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망마을.
옆으로 팽목이라는 유명한 장소가 있다.
팽목은 조도라는 섬으로 가는 배가 닿는 곳인데 조도가 유명한 까닭은
그 섬에서 천년학을 찍은 장소란다.
완도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청산포처럼..언젠가 청산포를 가고싶었다.
청보리가 나는 4월에 가볼 예정이다.
평일의 팽목은 한산하니 배는 두어시간만에 한 대씩 닿나보다.
옆으로 1-2분거리에 서망이 있는데 그 곳은 어선들의 집하장이다.
많은 어부들이 일부는 배에 앉아 칼로 그물을 자르고
아줌마들과 몇몇 남자들은 그물에서 생선을 떼어내서 종류별로 담는 작업 중.
커다란 고등어도 보이지만 주로 작은 치어들이 대부분으로 조기가 많다.
20마리에 1만원 정도하는 크기들이다.
작은 명태도 보인다.
말리면 노가리로 술안주감이 되나보다.
인생에서 뱃사람하면 막간데 처럼 보이기 마련이다.
그런선입견 탓인지 사진을 찍는 내게 어느 남자가
"이모, 사진찍지마요이" 그런다.
바로 꼬랑지 내리면서 "네–"
친구가 무섭다고 빨리 사라지잖다.
뱃사람.
새우잡이 어선.
마늘까기.
우리끼리 무섭다를 연발하며 빠져 나온다.
그러면서도 뭔 미련인지 자꾸 뒤돌아보는 나.
진도 아리랑이라도 한자락 부르며 일하면 더 좋으련만.
아줌마들은 여전히 전라도 사투리로 수다를 떨며 일한다.
말끔한 우리 둘이 민망하고 위화감을 줄지도 모른다.
에둘러 그 자리를 뜬다.
포구들은 잠긴 듯이 둘러싸여 있는 마을들을 친근하게 한다.
바다..
그냥 보기만 하는 바다에서 이렇게 생활의 터전이 되는 바다를 접하니 새롭다.
어느 남자가 그물망에 생선 여남은 마리를 넣고 집으로 향한다.
뒷모습에서 아버지를 느껴본다.
생선들은 바로 그 자리에서 바구니에 종류별로 담겨 얼음이 채워지고
사진처럼 쌓여서 팔려나간다.
아기생선들을 잡지 못하게 해야하는데 그런 규제가 없나보다.
불쑥 나도 낚시를 하고파진다.
옆으로 <항시 낚시대기>라는 조그만 간판이 눈에 확 들어온다.
언젠가 결혼 전에 남편과 강원도 연제로 낚시를 갔다.
남편이 한 마리도 못잡자 내가 동네 꼬마들이 창으로 찔로 잡은 생선을
마린보이들한테 미인계로 얻었다.
같이 간 사촌형에게 남편이 창으로 찔러 잡았다고하자 빙그레 웃으며
믿지 않았던 생각이 난다.
내가 낚시를 좋아한다는 생각이 스친다.
인제에서 빙어낚시를 아이들과 하던 추억도 오버랩된다.
진도에서는 낙조와 산에서의 전망과 서망 생선배를 보고나면 진국만 다 본 셈이다.
바닷가라 회도 좋지만 제일 추천할 집은 옥천식당이다.
☎ 061) 543-5664 시내중심에 찾기 힘들게 골목안으로 있지만
물어보면 거의 다 알고 제일 큰 남강모텔 건너편 골목이다.
그 지방에 가면 그 지방 특산물이 다 나오는 한정식 집을 추천한다.
건물이 이상하고 귀신 나올 것처럼 생겼다.
한정식집으로 미리 예약 필수이고 2명은 안 판다.
우리는 전화에서 밀려났다.
가기 전 찾아 본 인터넷에도 나오고, 진도인들에게 물어보니 제일 유명하단다.
일인분에 3만원이데 정말 잘해서 연일 예약이 꽉 찬단다.
일부러 혹시나해서 전화했더니 만석이란다.
그리고 문화횟집, 취송횟집들이 유명하다.(읍사무소 바로 옆에 다 있다)
요즘은 간재미철로 진도 특산물이란다.
고기들은 거의 자연산으로 가격대비 저렴한 편이다.
우리는 낮에는 전복을 먹고, 밤에는 간재미를 먹었다.
간재미 2만원으로 둘이 먹고 남겼다.
다른 것도 안 시켰는데 배가 불러서 2만원을 계산했다.
다음 날 먹은 성게 비빔밥이다.
성게를 워낙 좋아해서 싱싱한 기대를 하고 시켰더니이미 양념해서
젓갈처럼 담궈 둔 성게알이었다.
그런대로 특이한 맛이었다.
아래 사진은 가실이국이란다.
정확한 표기는 모르겠는데 바위에 붙은 가실이를 떼어내어 미역국처럼 끓인다.
된장을 풀고 나중에 가실이를 넣는단다.
해초는 다 몸에 좋다고 생각하는 나라서인지 맛있다.
-진도에 반한 것은 인심의 후함 때문이다.
처음 식당으로 들어 가서 전복을 시켰다.
둘이서 먹으면 많다고 조금만 시켜란다.
그러더니 나머지 먹을만치 이것저것 주겠단다.
잠자리도 걱정하니 자기집와서 자라고 위치를 가르켜준다.
-길을 물으러 들어간 SK대리점 주인여자.
직접 전화로 알려달라는 것부터 안부 확인까지 다 해준다.
그리고는 더 나아가서는 안되는 옥천식당에 전화해서 사정까지 한다.
언니…두명이 서울서 왔는데 어찌 안되까나?
뿐만 아니라 더 많은데 길어서 줄인다.
정말 놀랬다, 서울서는 택도 안먹히는 일이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전라도 인심이 전국에서 제일 후하다.
뭐 모자라면 자기집까지 가서 갖다주고 필요한 정보도 직접 알아내어서 가르켜준다.
시장서도 보고있으면 그냥 한 개 먹으란다.
마침 장날이라 감부터 나물까지(보리싹) 무화과랑 잔뜩 샀다.
대생강까지, 고구마까지 어찌나 덤을 많이주는지 그만 달라고 할 정도다.
아무튼 진도의 후한 인심은 나조차 너그럽게 친척처럼 굴게 헀다.
김진아
2008년 11월 14일 at 2:39 오전
사람이 보고파서…여행을 하고 싶어져요..
각지역의 사람들마다 특색있는 마음베품이..
늘 한결같은것은..우리네보다..마음폭이 넓다는것을..
알게 됩니다.
진도 …여행 정말…진국으로 하셨나 봅니다.
*^^*
화창
2008년 11월 14일 at 3:37 오전
남도 천리길 여행………..
좋아 보이네요~~~~ 나도 여유롭게 여행 다니고 싶다~~~
Lisa♡
2008년 11월 14일 at 8:31 오전
진아님.
언젠가는 떠날 날이 있겠지요.
지금은 아니예요..알았죠?
Lisa♡
2008년 11월 14일 at 8:31 오전
화창님.
시간날 때 꼭 강추…..
아셨죠?
여유가 생길 날이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