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2일 절대적으로 완벽한 여행

완벽한 여행에 대해 상념에 잠긴 오전이다.

무엇과도 못바꿀 친구, 여행지 특산물이 담긴 맛있는 음식, 날씨, 절대적인 감동…

감동의 순간이란 사람마다 다르고 느낌따라 다르겠지만 오늘 감동 먹었다.

한 방 제대로 먹었다.

Grande-size 의 뜨거운 원두커피라도 곁에 있었다면 정말 완벽했을텐데.

첨찰산이란 산을 아침에 올랐다.

정말이지 강추다.

다도해가 운해에 끼인 꿈에 젖은 모습을 생생하게 보다.

그리고 외로운 숲에 온기를 불어넣은 내 사랑이 있었다.

숲이 움직였다.

살랑거리면서 내게 말을 걸어왔다.

나는 내가 아니었다.

나도 하나의 자연이었다.

하얀 초겨울산에 드문드문 수채화물감을 흩뿌려 놓은 색감.

시간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태양의 그림자.

야한 뿌리를 허벅지처럼 드러내고 바위를 휘감은 육감적인 늙은 동백나무의 자태.

산에서 내려오니 장날이었다.

강아지 한 마리 6000원–어색한 슬픔도 잠시 이리저리 눈알을 돌리며 괜히 뿌듯해 한다.

그리고 발길, 아니 차를 몰다가 쉬고프면 쉬고, 궁금하면 묻고..

마침 어선들이 들어와 고기를 그물에서 뜯어내는 장관을 비린내 맡아가며 구경했다.

볼 건 다 본 진도에서의 여행은 결코 잊지못할 내 한 페이지였다.

절대적으로 완벽함이라는 게존재한다면 이 번 여행을 정말이지 강추한다.

다만 일 년에 하루나 이틀 정도만 볼 수 있다는 희안한 그 세방낙조.

서망마을의 장단이 딱딱 맞은 만선의 깃발달린 어선의 입항.

서남해의 다도해가 한 눈의 시야에 잡히는 첨찰산꼭대기.

간재미의 계절별미에 사근사근하던 전복의 향.

무엇보다 늦가을이 내게로 다가온 의미.

늦어도 11월에는 …………………………………………………………

그리고 돌아 갈 서울.

24 Comments

  1. 김진아

    2008년 11월 12일 at 2:56 오후

    그 낙조를 보고 오신거군요..

    대단하세요..정말 ^^

       

  2. 오를리

    2008년 11월 12일 at 8:17 오후

    첨철산,다음 고향방문때
    찾아갈 여행지 0순위~~~~   

  3. 화창

    2008년 11월 12일 at 10:16 오후

    요렇게 사진 쪼꼬마케 해서 삐뚤 빼뚤하게 사진을 널어 놓는 건 어떻게 하는 거래여?

    늦어도 11월에는 서울로 돌아 옵니까?   

  4. 슈에

    2008년 11월 12일 at 10:28 오후

    너무 귀여운 사진들.

    사진을 보니 정말로 말로 담아낼수없는

    감동의 시간을 가졌을꺼라고 상상이가요.~~

    맨끝은 리사님이신것같은데 점점 젊어지시고..요..~~!!   

  5. Lisa♡

    2008년 11월 12일 at 11:51 오후

    진아님.

    낙조는 따로 올릴 거예요. 사진 크게 해서요.
    카메라의 줌이 더 이상 안되어서 짜증났답니다.
    아무리 분위기있게 찍으려고해도 더 이상이
    안되는 겁니다.
    암튼 그 낙조 죽였습니다.   

  6. Lisa♡

    2008년 11월 12일 at 11:53 오후

    오를리님.

    정말 강추합니다.
    날씨가 좋은 날이어야하고
    아름다운 섬들이 둥둥…떠있어요.
    바다위에, 또 운해위로..
    등산코스가 아니라도 차를 갖고
    전망대까지 가는 방법도 있어요.
    금방이지만 걸어서 산으로 올라가는 게
    최고지요.
    제가 여행하실 곳들 미리 추천해드릴께요.   

  7. Lisa♡

    2008년 11월 12일 at 11:55 오후

    화창님.

    서울입니다.
    아녀자가 하루이상 어캐 다니겠습니까..

    부지런히 갔다가 부지런히 와야지요.
    어젯밤에는 곯아 떨어졌답니다.
    저 사진요…
    다른 곳에서 만들어서 갖고 옵니다.
    조블에는 Form의 레이아웃이 안되어서요..
    만들어서 복사를 해서 갖고 옵니다.
    화창님.
    하시지마세요.
    시간걸리고 처음하면 시간이 많이 걸려서
    오래 걸리고 짜증난답니다.
    정 필요하시면 가르켜 드릴께요.
    ^^*   

  8. Lisa♡

    2008년 11월 12일 at 11:58 오후

    슈에님.

    정말 감동적이었지요.
    말로 표현하기가 … 표현력이 없어요.
    강아지도 너무 귀엽지요?
    저요?
    히히—제가 주름이 하나도 없잖아요.
    그러니 젊어는 보이는데 그래도 나이는
    먹다보니 이제 슬슬 피부도 쳐지려고 하고
    분위기에서 이제 나이 값이 나타나요.
    하는 수 없는—–현상이지요..ㅎㅎ

    저 때 추워서 차로 돌아와 차 안에서 덜덜 떨고 있는
    모습이지요.
       

  9. 광혀니꺼

    2008년 11월 13일 at 12:18 오전

    늦어도 11월에는…………

    참 좋아요^^*

    세방낙조 기다림미돠~

       

  10. 데레사

    2008년 11월 13일 at 1:34 오전

    첨찰산. 이름도 쉽지 않네요.
    완벽한 여행이 었다니 ~~~

    나도 내일 남도로 떠나요. 떠나가는 가을 붙잡을려고요.
    ㅎㅎㅎ

    리사님. 항상 재미있는 글, 고마워요.   

  11. 2008년 11월 13일 at 2:17 오전

    와~ 오늘 글맛이 끝내줍니다. 하하.^^
    서둘러 글을 마무리하셔서 오히려 서운하게 느껴졌다는..
    아주 생생하고 멋진 후기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좀더 큰 사진, 곧 보여주실거죠? ^^)

       

  12. 네잎클로버

    2008년 11월 13일 at 2:38 오전

    절대로 완벽한 여행의 감동이
    압축된 글의 행간마다에서 그대로 전해옵니다.

    떠나고 싶게 만드는 여행담~ ^^

    아휴, 리사님, 저 진도 강아지들, 너무 귀여워요~ ^^   

  13. 소리울

    2008년 11월 13일 at 7:18 오전

    가을은 어디나 다 좋지?
    농사를 잘 짓고 있군요. 글농사.
    그것 오늘 배운 단어인데 괜찮네.
       

  14. Beacon

    2008년 11월 13일 at 1:32 오후

    강아지사진보니.. 지금 내가 있는 곳에,, 셰퍼드들이 우루루 있는 가운데.. 옆 우리에

    달마시안 강아지들이 열한마리가 있거든요..

    햐,, 그놈들 디기 귀엽네요…   

  15. Lisa♡

    2008년 11월 13일 at 3:17 오후

    광여사..

    늦어도 11월에는 아니라도 자기랑 나랑은
    뻑하면 떠나잖아..이런 행운에 감쏴해야쥐?
    음—늦어도 11월에는 좀 착해져야겠쪄.   

  16. Lisa♡

    2008년 11월 13일 at 3:18 오후

    데레사님.

    왜 자꾸 따라다녀요?
    찌찌뽕~~
    앗…..내가 뒤따라 간 것도 있찌…ㅎㅎ
    더 늦기 전에 다녀오세요.
    남도 어디로?
    혹시 내장산 아닌감요?   

  17. Lisa♡

    2008년 11월 13일 at 3:19 오후

    길님.

    아침에 바빠서 그만..
    그래도 좋다니 다행이여유.
    가서 잔뜩 사랑을 느끼고(나무에, 바다에, 진도에)
    오는 통에 제가 더 멋진 여자로 변했답니다.
    음–담에 만났을 때 실망하기없기.   

  18. Lisa♡

    2008년 11월 13일 at 3:20 오후

    네잎 클로버님.

    강생이 넘넘 귀엽지요?
    두 마리가 아주 환장하겠더라구요.
    6000원이 뭡니까….세상에.
    차라리 그냥 주지.
    둘이 쌍둥이죠?
    근데 그 아래있던 열마리 넘는 강아지도
    다 똑같이 생겼드라구요.ㅎㅎ   

  19. Lisa♡

    2008년 11월 13일 at 3:21 오후

    소리울언니.

    글농사?
    미안케시리~~
    내가 글농사라하면 진짜 글 잘 짓는 분들이
    코웃음을 되박으로 짓는다요—
    공연히 미안해지면서…(그냥 하는 소리라도)ㅎㅎ   

  20. Lisa♡

    2008년 11월 13일 at 3:22 오후

    어머—-

    비콩님.

    세퍼드랑 달마시안?
    너무 멋지겠다.
    부러워요.
    달마시안이 좀 약하잖아요—병에.
    달마시안하면 101….ㅎㅎ
    세퍼드 멋지게 찍어서 올려요.
    물론 달마시안두요.
    저—개 좋아하거든요.   

  21. 벤조

    2008년 11월 13일 at 6:06 오후

    제목이 말예요,
    절대로 완벽하지 않은 여행이라는 줄 알았어요.
    "절대(적으)로 완벽한 여행"이라고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절대적이란 말이 꼭 쓰고 싶다면…   

  22. Lisa♡

    2008년 11월 13일 at 9:13 오후

    그러네요—

    당장 고칠께요.
    감쏴~~   

  23. 佳人

    2008년 11월 14일 at 7:00 오전

    개봉박두…이런 게 연상되어요.
    무척 기대돼요.
    기다려도 되겠지요.^^   

  24. Lisa♡

    2008년 11월 14일 at 8:39 오전

    그럴까요?

    우리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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