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걸 알았다.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그녀들은 내 곁에 머물고 있었다.
퀼트하는 엄마들과 같이 올림픽공원에서 만났다.
인형 만들기부터 여름부터 만났지만 그동안 탐색할 시간이 부족했던가..
하나 둘 알아가면서예상을 깨는 발언들 속에서 아….내가 괜찮은
여자들을 만났구나, 하는 확실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겉모습으로 그냥 동네 아낙이라 찍어버린 자신이 부끄러웠다.
참—-배울 점이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있구나했다.
오늘은 선생님까지해서 6명이 모였다.
본래 7명인데 한 명이 유치원선생으로 취직이 되는 통에 줄었다.
10월의 태양과 바람과 재잘거리는 아이들이 다 액자속의 장면같다.
차량제공, 돗자리제공, 매실음료수제공, 옛날과자제공으로 나는 명실상부
꼭 필요한 인물로 등극했다.
다들 일부러 짜맞추지 않아도 다들 먹거리를 들고 나타났다.
한나엄마는 캠핑에 대한 이야기를 수준있게 조용히 조리있게 이야기한다.
캠핑도 제대로 갖추고 장비마련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든단다.
요즘은 뭐든 하나하기도 다 돈이 들어야 뽀다구가 난다.
제일 돈들지 않는 게 무얼까를 잠시 생각했다.
줄넘기…비용대비 제일 저렴한 운동이라는 생각이 퍼뜩 떠오른다.
캠핑..여태 관심밖이라 몰랐었다.
거기에도 유명상표라는게 있어서 가스불 하나켜는대도 아주 그럴듯한 폼을 잡는
사람과 브랜드의 라이터가 따로 있단다.
히히히….캠핑은 무조건 포기다.
집 가까이올림픽공원이 있다는 건 행운이다.
거기에도 가을은 다가와 머문다.
10월애라고 언제나 얘기하던 내가, 그녀가…이렇게 만나지도 못한 채
이 아름다운 10월을 보내고있다.
문득 투병 중인 친구 S생각이 스쳐 전화를 불현듯 했다.
숨찬 목소리…갑자기 숨이 막혀온다.
요양 중이던 곳을 떠나 병원에 들어와서 못나가고 있단다.
벌써 한달이 넘었단다.
곧 갈께—운명을 거슬릴 순 없으니까 담담하게 마음 편하게 지내.
다들 항암제 맞으면 고통스럽고 넌 아직 운명을 맞이할 때는 아닌 것 같아..
해줄 말은 그것 뿐이었다…항암제도 안 맞는다는 걸 나는 알고있다.
숨이 차 하니까 전화하지말자, 곧 내려갈테니까…흑.
10 키로가 빠졌단다.
아무것도 못먹는단다.
미치겠다.
이렇게 우리는 헤어지나보다.
퀼트를 하고 들어오니 집에 우두커니 심란해진다.
파머를 해야겠다싶어서 뒤도 안 돌아보고 예약 후, 나갔다.
공허하다.
파머라도 하니 마음이 약간 편해진다.
파마중에 김아중이라는 탈렌트가 왔다.
vip실로 직행이다.
생각보다 야위고 왜소하고 새까맣다.
옆에서보는 코가 어울리지않게 덩그러니 높다.
그렇게 착하고 낯을 많이 가린단다.
탈렌트 기질을 타고 난 사람과 끼가 없는 사람과는 태생 자체가 다른가보다.
카메라는 교묘하게 다른 사람을 비춰줄 때가 많다.
카메라의 기법인가? 아님 찍는 사람의 기술인가?
올림픽 공원의 특이한 점 하나는 주차비가 문마다 틀리다는 것이다.
대부분 정문이나 두개 정도의 문은 무조건 하루종일 3500원이다.
500원 오른 가격이다.
소마미술관으로 들어가는 주차장은 작고 비싸다.
한시간 기준으로 1000원에 10분마다 500원 추가이다.
우리처럼 3시간을 있으면 7000원이 나온다.
바로 그 옆의 조각공원 쪽 문으로 들어가면 한시간에 1000원의 기본요금에
20분당 500원 추가요금이다.
3시간 있다보면 4000원이다.
어느 장단에 발을 맞추라는건지 모르겠다.
같은 올림픽공원에서의 다른 주차비를 이해 못하겠다.
보통 올림픽공원을 가면 운동하고 산책하거나 놀거나 커피 마시거나하면
2-3시간은 기본아닌가?
커피빈에서 커피를 마시면 만원 이상을 썼을 때 2시간 무료이다.
커피는 한 잔에 4000원꼴이다.
돈없으면 공원에 차를 갖고가면 안된다.
하긴 차없이 가면공해는 덜하겠다.
차의 유무를 떠나 왜 주차비가 다른 것일까?
네잎클로버
2008년 10월 20일 at 5:25 오후
야외에서의 퀼트 모임~!
돗자리 깔고 바느질하시는 모습들이
너무 정겹고 보기 좋아요. ^^
천들 이어붙이신 것을 보니
조만간 가방이 완성되겠군요.
아, 저도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이 모락모락~ ^^
그런데 저는 동시다발로 뭘 못하겠어요.
책이면 책, 블로깅이면 블로깅,
퀼트면 퀼트, 하나씩만요. ^^
사람이 재산인데
괜찮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을 알게 되면
마음이 뿌듯하고 행복해지지요.
좋으시겠어요, 리사님… ^^
hannah
2008년 10월 20일 at 6:27 오후
덩그렇게 코가 높아서 안 어울렸어요?
..ㅋㅋ 잘 읽고 갑미다..ㅜ.
Lisa♡
2008년 10월 20일 at 10:43 오후
네클님…보기좋죠?
공원에서 돗자라깔고 옹기종기모여 열중하고있는 모습요.
기분이 산뜻해지고 인간적이 되더라구요.
자연이 주는 알게 모르게 스며드는 선물이겠지요.
동시다발의 여왕이 접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음악들으면서 공부하기(그래서 성적은 별로..)
신문보면서 TV보기.
밥먹으면서 전화하면서 잡지보기.
ㅎㅎㅎ–그게 버릇처럼 되어버렸지요.
사람이 재산이라고 보이지 않는 인프라라고는 하지만
중요한 건 시간이 지나도 나서주고 만나고싶은 사람끼리의
동화됨입니다.
그건 나의 인격몫이겠지요.
Lisa♡
2008년 10월 20일 at 10:45 오후
한나님.
ㅋㅋ—-아무래도 그 코 자연산은 아닌듯 하더군요.
요샌 자연산이 촌스러울 정도라니..아무렴 어때요.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질 못했으니 제가 남의 코로 왈가왈부를
오래한다면 그것도 내가 미련한 탓이겠지요?
한나님.
거기 춥죠?
여름에도 차에 에어컨이 필요없는 곳이라니—-
김진아
2008년 10월 20일 at 11:41 오후
퀼트의 그림이 모두 다른데,
완성된후 보면, 같은 모습이 되어요..
사람도 ..만남이란 그런것 같네요..
퀼트같이..^^
Lisa♡
2008년 10월 21일 at 12:06 오전
진아님.
어캐 그리 멋진 말을…?
흐흐흐..퀼트같은 만남이라.
아무래도 멋진 걸요?
써먹아야겠어요.
저작권없죠?
manbal
2008년 10월 22일 at 2:11 오전
리사님,
즉, 퀼트 야외수업이네요.
즐거움은 끝이 없군요.
부러운 마음 가득합니다.^^
대학때 공부하기 싫으면 교수님 야외수업해요
하고 조르던 생각이 나네요. 하하하
Lisa♡
2008년 10월 22일 at 8:50 오전
맨발님.
낑가 주께요.
퀼트하고프면 오세요.
야외수업 조치요.
분위기 업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