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일러스트레이터, 방송작가, 그림책 디자이너, 구성연출가..등
다직업을 갖고있는 릴리 프랭키의 자전적 소설을 영화화한 도쿄타워.
동명으로 40대 유부녀의 사랑을 그린 도쿄타워도 있으나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
1958년에 333미터로 세워진 도쿄타워는 에펠탑과 모양이 같고 크기는
도쿄타워가 13미터가 더 길지만 무게는 반 정도밖에 나가지 않아 유명해졌다.
몇 번 도쿄타워를 올라가봤지만 내게는 그다지 특별한 의미를 주지못했던 타워이다.
각자 자기에게 의미가 있을 때 그 무게는 깊게 흔들리지않고 다가온다.
오다기리 죠 때문에 보기도 했지만 역시 오다기리 죠의 분위기는 여성을
사로잡을만한 감각과 차분함이 늘 존재한다.
이 세상의 모든 아들이 한번쯤은 이 영화를 봤으면 한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보다는 엄마와 친밀감을 유지해오던 아들은그럭저럭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평소에 아버지를 닮아 그림을 잘 그리던 실력으로도쿄의 무사시대학에 입학한다.
방탕한젊음의 시기, 무기력한 대학생활과 도박, 꿈이 없는 시절들을 보내던 그가 어느 날 엄마의
암소식을 접한다.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엄마는 병색이 깊어져식당일도 그만두고 아들이 청해서 도쿄로 오게된다.
15년을 떨어져 있다가 2-3년간 엄마를 모시는 아들.
암투병을 하는 엄마를 바라보며 울 수밖에 없는 아들의 처연한 심리가 잘 나타난다.
생활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아버지를 떠나 둘이고생하며 살던 그 시절을 떠올리는 아들의
나레이션은 지나간 시절에 대해 담담하게 추억을 떠올린다.
여기서 도쿄타워는 어떤 상징,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꿈이기도 하고 마음엔 안들지만 자기를 지켜주는
하나의 대상으로 자리한다.
어릴 때아버지의 치기어린 사진 뒤 배경으로 보이는 반만 올라간 도쿄타워를 처음 알게된다.
그러다가 도쿄로 오게되면서 오나가나 보이는 도쿄타워를 주인공은 거부할 수없게된다.
‘봄이면 도쿄에는 청소기의 회전하는 모터처럼 차례차례빨아들이는먼지마냥
일본구석구석의 젊은이들이 빨려 들어왔다.
어둡고 가느다란 호스는 꿈과 미래로이어지는 터널.
그러나 그 터널을 빠져 나오면 그곳은 쓰레기더미였다’
그렇게주인공은 도쿄의 골목에서 이집저집을 전전하면서 쓰레기같은 생활을 한다.
이 영화는 2007년 일본에서는 4월에 우리나라에는 10월25일에 개봉했는데
지하철에서 우는 얼굴을 보이기 싫으면 이 책을 읽지마라..라는 말로 많은 부수의 책이
팔려서인지 영화에서는 그다지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엄마라는 존재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나 자신을 다잡아보게하는 영화이다.
내게도 엄마가 있었고, 지금은 내가 엄마인 숙명적인 단어이다.
눈 앞에서 시린 인생을 살아 온 엄마의 죽음을 체험하고 아파하는 걸 보는 건 쉽지않다.
엄마의 가장 큰 보물1호는 아들의 졸업장이다.
그 졸업장만 보면 힘이 절로 난다는 엄마.
내 엄마시대의 이야기다.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
마지막 발인때 처음으로 아버지의 눈물을 본다.
회한의 눈물, 살면서 그런 일이 오지않게 미리미리 잘 살고 볼 일이다.
내 아들들에게꼭 보여주고픈 영화이다.
오다기리 죠의 의상에 대해 말하고싶다.
영화 전체에서 편하게 입고 나오는 모든 의상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
어쩜 그리도 잘 어울리는지.. 옷과 그는 주인공 그 자체이다.
핑크톤으로
베이지 톤으로
추리닝이면 추리닝의 추리한 부분까지..ㅎㅎ
분위기를 그리 내지않아도 분위기가 절로 생기는 외모덕도 있겠지만
의상들이 전체적으로 튀지않으면서 전체 흐름에 녹아 들었다.
뭘 입어도 어울리는 오다기리 죠의 개성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악역은 절대 못할 것 같다.
괴로워하는 엄마를 보며 남몰래 머리를 쥐어뜯는 장면.
엄마의 주검옆에서 같이 드러누워 평소때 못한 애정을 보이는 장면.
발인때고개숙이고 너무 흐느끼는 장면이 눈시울을 적신다.
마지막 엄마가 죽으면 보라고 한 박스에는 엄마의 사랑의 편지가 들어있다.
‘고맙습니다’
내 아들이어서 고맙고사랑해주어서 고맙다는 내용이다.
영화내내 엄마에게서는 쾌활한 부분들이 보인다.
주변을 유쾌하게 하는 분이었다.
끝장면은 도쿄타워에 올라가 엄마의 위패를 들고 도쿄시내를 다 보여주는 장면이다.
‘다행이야! 날씨가 맑아서…’
길
2008년 10월 8일 at 3:52 오전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풍경은 비에 젖은 도쿄 타워이다,로 시작하던
에쿠니 가오리의 <도쿄 타워>와는 완전 딴판의 영화로군요.
클릭해서 들어올 때만 해도 가오리의 도쿄 타워를 연상하면서 오호~(?)
리사님이 오늘은 또 어떤 메스를 대셨나 궁금했더랬어요. 하하.^^
조금 전에 중간고사중인 아들녀석과 통화를 했는데요, 바이올린 현이
튕겨지는 듯한 녀석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고 있습니다.
멀리있는 아이들 생각이 많이 나시지요? ^^
좋은 하루이시길요, 리사님.
Lisa♡
2008년 10월 8일 at 7:24 오전
길님.
돈때문에 많이 나요.
환율때문에…
ㅎㅎㅎ
매일 신경이 곤두서고 있지요.
그 도쿄타워랑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도쿄타워지요?
나도 둘다 보긴했는데
이번 걸 이제야 봤네요.
바이올린현이 튕겨지는 목소리라면
시험 잘봣단건지?
아님 못봤단건지?
구도자
2008년 10월 8일 at 1:09 오후
에쿠니가오리의 도쿄타워를 생각하며 들어와 봤는데…님의 글을 보면서 정말 영화를 음미할줄 아시는 분인것같다는 느낌이드네요
Lisa♡
2008년 10월 8일 at 3:23 오후
어머………구도자님.
캄사캄사합니다.
음미라고 하시니 더욱 감사드리구요.
제가 앞으로 여태껏 봤던 수많은 영화들도
다시 올릴 예정이오니 자주 놀러 오세요.
제가 아들을 위해서 예전 영화도 다시 올려 볼까 한답니다.
길
2008년 10월 9일 at 6:05 오전
바이올린 현이 튕겨지는 소리요?
그거 아주 잘 봤다는 소리랍니다. 하하.^^
팔불출이라고 흉보시겠지만 작은 아이가 공부를 곧잘 한답니다.
엄마가 도와주는 것이 없어서 그런지 더욱 대견해요. 크크.
특별히 공부하란, 소리를 하지 않는 편입니다.
아시다시피 요즘 아이들 한밤중이나 되어야 집으로 오니까요. –;;;
Lisa♡
2008년 10월 9일 at 3:36 오후
부러워라~
소피아
2008년 10월 14일 at 5:49 오전
늦게 집에 들어가니 컴터로 아들녀석이 이 영활 보고 있더라구요.
지 아빠 안닮고 나 닮은 몇 안되는 부분이지요.
영화동아리 들었다더니 그래서 보나..
영화 좋아하는건 지 엄마 닮앗네..지 아빠 궁시렁.
어떻냐고 물어보고픈 걸 또 깜박 ..이제야 생각나네요.
또 다른 됴코타워는 어찌 보셨어요?
리사님의 평론이 궁금하네요.
생김새, 성격,식성,정돈안하는 것까지
아빠만 닮은 녀석이
어쩌다
날 닮은 취향을 보면 왜 이리 좋은지 ㅎㅎ 우습죠?
Lisa♡
2008년 10월 14일 at 9:59 오전
소피아님.
또 다른 도쿄타워요?
제가 그건 별로 정신없이 봤는데
여자가 40대이다보니
이해는 되더군요.
음…다시보고 올릴께요.
왔다리갔다리하면서 봤어요.
소피아
2008년 10월 15일 at 8:20 오전
우와 여기다 댓글 달은 것도 답글을?
이해가 절대 안되던 상황도 조금은 아니 그럴 수도 있겠다 ..하니
나이가 먹긴 먹은 모양이에요,
좀 파격적이었는데
그 남자엄마입장이 되더라구요.여주인공에 감정이입이 되는게 아니라.
멋진 남자보면 사윗감으로 어떨까 저울질하고
맘에 드는 아가씨보면 며느리 삼고 싶고
평론
너무 부담느끼지 마세요~~
다른 시각으로 보시는 감각이 탁월하시기에~~
Lisa♡
2008년 10월 15일 at 2:25 오후
소피아님.
저도 그래요–
이젠 젊고 잘 생긴 남자를 보면
사위로 보이고’여자를 보면 며느리감으로 봅니다.
ㅎㅎㅎ..늙는다는 거죠.
그런 남자애들보면 당연 그 남자의 엄마 생각이 나지요.
하지만 당해보지 않고는 뭐라하기 그렇죠?
그러나 내 알들은 안됩니다.
ㅋㅋㅋ—-내일 지리산가요.
갔다와서, 다시보고 쓸 영화가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