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지난 번 다운받아 둔 아이언맨을 재밌게 보았다.
나이 든 회장에게 돈을 많이 안겨 줬다는 말에 더 흥미가 있었다고나 할까?
어쨌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나오는 그 영화는 재미있는 만화를 한편보는 기분이었다.
속물인 나로서는 뒤에 깨달음을 얻은 아이언맨보다 처음의 망나니같은
아이언맨이 더 멋있게 보였다.
특히 개인 전용비행기 안에서여승무원들이 추는 현란한 춤을 배경으로 살 수 있는
사나이가 부러웠다.
기네스 펠트로같은 여비서를 평생두고 사는 능력에 아우디8 스포츠카를 마음껏
몰 수 있는 그가 몹씨도 멋져보였다.
정말 아이언맨처럼 하늘을 날 수 있는 인간새의 시대가 올 것인가?
온다고 믿는다.
그런데 합금의 레드아이언맨 근사했다.
뭉친 다리도 풀겸 산책을 나갔다.
두갈래길이 나왔다.
남편이 가는 길이 늘 틀리길래 ‘그리로 가봐봐~~’하고 비아냥 거리며
다른 길로 간 내가 오늘따라 엉터리길로 갔다.
가도가도만나는 길이 나오지않고 아무도 없는 멋진 숲길만 나와서
문득 무서워졌다.
큰소리로 남편의 이름을 불렀으나 공허한 메아리조차도 안돌아온다.
빠른 걸음으로 뒤돌아서 나오니 아는 길이 보인다.
늘 틀린 남편이 늘 맞는 내가 벌써 지름길로 간 줄 알고 저멀리 가고 안보였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날이 있다는 말이 딱이다.
나는 길을 너무 잘 아는 사람이고 남편은 평소에 길치에 방향치였다.
잘난 척은 이제 그만~~
땀을 흘리면서(오늘은 반팔이 제격인 날씨다) 오는데 고무신을 신은 M교수가
으시대며 걸어온다.
아예 눈을 아래로 깔고 쳐다보지도 않고 지나쳤다.
L 교수는 E 대에서 독문학을 가르친다.
우연히 놀이터에서 그녀의 딸과 함께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딸은 키가 어찌나 컸는지 170cm은 그냥 넘어보인다.
판사다.
동생도 1차합격하고 2차를 준비 중이다.
둘 다 어릴 때부터 봐왔는데 어찌나 영특하던지 그저 부럽다.
둘 다 턱하니 서울법대를 수시로 합격하는 수재들이다.
과외도 안하고 그저 책을 많이 읽히더니 어느새 공부를 그리 잘했는지.
편하게 자식 잘 보낸다싶어서 마냥 부럽기만하다.
우리는 지리산 둘레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대화의 물꼬는 내가 텄다.
사위도 판사를 본다고하니 집안에 판사가 셋이나 되겠다.
TV를 틀어놓고 산책하고 밥먹는 시간 외에는 퀼트를 했다.
12장의 작은 사각형을 죄다 완성해버렸다.
12X4이면 48장을 조각조각 모아 붙이고 뒷면에 안솜까지 넣는 작업을 했다.
가방을 만드는 중인데 엄청 좋은 가방이 있어도 제일 귀중하게 여길 께 뻔하다.
갈수록 비싼 물건들에 대한 흥미를 잃는다.
수중의 경제사정이 낮아지고있는 자신감 결여에서 오는 현상일런지도 모른다.
아이들한테 돈이 많이드니 초절약을 해야할 판이다.
퀼트던 레이스던 한 번 잡으면 끝장을 보는 성질이라 등이 자주 휜다.
에고—- 허리, 등이야…
바늘로 손톱을 하도 찔러서 손톱이 벗겨졌다.
저녁엔 참치를 먹었다.
고기던 회던 둘 중에 하나는있어야 먹은 것 같다는 표정의 남편 때문이다.
지리산 갔다와서 남은 과자가 있길래 종일 과자를 입에 달고 산다.
평소에는 과자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편이다.
창 밖으로 어느 사이엔가 하루밤만에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
제법 우수수 떨어진 은행잎들에 눈이 반짝갔다.
곧 거리에 눈처럼 은행잎이 쌓이겠구나…
늘 은행잎이 포도를 포근히 덮은 걸 보면 떡의 콩고물 생각이 나곤한다.
내일쯤은 시누이랑 큰엄마에게 안부전화도 한 통씩 넣어야겠다.
자주 잊고사는 게 전화하기다.
가을이니까 소식도 멀리까지 전하고 싶어지는 훈훈한 마음이 인다.
KBS 주말영화는 견디기 힘들만큼 늦은 시간에 한다.
요즘은 12시 넘기기 힘들다.
와잇맨
2008년 10월 19일 at 3:14 오후
애들 셋이면 한달에 족히 5000 은 나가시겠네요
리사님 아이언 워먼이신 건 조블이 알아주는데
아이디어가 백출하시니까
언젠가는 올 인 하셔서 대성하시리라 믿습니다
저는 개미같이 죽어라 숨 멎을 때까지 일만 하겠습니다 ^ ^
광혀니꺼
2008년 10월 19일 at 3:18 오후
파실거요?
팔지도 않고
주지도 않을거면서…
자랑만 디따 하고
숨어댕기는 리사하트님~
주무셔야지요.
편안하게.
다리는 다 풀리셨나요?
옆지기님게
꼭꼭 주물러달라하셔요~
저두 이제 자야 하는데
이런 된장할 잠이 안오네요.
서너달째 혼수상태로 이러고 다님미다…
그 후유증이러니 하세요~
싸가지 없는 댓글 말입니다.
^^;;
색연필
2008년 10월 19일 at 3:31 오후
리사님 길을 잃고~
재미난 벽화를 만났으니 부럽기 짝이 없습니다^^~
바늘로 손톱…
그 가방..가보가 될게 뻔해~
또 부러워만 하다 갑니다^^
일찌기 경제사정과 자신감 결여로 좋아 했던
퀼트 가방…그것 살려면 결코 만만한 가격이 아니더라구요~
저도 오늘 밤에는 엄마한테 전화 한통 해야 겠습니다.
네잎클로버
2008년 10월 19일 at 3:49 오후
저도 지금 주말의 영화 기다리면서 블로깅하고 있어요, 리사님~ ^^
지리산 다녀오셨군요.
그렇게 많이 걸으셨는데,
산책 후 이제는 다리 좀 풀리셨는지요…?
환율도 그렇고
요즘 금융시장이 어수선한데
세 쌍둥이 유학 보내셔서
많이 걱정되실 것 같아요…ㅠㅠ
얼른 괜찮아져야할텐데,
그때가 언제일지….;;
Lisa♡
2008년 10월 19일 at 11:08 오후
와잇맨님.
5000은 달러or원화?
^^*
많이 듭니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요.
이렇게 지출하면서 보내야하는지 의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보다는 아이들이 좋아하고
잘 하고있으니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뉴욕의 홈스테이비용이 만만치가 않아서 그 돈이
아까워서 고민이지요.
하긴 뉴욕과 서울의 물가는 뉴욕이 조금 더 비싸니
거기서 사는 것이 힘들지요.
저도 지금 아이디어 많이 짜내고 있답니다.
그냥 놀아서는 안되거든요.
이번에 여러가지로 손해 많이 봤거든요.
일을 해야합니다.
Lisa♡
2008년 10월 19일 at 11:18 오후
광여사님.
팔다니요?
이제 겨우 하나 완성할 참인데..
팔다뉘~~~내꼬 하나면 족하지.
손톱에 물집이 다 생기려는구먼-
아니 불면증이라니..냉수목찜질을 자기 전에 해보면 어떨까?
혼수상태—ㅋㅋㅋ
무슨 그룹이름같애.
에전에 우리가 혼수상태나 더 몸부림스라는
그룹이름을 지어보고 그랬는데.ㅎㅎ
Lisa♡
2008년 10월 19일 at 11:22 오후
색연필님.
벽화 이쁘죠?
역시 색연필님답습니다.
잘 만든 퀼트가방이 가격이 비싼거야 당연하지만
제가 만든 건 일반적으로 가격은 나가지 않고
제게만 가격이 나가는 것이 되겠지요>
참나무님 정도의 실력가가 만든 것이 가격이
좀 나가는 것이 되겠지요..
ㅎㅎㅎ–엄마께 전화는 드렸나요?
Lisa♡
2008년 10월 19일 at 11:25 오후
네잎클로버님.
그래..영화보셨어요?
저는 그냥 자고 말았지요.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랍니다.
하나도 아니고 셋이나 보냈으니 보통 걱정이 아니죠.
환율도 환율이고 우리나라의 경제사정이 이러니
아니 세게가 이러니 우리집의 경제에도 문제가 생기는군요.
엄청 손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 해봐야지요.
아이들이 솔직히 아이비간다고해도 현재로는
걱정이랍니다.
김진아
2008년 10월 20일 at 12:39 오전
벽화도 이쁘고,
양철지붕위의 돌과 지푸라기, 덩쿨..
세월이 거기에 몽땅 남겨져 있는것 같아요..
환율로..모두가 다 걱정이랍니다.
물가상승은 말할것도 없구요..버리는 폐자재가지고도,
싸우는 세상인걸요..매일보는 풍경이 되어버렸어요..이곳에선..
퀼트가방 완성하시면..구경은 꼭 해주셔요..^^
초록정원
2008년 10월 20일 at 1:52 오전
저도 가방이 완성되면 어떨지 궁금한 걸요..
중고교때 수예숙제들 엄마가 도와줘서 겨우 끝냈던 저로서는
한 번 잡으면 끝장 보는 성격.. 존경스럽기까지 하네요.
저 어젯밤에 운 좋게도 고야의 유령.. 봤어요.
재밌더군요.
제가 안졸고 보면 확실히 재밌는 영화랍니다.. ㅋㅋ..
Lisa♡
2008년 10월 20일 at 6:01 오전
진아님.
퀼트가방 완성되면 사진 올릴께요.
자랑하고싶어서라도 올릴 겁니다.
후후후…본래 자랑이 심하거든요.
환율이 잡힐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저희는 시방 보통 일이 아닙니다.
에구..매일 숨죽이는 실정이지요.
유학보내고 이런면 꼴사운 건 아는데…
그래도 있는 그대로 보이는 스타일이라서.
Lisa♡
2008년 10월 20일 at 6:02 오전
초정님.
질투하게 꼭꼭 보여줄께요.
고야의 유령보라고
포미니츠랑
플루토에서의 아침을 도요…
그래서 대문글에 올려놨어요.
더빙이었나요?
shlee
2008년 10월 20일 at 9:52 오전
이리 저리
휘~
휘~
바람난 여자처럼
잘도 다니다.
어느새
바늘 잡고
가방 만들다
컴터 앞에 앉아
휘리릭~
쓰고
푹 자고
참
하루를
며칠 같이 사네…
무무
2008년 10월 20일 at 10:49 오전
저는 가끔 남들이 선택하지 않은 길을
일부러 갑니다.
호기심 때문이기도 하고,
남들이 하지 않는 거면 왠지 해보고 싶기도 해서요.
늘 두려움과 설레임이 교차되곤 하지만
항상, 결국은 그 길도 길이라는 것.
Lisa♡
2008년 10월 20일 at 11:04 오전
남들이 24시간을 산다면 나는 36시간을 산다고
친구들이 늘 말하곤 하지요.
그렇게 살려고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데
꽉 차게 살고싶은 건 사실이예요.
그러다가 푹 쉬는 기회가 바로 여행이지요.
쉬리님.
이륙하는 비행기 안에 있고 싶다구요?
그 마음 십분 이해합니다.
Lisa♡
2008년 10월 20일 at 11:06 오전
무무님을 사진으로 보고는 그렇게 야무지고
당당하게 보였답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자기 일이 있고 하고픈 거 하시니까요.
저는 하고프면 일을 벌려놓고는 수습이 안되어요.
부족한 자질때문이겠지요.
무무님이 한없이 부럽습니다.
가는 길에 축복이 더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