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롱문화를 꿈꾸어 온 나는 오케스트라도좋지만실내악이 더 정에 끌리듯
소규모 모임 형식의 문화적인만남에 늘 끌려왔다.
살롱문화는 18C 프랑스에서 바로크시대에 이어 계몽주의시대때 이루어진
귀족문화라 일컫는 소규모모임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그 당시에는 주로
문학을 위주로 활성화되었고 그 주체는 여성들이었다.
하지만 드나드는 인사는 주로 남성들로 남성위주의지적교류장소로 발달해왔다.
그러던 것이 사교적 기능을 벗어나 새로운 기능 즉, 창조적인 성격을 띠면서
더욱활성화되고 문학과 더불어 미술, 건축,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져왔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의 학문과 예술을 논하던 문화가 독일로 퍼지면서
유럽문화의 장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며 많은 철학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드나들기도 했다.
그 당시 주최이거나, 남성과 대등하게 참가하는 여성들에게는 남성들의 검은 양말에 비유해
자유분방한 여성들이란 의미로 블루스타킹이라는 비아냥섞인 별칭이 붙기도 했다.
17C에는 귀족적인 문화형태로 모짜르트 등이 왕궁에 불려가 연주하는
모습을 우리도 영화를 통해 볼 수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에도 조선시대 세도가, 즉나름대로 풍류를 즐기던
양반들에 의해 소위 계산풍류라고풍광과 학문을 논하는 누정문화가
소쇄원을 중심으로 한때 유행했었다는 건조용헌님의 글에서도 읽을 수 있다.
살기바쁜 현대사회에서 이런 살롱문화를 논하는 자체가 이율배반적일수도
있겠으나 맑은 공기가 그리운 것처럼 나는 작은 살롱을 꿈꾸어왔다.
희망적인 건 그리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찾아보면감동적인 소규모 모임들이
주변에 있다는 것이다.
예술의 전당과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하는아카데미가 그 중 권할만한데
강사진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내노라는 강사들이다.
예술의 전당이 100~200명 규모의교실을 운영한다면 세종문화회관은 50~80석
규모의 교실을 운영하며 비용은 예술의 전당이 연회비중 1/2분기로 약 60만원이고
세종문화회관은 1/4분기로 30만원 가량한다.
세종문화회관은 잘하면 10% DC도 받을 수 있다.
선뜻 30~60만원이라는 돈을 내는 건 쉽지가 않다.
주부들을 위한 오전반과 직장인들을 위한 오후반, 저녁반이 있는데 과감한 투자라고
보지만 나누어 보면 고급강사의강의와 심지어는 연주까지 회당 2만원정도로
보면 그런대로 지출대비 괜찮은 비용효과를 볼 수 있다고 본다.
예술의 전당은 강의일색이고 세종문화회관은 강사에 따라 연주가 중심일 수도 있다.
초대를 통해 어제 비오는 광화문 세종예술아카데미에 엄정행교수의 강의를
듣게 되었는데 작은 모임에서만 느끼는 잔잔한 감동이 있었다.
실내악이나 살롱문화의 좋은 점이 바로 그런건데 가까이서 같이 호흡하고
강사에 따라 정을 주고받을 수 있으며 심지어 그 분의 성품까지 그 자리에서
전달된다는 장점이 있다.
엄정행은 1943년에 태어나 지금 한국나이로 66세이다.
주름도 거의없는 그를 보니 자기관리를 잘해 온 우아한 남성임에 틀림없었다.
중요한 것은 무욕한 그의 인품이 손을 잡듯이 바로 느껴졌다.
편안한 표정, 아직도 건재한 윤택한 음성, 선한 눈빛을 바로 앞에서 마주 대하니
이런 강의를 이렇게 적은 댓가로 본다는 자체가 미안할 지경이었다.
(물론 어제의 나는 초대라 무료입장이었다)
물론 전공이 성악이니만큼 성악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겠으나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우리나라 가곡의 역사에 절로 이수인, 임긍수, 김노현 등…구구절절 아름다운
작곡, 작사의 서정들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인생에서 깨달음이 있었던 사람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인간성, 인간애를 봤다.
문화도 중요하지만 그 작은 문화모임을 통해서 나를 다시 돌아보게끔하는 건
그 강사의 몫이자 능력이다.
강사가 떠난 빈 자리.
빈자리라는 말이 무색할만치 가득 정을 남겨서인지 아직 따스하다.
그가 한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성악가라서가 아니다.
그의 마음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사랑이 보인다.
거칠고 각박한 표현을 하는 사람들도 떠올려졌다.
저렇게 부드럽게 우러나오는 우아한 말씨로도 충분한 이 세상을 거친
표현으로 일관하는 남자들과 비교되는 한 때이기도 했다.
겸양지덕도 적당하면 보기에 흐뭇하다.
불경기라서인지 수강생이 아직 많지는 않다.
이런 문화모임이 활성화되고 많은 사람들이 같이 즐기고 혜택을 누리는
시절이 오면 살기가 조금은 더 좋아질려는지..
시에서 운영한다고는 하지만 운영에 차질이 없이 시민들에게 늘 쉽게
다가오는, 저비용으로 고급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이렇게 끊임없이
마련된다면 하는 바램이 조용히 자리한다.
세종문화회관측과 엄정행 교수님과 더불어 강사진들이 참으로 고맙게 느껴지는
아름다운 밤이었다.
오공
2008년 9월 26일 at 2:13 오전
살롱문화에 대한 언급도 제겐 좋은 정보였고,
잘 읽었어요.
근디,맛난 것도 주는 겁니까?
갑자기 가고 싶넹.
Lisa♡
2008년 9월 26일 at 2:14 오전
오공님.
맛난 거 당연히 주지요.
어제는 와인파티였구요.
늘 차와 커피랑 스낵은 준비대기상태.
래퍼 金愛敬
2008년 9월 26일 at 3:04 오전
그럼 담엔 오공님도~?
어서 오세여~ 냉큼 오세여~~~^^
오공님도 당연 오셔야할 자리지싶어요..
사진 찍던 리사님 옆에 저도 있었어여~
오공
2008년 9월 26일 at 3:11 오전
래퍼님~
저는 올겨울까지는 그곳에 못 갈 것 같아요…흑흑
Lisa♡
2008년 9월 26일 at 3:13 오전
두 분 대화 끝났서여?
김진아
2008년 9월 26일 at 4:22 오전
세종문화회관…계단에서,
아이들 가위바위보 게임하는것만 구경했어요 ㅎㅎㅎ
이렇게 읽기만 해도 좋구,
엄정행선생님 소식 들어서 좋구,
가고파..와 목련화…는 그분 목소리가 최고인것 같아요..^^
임부장
2008년 9월 26일 at 6:01 오전
고속도로 1차선에서 저속으로 가면서
비켜 주지 않는(알고보니 차선 바꾸는데 서툰 초보였지만) 앞차 운전자를 향해
창문 밖으로 손을 내밀고 비키라고 손짖하는 어떤 남자가 생각 납니다.
거칠고 각박한 표현을 하는 사람.
우아한 말씨로도 충분한 이 세상을 거친 표현으로 일관하는 남자…임부장 ^^;;
광혀니꺼
2008년 9월 26일 at 8:32 오전
앗싸~
이렇게
감성충전
행복충전
200%씩 하고 다니면
나 지금 하는일 그만 두고 시픈것
걍~조금 미뤄둘 수 잇을것 같아여~
일하기 싫어
바람난 여편네처럼
짤짤거리고 다녓는데…
감솨^^*
Lisa♡
2008년 9월 26일 at 9:25 오전
진아님.
엄정행하면 목련화이지요.
예전의 모습에 비해 많이 겸손해지시고
인생에 순응하시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나이들면 그렇게 바뀌는 게 도리죠?
Lisa♡
2008년 9월 26일 at 9:27 오전
임부장님.
고속도로에서는 그런 사람 없거든요.
일반차도도 아니고 그랬다면 진짜
4차원이 아닐까요.
앞으로 4차원의 세계는 올까요?
임부장님은 몇 차원이세요?
참고로 저는 4차원입니다.
Lisa♡
2008년 9월 26일 at 9:54 오전
아싸….
광여사.
감성충전.
행복충전 200%라면
보통 일 아닌데..
나 때문에?
흐흐흐….김칫국마시기는 선수라니까.
누구든 일하기 싫어하는 거 아냐?
좀 참고 계속해야지.
여태까지 고객들이 아깝자놔.
임부장
2008년 9월 26일 at 12:20 오후
음…
몰랐는데…
4차원인거 같습니다…^^
Lisa♡
2008년 9월 26일 at 12:54 오후
내 보기에도…
지안(智安)
2008년 9월 26일 at 1:05 오후
네..저도 살롱 문화 꿈꿉니다.
오늘 Lisa님을 통해 대리만족 느껴 보구요.
진지하게 경청하는 저 표정들 한결 같이 보기 좋군요.
엄 정행 선생 근황도 듣기 좋습니다.
물론 와인도 다과도 좋지요..
Lisa♡
2008년 9월 26일 at 1:16 오후
와….지안님.
역쒸~~
살롱문화가 활성화되고
나이가 4-50대 장년층들만을 위한 살롱문화가
많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엄정행님도 무슨 일을 겪으셨는지
아주 겸허해지셨더라구요.
좋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