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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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점심을 하고 ㅇ와 나는 리움미술관으로 갔다.

ㅎ는 리움의 프렌즈라 화, 금욜에 공부하러 가기에 빠지기로 합의했다.

우리 셋 중에 제일 문화적인 인간이다.

누나(시누이)가 목요일마다 자원봉사하는 날인데 3개월에 한번 씩 5명을

초대할 수있어서 관람료는 무료이다.

누나 대학동창들과 우리는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한국의 미, 여백의 발견을

관람했다.

평소에 전시회를 많이 봐도 오늘처럼 설명을 들으며보는 것과는 달랐다.

여백은 우리에게 자연과 자유를 그리고 상상의 공간을 준단다.

상상은 다소 철학적이다.

비디오 아트로 백남준이 아닌 김수자씨의 빨래하는 여인이 남는다.

빨래하는 여인은 나오지 않고 인도의 화장터에서 떠내려오는 시신의 잔여물을

바라보는 여인의(작가자신) 뒷모습만 하염없이 흔들림없이 나온다.

그 여인은 무엇을 바라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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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와 같은 장욱진 화백의 작품 앞에선 한없이 순수하고 따스했다.

울분섞인 이중섭의 소와 장욱진의 인간적인 소.

소마저 인격체로 끌어올린 장화백의 철학적 사유가 그립다.

박수근 화백은 칼로 유화를 찍어 바르고 마르면 또 찍어 바르고 하는 과정을

통해서 그렇게 모노톤으로 자기작품의 세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었단다.

서민들을 아름답게 표현하므로서 그들의 생마저 격상시킨 화가로 평가받는다.

시대를 초월해서 여러시대의 작품을 모아 전시하는게 요즘 트렌드란다.

우리나라에선 그런 걸 꺼려했는데 이 번 리움 3주년을 맞아 과감하게 시도했단다.

비평가들의 한치 혀가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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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백자항아리 중에 유명한 끈 항아리가 있다.

오롯이 끈만이 세계를 이끄는 느낌.

그리고 아름다운 유백색 달항아리.

달항아리는 대접모양으로 양쪽을 구워서 붙인다고 하는데 안 쪽으로 그 붙인

금이 보인다는데 겉에는 하나로 붙어있어 시선으로 구별키 어렵다.

정선의 그림 인왕산은 비온 뒤의 산으로 습기가 품어져 있다.

아주 힘이 있고 우직하니 인왕산을 표현하는데 있어 두려움이 없었다.

‘방’ 이라는 단어는

선배화가가 그린 그림을 다시 다른 형태로 모작을 할 때 존경하는 의미로 붙인단다.

room아닌 ‘방倣’이다.

<방,인왕산>은 크리스털을 플리우드에 부착시켜 만든 작품으로황인기 작품이다.

그 작품을 사고 싶었다.

집에 소장하면 현대적인 모던함에도 잘 맞을 것 같다.

난 인테리어에 모던함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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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처음 시작된 설명 탓인지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장백산도.

문인화가인 이인상의 작품으로 여백의 미라는 전시목적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집에 놀러 온 동네 친구인 한 선비에게 그려준 그림인데 아주 멋지다.

개인적으로 그 작품이 가장 여백의 미를 잘 표현했다고 본다.

정말 아름다운 수묵화다.

선이 깔끔하고 아주 수려하다.

문인화가는 우리나라 화가 중의 대부분으로 직업화가와 두 종류의 화가가 있었단다.

겸재 정선이나 안견, 김홍도는 문인화가이고 장승업은 직업화가다.

문인화가는 지식이 풍부해 그림에 발문을 써서 자기의 지적 기량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 옛날의 풍류와 기개, 그리고 수많은 의식들이 서려있다.

여백의 미에는 특별히 승효상 씨의 공간작품대비로 한국적 전통 마당이나 대청마루를

표현해 한층 진가를 더 한다.

4 Comments

  1. 지안(智安)

    2008년 10월 8일 at 2:10 오후

    아주 고차원 적이십니다.

    도슨트의 설명을 곁들여 느리고
    우아한 시간 보내신 Lisa님이 부러버여~

    여백의 미에서 한국적인걸 저도 떠올려 봅니다!   

  2. Lisa♡

    2008년 10월 8일 at 3:24 오후

    지안님.

    목요일에는 저의 시누이가 안내하오니
    어쩌면 공짜로 관람할 기회도 줄 수 있으니
    목요일에 가시려면 미리 말씀해주세요.ㅎㅎ
    어쩌면~~   

  3. 지안(智安)

    2008년 10월 11일 at 3:49 오후

    Lisa님 그누나가요?

    기억 할께요 쌩유!!   

  4. Lisa♡

    2008년 10월 11일 at 4:50 오후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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