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8일 Phi Phi 섬은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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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기도를 했다.

피피에 갈 때만이라도 비가 그치기를..

神은 나를 사랑해주시는 게 틀림없다.

피피섬으로 갈 때 해가 났다.

청아한 하늘은 아니었지만 뿌연대로 그런대로 바라던 날씨였다.

화창함이 주는 눈이 부시게 시린 바다를 볼 수는 없었다.

그러나 놀기에는 안성맞춤인 날씨였다.

까맣게 그을리려고 했던 기대는 빗나갔다.

쓰나미때 직격탄을 맞은 피피섬이라 감회가 달랐다.

‘더 비치’의 팬인 조카와 나는 두근거림조차 있었다.

낙원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뇌까리던 디카프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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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가 처음부터..섬에 내릴 때부터 나를 반겼다.

고기 많았다.

스노클링할 때 보이던 그 아름다운 색색깔의열대어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식빵 하나를 던질랴면 앞이 안보일 정도로 몰려든다.

그냥 3미터 정도의 물 속은 바로 보인다.

다만 반사된 물빛에 산호들의 색이 뚜렷하지 않아서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열대어들, 말미잘, 수많은 산호들.

커다란 성게알, 물뱀인지 뱀장어인지 알 수 없는 많은 종류들.

진주라도 품고있게 보이는 인어공주에 나오는 커다란 조개.

보라색 조개살…니모는 어디있는거야?

한국사람들이 니모를 팔아먹기 위해 다 잡아갔다는 후문이…하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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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사마베이에서 나오면서 한 컷.

세상밖으로 별로 나오고 싶지않던 에메랄드빛 베이.

파라다이스.

우리에게 있어서 파라다이스는 자연일까?

자연이 주는 기쁨.

바닷물 속에 서서 내 코까지 물이 찰 때까지 들어가본다.

아래를 보니 내 발이 환히 보인다.

이런 바다를 그대 꿈꾸지 않았는가?

수면에서 3미터까지는 그냥 보이는 바다를…

외국인 무리가 디카프리오(리차드역)가 상어랑 싸운 그 곳에서 기념촬영을

하느라 여념이 없이 벼랑 끝에 서있다.

잔잔하게 이는 너울.

여러가지 색으로 일렁이는 에메랄드빛 물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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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머리가 이상해진다.

이상향에 대한 그리고 삶에 대한 많은 것들이 주마등처럼 오가며

나의 개념이나 철학적인 것 조차 부셔버려 한데 어우러지는 느낌이다.

살아왔고 앞으로 계속 숨이 있는 한 파라다이스를 꿈꾸며 살아가야 한다는

그 편안한 고뇌가 새롭다.

삶에 대한 사고도 점차적으로 퇴락되거나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더 굳세어 지거나

희미해지거나 아무생각도 없어지거나…한다.

피피에서는 그냥 즐기기만 하라구?

무념의 상태를 위해 여행을 하는지도 모른다.

머리를 식힌다는 건 그런 의미가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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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가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물 속으로 끌고갔지만 여전히 외국인들은

쉬지않고 이 섬을 찾아온다.

막상 태국으로 와서는 30일째 머물고있다는 아이리쉬들을 만나기도 했다.

필리핀을 돌아 태국으로 와서 머무는데 언제갈지 계획이 없단다.

그렇게 여행은 해야 제 맛이 나지않을까.

집을 팔아서 여기저기 다니면서 여행하다 죽고싶다는 생각을 누구나 한다.

현실은 나를 그렇게 내버려두질 않지만..

푸켓이나 피피의 관광객 루트는 화교가 장악해서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단다.

뭐든 비싼 편이다.

더구나 개인적인 자유여행이 아니라면 여행사 깃발부대야 바가지덤핑이지.

그렇다고 개인적으로 간다고 저렴한 것도 아니다.

레저야 저렴하게 하더라도 바가지가 극성이고, 비행기값만 60만원 돈에 호텔경비랑

따지고 보면 패키지가 편하긴 하다.

음식을 제대로 맛볼 수 없는 단점이 있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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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바통을 나갔다.

조카랑 둘이서 걷는 바통시내는 바글바글하다.

은퇴한 유럽인들이 와서 싼 맛에 어린 여자하나 데리고 호화롭게 대접받으며

즐길 수 있다는 동남아.

뭐..우리 한국인 4-50대 아저씨들의 작태야 널리 알려진 일이고~

요즘은 그런 남자들 많이 줄어들었다고들 한다.

그런 남자들을 보거나 그런 생각을 하면 기분 되게 더럽다.

같은 아시아권이라는 친근감 때문일까?

예전에 뉴욕서 미스 사이공을 볼 때 주인공 이름이 킴이라서 불쾌했던 적 있다.

바통의 밤거리는 50년대의 한물 간 환락가같다.

쭉빵미녀들이란 거의가 다 게이다.

어느 책에서 가보라고 한 A-GOGO 맥주바를 들어 간 나랑 조카는 아연실색을 하고 나왔다.

돈 40불은 허공에 날렸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시…)

바통의 밤은 알맹이없는 껍데기만 요란했다.

6 Comments

  1. 김진아

    2008년 9월 11일 at 6:04 오전

    그 자세한 이야기가 무지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래도..기다려야 되지요..^^

    바닷물의 빛깔이..
    곱네요..지나치게시리..고와요..

    들어가면 나오고 싶지 않을것 만큼..

    ….   

  2. 미친공주

    2008년 9월 11일 at 8:49 오전

    피피섬에 갔던 때가 생각납니다. 비치를 찍을 때만 해도 더 많은 산호와 물고기가 살던 곳이었는데 하도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다 보니 지금은 좀 바닷속은 허전한 모양입니다. 그래도 에메랄드 바닷빛과 아얀 모래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어내더군요. ^^   

  3. Lisa♡

    2008년 9월 11일 at 10:11 오전

    진아님.

    가서보면 더 예뻐요.
    색깔들이 깊이나 산호에 따라 다르답니다.
    산호들도 많은 편이 거든요.
    그리고 바닷물속이 따스해서 들어거면
    나오고 싶지 않더라구요.
    본래 저런 해변가에는 갈 기회도 많고해서
    주로 여행은 도회지로 문명을 찾아서 다녔는데
    휴양지도 나름대로 아주 좋고 진짜 릴렉스해지더라구요.   

  4. Lisa♡

    2008년 9월 11일 at 10:14 오전

    미공님.

    비치찍은 후로 유명해졌으니 어쩔 수없겠지요.
    태국정부에서는 대니보일한테 상줘야 할 판이고
    자연으로 봐서는 영락없는 폐해이니…거 참~
    피피섬에 다녀오셨군요.
    저는 이제사…ㅎㅎ
    처음 여행으로 푸켓을 온 그녀들도 시작이 휴양지라
    기억에 여유있는 여행으로 남을 겁니다.
    정말 미공님 말씀대로 아름답긴 하더라구요.   

  5. 김준환

    2008년 9월 12일 at 12:00 오전

    사람의 손이 탄 곳이라 그런지, 산호는 거의 다 죽고 식빵 식충이 고기들만 살아남은 곳이더군요. 예전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태국이 조금은 싼 여행지라 그런지 추잡한 한국인들의 짜증스런 행태로 기분상하기 일쑤였고, 시끄러운 중국인들과 함께 줄을 서는 것 자체는 정말 참을 수 없더군요.   

  6. Lisa♡

    2008년 9월 12일 at 1:10 오전

    김준환님.

    맞습니다.
    충분히 그랫을 겁니다.
    중국인들이 이제는 패키지의 주류를 이루더군요.
    아마 관광객이 아주 많을 때 가신 모양입니다.
    라군은 여기저기 산재해 있는데 사람이 없을 때 이용하면
    아마도 좋은 장소로 갈 수 있을 겁니다.
    한국인들이 경영하는 곳에는 이미 지나가고 쓸려버려 다
    짜증나는 곳으로 데려갈 겁니다.
    음……….여행을 가서 그런 기분이라면 상당히 돈이 아까웠겠어요.
    저는 다행이도 한적할 때라 외국인들과 같이 보는 곳으로 갔답니다.
    제가 발리에 갔을 때 그런 기분이었거든요.
    사람이 다녀간 곳은 항상 자연이 파괴되니 어쩌면 좋아요?
    미리 가기엔 정보부족이고 그 외에도 여러가지로 안되고
    저도 이번 여행갔다오면서 미얀마나 라로스 같은 조용한 바닷가
    개발해서 리조트 지어서 누구보다 더 빨리 원시적인 걸
    한국인들한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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