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에피소드-까르페디엠(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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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보면 연상작용이 뛰어난 나는 그를 보자 바로 슈렉이 떠올랐다.

정말이지 슈렉은 그를 모델로 만든 캐릭터같았다.

문제는 그가 슈렉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것으로 그 별명을 무척 좋아했다.

초록색만 입히면 영락없는 슈렉으로 정말 닮아도 그렇게 닮을 수가 있을까.

귀를 만들어 달아주고픈 충동을 늘상 느끼고는 했다.

그는 늘 자기의 장딴지를 자랑하곤 했는데 장딴지가 어지간한 장독과 맞먹는다.

게다가 울퉁불퉁해서 보기에 민망하지만 너무 굵다보니 신기한 건 사실이었다.

뭐..아줌마들이 보면 까무러친다나 어쩐대나.

나도 아줌마인데 (섹시함에 약한) 별로 무반응에 무감동이었다고나 할까..

아무튼 슈렉은 국가대표 운동선수 출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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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렉은 IMF에 기회를 잡은 사업가로 보통 사람들이 흠모하는 대박이라는 걸

터뜨린 사람이었으며 현재도 승승장구 잘 나간다는 돈빨이 먹힌이였다.

나는 그를 보면서 미안한 말이지만 돈에 대한 매력도 사람에 따라 상실되는구나

하는 상념에 젖기도 했다.

대체적으로 바른 사람이었지만 그는 5개의 단어만 알면 대화가 되는 사람이었다.

적은 단어로 그렇게 계속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 별로 없다.

운동, 남자, 뱃살, 대구포, 마셔.. 이 정도의 단어로 2시간은 이야기 할 수 있는

무지막지한 파워를 가진 그는 간당간당하는 체력을 지닌 마누라와 살았다.

척 보기에도 병약하고 신경이 예민하고 세상의 온갖 시름은 다 떠 안은 모습의 그 부인은

하는 일이라고는 남편의 뒷조사에 매일을 바치는몹시 가여운 여인이었다.

얼마나 속을 썩였으면 그럴까..라고도 하겠지만 몇 번 보기에 벌써 부인에게 문제가

많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지갑과 핸드폰을 뒤지는 건 다반사에동네의술집이라는 곳은 모두밤만되면 한 바퀴도는

그런 일상을 보내는 여자였다.

아무래도 강남의 길은 잘 모르는 모양이 그저 동네 한바퀴가 주는 안도에 젖어있나보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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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남편의 차가 우리가게 앞에 있는 걸 발견한 그녀는 가게 앞에서 진을

치고 기다리기 시작하다가 급기야는 가게로 전화를 해서는 나오라는 명령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유리창이 훤히 보이는 가게라 그냥 봐도 보이는데 …들어오지

밖에서 뭘그리 애태우면서 조마조마하는지.

그 때 슈렉은 나이가 훨씬 연배인 분과 대화 중이었고 S가손님찾는 전화가 왔다고

하자 갑자기 말문이 막히면서 초조한 기색이엿보이더니 횡설수설을 했다.

다른데 신경쓸 때 일어나는 흔한 일이지만 몹시 부끄러움에 몸둘 바를 모르는 듯 했다.

그러더니 S에게 나가서 들어오라고 하라했다.

그러자 그 부인은 자기차를 몰고 대기 중이다가 휙 가버렸다.

슈렉은 몹시 괴로워하며 정말 돌아버리겠다면서 이혼하고 싶어서 미치겠단 소리를

거의 울부짖듯이 하면서고통도 이런 고통이 없다고 했다.

얼마나 애를 먹였으면 그랬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내 보기에 부인이 병인 것 같았다.

찢어지게 가난한 처가를 다 먹여 살렸더니 결국 돌아오는 건 의부증이란다.

언젠가 파리한 그녀를 밖에서 보니 친구들과 있어도 혼자 초조해하는 모습이었다.

돈이 전부가 아니란 걸 다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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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렉은 간도 크게 나에게 처음으로 데이트 신청을 한 사람인데 그 데이트 신청도

별 것이 아닌게 늘 언제 한 번 밥먹자~로 시작한 신청이 아직도 그 밥 먹자에

한 번도 밥 먹은 적없꼬- 그래도 아직도 밥 먹자라고 또 하고- 여전히 알았다라고만

하면 그게 끝이고-몇 달 후에 또 언제 밥 먹자라고 또 하고- 그러면서 약속 정한 적 없꼬

어쩌면 죽기 전에 밥 한 번 먹기 힘들 것 같다.

내가 만일 그에게 연정이라도 있었다면 밥 먹자라는 입을 찢어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먹지 못해 죽은 귀신이 붙었는지 아무나 보면 밥 먹자라고 하고 지키지 못 할 말을

하는 그가 나에겐 얼마나 다행인지…들어주기만 하면 되니까—ㅎㅎ

내가 알기로 그는 아주 정신이 바른 사람으로 여자를 만나도 한 두 번 술이나 마실까

절대 길게 갈 사람도 아니고 애정을 갖고 연애할 사람도 아니다.

더구나 상대인 여성이 슈렉을 그렇게 좋아할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고 여자에게 호락호락하게 밥 먹는 일 외에는 돈 쓸 슈렉도 아니다.

그 부인에게 말해주고픈 충동을 느낄 정도이다.

우리부부와 그 부부는 아는 사이로 가끔 산에서 슈렉을 만나는데 그때는 그가 닌자 거북이로

변한 모습으로 똘똘 뭉친 자세와 의상으로 부지런히 걷고있다.

35 Comments

  1. 김진아

    2008년 12월 8일 at 12:28 오전

    슈렉과 닌자 거북이…
    ..
    의부증, 의처증은..가장 고약한 병증인데요..
    주위 사람들까지..약간 돌?게 만들어 버리는걸요..에고..참..

    ..밥 먹자라는 입을 찢어 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한참을 웃었어요..

    ^^   

  2. Lisa♡

    2008년 12월 8일 at 12:37 오전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언제 밥 먹자고 하고는 늘 나만 보면
    또 언제 밥 먹자라고 하는 사람들요.
    슈렉은 정말 심하게 그래요.
    그러면서 언제, 어디서는 없거든요.
    듣고 고개만 끄덕이면 그게 다 예요.
    편한 사람이지요.
    후후후…..내가 좋아했다면 화가 나서
    미치거나 입을 찢어 버리거나 문질러 버렸을 겁니다.
    그러고보니 저도 성질 드럽네요.   

  3. 왕소금

    2008년 12월 8일 at 1:44 오전

    ㅎㅎㅎ
    돈에 대한 매력도 사람에 따라 상실될 수도 있당???ㅋ
    참 재미있는 표현이네요.
    왕소금이 돈이 없는 사람이니까 그런 말 듣고 이렇게 웃지 돈 가진 사람이었으면
    아마도 이 말에 화를 내지 않았을까?….이렇게 사료되기도 합니당ㅋ^^   

  4. 박산

    2008년 12월 8일 at 1:59 오전

    아마도 리사님이
    보기에

    밥을 언제 어디서나
    아주 잘 드실 것으로
    생각되었나 합니다    

  5. 도토리

    2008년 12월 8일 at 3:20 오전

    언제 한 번 밥 먹자…기대하다가
    실망한 적 있어요. 저요.
    그러면서 일 잔뜩 시키고는 입 싹 씻어버린..
    녀자였어요…^^*   

  6. 와잇맨

    2008년 12월 8일 at 3:38 오전

    요즘은 참 좋아졌군요
    밥 먹는 거하고 데이트 하는 거하고 사랑하는 거하고
    전부 부담없이 따로 따로네요
    미국에서는 직장이나 사회생활에서
    남녀간에 밥을 같이 먹는다는 건 특히 기혼인 사이에는
    보면 한 90% 이상이 좀 뜨거운 사이인데
    옛날 생각만 하다가 요즘 돌아가는 거 보면
    한국 참 속도가 빨라서 어지럽고 오가는 정이 화끈합니다 … ㅎㅎ
    보스톤에선 백인들 눈총 받아서 부담없이 같이 못 먹을 걸요 ㅎㅎ
       

  7. 와잇맨

    2008년 12월 8일 at 3:41 오전

    아! 난 한국 못 돌아가 !
    괜히 갔다간 광복군 시대 사람 취급 당하겠어~~~   

  8. 광혀니꺼

    2008년 12월 8일 at 7:10 오전

    언제 한번 밥 먹어요…………^^;;

       

  9. 오를리

    2008년 12월 8일 at 8:09 오전

    ㅎㅎㅎㅎㅎ
    너무 재마있어서
    뒷뜰로 나가 동네가 떠나게
    웃고나자 그동안 싸인 스트레스가 확 풀렸내요….

    언제 한번 밥먹읍시당~~~
    ㅎㅎㅎㅎㅎㅎㅎㅎ   

  10. 데레사

    2008년 12월 8일 at 11:45 오전

    옛날 직장에서 근무할때 종종 의부증 걸린 부인들이 사무실로
    찾아와서 여직원들을 늘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남편미행하고 그래서 그 남편들이 승진에서도 제외되고 그러는걸
    많이 봤어요.
    그런데 그것도 마음대로 안되나봐요. 치료를 받아야지…

    리사님.
    그런데 넘 재미있어. 꽁트로 책 만들어도 되겠는데 ~~
       

  11. 볼레로

    2008년 12월 8일 at 12:34 오후

    화려한 에피소드 만드시려고 가게 여신 것 같습니다.^^
    끊이지 않는 소재와 순발력있는 글 재주에 늘 감탄합니다.

    언제 어디서가 빠진 한번 밥 먹자는 것은
    말하는 사람도 그렇고 듣는 사람도 부담 없이 지나치는 안부 정도로
    새겨야 할 말 같은데요…
       

  12. 화창

    2008년 12월 8일 at 12:58 오후

    볼레로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남자들은 걍 지나는 인사말로 어이 담에 쐬주 한 잔하지?
    요말은요` ~ 걍 의미없는 인사말이라고 봄 되요!

    "어이 담에 쐬주 한 잔하지…." 그 말이나 "잘가~ 그 말이나 同意語랍니다!   

  13. Lisa♡

    2008년 12월 8일 at 2:22 오후

    왕소금님.

    저는 돈도 있고 지적이고 문화적인 사람들은
    부럽기도 하고 나도 그렇게 되고 싶은데
    돈만있고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은 돈과 관계없이
    별로 매력을 못느끼겠더라구요.
    그런 사람보다는 저는 자식이 잘 되는 집이 더 부러워요.   

  14. Lisa♡

    2008년 12월 8일 at 2:23 오후

    박산님.

    확실합니다.
    저는 어디서나 밥은 잘 먹습니다.   

  15. Lisa♡

    2008년 12월 8일 at 2:27 오후

    그러니까 도토리님.

    요새는 밥 한 번 먹자는 말은 하지 않는 게 낫대요.
    그냥 언제보자…이게 더 나은 것 같죠?
    그런 것에 상처받지 말기—-나도 공수표 잘 날리는 편이예요.   

  16. Lisa♡

    2008년 12월 8일 at 2:28 오후

    와잇맨님.

    광복절 특사자격으루다가 나오세요.
    후후후—-
    와잇맨님은 예전에 여기 떠날 때 생각하시면
    곤란합니다.
    요즘은 세상 많이 변했답니다.
    그렇다고 다 싸잡아서 몰면 곤란하구요.
    음—–사귀는 사람들은 이런 티도 안 내지요.
    그냥 내숭떠는 분들이 제일 위험할지도 몰라요.   

  17. Lisa♡

    2008년 12월 8일 at 2:35 오후

    광여사.

    멋진 척..?
    담 주에 밥 한 번 먹자구….!!
    나도 멋진 척….^^   

  18. Lisa♡

    2008년 12월 8일 at 2:36 오후

    오를리님.

    스트레스 좀 풀렸나요?
    다행이네요.
    나도 조금은 풀렸어요.   

  19. Lisa♡

    2008년 12월 8일 at 2:37 오후

    데레사님.

    우리동네도 재미있다고들 하는데
    이 참에 엮어서 꽁트집으로?
    ㅎㅎ
    여자들이 남자들에 비해서
    더 의심이 심한 것 같지요..
    남자들은 표시나지 않게?   

  20. Lisa♡

    2008년 12월 8일 at 2:39 오후

    볼레로님.

    밥 먹자는 말이 안부정도인 건 잘 알구요.
    슈렉씨가 제게 한 그 말도 어쩜 안부일런지도.
    내가 오버한 걸까?
    그럴 수도 있겠군요…..흠~~~~어쩌면
    제가 가끔 도끼병 증상이 도지더라구요..히히.   

  21. Lisa♡

    2008년 12월 8일 at 2:40 오후

    화창님.

    아랐쪄요—-
    흑흑…이 착각을 어쩌누—
    이제 누가 밥 먹자는 말 하면
    그냥 고개를 될리면서 외면>>>>   

  22. Beacon

    2008년 12월 9일 at 1:26 오전

    정말로 바람을 맨날맨날 피워대더라도 그리해서야 안되지요..

    자존심도 없나..   

  23. Lisa♡

    2008년 12월 9일 at 1:45 오전

    그러니까—

    어때요?
    괜찮아요?

    걱정되요.   

  24. summer moon

    2008년 12월 9일 at 6:01 오전

    슈렉하고 밥먹지 않은건 정말 잘 하신거에요
    아니 어떻게 리사님이 슈렉이 먹는걸 드실 수 있겠어요?
    늪지대에 가서 이것 저것 잡아다가 끓여서 먹을 텐데…
    어머 , 제가 영화로 착각하고….ㅎㅎㅎ

    그나저나
    참 심난한 부부입니다.   

  25. hannah▒

    2008년 12월 9일 at 8:04 오전

    오늘도 잼있게 읽었어요.

    리사님도 수고하셨습니다..^^

    즐건 한 주 되기를~~   

  26. 오현기

    2008년 12월 9일 at 9:26 오전

    이곳에 들락대며 도장 찍으니까 우리집도 덩달아 모르는 손님들이…    

  27. 초록정원

    2008년 12월 9일 at 12:44 오후

    4편도 역시나 재밌습니다..

    앞으로 올라오는 에피소드들도 기대 할게요~~ ^^

       

  28. Lisa♡

    2008년 12월 9일 at 1:54 오후

    썸머문님.

    제가 피오나가 아니니 같이 밥먹을 일이..히히
    그리고 심난한 부부맞지요?
    웃기는 건 그날 밤에 엄청 맞았대요..부인요.   

  29. Lisa♡

    2008년 12월 9일 at 1:55 오후

    한나님.

    즐건 한 주…..
    한나님도 즐건 한 주 되시고
    겨울이라 꽁꽁 얼어붙었을 것 같아요.
    그 곳요~~   

  30. Lisa♡

    2008년 12월 9일 at 1:55 오후

    오현기기자님.

    후후후…본래 그렇다는 소문이~~
    제가 사람 몰고 다닙니다.
    현기님이랑 저랑 친한가봐요—ㅎㅎ   

  31. Lisa♡

    2008년 12월 9일 at 1:56 오후

    초정님.

    밑천 다 떨어져 가는데…

    으짜까….   

  32. onjena

    2008년 12월 9일 at 3:27 오후

    제 친구 부인중에 그런 사람있었습니다.
    결국 그 여자 본인 성질 못이겨 남편차를 박아 버리려다 본인이 사망했다는….
    실제 상황입니다.

    건 그렇고
    언제
    짜장면
    먹읍시다.ㅎㅎㅎㅎ   

  33. Lisa♡

    2008년 12월 9일 at 11:55 오후

    언제나님.

    이 거 웃으면 안되죠?
    그런데 웃음이 나면서 장미의 전쟁이라는
    영화가 생각나면서…진짜 죽었어요?
    깊은 병이었네요.
    그게 사랑이었을까요?

    짜장면…ㅋㅋ
    한 번만 말하세요——ㅎㅎ   

  34. εlli°T♡™

    2008년 12월 11일 at 2:27 오후

    슈렉? 기럼 리사님은 피오나 공주? ㅋㅋㅋ

    의처증/의부증은 대게 굴뚝에서 연기가 난 후에 시작되져.
    영화 로즈가의 전쟁….. 한 20년 된 영화져?

       

  35. Lisa♡

    2008년 12월 11일 at 2:29 오후

    엘님.

    제가 피오나가 아니라서…이렇게..
    슈렉이 아침에 마주쳤는데 몰라보더라구요.
    차를 몰고 휙 지나갔 거든요.
    굴뚝 연기는 자주 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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