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4일 나는 자주 감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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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파는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오늘..차를 타고 자나가다가 튀김을 2000원 어치 샀다.

오징어 튀김 3개 1000원, 고구마 튀김 2개, 고추 튀김 1개 해서또 1000원.

보통 그런데서 사먹으면 신물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렇지도 않은 걸보니

튀김용 기름이 새 것이었나보다.

튀김봉지를 들고, 길다란 오리털 파카를입고 차로 가는 내 모습을 지나가다

누군가가 보고 전화가 왔다.

‘아름다우십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낄 정도의 사람이라면 일단 인간적인 건 확실하다.

그 파카말인데 입고 눈 밭에 굴러도 절대 안춥다.

그리고 그 튀김집에서 파는 떡복이 일인분 1500원이라는데 상당히 땡겼다.

내일이나 모레 중에 하루가서 사먹어야겠다.

이 밤중에 자꾸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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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히터, 가스온수기, 정수기 등을 정리해야하는데 누굴주나 고민했다.

팔려고하니 얼마되지도 않을 건데 그냥 필요한 사람주자싶었다.

가만 생각하니 경비실에 주면 딱이다 싶어서 찾아갔더니 그러잖아도

쓰고있던 히터가 형편없다는 것이었다.

열쇠를 주면서 갖다 쓰라고 했더니 얼른 가서 3가지를 다 싣고 왔다.

나에게 필요하지않은데 남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면 다행이고 그것이

내 가까이에서 더우기 쓰인다니 푸근하다.

성룡의 이야기에 마음이 훈훈해진다.

4000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그의 말에 정말 존경스럽다.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공인들이 그런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몸소 실행 해줘야

그런 일련의 행동들이 바이러스처럼 번지게 되어있다.

다만 정말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서 쓰일런지 그것이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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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으로 피곤해지니까 육체적으로도 파김치가 된다는 걸 알았다.

며칠 정신적으로 공연히 쫒기는 기분이 되어서인지 2시가 넘는 시간부터

솔솔 졸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급기야는 3시부터 폭~잠이 들었다.

1시간은 족히 잤나보다.

냠냠 맛있는 잠이었다.

얼른 일어나서 저녁거리를 사러 나갔다.

과메기와 배추속, 고추, 마늘, 잔파에 물미역과 김을 같이 먹으려고 준비했다.

며칠 먹을 수 있겠다.

물미역이 한참이다.

그냥 잘씻어서 초고추장에만 찍어먹어도 바다냄새가 난다.

요즘 과일을 비롯 식료품들이 한참 물오르는 기분이 든다.

사과도 지나가다보니 거의가 꿀사과이다.

즉 사과 속에 투명한 부분이 자주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 사과치고 맛없는 사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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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이나 세종문화회관 등으로 진회숙의 강의를 들으러 간다간다하는 게

멀다보니 잘 성사가 안된다.

친구들이 리움의 프렌즈에 가입해서 수준높은강의를 듣고는 만족해한다.

리움으로 가나…하던 중에 우연히 백화점에 갔다가 진회숙씨가

강의한다는브로셔가 눈에 띄여 그 자리에서 두 말없이 등록했다.

내일이 첫날이다.

클래식 오딧세이 진회숙은 진중권의 누나이다.

다들 똑소리나는 남매들을 둔 그네들의 부모는 행복할까? 뿌듯할까?

클래식에 한참 빠져서 살다가 바빠서 잊어도 그게 어딜 안가고 늘

편안함과 자유와 감동을 느끼고는 하였는데 한동안 더 빠질 모양이다.

요즘은 백화점 문화센터 강의도 강사들이 아주 좋아서 권해주고픈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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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복잡해지고 글로벌해지면서 점점 친구관계도 흐름이 이상하다.

예전처럼 관계적인 사이보다는 사이버 친구도 더 친하게 되고 거기서

작은 감동을 받을 뿐 아니라 자기와 영혼이 통하는 이를 만나기도 한다.

요즘 느끼는 건 조블에서적잖게감동을 받게된다.

어른들에게서 배우는 것도 많고, 나 또한 사람보는 관점이 달라지는 걸 느낀다.

나이가 주는 이해심도 있겠지만 유독 자기과가 있기 마련이다.

요근래에 자주 감동을 한다.

하긴 늘 미리 감동했다가 뒤에 미적지근하고 그 감동조차 미안해서 말 꺼내기

싫은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 순간의 감동만큼은 나를 키우고

살 찌우고 가르치는 부분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인간은 늘 외롭다.

그 외로움을 사유하고 침잠하기보다는 그냥 즐기자.

거기서 그 외로움을 보담아 주고 기억해주는 인간이 나타나면 감동해도 된다.

자주 감동하는 건 행복한 일이다.

16 Comments

  1. 오드리

    2008년 12월 4일 at 1:51 오후

    오늘 너무 많은 사람을 만나서 머리가 아퍼. 지금 있는 곳이 내가 예전에 놀던 곳이거든. ㅎㅎ 이십년전이나 지금이나 그자리에 있어주는거 참 고마운 일이야. 밤엔 찜질방에서 피곤을 풀고 집에 들어가는 중. 이상 보고 끝.   

  2. 김진아

    2008년 12월 4일 at 2:15 오후

    가스히터..밤근무 하시는 분들..
    특히나 내일부터 추워진다는데..
    정말 어떤분들에게 필요한지..
    너무나 잘 찾아주시는 것 같으셔요..^^

    자주 감동하는건 정말 행복한 일이라고 저역시 동감합니다.

    리사님의 작은 메세지..
    그리고..목소리가..제겐 참 큰 힘이 되었습니다.

    ^^   

  3. 지안(智安)

    2008년 12월 4일 at 2:43 오후

    Lisa님 튀김 사서 나 항개 주믄
    "아름다우심미돠"라꼬 문자 넣어야쥐~
    지가 원래 인간저긴 사람이 돼놔서요..

    오늘 볼일 참 멋지게 보셨어요.
    노블레스 오블리제는 오늘 리사님이 실천 하신셈!   

  4. 흙둔지

    2008년 12월 4일 at 9:04 오후

    디카 바꾼지 언제인데… 아직도…ㅠㅠ
    그 디카 손에 익숙해질려면 쉽지 않을겝니다… ^_^
       

  5. Lisa♡

    2008년 12월 4일 at 10:50 오후

    오드리언니.

    어젯밤에 ☏하려다가 혹시 잠이라도 깨우게
    될까봐 참았찌…
    그러잖으면 가까우면 쪼르르 갈텐데 하는 생각도 하구.
    찜질방도 가고 쏠쏠하게 찾아 먹을 건 다 찾아먹넹.
    암튼 시간은 왜이리 잘도 지나가는건지…..ㅎㅎ   

  6. Lisa♡

    2008년 12월 4일 at 10:52 오후

    진아씨.

    나는 보통 12시에는 어김없이 자구
    간혹 10시에도 졸리는 적이 많은데
    진아님은 아이들 기르느라 더 피곤할텐데
    끄덕없나봐요?
    아님 준혁이 돌봐주느라 늦게까지 못자는 건가요?
    피곤하기도 할텐데–부지런히 자놓아야 하는데.   

  7. Lisa♡

    2008년 12월 4일 at 10:53 오후

    지안님.

    저–길에서 뭘 사먹는 자체를 싫어하는데
    어제는 왜그리 갑자기 땡기던지..웃기죠?
    얼마든지 …그 튀김집 튀김 골든벨 칠 수 있어요.
    지안님이 원하신다면.
    그런데 그 모습이 아름답다는 사람–괜찮지 않아요?   

  8. Lisa♡

    2008년 12월 4일 at 10:54 오후

    흙둔지님.

    아직 메뉴얼조차 익히지 못했답니다.
    나ㅡㅡㅡㅡ정신이 딴데 팔려서요.
    여행가기 전에 익히고 가야하는데…   

  9. 래퍼

    2008년 12월 5일 at 4:07 오전

    ‘아름답습니다’~
    누구신지 안목이 있으시군요~^^

    울 동네 우유대리점하는 젊은 친구도
    저으 가게 정리할때 이것저것 골고루 집어갔는데
    날이 추워지는 때, 히터를 요긴하게 잘쓰고 있다네요..ㅎ   

  10. Lisa♡

    2008년 12월 5일 at 7:31 오전

    래퍼님.

    갑자기 래퍼님 마음이 그 때 어땠을까…가
    생각나네요.
    안 당해 본 사람은 몰라, 알 수 가 없어..(엄정화 노래에서)   

  11. 오를리

    2008년 12월 5일 at 7:32 오전

    중국에서 비위생적으로 만든 찐쌀로 만든 떡보기
    파카입고 멋있는 여인이 먹는 모습 그거 별로
    멋있어 보이지 않을것 같네요 ~~~~~~   

  12. Lisa♡

    2008년 12월 5일 at 7:34 오전

    오를리님.

    저 안 멋있을텐데요—후후.
    하긴 멋있게 보면 다 멋있고
    그런데 중국요?
    으마나—그럼 안되는데 그렇답니까?
    그럼 안되지요.
    안 갈까?
    갈까?
    ㅎㅎㅎ—-못가겠어요.
    저 중국음식재료 넘 싫거든요.   

  13. 김남희

    2008년 12월 5일 at 9:37 오전

    리사
    정말 오랜 만이지
    오래 연락은 안했어도 그리 낮설지 않은 느낌은 나의 착각 일까?
    나름 나도 참 괜찮은 사람이란 착각속에 사는데 리사도 그런것같애.
    그래서 어쩜 나한테까지 차례가 안 올것 같은 느낌에 더 다가가지 못하나봐.
    난여전히 노래와 춤에 올인하고 있고…
    드뎌12월19일저녁 작은 발표회를 하게 됐는데 혹 시간이 된다면 초대 하고 싶어서…
    리사랑 J씨랑
    장소도 자기네들집이랑 가까운곳이고해서
    성에찰만큼 잘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맨땅에 헤띵 내지는 장애인몸에서 이만큼 발전하게 된것이라 나에겐 작은 인간 승리라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의지와 열정만 있다면 꿈은 이루어진다는걸 증명해보고 싶어.
    부디 인기좋은 자기의 시간이 내게도 내줄수 있었음 하고 바래 보네.
    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고…

       

  14. 광혀니꺼

    2008년 12월 5일 at 3:16 오후

    슬픈데도 티도 안내고
    우울한데도
    여지없이 힘차게 걷는 리사하트님~

    저두 한여름
    짱구 보듬고 지낼수 있게 되었어요.
    시원한 여름 보내며
    리사하트님 생각할게요^^*

       

  15. Lisa♡

    2008년 12월 5일 at 3:33 오후

    남희.

    아까 자기 문자봤는데 바빠서 답글도 못보냈네.
    거기다 밧데리가 끊어져서…헐헐.

    음—–금욜밤이군–가야지.
    자기같은 몸치가 춤을 보여준다는데
    안 가면 안되지.
    꽃 사서 갈께—–기둘리~~~~   

  16. Lisa♡

    2008년 12월 5일 at 3:34 오후

    광여사.

    빨리 며칠 지나갔으면 좋겠어.
    가끔 너무 싫은 빤히 보이는 속을 가진
    사람들—너무 한 것 같애.
    오늘도 느꼈지만 그들이 나보다는 몇 배 세상을
    잘 사는 것 같으니 할 말 없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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