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2일 맛있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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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조화장품은 한 번 사면몇 년을 쓰는 경우가 나의 경우다.

특히 아이쉐도우나 립스틱의 경우는 십년전의 것도 아직 있을만큼

속도가 느리게 소모한다.

어지간하면 오래되어서 버리지 다 써서 버리는 경우는 거의없다.

그런데 이 볼터치…이렇게 깨끗하게 썼다.

거의 화장기없이 다니기가 파시시해서 나름대로 얼굴에 혈색을 넣는다고

볼터치를 살짝하고 다니느라 사용했다.

고민은 내용물은 다 썼는데 솔이 아직 멀쩡해서 솔은 따로 써야지…

하고 있었는데아침에 솔을 꺼내는 순간 이렇게 동가리가 났다.

아니 솔모가 한쪽이 빠져 버리면서 푸시시한 건조함을 느끼게 한다.

한몸-세상에 동체가 한몸이라더니 이 화장품 기특하다.

주인격인 속알이 없어지니받쳐주던 솔까지 시간에 맞추어서..

저기 붙어있는 라인까지 죄다 쓸 예정이다..빠진 솔로.

이럴때 나의 알뜰함과 살뜰함도 인정받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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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기다리던 비인지…반갑다, 비야~

이번 여름은 장마도 그리 없었고, 가을비라고 우산 한 번 쓸 기회도

거의 없었다고 기억한다.

농촌을 다녀온 후로는 계속 비를 주문했다.

때아닌 늦더위도 재미없고 딱딱 맞아떨어져야 좋은 사시사철이다.

사실 여름옷보다 겨울옷이 몸도 많이 감춰주고, 가격대면에서도 고가이니

더 활용도가 있어야 본전을 뽑을테니 기온이 조금 내려가야 쓸모있다.

나를 보더니 ‘어머..리사도 똥배있으니 별볼일없는 아줌마네’라고 기꺼이

즐거워하던 그녀의 말처럼 똥배도 감추어야하니 얇은 옷의 계절이여..빨리가라~

내리는 비를 한없이 바라보다보니 공연시리 꿀꿀해진다.

여름에 약간 부족했던 건 하얗게 대지위에 내려꽂히는 장대비다.

쏴아~하고 퍼붓는 그런 비를 보자면 왠지 속이 후련해지던 그 느낌.

최헌의 가을비 우산속에..가 그리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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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세계의 경제가 패닉화되는터라 숨죽이고 납짝 엎드려있다.

반동강난 펀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부실의 불똥, 얄미운 미국.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라고 하지만 집에 두자니 그렇고 은행에 두자니

5000만원만 지급보증해준다는 법이 있고, 금을 사두자니 금값이 예전에 4-5만원

하던 것이 20만원에 육박하고..대략난감이라고 돈있는 사람들은 그런다.

달러가 최고라지만 달러로 뭘 어쩌겠다는건지–어디로 튈려고?

돈없는 백수나 최하층의 서민들은 돈없어 속이 편하다고 하지만

더 끔찍한 건 물가가 살인적으로 오를지도 모르니 것도 그들에겐 걱정이다.

그렇다고 안 먹고 안 다닐 수는 없는 노릇.

그동안 너무 흥청망청했던게지..다아 미국 탓이야~라는 사람도 있다.

튼실한 회사를 다니면서 집 하나있고 애들 공부 마친 사람들은 걱정이 없다.

씀씀이를 줄이면 되니까..

써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채권, 부실은행, 국가등급하향평가, 환율급등, 주식시장

사이드카 발동…듣기만해도

간떨리는 소리들이다.

그러나 차분하게 기다리면 다아 잘 되겠지.

지금 이렇게 은행이나 경제를 흔들어놓으면 우리 아이들 세대에는 그래도 정직하고

투명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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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이네는 그저그렇게 작은 기술학원하면서 살아갔다.

어느 날 범이네 아버지가 세무공무원들과 회식을 자주하고 그들을 3차까지

대접했다는 둥, 은행직원하고 해줄 것 다 해줬다는 둥..하는 말들을

듣거나 눈치를 끍었었었었다.

그러더니 대출을 엄청 받아 학원을 하나 더 만들더니 집도 어울리지않게

ㅌㅇ팰리스로 이사를 갔다.

아이러니…쪼들리게 살더니 갑좌기 골프를 치러다니는 범이 엄마.

머지않아 부부의 차는 외제차로 탈바꿈하더니 건방이 하늘을 콕콕 찔렀다.

그때 우리나라의 구조가 얼마나 부패를 했는지 알았고 어쩌면 저런 것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힘일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언제나 정직한 남편을 보면서 무능하게 여겨지고, 갈수록 다른 세상과의 차이에서

정답을 잃어갔다면 내가 속물일까?

대출하나없는 우리가 쪼다 아닐까?

집 하나로 더 이상의 꿈을 꾸지않는 우리가 바보는 아닐까..

고스톱 판에서 쌍피하나 못먹고 피바가지쓰는 형국인가? 했다.

에이~~그래도 영화나 보러가자.

문화적인 게 곧 마음의 부자다 라고 위로하면서 걍..살아왔다.

지금?

어떻게 되어가는지 나도 모르고 며느리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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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 쫄바지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학수고대하고..해서

4개를 샀는데 다 마음에 든다.

불행한 것은 다 허벅지가 꽉 끼어서 입을 때 숨을 몰아쉬고, 내쉬고

해야하지만 살을 쫌 빼기로 맘먹었기에 무리하고 샀다.

음………맨날 살 뺀다고해서 성공한 적 단 한번도 없따.

옷 절대 안산다고 다짐했는데 쫄바지는 예외이다.

10 Comments

  1. 김진아

    2008년 10월 23일 at 12:56 오전

    맛있는 비,
    맛있는 글,
    그보다 더 맛있는..있는 그대로..^^

    리사님..웬 뱃살에, 살이요..지는 굴러요..ㅜㅜ
    쫄바지는 어지간해선 못입는 옷인거 아시면서..
    재미나게 놀리세요 ㅎㅎ

    비가 지금도 내려요..
    범준이 녀석 집으로 오다가..미끄러져서, 옷이 엉망진창..
    제엄마 울쌍되어서 출근했어요..이유는요 ㅎ
    오늘 처음 입힌 옷이라는 거예요..누가 옷장사 하는 사람 아니랠까봐서..ㅎㅎ   

  2. 소피아

    2008년 10월 23일 at 2:01 오전

    쫄바지 추천 좀 해주셔요~~~~ 어디걸로 주문해야 학수고대할 수 있는지요?? ㅎㅎ
    적당한 거들보다 오히려 나을 듯 해서요.

    리사님 맛집정보 유용히 쓰려고 집단스크랩합니다~
    집밥만 고집하는 남편,입 짧은 아들 … 좀 어찌해보려구요.
    엎드려 감사^^

    전시회사진 일품이던걸요.
    멋진 아이디어였어요.팔월화님 소름돋게 잘 맞추시구요.
    일석님 그림 참~~~~~~좋더군요.
    에구 언제 나도 가보나…
       

  3. Lisa♡

    2008년 10월 23일 at 6:47 오전

    진아님.

    새옷이 애들을 불편하게 하지만
    엄마로서는 울상이 되지요.
    옛날에 애들한테 좋은 옷 입혀놓고
    윽박지르던 그 때..미쳤찌..
    하여간 뱃살이 문제이긴 합니다.
    제 경우에는 뱃살만 없어도 쫌..
    개안커든요.   

  4. Lisa♡

    2008년 10월 23일 at 6:49 오전

    소피아님 옷사이즈를 몰라서..

    이번에 산 쫄바지는 거의 그냥 청바지 수준이예요.
    엄청 세련되었어요.
    색깔도 여러가지고
    그냥 면도 있고
    진으로 된 데님 쫄도 있구요.
    레깅스랑은 좀 다른..
    꼭 바지같아요.
    일부러 줄인..
    원하시면 비글로 제게 사이즈랑 키 남겨줘요.   

  5. 지안(智安)

    2008년 10월 23일 at 2:54 오후

    아이쿠!
    알뜰 하기두 하십니다.

    며느리도 모리는 경제 시장
    엄마들의 기도로 풀리길 저도 기원 해 봅니다.

    그래두 Lisa님 여유 만만이신데요 뭘.
    쫄바지 입은 사진 어뜨케 안돼나요?

    슈가 후리 저 드롭프스 나두 애용하는 건데..   

  6. Lisa♡

    2008년 10월 23일 at 3:00 오후

    지안님.

    ㅋㅋㅋ…알뜰하다는 말 들으려고 했더니
    드뎌 지안님께서///꾸벅.

    쫄바지입은 사진요?
    절대로 안됩니다.
    왜냐구요?
    짜리몽땅이거든요.

    저 거 피곤할 때 괜찮지요?
    지안님.

    오늘 비 안맞았나요?   

  7. 참나무.

    2008년 10월 24일 at 1:01 오전

    미역달린 스커트입은 폼도 멋지던데 ~~

    쫄바지 위에 박스형 블라우스 잘 입으면 멋지데예에~~ ^^*
       

  8. Lisa♡

    2008년 10월 24일 at 2:06 오전

    미역달린 스커트가 뭐더라?

    기억이 가물가물,,,

    누가 참나무님의 기억력을 따라갈까?

    쫄바지 위에 박스형 블라우스 입는 거 요즘 유행이더라구요.   

  9. 참나무.

    2008년 10월 24일 at 5:27 오전

    보리수에서 스커트 돌려입을 때 달렸더만요..ㅎㅎ

       

  10. Lisa♡

    2008년 10월 24일 at 10:50 오전

    아하…………그거 풍선 아니었나요?

    미역이라캐서 주렁주렁만 생각했어요.
    사실 그런 치마가 하나있거든요.
    이번 치마는 불룩하니 한군데만 이상하잖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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