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2일 데이트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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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파이가 날더러 데이트 코치를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말을 했다.

나에게 딱 어울리는 직업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종일 해보았으며

혹시나 싶어서 데이트 코치를 쳐보았더니 이미 도메인이 되어있고

라이프코치라고 어느 여성이 이미 사진까지 올려놨다.

미국방송에서 데이트 코치라는 말이 나왔다는 건 하긴 이미 늦은거다.

있어도 상관은 없지만 선남선녀의 결혼을 위한 데이트 코치라는 게

어찌보면 상당히 광범위한 직업이란 생각든다.

공부만 하던 학생이나 직장인들이 데이트를 어떻게 해야 상대의 마음에

드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음식, 영화, 뮤지컬, 연주회..등등, 추천을 해주는 게 데이트 코치이다.

살짝 준비해서 해보려던 기분이 날아가버렸다.

나의 그런 창고를 이용해서 뭔가 어울리는 일을 다시 모색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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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들어가니 훅~하고 낙엽썩는 냄새가 끼친다.

언젠가 수목원의 숲길을걸을 때 나던 친근한 내음이다.

새로운 낙엽이 떨어질 즈음, 이미 땅에서 뒹굴던 썩은 잎새들에게서

나는 냄새는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걸었다.

처음엔 길었던 길도 익숙해지면 길다고 느껴지기는 커녕 짧게 느껴진다.

좀 더 긴 길을 개발해야할까보다.

산길을 내려오니 길 끝에 분수가 있었다.

여름내 아이들을 즐겁게 신나게 해주던 그 분수가 이제 제 모습으로 홀로섰다.

늦게 온 가을이 서둘러 갈 모양인지 단풍도 성급하게 든다.

하나 둘 길에 뒹구는 은행잎들.

곧 도로 위로 노랗게 쌓일 은행잎들이 미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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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시대에 산다고는 하지만 요즘이야말로 정말 불안하기

그지없게도 불확실한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보인다면야 세상만사 걱정할 게 없지만 알 수없는 안개 속을 헤쳐 나가야

하는 건 모험에다 곡예에다 안전운행을 장담못한다.

뾰족하게 돈벌이를 못하다보니 뺑뺑 놀고있는 자신이 더 미안타.

남편의 어깨도 무거워보이고 자신감에도 점점 위축된다는 느낌이 든다.

나이 탓이기도 하고 발빠르게 전진하는 젊은 아이들이 올라오니 그럴만도 하다.

그의 얼굴에 점점 편안함이 사라져 보인다.

마음이 아프다.

공연한 걱정일지도 모르지만 워낙 아이들이 많고 내보내어 공부를 시키다보니

사서 고생한다고, 사서 고민한다.

모든게 잘 되겠지하는 막연함만이 위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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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해몽이 맞을까?

요즘은 통 꿈을 안 꾼다. 예전엔 하루 두 편 동시상영도 꾸더니 기다려도

이제는 꿈이 안꿔지고 또 꾸어도 기억이 안난다.

아침나절에 오빠가 꿈때문에 기분나빠한다는 소릴 들었다.

시체 꿈인데 아버지의 시체였고 그걸 먹으라고 엄마가 권했다며

썩 불쾌해했다.

듣고보니 나도 상당히 불쾌하지만 이리저리 찾아보니 해몽은 좋다.

부모의 시체는 아니지만 시체를 보거나 먹으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인터넷에는여러 건 적혀있었다.

꿈에 의존하는 나약한 인간의 본성이 우습지만 불쾌한 꿈은 아무래도

하루를 불안하고 꺼림직하게 하는 건 사실이다.

나의 경우에는 그래도 금방 잊고 말던데…

8 Comments

  1. 김현수

    2008년 10월 12일 at 1:34 오후

    리사 님,
    데이트코치(date coach, 이건가?) 되시면
    전화 할께요.   

  2. 테러

    2008년 10월 12일 at 2:49 오후

    웬지.. 저는 리사님을 데이트 코치로 모시면…
    리사님 뒷골 당기는 혈압상승에 한몫 크게 기여할 듯…ㅋㅋ
    참아야지… 리사님의 만수무강을 위해…   

  3. Elliot

    2008년 10월 12일 at 8:37 오후

    Dating Coach가 Matchmaker보다 속 편하져: $125/hour @!

       

  4. Lisa♡

    2008년 10월 13일 at 12:06 오전

    현수아저씨….아드님 데이트에 일조하라구요?
    그럴까요?
    공짜로 해드릴께요.
    데이트 코치—참 조타.   

  5. Lisa♡

    2008년 10월 13일 at 12:09 오전

    테러님.

    진짜 여자친구 생기면 제가 데이트코치 해드릴까요?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어요.
    그 여자친구의 취향만 정확하게 알게되면요.
    하지만 대충해줘도 그 분이 마음에 들게 할테니
    데이트있으면 이 누나랑 상의하고 나가요.
    적절한 기회에 확실한 프로포즈를~~ㅋㅋ
    나는 본래 열 잘 안받아요.
    스타일 자체가 정의감에 불타는 것 외에는 열 안받아요.
    만수무강에 땡땡큐~~~   

  6. Lisa♡

    2008년 10월 13일 at 12:10 오전

    데이팅 코치가 매치메이커보다 좀 편하고 가볍죠?
    매체메이커는 제가 어쩌다 세쌍을 해서 성사시켰는데
    보답이 잘 사는 것이더라구요.ㅎㅎ
    내게는 금전적으루나, 물질적으루나…ㅇㅇㅇ
    시간당이라면 꽤 비싸네요.   

  7. shlee

    2008년 10월 13일 at 10:14 오전

    데이트 코치란 영화도 있는데…
    라이프 코치였나?
    에디 머피가 나온 것 같은데…
    데이트 코치
    잘못하면 삼각관계…
    ^^   

  8. Lisa♡

    2008년 10월 13일 at 10:16 오전

    쉬리님.

    히치인가 그런 영화죠?
    뭐더라…하튼 있어요.
    삼각관계요?
    나랑은 절대 아니죠?
    히히히……
    재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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