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7일 외로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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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사람에 둘러싸여 있어도 엄청 외로울 때가 있다.

인간의 본질 자체가 원래 외로움이 있다고 하지만 … 군중속의 고독을

느낄 때는 약이 별로없다.

때로는 혼자있을 때 덜 외로울 때가 있는 법이다.

혼자서 외로움을 즐기며 시간관리를 잘 하다보면 외히려 덜 외롭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외롭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어도 외롭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곁에 있어도 외로울 때가 있는 법이다.

오늘 누군가가 외롭다는 말을 했다.

너도 외롭고, 나도 외롭지만 헛헛한 것과 외로움은 또 다르다.

외로움을 이기는 방법에 다들 다르겠지만 철저하게 그 외로움에 빠져서

헤엄을 절절하게 쳐보는 것이다.

고생을 실컷 한 사람이 어지간한 건 이겨내는 것처럼 외로움도 마찬가지일지도.

외로움에 약이 따로 있을까?

외롭다고 쓸데없이 사람을 가리지않고 만나다보면 더 외로워진다.

외로움에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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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장에서 점심을 먹고 시네큐브로 갔다.

‘우리는 액션배우다’를 봤다.

네티즌들의 평가가 좋고 별도 많아서 기대를 적당히 하고갔다.

좀 실망했다.

옆에 꽃단장한 아주머니 한 분이 사뿐히 앉아있었다.

고대를해서 후까시를 넣은머리에 신부같은 차람새에 하얀색 정장.

영화보러 온 사람치고는 늦은 나이에 선보러 나온 분같다.

영화시작 후 옆에서 코고는 소리가 나즈막히 들려왔다.

아이 깜딱이야~

외모와 어울리지않는 건지 내가 혜안이 없는건지 난 모르겠네~

이 영화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혹시 저들도 액션엑스트라들은 아닐까?

스턴트배우에 대한 다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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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오는 길에 고장난 차 두대를 보았다.

그래서 덕분에 차가 좀 밀렸다.

대체적으로 시내쪽에는 차의 소통량이 적은 느낌이다.

아직도 추석기운인가?

볼일이 있어서 들른 마포구 용강동엔 오래 된 집들이 많았는데 친근감이 든다.

어찌보면 영화세트장 같았다.

그너머로 고층 아파트들이 올라가서 격세지감같은 인연을 만들고 있었다.

어디에 촛점을 두어야할지 내 가치관이 흔들린다.

문자가 도착!

고교교사인 H가 4시반에 만나잔다.

빠듯하지만 무슨일인가 싶어서 yes~한다.

고장난 차로 인해 30분을 늦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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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와서 샤워를 하고 또화장을 못한 채 나가고 만다.

요즘들어 화장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늘 맨얼굴에 혹은 약간의 베이스크림만을 바르고 나가게 된다.

나이탓인지 호르몬에 변화가 오는지 내가봐도 내 얼굴이남자모습이다.

화장도 가끔 먹여줘야 하는데 너무 게을렀다.

H도 맨얼굴이다.

둘이서 아무도 없는 예쁜 일마레 미니에서 만나 3시간을 스파게티와

커피로 버티면서수다를 떤다.

나중에 나올 때보니 반이상 손님이 찼다.

꼭 커피와 담배라는 영화속의 세트장처럼 꾸며놨다.

낮에 수다떨기 좋은 장소이다.

건너편 올림픽 공원의 배경도 그럴 듯하다.

교직이 30년이 넘어야 연금이 제대로 액수가 많아진단다.

부러운 것…

남편도 고위공무원이니 늙어서 먹고살 걱정은 안해도 되겠군…

또 부러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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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나 남자에게 다 똑같이 괜찮은 친구를 만나는 일은 힘든 일이다.

까칠하지도 않으면서 괴팍하지도 않으면서 많은 걸 이해하고 알아듣고

적당히 교양있으면서 유치하지않고, 믿음직하고 든든한, 비록 어디서 내욕을

했다고해도 웃어넘길 수있는, 가진 것도 딱 적당한 친구를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그런 친구가 있다는 건 행운이다.

행운이 왔을 땐 잘 챙길 것은 물론 자기도 거기에 걸맞는 사람이 되어야

그 관계는 잘 유지된다.

한쪽만 치르는 일방통행은 없고 무임승차도 없기 때문이다.

내 모든 것을 말해도 부담스럽지 않는 친구 한둘쯤은 있어야 외롭지 않다.

본질에서 약간 벗어난 외로움은 자기관리에서 비롯된다.

예전에 나의 정다운 친구 둘을 믿지않음으로서 내 스스로 자가당착에 빠진 일이 있다.

커다란 실수로 인생의 30%를 잃었다.

지금도 그 친구를 기억하면 쪽 팔린다.

복을 차도 유분수지….가끔 복이없는 시기가 있긴 한 모양이다.

16 Comments

  1. 흙둔지

    2008년 9월 17일 at 8:41 오후

    친구를 잃는 것보다는 나의 확신중 일부를 버리는 것이 낫지요…
    그런데 용강동은 제 거주지인디 신고도 없이 막 들어와도 되는겁니껴~?
    용강동에 뭐 그리 오래되고 좋은 집들 별루 없는디…
    아파트만 지천이지…
       

  2. 테러

    2008년 9월 17일 at 10:22 오후

    저는 대학 1학년때 만났던 친구들이 아직도 연락 잘하고 형제처럼 지냅니다…
    지난 두 달동안 몇 건의 의미 없는 소개팅을 하면서… 새삼 말 잘통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엄청 어려운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촛불시위녀’가 저한테 ‘혹시 이명박 지지자세요?’라면서 인상 팍쓰는데…ㅎㅎ
    정말 세상에 별 사람 다 있다는 생각도 해봤지요…ㅋㅋㅋ    

  3. Lisa♡

    2008년 9월 17일 at 10:41 오후

    흙둔지님.

    그러잖아도 지나가면서 흙둔지님 생각했답니다.
    용강동이라고는 써있었는데 신수동인 것도 같고
    신수현대아파트 뒷편쯤인뎁쇼…좀 오래된 건물들이
    많고 엣살식의 이발관들도 보이고 최초의 오피스텔같은
    건물도 있고..고개도 있구요…ㅎㅎ
    맛있는집(껍데게) 이나 찾아볼까하다가 포기하고 서울역 근처의
    그 유명하다는 작고 볼품없지만 이름난 집 갔더니
    오후 5시나 되어야 문을 연다길래..걍..서소문으로 갔쪄요.
    나의 확신도 중요하긴한데 그 확신이 틀릴 때도 있더라구요.
    내가 미쳤찌——미쳤어….   

  4. Lisa♡

    2008년 9월 17일 at 10:44 오후

    테러님.

    대학 1년때 만났으면 거의 친형제나 마찬가지지요?
    어쩔땐 친형제보다 친구랑 말이 더 잘 통하긴해요.
    암마그래봤자 피는 물보다 찐하다지만…
    그런데 진짜 말통하는 즉 소통이 가능한 인간들 드물어요.
    뭣이든 또는 감정상이든, 딱딱 맞아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되지만 가끔 아주 가끔 그런 일도 일어나더라구요.
    그렇다고 또 친해지는 건 아니구요.
    그런 친구가 있어더 나 싫다면 그만이구요.
    더구나 이성간에 그런 분 만난다는 건 별따기입니다.
    갈수록 만남이 어려워지는데 우리 테러님땀시 클났네.
    뭐–꼭 결혼이 대수는 아니지만요.   

  5. 김진아

    2008년 9월 18일 at 12:24 오전

    외로움에..따로약은 없는것 같아요..
    그냥..
    외롭다 느껴지면…아 외롭구나..그러고 말아요..
    그리곤,
    다른 곳으로 외로움을 데리고 다니는 것이지요..뭐.ㅎㅎ

    친구는..학교다닐때..
    야간에 아르바이트까지 같이 하면서..고생했던,
    친구 두명 있어요..지금도..여전히..아무때나 전화오고,전화하고,전화받아도..
    그저 좋은 친구..

    글을 읽고 생각해보니..
    그런친구 곁에 있다는 것이..커다란 행운이네요..

    ^^   

  6. Lisa♡

    2008년 9월 18일 at 12:28 오전

    진아님.

    있을 때 잘 하는 거 알죠?
    잘 하는 거란 다름아닌 진정한 안부라도
    한번씩 묻고 관심을 가지는 거죠.
    별 거 아니예요.
    진정성이 가장 중요한 것이지요.
    점점 깨달아가는 요즘이지요.   

  7. 엘리시아

    2008년 9월 18일 at 12:41 오전

    맞아요 리사님, 좋은 친구 때문에 외롭지 않지요.
    까칠하지도 않고~~~~가진 것도 딱 적당한….
    전 리사님은 아마도 그런 친구일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도 요즘 반성이 부쩍 늘어간답니다. ^^

       

  8. ariel

    2008년 9월 18일 at 12:56 오전

    나는 한국에 동창도 없고 그래서
    친구가 별로 없네요. 그래도 외국서
    만난 친구들이 몇 있어서 그나마 덜 심심..
    그러니까 친구도 오래 될수록 좋은 듯..
    서로 많은 말도 필요 없고..
    그냥 이해하고..^^

    리사님~ have a good day~~^^

       

  9. Lisa♡

    2008년 9월 18일 at 2:19 오전

    엘리시아님.

    무슨 반성인지 모르나
    반성을 하면 그만큼 성숙해지잖아요.
    그러니 한층 거듭나겠지요.
    전 까칠하지는 않고 가진 것도 뭐..적당한
    그럼 좋겠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야지요.
    흑흑……슬퍼져요.
    엘리시아님.
    아직 엄청 덥지요?
    가을엔 더욱 깊어진 아름다운 반성으로
    성숙하고 이쁘게 거듭나세요.   

  10. Lisa♡

    2008년 9월 18일 at 2:20 오전

    아리엘님.

    오래 된 친구…많은 말이 필요치 않지요.
    그러나 새로만난 친구가 더 좋은 경우도 종종 있어요.
    제가 그런 걸 많이 느끼거든요.
    오래된 친구라고 갑갑하고 아니다싶을 때는 있어요.
    고집이 쎄다든가, 한숨만 늘 쉬는 부정적인 경향이 많을 때…   

  11. Beacon

    2008년 9월 18일 at 2:51 오전

    외로움에야 머 별 약이 있을까요..

    그냥 외로움을 힘든거라 생각지 않고 그저 그렇거니. 일상 쯤으로 생각하고 살아가면 되겠지요 머.. ^^

    외롭다고 사람을 무턱대고 많이 만나는건 절대 아닌건 맞지 싶습니다..   

  12. Lisa♡

    2008년 9월 18일 at 3:04 오전

    비컨님.

    구쵸?
    외로워본 사람만이 안다니까.
    한때 비콩님 마니 외로벘잖아요.
    나는 실은..

    돈없으면 외롭더라.
    쓸쓸하고 아프고…
    근데 자주 그래요…흑.   

  13. 八月花

    2008년 9월 18일 at 3:08 오전

    나두 그래요.
    요즘 더 마이 외롭구.ㅎㅎ
    쓸쓸하구.
    그래서 자꾸
    귀퉁이 시간만 나면 블로그 붙들고 하소연…

    근데 날씨 참 짜증나게 좋네요.
    점심 드세요.   

  14. Lisa♡

    2008년 9월 18일 at 6:05 오전

    팔월화님.

    그래요?
    클났다.
    블로그라도 있으니 다행이네요.
    이 쓸쓸함의 끝은 도대체 어디인가…말이닷~~
    그래도 하소연이라도 하세요.
    날씨 겁나게 좋네요.
    근데 넘 더워요.   

  15. 박산

    2008년 9월 23일 at 1:28 오전

    원래 말 많고
    번잡스러운 분들이
    외로움을 더 탄다고 하는데
    리사님도 그런 부류에 속하시나요?    

  16. Lisa♡

    2008년 9월 23일 at 2:00 오전

    박산님.

    그런가봐요.
    제가 그런 사람입니다.
    하지만 외로움은 잘 안타는 편이예요.
    저는 외로운 게 좋거든요.
    즐긴다면 과한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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