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30일 가라~ 세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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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그린스펀, 버냉키, 찰톤 훼스턴, 강만수..등등 다 밉다.

뇌물받고 마구 대출을 허락한 은행대출담당자들 더 밉다.

아파트 대출받아서 자동차사고, 컴퓨터사고 교육비로 과용한 사람들도 밉다.

나라를 앞세우고 정치를 하면서 뒤로 돈 다 빼돌린 인간들 제일 밉다.

지난 4-5년간 엄청 흥청거린 세계의 많은 사람들 속에 나도 속한다.

그러므로 내가 제일 얄밉다.

대책없이 살아 온 나의 세월을 돌이키긴 힘들텐데 아예 이 엄청난 시대가

어서어서 가서 꿈처럼 깨면 좋겠다.

세월아, 잠시 빨리 가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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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통에 샤프가 잔뜩 꽂혀있다.

예뻐서 사면 거의가 볼펜이 아니라 샤프다.

그렇다고 눈에 밟히는 것을 그냥 잡았다 놔두기도 뭣해 사다 나른 것이 여러 개다.

이런 나를 닮아서 딸이 어릴 때 초딩 1 년 때인가보다..

커다란 패블릭 필통안에 비싸고 멋진 샤프가 약 20 개 정도가 있는 게 아닌가.

알고보니 내 지갑에서 돈을 살짝 빼내가서 하나씩 사들인 것이었다.

어쩌면 그렇게 마음에 드는 것들만 사 모았던지.

뺏어서 내가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품었는데집공사를 하느라 잠시 이사갔다가

오는 짐 속에서 그만 잃어버리고 말았다.

어찌나 아깝던지..딸보다 내가 더 아까워했던 기억이 있다.

딸은 경찰에 데려간다는 말을 듣고는 그 다음부터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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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이가 초등학교 때 제일 친한 친구가 있었다.

이름이 현우이다.

늘 반장만 하던 두 아이가 같은 반이 되었을 때 나는 당연 우리아이가 반장이 될 줄 알았다.

반장은 현우가 되었고 우리아이는 2학기에 반장을 나누어 했다.

전교회장도 1학기는 그 아이의 몫이었는데 전학을 가버렸다.

그러나 두아이는 최고로 절친한 친구로 여지껏 우정을 나누는 친구다.

특히 우리 아이는 소수 인원을 깊게 사귀는 편이라 서로 우정이 상당히 깊다.

우리아이가 중학교 때 유학을 가고 당연히 현우는 대원외고로 진학을 했다.

키 180 에 영화배우 부럽지 않은 외모를 가진 현우는 여학생들에게는 물론 모든 엄마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아침에 전화를 했더니 독일정부에서 뽑아가는 장학생에 지원해서 실사를 나와서 현우가 뽑혔단다.

고 1에 벌써 독일대학을 예약해 놓은 상태이다.

현우의 꿈은 슈트트가르트에 가서 아우디나 BMW의 최고 세일즈맨이 되는 것이다.

우리 둘째는 자동차 디자인이 꿈이다.

큰아이랑 친하므로 그 둘도 당연히 친하다.

둘이 슈트트가르트에서 만나자고하는 소리를 들은지가 엊그제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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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보다보면 여주인공의 청순가련형이 이제는 끔찍할 수가 없다.

마냥 쩔쩔매고 눈물이나 쥐어짜고 늘 당하기만 하는 주인공을 보면 지겨웠다.

그런데 요즘 여주인공들 당차고 아주 근사하다.

상대에게 물세례를 받아도 기죽지 않고, 부모에게도 말할 건 하는 야무진 여성들이 많다.

예전에는 사고가 나도 충분히 피할 수 있는데 오히려 더 수렁으로 빠지는 역할에

도리어 상대를 어렵게 만드는 역할이 많았다.

세상이, 여성들이 대세라서인지 드라마에서도 그런 바람이 부는 걸까?

지나치게 드센 여자는 보기싫지만 어느 정도 똑부러지고 당당한 여주인공은 보기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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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바늘을 잡지도 못했고 책도 한 장도 못읽었다.

아이들 일에 정신이 팔려서 그랬다.

몸이 으슬으슬 다 아파오고 이제 슬슬 긴장이 풀리나보다.

오후에 퀼트를 다시 시작했다.

마음이 편하지 않을 때는 바늘땀도 삐뚤거린다.

집중이 안되고, 안경을 껴도 눈이 잘 안보이는지 침침하다.

다시 마음을 다 잡고 평정심을 찾아야겠다.

11월 마지막 날인데 불편한 마음으로 12월로 간다.

12 Comments

  1. 테러

    2008년 11월 30일 at 3:10 오후

    아우디는 일하는게 영… 별로예요… BMW로 보내시길….ㅎㅎ    

  2. 오드리

    2008년 11월 30일 at 3:12 오후

    촌이가 샤프 사오래서 그냥 모닝 글로리 갔는데 이쁜게 없더라고. 내 눈에 안띄는지.

    이제 집에 왔다. 오늘부터 바쁘네 나도. 나가기 눈치 보이기 시작했어. 내일도 모레도 글피도 약속이 있으니 어쩌누….ㅎㅎ   

  3. 소리울

    2008년 11월 30일 at 6:15 오후

    큰일이구나, 모두들. 마음 단단히 먹고 아이들 다잡고 최선을 다해 줄이고…
    오드리야, 참으로 이해가 된다. 모처럼 왔으니, 어째야 좋을꼬?
    님도 보고 뽕도 딸 수는 없나? 집으로 불러 들이는 방법..그것도 어렵재?   

  4. 데레사

    2008년 11월 30일 at 7:53 오후

    그 많은 샤프들 나 한두어개 주면 안될까요? 리사님.
    크리스마스 선물로.

    나는 공부다니면서 샤프 딱 한개 갖고 다니는데 넘 촌스러운가?

    세상이 너무 각박해져 가는것 같고 어딜가도 손님이 없어서 텅빈
    공간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프고 그리고 겁도 나고 그래요.
    언제나 경기회복이 될려는지…..

    12 월은 리사님에게도 모든사람에게도 좋은 일만 있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5. Lisa♡

    2008년 11월 30일 at 11:12 오후

    테러님.

    가야 가는갑따…하지요.
    다만 꿈인 걸요.
    현우는 그 꿈을 이룰 아이지만요.
    울 아들은 첨엔 뱜따블류였는데
    지금은 아우디로 방향전환하더니
    앞으로는 자동차 산업이 어찌될런지
    참으로 걱정입니다.   

  6. Lisa♡

    2008년 11월 30일 at 11:13 오후

    오드리언니.

    나가는 거 눈치보이겠따.
    그냥 짐싸서 우리집으로 와.
    가는 날까지 내가 보장할테니–
    그리고 나도 안 만나는데(?)
    뭔 약속이 그리 많아?
    하긴 그 중에 나도 하루 끼어있네.
    근데 우리 같이 가기로 한 곳은 언제?
    미리 날을 연락줘~   

  7. Lisa♡

    2008년 11월 30일 at 11:15 오후

    소리울언니.

    아이들 좀 흔들었지만 그 아이들도 힘든 건 알아야지.
    너무 띵까띵까..호시절로 키우면 안 좋으니까-
    어렵게 키운 애들이 더 잘 되더라구용~이런 말 할 자격조차
    없을런지도 모르지만.
    암튼 세월이 하수상하여 정신을 차리기 힘드네-   

  8. Lisa♡

    2008년 11월 30일 at 11:16 오후

    데레사님.

    드릴께요–
    그 많은 샤프는 다 잃어버렸고
    우리집에 이쁜 거 많은데 나도 잘 안보이는데
    데레사님이 샤프가 편할 리가~~
    볼펜이면 몰라도.
    볼펜 예쁜 거 있으면 하나 장만해둘께요.   

  9. 왕소금

    2008년 12월 1일 at 2:39 오전

    남성의 시대는 去하고 여성의 시대가 來하도다!!!
    어깨의 시대가 가고 손가락의 시대가 왔으니 이 말이 틀린 말은 아닐 것 같아요.
    왕소금이 집안청소하고 설거지 하면서 사는 날은 언제나 올 것인가???ㅎ^^    

  10. Lisa♡

    2008년 12월 1일 at 3:07 오전

    소금님.

    원하시면 지금부터라도~~

    아..그나저나 제가 왕소금이 되어야 합니다.   

  11. 왕소금

    2008년 12월 1일 at 7:23 오전

    왕소금보다는 리사가 훨~~~ 좋당^^   

  12. Lisa♡

    2008년 12월 1일 at 10:17 오전

    아….이름은 안 바꿀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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