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5일 인연의 끝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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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만난 건 까르페디엠에서였다.

물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까르페디엠, 둘 다에서 그를 만났다.

오늘 그의 소식을 블로그를 통해서 보고 마음이 무너진다.

투병생활도 그렇게 멋지게 하나싶더니..고통을 당하고 있는 마음과

생에 대한 착찹한 그의 심정을 보니 견디기 힘들다.

처음에 몇사람과 같이 찾아 온 그를 봤을 때 그는 천사였다.

예의바르고 늘 웃음 띤 얼굴에 바른생활 사나이라는 걸 첫 눈에 알았다.

여러 암의 와중에도 그가 잘 견디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다는 걸 알기에

축복받을 거라고 늘 생각해왔다.

그의 몸무게가 형편없이 빠지고 사랑하는 사람의 울음소리를 옆에서 듣고

괴로워하는 심정을 피력한 글을 보면서 내 어찌 울지 않을 수 있을까..

밤이 괴로웠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가 오랫동안 블로깅을 하지않으면 혹시 아픈가? 강의가 고되나…별 상상을

다했던 건 사실이다.

그가 사직서를 내고 어느 절에 들어갔다니 부디 기적이 일어나길 희망한다.

마음이 너무 안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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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을 정리하는데만도 하루가 모자랄 지경이다.

외출을 않고 집에서 이것저것 주섬주섬 정리하다보니 시간이 금새 흐른다.

오히려 밖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집에서 보낼 때 시간은 더 빠르다.

마저정리도 못한 채 성화에 못이겨 외출을 한다.

죽어도 오늘 새우철의 새우를 먹겠다는 그녀를 누가 이기리~

그녀와 나는 안면도인지 오이도인지를 향해서 가다가 끝까지 차 밀린다고

가지말자는 내 뜻에 꺽여 차라리 차가 없는 인천공항쪽의 을왕리를 가기로 합의했다.

처음 가본 그 곳은 낙후된 바닷가의 촌스럽기 그지없는 정리가 덜된 옛날의

시골 바닷가보다 못한 그런 곳이었다.

울긋불긋 저급한 횟집들..미치겠다, 그냥 자연 그대로에 튀지않게 만들면 안되나?

그나마 도심에서 가깝긴 했지만 내게는 영 아니올시다였다.

앞으로 재개발처럼 다시 시설들과 난립한 횟집들 정리에 들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그녀는 좋단다.

마침 지는 뿌연 석양속에 그녀의 감탄사가 흐른다.

"아—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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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급한 간판 하나 찾아들어섰다.

그런데로 감성돔과 조개구이는 맛있었지만 어지간한 찌깨다시(?)에는

손대기가 좀 그랬다.

안먹는 건 골라서 도로 줘버리고는 멍게, 조개류에만 손을 댄다.

어지러운 전깃줄들 사이로 걸어 둔 조명등…서로 질세라 간판을 떡칠한 가게들.

시멘트로 분위기없게 대충 발라만든 해변길.

차를 잡아끄는 삐끼 아줌마들..난 이런 게 너무 싫다.

뒷쪽으로 어울리지않는 멀끔한 호텔하나 들어서는 중이다.

이런 모든 것들속에 뇌물과 부조리한 공무원들의 결탁과 앞뒤 생각않고 허가해주는

많은 부적절함들이 숨어 있을 것이다.

도시를 형성할 때 우선 생각해야 할 것이 환경과 안전과 스카이라인, 미래에 설계될

도시전체의 균형들일 것이다.

작은 바닷가라지만 계획없이 졸속한 동네로 보인다.

좀 세련되고 취향이 묻어나는 해수욕장으로 만들 순 없을까?

사람들 취향이 고급화되면 이런 곳은 사장될 게 뻔하고 다시 세금으로또 다시달라지겠지.

이런 모습들에서 관계 공무원들도 미학적인 공부를 좀 시켜야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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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을 때는 사진찍을 것이 없는 곳이다.

물에 일렁이는 불빛이나 그나마 오렌지로 비치는석양의 그림자가

살려준다.

사진을 골라서 추려내어 찍는 것이 찍사의 마음이지만 실제보다 잘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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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보석을 끝내 찾고만다.

그래야 직성이 풀린다.

을왕리에 가면 가볼만한 곳 발견!

따로 스크랩할 예정이다.

뭐든 하나라도 찾아갈데가 있어야지.

내일은 지리산으로 간다.

많은 시간동안 걸을 것이다.

걷는동안 그를 위해 기도할 것이다.

작은 기도의 힘이나마 보태길 나 스스로 위안하는 것이다.

마음이 안 편하다.

슬프다.

인연의 끝은 있는 것일까?

12 Comments

  1. 흙둔지

    2008년 10월 16일 at 12:13 오전

    인연의 끝이야 소풍길 끝낼때 끝나겠지요.
    한번 맺은 인연은 왠만해서는 끊어지지 않더라구요…
       

  2. Lisa♡

    2008년 10월 16일 at 1:06 오전

    흙둔지님.

    그렇지요?
    끊어질 듯 끊어지질 않고 이어지는…
    소풍길도 그리 무섭거나
    도망칠 일은 아니지만 때가 너무 이르면
    슬픔이지요.
    하여간 마음이 영 쓰립니다.   

  3. 미리

    2008년 10월 16일 at 2:06 오전

    몸이 피곤 한 건 푹 쉬어주면 풀리는건데-
    가까운분 건강이 안좋아지면 참..마음이 그래요..

    요즘 외할머니가 좀 편찮으신데, 늘 가슴에 뭐가 걸려있는 듯 아파요.
    저 아주 아기일때 잠깐 돌봐주셨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마음이달라요.

    리사님이 아시는분 이야기들으니 제맘도 아픕니다.
    정말 병원에 가보면 아픈분들이 너무 많다는 거 느껴요. 평소엔 모르다가..
    건강하단 거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단 생각도하게되고. 뭐든감사해요. 요즘은,

    가을은 가을인가봐요, 좀전에 엄마가 뭐라고 하시는데..외로우신가봐요ㅎ
    리사님은 가을앓이 안하세요? 오늘은 쉬는날이라 집에서 아침 블로깅해요.

       

  4. Lisa♡

    2008년 10월 16일 at 2:30 오전

    미리양…예전에 내가 올린 써런키친앤드바레 가보면 미리양을
    언급한 이야기 있는데..안봐찌요?ㅎㅎ
    야단맞을지도 모르지만—-미리양, 이 가을 안탄다면 거짓이거나
    아니면 감동이 없는 사람이겠지요?
    저는 그냥 즐기려고 합니다…그래서 오늘 다랑이 논을 만나러
    지리산으로 갑니다.   

  5. 테러

    2008년 10월 16일 at 3:09 오전

    아.. 저도 병원에 가봐야겠어요….ㅠㅠ
    요즘 느낌이 넘 안좋음…   

  6. Lisa♡

    2008년 10월 16일 at 3:48 오전

    테러님.

    땠찌—-퉤퉤퉤..
    그냥 피곤한 거예요..테러님은요.
    저 지금 지리산 갑니다//나가요.   

  7. 김진아

    2008년 10월 16일 at 5:58 오전

    암이라..그러면..둘째동생의 선임하사가 자꾸 생각나서요..
    9남매 막내..위암말기 선고 받았는데..다친 동생..저대신 병간호 해주고..
    그리고..웃으면서..떠났지요..

    까만 얼굴에..유난히 흰 치아에..미소가 아름다운 사람이었는데..
    …아고, 참…

       

  8. 한나

    2008년 10월 16일 at 10:09 오전

    슬픈 가운데에서도..
    내일 지리산 가서도 기도할 리사님…
    아름다운 마음에 흐뭇해 하고 갑니다.

    나는 모르는 사람이지만,
    지금 고통스러운 병과 투쟁하시는 분들에게..
    신의 도우심이 있기빕니다..

    지리산 여행 신나게 하고 더 건강해서 오기를요..ㅜ.   

  9. 구도자

    2008년 10월 17일 at 1:08 오전

    소풍길이 끝나게될때도 인연의 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윤회를 인정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소풍길에서 또 다시 만나게 된다고 얘기하지요.
    여기오시는 모든 분들 서로 좋은 인연들이 될 수있도록
    모든 사람들이 서로 접하는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시길..   

  10. 푸른갈매기

    2008년 10월 17일 at 4:21 오전

    저도 아는 투병중인 그 사나이의 쾌유를 빕니다….   

  11. 임부장

    2008년 10월 17일 at 11:27 오전

    오늘 tv에서 지리산 둘레길을 방송 하던데 그 길을 걸으시겠군요…
    잘 다녀 오십시요!
    저도 가을 다 가기전에 가 볼 생각입니다.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느끼는건 서툴지만 걷는건 자신 있습니다…^^   

  12. 광혀니꺼

    2008년 10월 17일 at 1:06 오후

    그분의 병이
    치유되길 발원합니다.

    늘 건강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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