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0일 Calm down, Calm 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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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자리에서든 늘 대화의 중심에 있는 건 잘나서가 아니고

무슨 얘기든 아는 얘기가 나오면 얘기가 하고싶어지는 이 불겸손의 소치를..

그래서 내가 늘 듣기보다는 말하기를 즐긴다는 생각을 했었다.

오늘 누군가에게서 내가 전형적인 Listener 라는 말을 들었다.

하긴 누군가 내게 얘기를 할 때 건성으로는 안 듣는다.

그리고 내 일처럼 들어주고 비밀은 잘 지키는 편이라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고민을 상의하는 편이다.

대화를 늘 즐긴다고 생각했는데 듣기도 잘 한다는 말에 앞으로는 더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 비슷한 것이 생긴다.

오바마가 말 할 때 카리스마가 넘치고 힘이 느껴져서 그도 전형적인 변호사라

생각했는데 그가 전형적인 Listener 란다.

훌륭한 변호사는 들어주는 사람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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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 카메라를 샀다.

내 손에 카메라가 들어오는 순간 약간의 흥분감이 나를 업 시켰다.

공연히 기분이 좋아지고 입이 벌어지는 것이 어릴 때 아버지가 사다주신

종합선물세트를 받는 기분이었다.

운전을 해서 광화문으로 나가야하는데 갑자기 방향감각을 잃을 정도였다.

네비게이션이 빨리 켜지질 않으니 늘 가던 길이 아닌 강북도로에선 당황이

되면서 이 기분이 카메라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자 웃음이 나왔다.

많이 밀린다는 예상을 깨고 나의 기쁜 기운 때문인지 그런대로 잘 빠졌다.

사실 카메라에 대해서 아는 게 없다.

무조건 지르고 보는 나의 습관이 여기서도 여지없이 발휘된 것이다.

카메라를 잡는 법부터 배워야 할 판이다.

갑자기 더 바빠지는 번잡함을 가까스로 진정시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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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운전하는 게 무척 조심스러워진다.

모든 게 무서워지면서속도도 천천히 내어야겠다는 생각이많이 들면서

휙휙 지나가는 다른 차들이 겁나게 보인다.

여자들이 운전을 더 거칠게 하는 편이란다.

더욱 내 경우는 남보다잘 한다는 편견을 갖고 있는 편이라 더 거침없이

하는 스타일에 속도도 엄청 내는 편에 속한다.

밤에 운전하면서 느낀건데 차가 잘 나가면서 브레이크가 밀리는 경향이

있고 바로 앞의 브레이크 등이 거부하고플 정도로 밝다는 느낌도 받는다.

특히 고속도로 운전시에는 더욱 그런 걸 경험했다.

밤운전도 피하고 싶어지고 매사에 소심해지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그동안 지나치게 겁없이 살아왔나 하는 마음도 일어난다.

조심하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 내가 왜 이럴까..하는 조바심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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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두 발이 공중에 떠있는 느낌으로 살아왔고 내게서 그런 인상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말을 들었다.

좀 차분해질 필요성이 있겠다.

어려서부터 엄마는 내게 차분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왔고 나는 늘 동분서주하면서

좋으면 좋은 걸 표시내는 성격으로 살아왔다.

슬픈 일이 있어도 웃으면서 슬프다고 말하다보니 타인들은 내게서 슬픔을

전혀 느끼지못해서 나라는 존재는 언제나 명랑함이 뉴스였다.

아파도 아픈 척을 해야하는데 웃으면서 아프다고 하니 금새 돌아서면 잊고는

너 언제 아팠던 적이 있었니?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표정부터 좀 가라앉힐 이유가 있다.

차분하게 내 남은 인생을 잘 지켜나가야겠는데 카메라 하나에 벌써 이리 기분이

업되어 난리를 치니 철들기엔 아직도 멀었단 말인지.

나이값!

나이값이라는 게 있다면 내 값은 상당히 폭락되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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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에서 멋진 건물에서 커피를 마시고 새로운 트랜드를 읽고 느끼고

하지만 그런 것들이 내 삶에 얼마나 새로운 힘을 불어넣을지는 모른다.

갤러리 한군데를 본의 아니게 가게 되었다.

100인의 사진을 걸어놓고 전시 중인데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가까운 사람들이 이렇게 열심히 모색하는 삶을 살고 있는데 난 오로지

관객입장으로 즐기는 사람이다.

나쁜 입장은 아니지만 부질없음에 가끔 부끄럽기도 해진다.

엄마들과의 대화…

아직 엄마들이 우물 안 개구리에 자기 관심분야에서 늘 맴돌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리기 어렵다.

늘 대화의 중심엔 아이들이 있고, 겸손함으로 만일을 대비하는 자세가 보인다.

왜 겸손해야만 하는가? 하는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 본 하루다.

나는 늘 꿈은 클수록 좋고 말도 희망적으로 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20 Comments

  1. 김진아

    2008년 11월 21일 at 12:58 오전

    ‘나는 늘 꿈은 클수록 좋고, 말도 희망적으로 하는 편이 낫다..’
    받아쓰기 하는것 같아요..크게 써 붙여서, 석찬이 녀석 코앞에다..매일아침 눈에
    보이도록..붙여놓겠습니다.
    ^^

    아참, 리사님 분당쪽으로 오가실땐, 특히 운전 조심하셔요..
    요 몇일….계속 교통사고 빈번해요..
    조심또 조심하세요..
    ….^^   

  2. Lisa♡

    2008년 11월 21일 at 1:00 오전

    이크—-진아님이 또 겁을 주시네.
    분당쪽….히히히…자주 가는 곳이라
    뭐–늘 방심하는 편이지요.
    꿈을 클수록 좌절도 커지나?
    하여간 꿈이니까—-꿈은 꾸라고 있는 거잖아요.   

  3. 광혀니꺼

    2008년 11월 21일 at 1:06 오전

    ㅎㅎ
    여깄구낭~~~~
    좋네요.
    좋아하고 계시니 더욱 좋고…
    가방속에 모셔두지 말고
    열심히 들고 다니삼~
    몸 망가질때까장~
    아니다~
    몸은 망가져도
    카메라는 망가지면 안됨~~~^^;;

    옛날 지인들
    바위에서 넘어져도
    카메라는 가슴에 안고…ㅠㅠ;;
    다리가 부려졋는데도
    카메라 안망가졌다고 좋아하던 얼굴이라니…
    하하하하하하하~

    좋은 기분
    오래도록^^*

       

  4. Lisa♡

    2008년 11월 21일 at 1:16 오전

    어제 세종문화회관에서 몇 컷 찍어봤는데 아직 올릴 줄 몰라.
    이제 슬슬 시작해볼려구~~
    음————-
    나도 중대에 등록할까…ㅎㅎ
    사실 멀지만 않으면 하고싶을 정도야.
    그런데 강동사협에서 모임있어서 가보려구.
    거기 홍순태 샘이라고 우리빌라에 사시는 분인데
    나오신대.
    배워볼까…그 분은 서울상대 나오셨는데 사진으로
    성공했잖아..신구대 교수이시고.
    요즘은 토템에 빠져 계시지만.   

  5. 슈카

    2008년 11월 21일 at 1:40 오전

    중학교 때 교지에 선생님들께 몇 가지 질문을 던지면 답하는 란이 있었는데요.
    자신의 가장 큰 매력은? 이라는 질문에 최** 영어선생님께서는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예쁜 귀"라고 적으셨어요.
    그 분은 키도 크고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예쁘고 옷도 모델처럼 잘 입는 분이셨는데
    저 대답을 듣고는 참 신선하고 너무 멋진 대답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 후로 저도 매력을 묻는 질문이 나오면 저렇게 쓰고 싶었는데 그런 자격을 갖췄는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그리고 마지막 글귀,
    저도 전적으로 동감이예요.
       

  6. 흙둔지

    2008년 11월 21일 at 1:45 오전

    후후~ 역시 리사님 답구먼유~
    이왕 구입했으면 카메라 잡는 법부터 시작해야 할겝니다.
    아무래도 똑딱이 보다는 흔들림이 심하거든요…
    비싼 렌즈 구입은 천천히 하시구요…
    그런데 구입한 기종이 머드레요~?
       

  7. Lisa♡

    2008년 11월 21일 at 2:03 오전

    슈카님.

    멋진 댓글입니다.
    그 예쁜 귀는 아니지만 저는 예쁜 마음으로..ㅎㅎ
    자격이야 뭐—생각하기 나름아닐까요?

    마지막 글귀요?
    마음에 드신다니 용기를 얻습니다.   

  8. Lisa♡

    2008년 11월 21일 at 2:06 오전

    흙둔지님.

    캐논 DSLR 450으로 샀구요(정품)
    렌즈는 캐논이 비싸서 초보니까 탐론으로 280~350mm로 샀어요.
    그리고 메모리칩은 4기가 300배속짜리로 샀구요.
    무슨 UV휠터말고 MC 휠터인가 뭐…그런 것도 받았습니다.
    다 합쳐서 140만원을 주었구요.
    음………..전부 정품확인했구요, 적당한 가격같았습니다.
    홈쇼핑에서는 렌즈를 번들인가 135mm 로 하고 109만원이라는데
    저는 그럴 바엔 나중에 돈 더 들겠다 싶더라구요…
    잘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젠 정을 붙이고 찍사로 나서야지요.   

  9. 오공

    2008년 11월 21일 at 2:11 오전

    오드리님을 비롯하여 이웃새글공지란에 내가 좋아하는 이웃들 이름이 떴는데
    리사님이 없는 거라…어찌나 섭섭하던지…
    부지런히 일기 써요~~   

  10. Lisa♡

    2008년 11월 21일 at 2:16 오전

    아이구…..흑흑…그랬쪄?
    얼매나 섭했을꼬???
    이제는 그만두고파도 몬 그만둔다니까..오공땀시.
    그리고 보이지않는 팬들꺼정….어쩌나…..
    죽어라하고 긁어모아모아 봐쟈징~~ㅎ,ㅡㄱ~~   

  11. 왕소금

    2008년 11월 21일 at 4:14 오전

    드뎌 질러대셨군요, 카메라에…ㅎㅎ
    다음엔 뭐에 질러대실지가 또 궁금해집니다.

    여성들 운전이 거칠다고라???
    글씨….갸웃…
    뒤도 안 보고 차선 두 개를 가로질러 쏘~옥 들어오는 운전법을
    거칠다고 해야 하나 아님 무식하다고 해야 하나…통 모르겠넹ㅋㅋ

    사진들 색감이 리사님 이미지와 쏙 빼닮았네요.^^
    (주 : 거친 이미지는 아님ㅎ)   

  12. Lisa♡

    2008년 11월 21일 at 7:41 오전

    짠돌이님.

    질러댔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기분이 좋습니다.
    오늘도 새를 찍어볼까, 어쩔까..하며
    즐거운 고민을 해봤답니다.
    다음에 질러댈 것은 글쎄요—–뭐 경제만
    허락한다면 질러댈 거야 많지만 형편이…쩝!
    6개월 할부랍니다.

    여자들 운전 거칩니다.
    무식한 운전스타일말구요, 제법 잘 하는 스타일들이 거친 편이지요.
    저도 잘 하는 편인데 거친 듯…
    저 자신은 거친 스탈은 전혀 아니구요, 귀염디 스탈이지요..헉~~   

  13. 광혀니꺼

    2008년 11월 21일 at 8:51 오전

    홍순태선생님과 같은 집(?)이라구요?
    와~
    행운이네요.
    연세가 꽤 되실텐데요.
    암튼
    우리나라 사진역사에 획을 그으신분이라고 봐야겠지요…

    복입니다.

    열심히 따라다니면서 배우세요.
    그것만으로도 복입니다.
    그분의 작품집 하나만 얻는것도 공부고요…
    얻으면 같이 보십시다^^*

       

  14. Lisa♡

    2008년 11월 21일 at 9:59 오전

    홍샘은 나이가 들었구…좀 까질한 편이지.
    자기도 오면 되지 뭘 그래…강동사협모임에 나와~
    아—자기는 송파구인가> ㅎㅎ
    홍샘을 아는 군—그 부인과는 친한 편이었지.
    작품집을—????
    노력해봐?
    요즘은 아프리카 토템신앙에 빠지신 걸로 아는데…   

  15. 광혀니꺼

    2008년 11월 21일 at 12:07 오후

    ㅃ+ㅜㄴ입+니23ㄷ3ㅏ.
    사협은 대부분 작가(그렁께로 공식적으로 등단한 작가)들의
    모임일 겁니다.
    그리고 작가가 되기위해 출품사진을 위해 찍는 분들이 많구요.
    하도 유명하신 분이라 존함만 알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토템 신앙이라…
    그럼 한국에 안계시나요?
       

  16. ariel

    2008년 11월 21일 at 12:28 오후

    겸손하고 꿈이 커야하는 것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는 듯..

    겸손은 남을 낮게 보지 말라는 것이고
    꿈은 자신의 앞날을 좌우하는 것인데
    당현이 크고 좋아야죠.^^   

  17. Lisa♡

    2008년 11월 21일 at 2:41 오후

    광여사.

    아니–한국에 계시는데 자주 나가시지.
    요즘은 나가시는지 모르겠어.
    암튼 유명하드만.
    사협은 한번 나가보려구~   

  18. Lisa♡

    2008년 11월 21일 at 2:42 오후

    아리엘님.

    겸손을 논한 건 엄마들이 지나치게 마음을 숨기고
    겸손한 척 하기에 말입니다.
    저는 있는 그대로 보내고픈 학교를 말하거든요.
    지나친 겸손은 필요없다는 말이지요.
    겸손은 그런 게 아니고 실제적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거 잖아요.   

  19. 임부장

    2008년 11월 23일 at 8:46 오전

    카메라 뽀대 나는걸로 장만 하셨군요?
    축하 합니다…^^
    좋은 사진 많이 찍어 올려 주시면 고맙게 감상 하겠습니다…^^   

  20. Lisa♡

    2008년 11월 23일 at 9:52 오전

    임부장님.

    기대하세요.
    그런데 아직 잘 사용을 못한답니다.
    아직 설명서도 안 읽어봤어요.
    대충 찍어보니 기분은 좋은데…트리밍이 안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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