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면기간이 사람에게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6개월 정도 긴 잠을 자다가 나오고프다.
그럼 세상은 변해있을까?
주식시장은 상한가 넘칠까?
환율은 900원 쯤 되었을까?
요즘은 세상이 무섭다.
신문도 보기싫고 은행앞으로는 지나가기도 싫다.
텅 빈 식당들도맘 아프고
팔리지 않는 집을 안고 대출이자를 엄청낸다고 한숨쉬는
친구얼굴도 보기가 겁난다.
살다가 함정이 이렇게도사리고 있을 줄 그 누가 알았을까?
개인적인 실수로 인한 함정은 그렇다치고
그 누구의 잘못이라기엔 뭣한 이렇게 걷잡기 힘든 위기상황은
도대체 뭐라고 해야 할 함정인지..
푹 자고나면 거의 해결되어있다면 얼마나 기쁠까?
혼자서 시간을 때우다가 남편의 부탁으로 고혈압 약을 받으러 경희대
병원을 갔다.
번호표를 뽑으니 411번이다.
잔여대기인 수는 8명.
점심시간이라 직원은 한 사람, 늦게 진행된다.
한 남자가 오더니 바닥에 떨어진 표를 줍는데 그 옆에 또 한 장이 떨어져 있다.
나도 얼른 떨어진 걸 주웠다.
그 남자는 407번, 나는 406을 주웠다.
번호판을 보니 406이 켜져있다.
사람이 볼 일을 보고있다.
금방 407로 바뀐다.
주워도 어쩜 그리 우스꽝스럽게도 창피한 줄 모르고..
내가 하는 짓이 주로 이런 짓이다.
병원을나온 나는 은행으로 직행한다.
입금시킬 일도 있고 정리할 통장도 있었다.
신한은행에는 고객을 위한 튀밥이 컵에 가득가득 담겨 있었다.
어머나…안구돌출.
두 컵을 들고 의자에 앉았다.
다른 걸 쳐다보다가 컵을 엎지르고 만다.
은행의 조용한 바닥으로 튀밥이 사방으로 소리없이 튕겨져 나간다.
산만한 나의 덕분에 직원인 이대리가 지출지를 상환대출용지를 건네고
그 다음 내 통장을 돌려달라니까 아무 것도 안 적힌 새 통장을 준다.
다 나의 실쑤 때문이다.
환율이 송금률은 왜 더 낮냐고 물으니 보유경비발생이 줄어들기 때문이란다.
보유경비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들었다.
이해가 어려워서였다.
은행에서 나온 후 바로 피곤하다는 핑계를 혼자서 도닥이며
그동안 안 가던 작은 대중탕으로 향했다.
독탕.
손님이 없는 까닭에 혼자만 조용하게 여왕처럼 우아하게 무서워하면서..
며칠 전에 썼던 무지몽매한 여인들의 이야기를 되새기며
아무도 없길 다행이지 또 누가 잘못하나를 눈 빤짝하며 봤을텐데..
가까운 동네에 새로운 사우나탕이 생겼는데 공짜표를 이 달말까지
엄청 찍어냈단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서 그리로 간다고 다들 배반 때린 것이다.
그저 공짜와 새로운 시설이라면 좋아가지고들~
불쌍한 독탕.
목욕탕서 나오는 길로 집 앞에서 희씨를 만나서 구민회관으로 갔다.
오늘 사진전을 개막하기 때문이다.
구 동호회 형식으로 모임이 있는지..
사진들은 비교적 평범한, 늘상 자주보는 류의 사진들이 많았다.
아주 선명한 인물 사진이 눈길을 끌어서 보니 홍순태 선생님 작품이다.
주로 할아버지들의 천국이다.
나이들어가면서 사진은 참 좋은 취미이다.
한국사진작가협회에 가입 않으면 구 작가회에도 못낀다는 설명을 들었다.
같이 간 희씨는 한국사진작가회 정회원이다.
나는 그냥 따라간 사람.
거리감 느끼는 소외감으로 일찍 나와서 집으로 향하는 시간이 6시 10분 전이다.
의미없는 최소의 공간에서도 작품을 만들 수 있어야 작가라하는지..
주로 작가들이 자주 찾는 장소는 어느 전시회를 가나 다 있다.
새로운 것, 새로운 개성으로 찍어야 할 때다.
흙둔지
2008년 11월 25일 at 8:42 오후
정말 요즈음에는 스님들 동안거를 부러워하는 분들 많습디다…
6개월은 조금 길고 스님들처럼 3개월만 동안거하면 좋을지도…
그럴려면 우선 머리부터 깍아야 될겁니다…ㅋㅋㅋ
삭발한 리사님 모습을 그려 봄시롱… 룰루랄라~~~
데레사
2008년 11월 25일 at 9:37 오후
리사님.
내가 김장하고 허리가 좀 아파서 며칠간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니는데 병원도 텅텅 비었어요. 평소 이 정형외과는 노인들로 북적
였거든요. 노인들 물리치료비는 1,500 원이거든요.
그런데 세상에 1,500 원도 힘이드는 세월을 실감하면서
나도 동안거에 들어가고 싶어졌어요.
리사님은 삭발해도 이쁠건데요.
Lisa♡
2008년 11월 25일 at 11:08 오후
흙둔지님.
다들 그렇군요.
아마 그럴겝니다.
삭발이라~
나 삭발하는 거 보고 룰루랄라~?
둔쥐님.
요즘 사는 게 싫어요?(껌은 썬글라스끼고…)
Lisa♡
2008년 11월 25일 at 11:09 오후
데레사님.
저 삭발하면 뒷머리가 납작해서 여엉~~아닐 겁니다.
윽…..생각만해도-
1500원보다도 그냥 납작 엎드려있느라 그럴 겝니다.
다들 움츠리고 나 올 생각들을 안하니까—
오드리
2008년 11월 25일 at 11:41 오후
다들 입만 열면 경제난국이라니 나두 무서워서 못살겟다. 어쩌~~~
Lisa♡
2008년 11월 26일 at 12:52 오전
맞어…나라도 안해야지.
이런 말들 때문에 소비심리가 더 움츠려 든다니까..
언니—지송~~이제 다 잘 될거야.
앞으로만 가는 거야~~그래..가자.
길
2008년 11월 26일 at 2:28 오전
1,300원 하던 위엔화가 오늘부로 2,300원이 되었습니다. –;;
중국에 생산라인이나 수입처를 두고 있는 국내기업들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듯 하답니다. 저역시 으악~ 하고 있구요.
안개속을 걷는 기분이랄까요. 나침반도 없이 말이지요. -.-
화제를 돌려서, 리사님은 어떻게 지내셨어요? ^^
왕소금
2008년 11월 26일 at 2:50 오전
다음 번에는 407번 줍는 행운을….^^
김진아
2008년 11월 26일 at 4:59 오전
목욕탕이..숨막혀서..못가요..^^
널찍한 독탕..
여기 동네에도 커다란 사우나가 생기고 나선,
작은 목욕탕이 절반으로 줄었답니다.
겨우겨우..한곳 정도가..유지라도 되는지..
그래도 계속 이어가시네요..
..
백작
2008년 11월 26일 at 5:17 오전
신한은행에 가면 고객용 튀밥있어요?
에이~~ Lisa♡님은 VIP룸에 가서 그렁거죵?!!~
저는 요즘 대전에 있는 은행에 갔다가 넘 쌀쌀맞은 행원의 어투에 열 이빠이 받고
주거래 은행을 확~ 바꿀까말까 막하 고민중입니다….
물론 지금은 부자가 아니어서 VIP는 아니지만 미래의 VIP가 될지도 모르는 일인뎅…흐흐흐..
김현수
2008년 11월 26일 at 7:09 오전
동면 상상하다가 여왕탕의 주인공 되신것
축하드립니다.ㅎㅎ,
Lisa♡
2008년 11월 26일 at 9:08 오전
길님.
위안화가 그렇게 올랐군요.
세상에..
중국유학생들 들어온다고 난립니다.
그렇게 되었구나..난 그것도 모르고
달러같고 난리치니…미안네요.
요새 여러가지로 고민의 와중에 있쪄요.
Lisa♡
2008년 11월 26일 at 9:08 오전
역쒸..”’
왕소금님이 센쓰쟁이.
알쪄요~~
Lisa♡
2008년 11월 26일 at 9:10 오전
진아님.
깝깝증있구나…
ㅎㅎㅎ
나도 엘리베이터 같은 좁은 공간은 사양입니다.
폐쇄공포증 있거든요.
Lisa♡
2008년 11월 26일 at 9:11 오전
백작님.
들어가자마자 여러군데 나뉘어 있더라구요.
그게…점포마다 다르겠지요?
그리고 ….저 vip맞는데요.
그 접객실은 못들어 갑니다.
빚이 많은 vip라 미안해서 지레
겁먹고 안 들어 갑니다.ㅎㅎ
대전의 그 은행—뭐꼬?
Lisa♡
2008년 11월 26일 at 9:12 오전
현수님.
여왕탕~~
독탕~~
불쌍한 탕~~
화창
2008년 11월 26일 at 12:59 오후
환율 900쯤?
아이고 수출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제잘 1100쯤이라도 되었으면 좋게[ㅆ다~~~
Lisa♡
2008년 11월 26일 at 1:37 오후
화창님.
잘 못보면 욕하는 거 같으세요.
잘못쓰셔서 말입니다.
제잘….(제길)
좋게[ㅆ다~~(표현불가)
ㅋㅋㅋ
미치고 폴짝 뜁니다.
화창님캉 저캉 비슷한 심정입니다.
위안화가 그리 올랐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