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야구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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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롯데의 압승.

이미 한국씨리즈 플레이오프에 3등으로 진출이 확정이 되었지만

LG 와의 남은 2 경기가 3일과 4일 잠실야구장에서 있다.

부산서 회의차 올라 온 조카가 야구보러 간다길래 우리부부도 붙었다.

인터넷으로 예매를 하는데 좌석번호가 정해진 곳으로 하지말라는 조카.

그냥 3루쪽 내야석으로 예약(7000원)했다.

주차는 탄천공영주차장으로 괜히 야구장옆 주차장에 대보려고

줄섰다가 시간낭비만 했다.

미리 탄천쪽으로 빠졌다면 20분은 절약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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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츠의 야구팬들은 전국 어디서나 아주 난리부루스다.

야구 선수들마다 각기의 응원노래가 다 있다.

빈틈없이 들어 선 롯데측 팬들…아예 자리가 없다.

우리는 조카후배가 미리 자리를 잡아둔 까닭에 가자마자 찾아서 앉았다.

3루 외야석 정중앙 조금 위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1회전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일루타를 치고 나가는 롯데.

감이 좋긴 했는데 연방 안타이다.

롯데측 응원석이 법석이 났다.

거의 전경기내내 일어나서 본 것같다.

파도타기도 3-4차례.

1000원짜리 비닐 방망이 흔들기.

고함지르기에 노래따라부르기.

‘아파트’

‘부산갈매기’

‘모나리자’….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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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맥주를 등에 매고 다니면서 호스를 통해 종이컵에 따라주는 맥주맨.

황당할 정도로 웃겼다.

그 좁은 좌석을 비집고 헤쳐다니면서 오징어와 스낵을 파는 아줌마들.

집에서 아예 오징어 무침과 김치를 들고 술안주를 통째 들고 먹는 남자들.

그러면서도 입가에는 연방 ‘롯데, 롯데’를 부르짖는다.

‘마!’

‘쌔리라!"

‘어느 날’

‘아주라!’

알 수도없는 암호같은 말들에 웃음밖에 나오질 않는다.

파울볼을 잡는 사람더러 근처의 아이에게 주라고 하는 말이 ‘아~주라’이다.

‘쌔리라’는 말은 ‘때려라”쳐라’ 뭐–이런 뜻이다.

‘마’는 일종의 막는 말로 ‘하지마’ 즉 피쳐에게 ‘도루주자 견제하지마’ 이런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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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선수들의 이름을 새긴 응원복으로 입는 선수유니폼이 5-6만원인데

많이들 입었다.

수건을 머리에 쓰고 응원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이승화는 ‘롯데에 이승화, 이승화아~아아아안타’

이원석는 ‘원석아~이이이원석아아 화이팅, 화이팅~’

가르시아는 ‘가~가~가~가아~가르시아, 가르시아, 가르시아~'(할렐루야)

강민호는 ‘롯데의(에) 강민호/ 강민호/ 오오오오오~~오오오호'(리버오브바빌론)

이대호는 노래가 없이 왕비호 흉내로 응원단장이 ‘롯데의 4번 타자 <누구, 누구?>’

라고하면 사람들이 ‘이대호’라고 외치면 응원단장이 이대호~~~~외치면 응원석에서

"쌔리라, 쌔리라"를 연호한단다.

이미 진출이 결정된 경기라 4번 타자등 주전들이 빠진 경기라 이대호는 오늘 안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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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색 비닐봉지는 일일이 나눠주는 롯데의 색인데 7회쯤이면 저렇게 머리에 쓴다.

미국서 온 조카가 부산 사직야구장을 가보고 놀랬다는 건 응원이다.

양키즈의 팬인 조카말이 양키즈의 응원도 만만찮은데 부산 롯데팬들의

응원을 보고는 ‘졌다’라고 할 정도이다.

심지어는 원정경기시에는 관광회사에서 버스대절해서 하루 패키지로

운영한다는데 그 버스들이 꽉꽉 찼다.

사직야구장에서는 다른 편의 옷을 입고는 거의 죽음수준이라 응원이

일방적이 될 수 밖에 없는 홈경기이다보니 오히려 원정경기가 더 재미있단다.

원정경기의 경우에도 누가 홈그라운드인지 모를 정도로 열광이다.

하여간 부산갈매기들 끝내준다.

응원으로 말하자면 플레이오프 일등으로 진출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끝나고 나오면서 길에서까지 단체로 롯데를 연호한다.

뿔뿔이 헤어지는 순간까지 응원가를 다같이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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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쓰기 시작하는 비닐봉지.

치어리더의 춤은 LG가 좀 앞선다.

홈그라운드라서인지 전광판에는 LG측 응원만 보여준다.

간간이 키쓰타임도 있다.

카메라에 비춰지는 남녀는 무조건 키쓰를 해야한다.

4팀을 비추는데 마지막 팀이 60대 남녀였는데 끝까지 안했다.ㅎㅎ

관중석에서 ‘키쓰해~키쓰해~’라는 압박을 했지만 절대 안하는 그들.

젊은 것들은 어쩌면 그리도 기다렸다는 듯이 하는지…

여성들 8명을 불러내어서 피자반판과 맥주 한 컵을 빨리먹기 시합도 하고

춤추기도 시합하고 나름대로 뭐하는 게 많았지만 주로 홈쪽만 했다.

아랑곳하지않는 롯데의 응원석들.

계속 롯데의 안타가 터지자 난리가 나서 고함이 하늘을 찌른다.

그 고함속에 나의 괴성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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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롯데팬들 이게 뭡니까?

우리처럼 싹쓸어오는 경우도 많지만 이렇게 버리고 나오는 인간들…

이 거 안된다.

여성들은 그래도 다 줏어 담아나오는데 술취한 남자들의 행태다.

신문지야 뭐 잘라서 응원도구로 쓰다보니 수습이 완벽하게 안된다지만

맥주 종이컵이랑 비닐들, 햄버거 종이등…

아직도 이렇다는 게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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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고 나오는데도 한참.

잠실야구장의 통로가 문제가 있긴했다.

롯데측 통로다.

모두 얼굴에 만족한 미소들을 띄고있다.

스포츠가 우리에게 주는 단결과 즐거움.

단박에 날려버린 스트레스.

스포츠없이 어찌살까?

어쨌든 재미있었던 하루였다.

26 Comments

  1. 주주

    2008년 10월 4일 at 2:08 오전

    여긴 아주 사람이 많네요.
    휴일이고 인기팀이어서 그런가보죠?

    얼마전에 애 학교에서 야구장을 가는데 따라갔었는데
    평일이어서인지 그리 많지 않았거든요.

    여기서도 전광판에 커플을 보여줬는데
    안하더군요. 젊은이들이었는데…ㅎㅎ

       

  2. 데레사

    2008년 10월 4일 at 2:29 오전

    리사님.
    리사님도 롯데팬? 우리 식구는 대대로 롯데팬….

    나, 어제저녁에 돌아왔어요. 보름간 주마간산격으로 미국 서부
    여기저기 돌고요.

    반가워요. 위선 소식만 전하고 다음에 와서 또 찬찬히 그간에
    올린 글들 보고 갈께요. 고마워요.   

  3. 오공

    2008년 10월 4일 at 2:31 오전

    읽고 보니 롯대 야구가 왜 재밌는지 잘 알겠네요.
    스포츠 관람 싫어하는 저도 가고 싶게 만드네요.
    고럼 고럼,모름지기 보는 재미보다는 참여해야 뭐든지 재밌는법!!
    꼭 갈껴!!   

  4. Lisa♡

    2008년 10월 4일 at 3:01 오전

    주주님.

    누누이 설명했듯이 롯데는 어딜가나 꽉 찹니다.
    아마 미국서 해도 부산사람들이 비행기타고 단체로
    갈 사람들이랍니다.
    엄청 의리파에 야구라고하면 .. 우리집에서도 갈 사람
    3명은 있습니다.
    롯데는 절러 카드섹션이 준비없이 되는 팀이 거든요.
    비닐봉지나 신문지로 한답니다.
    ㅎㅎㅎ–상상이상입니다.
    담에 고국방문시에 부산가실 기회가 되면
    야구시즌이라면 사직야구장 강추~~   

  5. Lisa♡

    2008년 10월 4일 at 3:03 오전

    데레사님.

    우리집은 큰오빠만 빼고 전부 5남매가 다 롯데팬입니다.
    남편도 부산이라 자연 롯데이지요.

    결혼전에는 야구장에서 살았답니다.

    잘다녀오셨군요.
    좋은 게절에 좋은 여행…축하드립니다.
    저도 12월에는 미국가야한답니다.   

  6. Lisa♡

    2008년 10월 4일 at 3:03 오전

    오공.

    담에 같이 가자.
    너무 재미있고 죽인다.
    웃겨 죽는다니까….
    그리고 시간이 금방 가..
    자기 알잖아–   

  7. 광혀니꺼

    2008년 10월 4일 at 3:42 오전

    소리소리 지르고 나면
    정말 싹 풀려요~

    시원하시죠?

    ㅎㅎ

       

  8. Lisa♡

    2008년 10월 4일 at 4:02 오전

    광여사………ㅎㅎ

    자주 가려고.   

  9. 김현수

    2008년 10월 4일 at 6:55 오전

    근데, 부산댁 리사님은 와 안 보이노 ?

    나는 아직 야구장 근처에도 못가보았음.
    어릴때 시골 간이야구 시합땐 쳤다하면 홈런이었는데..ㅎㅎ,
    (믿거나 말거나)   

  10. 김진아

    2008년 10월 4일 at 9:33 오전

    범준이 아빠..막내제부는 삼성이예요..
    친정엄마도 삼성인지라..어쩌다 경기가 잠실에서 열리면,
    제부가 어떻게든 장모님 모시고, 경기보러 간다고..
    얼마나 애쓰는지..눈물날 정도로 고마운 제부예요..

    야구 참 재밌다고 하는데..
    저도, 동생들도.아직은..그 묘미를 모르겠어요 ㅎㅎ

    아, 운동회 이어달리기..할땐, 목이 쉬어라 응원했네요 ㅎㅎ

    좋은곳, 활력있는 글..
    읽는 것만으로도 그곳에 다녀온 기분이 듭니다.
    늘 감사합니다. ^^   

  11. 테러

    2008년 10월 4일 at 10:32 오전

    내년에 엘지 vs 롯데 전 함 가죠….
    야구장 버거킹 셋트 내기~~~    

  12. Lisa♡

    2008년 10월 4일 at 12:20 오후

    현수님.

    야구장 근처에도 함 못가봤다구요?
    세상에..
    살면서 꼭 가봐야 할 곳 중에 하나들어갑니다.
    꼭,,,,,꼭,,,,
    가보셈.
    더구나 홈런이라면??   

  13. Lisa♡

    2008년 10월 4일 at 12:22 오후

    진아님.

    삼성?
    대구잖아요.
    전부 삼성팬이네요.
    야구의 묘미요?
    야구를 알면 좋아하지 않고는 못베기지요.
    저는 야구랑 축구랑 다 너무너무 좋아한답니다.
    단 축구는 프로축구빼고요..우리나라!   

  14. Lisa♡

    2008년 10월 4일 at 12:23 오후

    테러님.

    ㅋㅋㅋ—-
    테러님 그런 각자 자기팬 룸펜 위에?

    그러잖아도 어제 버거킹을 먹었답니다.
    버거킹 내기 싫고..KFC로 할까요?   

  15. Elliot

    2008년 10월 4일 at 12:52 오후

    김치를 먹는다구여?
    아예 진수성찬으로 한 상 차려먹지…. ^^

    키쑤를 안하다니…. 촌시런 사람덜 같으니라구…

       

  16. Lisa♡

    2008년 10월 4일 at 2:30 오후

    그러게요…
    김치통을 그대로 가져와서 먹고들 있더라구요.
    나이도 20대로 보이던데..아님 30대 초반이나.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앞에 쏟아질까봐 걱정도 되구요.
    아마 다른 음식에 필요한 김치라 같이 싸왔을 겁니다.
    키쓰를 촌스럽게도 안터라구요.
    나같으면 볼에다 하게 했을건데…ㅎㅎ   

  17. Flyfish

    2008년 10월 5일 at 10:33 오전

    ㄹㅅ님!

    글 재미있어서…
    나도 야구장가고 싶어지네…   

  18. 수홍 박찬석

    2008년 10월 5일 at 10:36 오전

    ㅎㅎㅎ
    야구장 가본지가 20년이 넘는 것 같네요.
    프로야구 원년부터 몇 년간 아주 줄기차게 쫒아 다녔는데…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19. Lisa♡

    2008년 10월 5일 at 10:53 오전

    ㄴㅊ님.

    부산사나휘가 야구장도
    안가보면 안되지러~
    ㄴㅊ님, 무조건 준플레이오프전때 꼭꼭…가보삼.
    알았쬬?
    한명이라도 더 응원을 더 보태야합니다.   

  20. Lisa♡

    2008년 10월 5일 at 10:54 오전

    수홍님.

    인천은 SK로 일등인데
    얼마나 응원하기 좋습니까?
    사진기 가꼬 야구장 근처도 찍어보면 재미있을낀데.
    옛날 삼미수퍼스타즈때..히히히….
    그나저나 수홍님, 인천맞나요?   

  21. 네잎클로버

    2008년 10월 6일 at 2:18 오후

    현장감 넘치는 리사님의 생생한 글 덕분에
    저도 오랜만에 야구장 가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

    저 주황색 봉다리는 워낙 유명한 거지만
    리사님 설명과 함께 사진으로 보니
    더 재미있어요.ㅎㅎ

    그나저나 오랜만에 블로깅을 하는 바람에
    밀린 글이 너무 많아요..!
    폴더마다 빨간 불~!! ^^
    얼른 읽어볼께요~~   

  22. Lisa♡

    2008년 10월 7일 at 12:20 오전

    ㅎㅎ..

    네클님.

    천천히
    쉬엄쉬엄
    체할라요~   

  23. 박산

    2008년 10월 8일 at 8:13 오전

    저도 야구 하는 학교 출신이라
    한 야구 보고 + 하고 자랐는데

    ㅎㅎㅎ
    이즈음 롯떼 화이팅 입니다

    옛날 키큰 김용희 잘 쳤는데 ,,,    

  24. Lisa♡

    2008년 10월 8일 at 8:47 오전

    박산님.

    저도 김용희 알아요.
    최동원, 또 누구더라??
    ㅎㅎㅎ
    댓글 뜬 거 보고 박산님이라는 걸 바로 알았답니다.
       

  25. 포사

    2008년 10월 8일 at 11:23 오후

    Lotte가 Lions에 … 나는 두 팀 다 좋아하는데, 약간 삼성 쪽.   

  26. Lisa♡

    2008년 10월 8일 at 11:31 오후

    흑흑—어제 삼성이 이겼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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