 허니문들은 서로 질세라 커플룩을 입는다.

내가 못입어봐서 질투하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세련되게는 안보인다.

커플룩에 어깨에 서로 껴안고 팔짱 끼는 건 어디서나 기본으로 사랑의 표현은 좋은데

지나치게그러는 건 그리 보기에 좋아보이지 않는다.

어느 여성은 가슴을 휜히 드러 낸 옷을 입고 배꼽까지 드러낸 채 잘난 듯 서있다.

신혼여행가는 신부가 지나치게 그러는 건 꼴이 우습다.

어디를 둘러봐도 우아한 신부는 한 명도 안보인다.

질세라 벗기 경쟁하는 것 같은차림새에 신혼의 부끄러운 귀염성은 사라진지 오래다.

오래된 커플들의 모습들이다.

하긴 결혼은 미친 짓인지도 모르는 걸…뭐~~

8 Comments

  1. 데레사

    2008년 9월 10일 at 5:20 오후

    조카가 시켜주는 여행, 정말 좋겠네 ~~
    요새는 신혼부부라고 뭐 점잖게 입지는 않으니까
    어쩌면 꼴보기 싫은 모습도 더러 있지요?

    결혼은 미친짓이다. 무슨 영화제목이었나요? ㅎㅎ   

  2. 오공

    2008년 9월 10일 at 10:32 오후

    반쯤 벗은 듯한 신부의 모습이 꼴 사납다??..
    리사님이 저랑 다르게 꼰대꽈이군요.^^;;
       

  3. Lisa♡

    2008년 9월 10일 at 10:50 오후

    데레사님.

    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유하라는 시인이 만든 제목으로
    동제목의 글이 있기도 한 영화이지요.
    우리집이 그 영화의 컨셉에 맞다고 촬영허가해달라는
    말도 있었던..ㅎㅎ

    신혼부부라고 하기엔 지나치다 싶은 커플들이 간간이 있더군요.
    예쁘기만하다고 보기엔 과한 부분들이 많더라구요.   

  4. Lisa♡

    2008년 9월 10일 at 10:51 오후

    오공.

    당근 나도 꼰대꽈일 때가 종종 있쪄요.
    꼰대로 가는 지름길은 나이 먹는 것.
    가슴도 별로이더만 수술한 가슴 뭐그리 볼 거 있다구…
    몸도 꼬챙이들밖에 없드만.
    뭐—질투일런지도~ㅎㅎ   

  5. 광혀니꺼

    2008년 9월 11일 at 12:16 오전

    ㅎㅎ
    즐거운 여행길
    돈 안드는? 여행길~
    죽이겠네요~

       

  6. 김진아

    2008년 9월 11일 at 12:27 오전

    음..맞아요..과한부분이요..

    ^^

    여행가시는길조차도..재미있으세요.ㅎㅎ   

  7. Lisa♡

    2008년 9월 11일 at 2:45 오전

    광여사.

    돈 안드는에서 압권이잖아?
    나는 대머리 까지게 생겼어.
    오빠에 조카에 이 걸 어쩌누~~
    이제 곧 아들과 딸이 또 공짜로
    히히히….어쩌누 미안시러버서.
    짱구 크려면 쬐매 걸릴텐데…
    내가 먼저 즐기고 있을탱께
    쪼까 천천히 옵소~   

  8. Lisa♡

    2008년 9월 11일 at 2:46 오전

    진아님.

    늘 이쁜 눈으로 봐주시는 그대…땡큐.
    그냥 진아님 대신 갔다왔으니 자기는
    내 눈을 대신 봐야 혀~~
    담에 아들그림이 비싸게 팔리면 그땐 알쥐?
    같이 가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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