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7일 월동준비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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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계수 모임이 오랜만에 있었다.

1녀 12월에 S교회의 권사로 승급된다니 축하할 일이다.

어쨌든 그녀가 우리들에게 기념이라면서 쓸만한 선물을 주었다.

작고 앙증맞은 네모난 돋보기였는데 불도 들어온다.

2녀 남편회사가 부도가 났는데 은행빚 외에는 아무 빚도 없다니 다행이라며

아무리 어려워도 친구나 친척에게 빚이 없이 살아야 한다며 위로를 한다.

이야기 도중에 울컥했지만 내가 울면 되려 힘들까봐 여태껏 잘 살았잖아..로

위로를 대신한다.

3녀몇 개 갖고있는상가가 애를 무던히도 먹이더니 이번에 좋은 주인들이 들어왔다면서

이 불경기에 좋은 일도 있다면서 사람이 때가 다 있다면서 뭐든 기다리란다.

모아 둔 돈도 엉뚱하게 나갈 때가 있다면서 그때는 내 돈이 아니었어…이렇게 하고말아야지

신경쓰기 시작하면 병까지 얻는다면서 세상 다 초월한 이야기를 한다.

4녀 말없이 깊은 눈으로 가만히 이야기들의 중심을 잡는다.

문학인 아니랠까봐 말줄임표로 모든 시간을 대변하며 중요한 말만 툭툭 던진다.

그래도 언제나 그녀가 편하디 편하다.

5녀 다섯 중에 제일 어린 나….

적어도 8-9세 이상 차이나는 사람들과 격의없이 잘 지낸다.

가만보면 버릇이 없는건지 인간성이 좋은건지 모르겠다만 뭐…자연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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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아람이 엄마에게 무우를 주겠다고 가지러 오라고하자

뭔 생뚱맞게 어울리지 않는 소리람? 하는 투로 전화를 받는다.

독일어 강사인데 요즘 인기없는 독일어로 인해 놀고 있는 모양이 아깝다.

수재로 많은 실력을 갖추고 있는데 그냥 썩히기 아까운 사람이다.

오더니 날더러 어울리지 않게 김장까지 담느냐고 볼멘 소리다.

저…고추장까지 담아요~ 라니까 눈이 휘둥그레진다.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요렇게 음식도 잘 하고, 못하는 거 빼고 다 하는 나를

뭐든 못하게 생겼다니 억울하고 답답하다.

성형을 할 수도 없고, 손을 보면 일 잘 하게 생겼는데.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외면으로도 보이기 일쑤인데 영 글렀다.

더 야무지고 똑순이 같은 정신으로 살아서 겉으로도 똑부러지게 보이는 그날까지…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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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들은 얘기 중에 하나…

한 스님이 절을 짓고 싶어서 땅을 봐두고 오매불망 불사신축의 희망에 살았단다.

하루는 꿈에 부처님이 나타나서 오늘 네가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이 네게 절을 지어 줄 것이다.

공양하러 새벽에 나온 스님과 마주친 사람은 그 동네 부잣집의 하인이었다.

그날그 하인은 10년간 그 집에서 일한 쇠경을 받아서 나오는 길이었다.

결국 그 돈으로 봐둔 땅에 절을 지어서 같이 지냈는데 어느 날, 그 하인이 눈이 멀어졌다.

그렇게 지내다 그 하인이 이 번에는 앉은뱅이가 되었다.

그러다 세월이 조금 지나자 병에 걸려 죽어버렸다.

스님이 너무 마음이 아파 그 절이 기분도 나쁘고하여 홀연히 떠나버렸다.

세월이 흘러 스님도노인이 되자 그 절이 생각나서 다시 그 절을 찾았는데

서울서 장원급제한 원님이고을로 들어오다 그 절을 보더니 어디서 낯이 익다고 하였다.

스님이 그 원님의 얼굴을 보니 죽었던 하인의 얼굴이더란다.

그러니까 환생한 것이다.

결국 그 하인은 박복한 팔자를 타고나서 세번을 다시 태어나서 한 번은 앉은뱅이, 한 번은 소경.

나머지 한 생은 병들어 죽는 생이었는데 복을 지어서 한 생 동안 다 겪어 버리고 새롭게

좋은 팔자로 태어난 것이다.

– 복짓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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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중에 콜롬비아 대학원에 다니는 이쁜 아가씨가 참 특이하다.

개를 좋아해서인터넷으로 도베르망을 고르고 골라서 차를 몰아 6시간을 가서

거금을 주고 멋진 도베르망을 데리고와서 잘 기른다.

도베르망이 기도까지하고 밥 먹는다면 말 다 했다.

그렇게 착하게 생긴명품 도베르망은 처음봤다.

그런데 유기견 사이트를 열심히 보던 그녀가 또 한 마리를 더 데리고 왔는데

잡견으로 족보도 없지만 그렇게 귀엽고 멋질 수가 없었다.

조카는 커다란 개 두 마리를 끌고 시간만 나면 베어스파크로 운동시키러 나간다.

희망사항도 뉴저지보다 더 깊은 시골로 들어가서 도심으로 나오지 않는 것이다.

모든 걸 갖춘 그녀가 것도 최고 발레리나였던 그녀가 아주 특이하기 이를떼없다.

요 며칠 전엔 유기견의 여동생을 인터넷에서 발견해서 또 데리고 왔다.

희안한 건 그 두 마리 유기견도 모두 기도를 하고 밥을 먹는다는 것이다.

조카의 손에 드는 개는 모두 명품귀족견으로 변하는 것이다.

전생에 개랑 무슨 관계가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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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을 끝내고 뚜껑을 마지막으로 덮는 순간 행주로 싱크대를 닦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이 끝나 있었다.

고로 일을 아주 척척 잘 한다는 뜻으로 치워 가면서 일을 한다는 것이다.

아마 다른 이 같으면 약속에는 나가지도 못할 일이다.

나를 보면 뭔 일이 있어도 별로 겁을 안낸다는 건데 일단 겁부터 내는 사람에 비해

나은 건 없지만 그냥 순순히 받아 들인다는 것이다.

제사나 손님이 오면 며칠 전부터 고민에 빠져서 지내는 이들을 많이 봤다.

그런다고 더 잘 되는 일이 있지도 않다.

편하게 받아 들이고 준비되는대로 진행하면 되는 것이다.

아둥바둥 발을 동동 구를 필요도 없고, 노심초사할 필요도 없다.

시장가서 미리 장을 봐다 놓고 손이 많이 가는 건 미리 손 좀 봐놓고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나면 손님이 오면 같이 나눠서 해도 되고, 천천히 즐기면서 하면 편하다.

몇 십명이 온다거나 그럴 땐 도와 줄 사람을 구해 의논하면서 하면되지 않을까?

혼자 20명 정도를 감당한 적은 있다.

5상으로 나누어 차리면 그렇게 힘들지 않다.

그래도 가끔 힘이 안 드는 건 아니지만 마음 편하게 하자는 말이다.

22 Comments

  1. 김진아

    2008년 11월 17일 at 1:03 오후

    일이란게 그런것 같아요..
    마음먹기나름…한명이든, 두명이든, 수십명이든 수백명이든..
    전, 제 후배까지..다섯이서 350명의 식사준비를 한적 있는데요..
    생각보다..놀메놀메 준비했거든요.(메뉴가 다양할때가 더 편해요..실은 ^^).
    김치 장사 할때도..그런식으로 했어요..몇날몇일 고민한적 별로 없었던것 같아요..
    ㅎㅎㅎ

    리사님..글도 잘쓰시고, 마음 보이는것도..그렇고, 살림살이..
    제가 아직도 아직도..많이 많이 배워야 하는 부분들이..끊임없이 나올분이세요..^^   

  2. 순이

    2008년 11월 17일 at 1:08 오후

    리사님은 일을 명품으로 하시는 군요.
    나는 평생 가사일 하고는 담을 쌓고 살아서
    일 잘하는 사람들이 귀해 보입니다.

    문제는 본인이 아무리 일을 잘 한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이 믿지 않는 다는 것.
    억울하시지요? ^^
    저는 믿어 드리기로 하겠습니다.
       

  3. Lisa♡

    2008년 11월 17일 at 1:08 오후

    350명요?
    5명이요?
    와———–대단하다.
    김치장사?
    뭐가 이렇게 궁금한 게 많지?
    히히히—진아님.
    칭찬 고마워요.
    떨어질라~비행기에서—
    메뉴가 다양할 때가 더 편하다구요?
    음—생각해봐야겠네.   

  4. Lisa♡

    2008년 11월 17일 at 1:10 오후

    흑—
    순이님.
    고맙습니다.
    믿어주신다니 말입니다.
    저 일은 잘 해요.
    맛은 몰라도~
    일단 치우면서 일하는 건 척척이지요.
    빈대떡을 굽거나 만두를 만들거나 김치를 하거나
    다 주변정리하면서 하는 편이지요.
    ^^* 자화자찬하기 힘듭니다.   

  5. Old Bar^n

    2008년 11월 17일 at 1:32 오후

    당차고 활기찬 리사님의 일상
    재미있게 보고 듣고 합니다.

    김장끝이면 만사 형통이지요.

       

  6. Lisa♡

    2008년 11월 17일 at 1:37 오후

    반님.

    김장 5통….히힉~~
    좋아라~
    아시죠?
    이 마음을…
    반님….캐나다도 춥디요?(이북말)   

  7. 칸토르-이상화

    2008년 11월 17일 at 2:42 오후

    김장을 끝내고 뚜껑을 마지막으로 덮는 순간 행주로 싱크대를 닦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이 끝나 있었다.

    리사님~ 인간이 아니라 신이시군요^^

    정말 존경합니다!!

    저는 뚜껑을 닫는 순간 씽크대의 바닥이 보이지 않습니다.    

  8. 오공

    2008년 11월 17일 at 2:45 오후

    리사님,김장 담그시는구나.
    내년엔 김장담글 떄 저 불러서 꼬봉으로 써주시고,
    김치 좀 얻어 먹게 해 주세요.
    돼지 수육거리도 사오라면 사갈께요.
    리사님 김치 너무 맛있겠다…
    저는 김치 담글 줄 몰라서 사먹어요.
    김장은 여기저기서 알아서들 주시구요..고맙지요.

    남편이 김치를 거의 먹지 않는 사람이라
    김치 서너번 담구어 보고 실패한 후엔 안담게 되었지요.

    고추장도 담근다니…
    제 소우너이 김치 잘 담고,그 다음에 고추장도 제 손으로 담궈 먹는 거에요.
    애들 크고 나면 해야지~~했는데
    애들이 언제 다 크는 거얌?…ㅎㅎㅎ   

  9. 칸토르-이상화

    2008년 11월 17일 at 2:46 오후

    아참, ‘1녀 12월에’를 다섯번 읽었습니다.
    1년12개월만에 권사가 되었다는 건가…
    월계수가 자녀들 모임인가..
    그럼 장녀를 뜻하나?

    이해가 안되면 다음으로 못 넘어가는 제 버릇…ㅋ    

  10. Lisa♡

    2008년 11월 17일 at 2:51 오후

    월계수는 月에 한 번 계를 하며 수욜에 모이는 모임인데
    동네 여성들 모임이지요.
    그런데 시간이 흘러서 3번째 월욜에 모이는데 12월에 권사직위
    받는다는 뜻입니다.
    s교회에서요——ㅎㅎ

    상화님.
    저는 일을 할 때는 치우면서 해야하고
    설겆이 밀려놓고 그러는 거 이해를 못하지요.
    뭐든 깨끗하게 치우지 않으면 정신이 없어서
    하면서 다 치웁니다.
    에를 들면 잔파가 물 빠질동안 그릇이랑 채반 다 치우기, 뭐 이렇게요..   

  11. Lisa♡

    2008년 11월 17일 at 2:54 오후

    오공.

    몰라서 그렇치…고추장은 너무 쉽구
    김장도 그리 어려울 것 없다니까….
    편하게, 남들하는대로 하면되고 절이는 게
    제일 관건인데 요즘은 다 절여주니까…ㅎㅎ
    그런데 담엔 절이는 것도 내가 해야지..오늘 보니까
    제대로 절여지지 않았더라구.

    우리는 김치 꾸러기들.
    난 결혼한 그 해에 고추장 담았는데 울엄마가 기절하더라구.
    놀랬다면서……
    찹쌀고추장도, 메주가루로 담그는 재래식 고추장도…..
    그런데 된장을 못하지….배워야지.
    안하게 되니까 재주가 썩는다는 거…ㅎㅎ   

  12. 칸토르-이상화

    2008년 11월 17일 at 3:00 오후

    ^^ 개그가 너무 썰렁했나봐요…친절한 설명 감사!
       

  13. 오드리

    2008년 11월 17일 at 11:33 오후

    방도 좀 치우지 그래=3=3=3=3=3=3=3 ㅎㅎ   

  14. Lisa♡

    2008년 11월 18일 at 12:00 오전

    헉======3333

    내 방=======333 보여?

    깜딱이야/// 이 방 몬 치운다.
    폭탄투하….흑흑…어쩌지?
    이노무 내 방—-남편인 줄 알았짜나….^^*   

  15. douky

    2008년 11월 18일 at 1:08 오전

    김장하셨네요…

    친구가 배추랑 무랑 나누어 준다고 해서
    이번엔 직접 절여 김장하게 생겼어요. 저도 절인배추 애용했는데…
    내일 배추 가지러 가는데, 날씨는 왜 이리 추워지는지…

    저도 꼭 해야 하는 일은 즐기면서 하자는 주의예요…
    내일과 모레… 즐기다 올께요 ~   

  16. Lisa♡

    2008년 11월 18일 at 1:21 오전

    덕희님도 충분히 그러실 거 같아 보입니다.
    긍정적이고 편해 보이거든요.
    그러지 않으면 본인만 힘들어지니까요.
    덕희님.
    언제 한 번 차 같이해요.
    대치동쯤?   

  17. 도토리

    2008년 11월 18일 at 3:52 오전

    목욜날 남푠이가 배추 뽑아 온다하였는데
    어떡하나.. 하고 이러고 손 놓고 있어요.
    일 잘 하시는 분.. 부럽사옵니다…^^   

  18. 래퍼 金愛敬

    2008년 11월 18일 at 5:48 오전

    존경하는 리사님~ㅎㅎ

    어젠 친구가 저 혼자선 도저히 들수조차 없는 무지 큰 호박을 갖다주데요.
    세식구 머리 맞대고 시작하자마자 아들넘 손베는 바람에 놀라고..
    썰어서 베란다에 쫘~~~~악 널었어요.
    노랗고 달짝지근하게 호박떡 해먹으려구요.

    머든 하면 곧잘한다소릴 들었는데
    막내며느리로 이십여년 종종대며 시다바리만 하다보니
    할 줄 알던 것도 엄두를 못내요, 게을러서리..ㅎ   

  19. 광혀니꺼

    2008년 11월 18일 at 9:36 오전

    세번째 들어와
    겨우 완독했습니다…
    ^^;;

    역쉬~

       

  20. Lisa♡

    2008년 11월 19일 at 6:50 오전

    도토리님.

    제가 강조했다시피 겁부터 먹지 마시고
    찬찬히….기분좋게 즐거운 마음으로!
    룰루랄라는 아니더라도 그냥 뭐…까이꺼.
    이렇게 마음먹다보면, ㅋㅋ..1-배추 소금졸여놓고
    2-수퍼에 가서 장보기(적어서)
    3-배추씻고 물기빼는 동안 갓이랑 미나라랑 마늘, 생강
    다 준비해서 차곡차곡 쌓아놓고
    4-어질러진 그릇들 다 정리하고
    5-넓다란 그릇 하나 펴놓고 버무리기.
    참 찹쌀풀은 미리 쑤어서 식혀야 합니다.   

  21. Lisa♡

    2008년 11월 19일 at 6:51 오전

    래퍼님.

    그 떡 같이 농가 먹읍시다.
    제가 호박 좋아하거든요.
    호박죽도 쓰면 맛있었을텐데—-
    암튼 래퍼님도 시작하면 끝장몰 스타일입니다.
    잘 하실 거 압니다.   

  22. Lisa♡

    2008년 11월 19일 at 6:52 오전

    광여사.

    자기도 무우 좀 줄려다가
    자기네야..뭐 더 맛있는 해남 걸루
    하잖아?
    그치?
    괜히 명함도 못내밀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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