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7일 샤방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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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만두집에서 얼린 만두를 사거나 고덕동 만두집에서

김치만두를 사다가 토, 일요일에 떡국에 넣어서 떡만두국을

끓여 먹는다.

요즘 먹거리로 말이 많아서 이제는 직접 만들기로 작정을 했다.

예전엔 만두와 빈대떡을 직접 해서 먹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귀찮기도 하고 수요가 많이 필요하지 않으니 사먹고 있었다.

오늘 저녁에 TV를 보면서 만두를 빚었다.

두부와 숙주와 김치를 넣으려다가 김치대신 부추를 넣었다.

부추를 넣을 땐 두부를 빼야하는데 그냥 넣고했다.

내일 아침에 먹어봐야 맛을 알겠다.

본래 빈대떡과 만두는 선수인데 그 실력 어디안갔다.

금방 뚝딱 다 만들어 냉동실에 넣어 얼려 다시 비닐에 담아 다시 냉동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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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방샤방이라는 노래를 듣던 남편은 저질이란다.

내가 듣기에도 민망한 가사가 여러 번 나온다.

‘아주 그냥~ 끝내줘요~♬’ ‘죽여줘요~♪’

주로 끝내준다라든가 죽여준다라는 말은 진짜 죽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안다.

물론 심심찮게 들리는 말이기는 하고 자주 쓰기도 하는

말이지만 대중가요에 쓰이는 가사치고는 거북하다.

남자가 부르니 여성을 두고 하는 가사인데 민망하다.

뭐가 어떻게 끝내주는지 모르나 선동적이다.

여자를 보는 기준을 외모에 두고 육체적인 환상을 품는 모습을

그린 그런 가사에 제재를 가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과연 여자가 노래에서 ‘남자는 힘 좀 써야 남자지~’라면 좋을까?

박현빈 노래의 가사는 갈수록 난장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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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 남편의 생일이란다.

모르고 지나갔다.

밤에 남편이 투덜대는 소리에 슬그머니 미안해졌다.

양력으로 지내면 될 걸 음력으로 하니 캘린더에 표시하지 않고는

모르기 일쑤이다.

늘 일년의 계획을 데스크달력에 표기를 해놓는데 요즘 것뚜 뜸해졌다.

하긴 나도 내 생일조차 잘 모르고 지나갈 뻔 할 때도 있다.

나이가 들수록 생일이니 결혼기념일이니 하는 것에 별로 의미를 두지않게 된다.

그러면 기념일이 점점 줄어들고 그나마 기념할 일이 줄어들텐데..

오늘 하도 미안해서 남편더러 제일 좋아하는 음식으로 먹자고 꼬셨다.

겨우 곱창이란다.

국수랑 곱창을 먹고 기분을 때웠다.

어제 문자라도 유머러스하게 보냈어야 하는건데…미안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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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친구가 한 말이 목욕탕에서 문득 떠올랐다.

맘마미아에서 세 친구 중에 다 자유로운데 도나만 딸 소피땜에

자유롭지 못한 생을 살았다며 어찌보면 제일 안됐다는 것이다.

한 명은 요리전문가로 책을 내면서 자유를 누리다가 결말에 또 다른

자유인인 빌리를 잡는 용감한 여성으로 나온다.

또 한 명은 결혼 3번이나 한 성형미인으로 몸이 인생의 전부이다.

결혼을 할수록 다이야반지의 크기가 점점 커진다는 것이다.

더 부자와 결혼하는 4번째 결혼을 꿈꾸는 그녀.

난 그 중에 최고로 인생에 성공한 사람은 도나라고 본다.

비록 적자로 호텔을 운영하지만,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딸인 소피가 있는 것이다.

무엇과도 바꿀 수없는 보석이자 인생의 동반자가 될 수있는 딸이..

"어머, 딸이 있는데 무슨 소리야? 딸이 있는게 최고지!"

내 말을 듣던 친구가 인생은 다 생각하기 나름이고 성공도 그렇단다.

맞다…하지만 그래도 그 중에 자식을 갖고 있는 도나가 최고로 행복해 보인다.

말을 하고나니 친구가 아이가 없다는 생각에 미쳤다.

미안하다.

목욕탕에는 태반 맛사지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14 Comments

  1. 테러

    2008년 9월 27일 at 12:49 오후

    제임스 본드 은퇴하고 건축가인 척하며 그리스에서 새인생 시작하신
    브로스넌 형님이 멋져보이다가도… 소피 역할의 아만다 머시기 여인이
    너무 예뻐서 눈은 그리로 돌아가더군요…ㅎㅎㅎ 그래도 웬지 그리스 해변에서
    The Winner Takes it All을 부르는 메릴 스트립에게 브로스넌 형님이
    "사실 내 이름은 제임스 본드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자꾸 상상이 되었습니다…
    영화 보는 내내…ㅋㅋ

    남편 생일 잊어버리신건 쫌 많이 너무하셨음…ㅎㅎㅎ 그런거 평생가요….
       

  2. Lisa♡

    2008년 9월 27일 at 1:18 오후

    테러님.

    맞아요.
    몬산다…흑흑..어쩌지?
    그런데 그 제임스본드 이야기 너무 재밌어요.
    브로스넘 아주 어섹하더라구요~~ㅎㅎ
    아만다 너무 귀엽고 이쁘죠?
    제일 잘 뽑은 배역같아요.   

  3. 김진아

    2008년 9월 27일 at 1:18 오후

    만두가 예뻐요…
    저도 만두 빚으면 둥글게 만드는것이 좋아서..
    그렇게 만드는데..가끔은 아버지가 대접만한 만두를 원하셔서..
    아주 큼지막하게..끓여놓으면 대접에 하나가득 들어갈 만큼 만들기도 하지요..

    부추가 들어간 만두..돼지고기도 큼지막하게 넣어서..당면을 넣어도 되구..
    우와..맛있겠습니다. ㅎㅎ

    근데..생일부분에선요..저도 가끔은..아차하고 지나간적이 있답니다.
    남편은 음력생일을 원하고, 전 양력생일을 보는데..
    딱, 두번..그랬나봐요..
    그런데..둘다..그런데..별로 큰무게를 두지 않아서인지..그러거니..해요 ㅎㅎ
    그래도..좀 미안하긴 하지요..   

  4. Lisa♡

    2008년 9월 27일 at 1:37 오후

    우리신랑은 그런 것에 엄청 무게를 두는 남자지요.
    뭐–그래도 크게 난리치는 스타일은 아니고 그저 삐지는 정도.

    만두를 첨엔 내가 밀가루를 반죽해서 크게 만들려다가
    그냥 만두피를 사서 만들었어요.
    내가 만두랑 빈대떡을 예쁘게 만든다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딸이 이쁘대나 아쨌대나?
    진아님도 이쁘게 만든다는 거 아이들보면 알지요…
    당면은 아이들이 좋아하니까 넣어도 좋겠네요.
    진아님.
    담에 만두만들기 시합할까요?   

  5. 이영혜

    2008년 9월 27일 at 1:47 오후

    제 남편 생일은 만인이 음식을 만드는 음력 섣달 그믐.
    Lisa♡ 님~많이 미안했겠네요~ㅎㅎㅎ   

  6. Lisa♡

    2008년 9월 27일 at 1:50 오후

    네—

    진짜 미안하더라구요.
    첨이예요.
    데스크달력을 3개나 쓰다보니 그만~
    책상이 복잡한 게 문제입니다.   

  7. 광혀니꺼

    2008년 9월 27일 at 4:15 오후

    맞아요~
    생각없이 해놓고 나서
    갑자기 미안해지는거…

    지난번 차 안에서
    같이 골프쳤던 아저씨…이야기
    직업(?) 얘기 해놓고
    혼자 지금 미안해하고 잇어요.
    참 주책이져?
    이놈의 조동아리…
    ㅎㅎ

       

  8. 김현수

    2008년 9월 28일 at 2:00 오전

    사진의 만두 직접만드신 건가요 ?

    솜씨가 아주 좋네요. 당연히 맛도 좋겠지요 !   

  9. Lisa♡

    2008년 9월 28일 at 2:25 오전

    광여사.

    그 때 나도 뜨끔했쪄..
    하지만 그 정도야..뭐..애교로 봐주지.
    동행이 그 정도의 식견은 있다고바여.
    히히히—-직업이야기, 아이이야기, 경제이야기.
    이런 잘못하면 클나..그치?
    그런데도 모르고 자꾸 한다는 거~~ㅋㅋ   

  10. Lisa♡

    2008년 9월 28일 at 2:26 오전

    현수님.

    오늘 아침식탁에 끓여서 올렸는데
    아주 맛있는 고기만두가 되었네요.
    김치를 넣지 않았더니 고기만두 특유의
    맛이 났어요.
    제가 만든거라서인지 고기만두 별로 안좋아하는데도
    맛이 그런대로 좋아요.
    남편도 맛이 괜찮다며 집에서 만든거라 좋아하는 눈치예요.
    이제 계속 만들어 먹어야겠어요.
    다음엔 김치만두로 그 다음엔 부추와 고기만 넣고…ㅎㅎ   

  11. 물처럼

    2008년 9월 28일 at 5:33 오전

    아쟈씨 생신을
    물초롬두 아조 마니 추카디린다구 하묜,
    쬐매 덜 서운하실랑가..   

  12. 보미

    2008년 9월 28일 at 5:56 오전

    대구 사람들은 만두 집에서 잘 안만들어먹고
    주로 가래떡국 뽑아서 만두 사넣어 끓여먹어요

    언제 만두속 맛있게 만드는비법 좀 올려주셔요
    늦가을 조용할때 좀 만들어 먹게요

    좀 전에 비빔밥 배가 뽈록하도록 먹었는데
    왠 침이 다 고입니다 ㅎㅎ

    조블 여러분이 생신 추카 드린다고 전해주셔요 ^0^   

  13. Lisa♡

    2008년 9월 28일 at 10:26 오전

    물처럼님.

    항개도 안서운합니다.
    그래서 기분 쪼매 나아졌습니다.
    ㅎㅎㅎ…
    역시 물처럼님 빠르십니다.
    지금 마스크팩을 첨 해봤는데
    웃으니까 땡깁니다.   

  14. Lisa♡

    2008년 9월 28일 at 10:28 오전

    보미님.

    에구ㅡ에구–울신랑 도망갔어요.
    저도 가래떡국에 만두를 넣지요.
    만두속요?
    고기랑(돼지고기 또는 소고기)
    돼지고기 넣을 때는 신김치랑 같이 두부랑 파랑
    소고기 넣을 때는 저는 두부랑 부추같은 걸 넣지요.
    넣고 싶은 거 걍..넣어봐요~~ㅎㅎ
    따로 법이 있나요.
    참 돼지고기 할 때는 생강필수이구요.
    저는 고기 너무 많이 들어가도 느끼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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