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다크에 갔을 때 우릴 인도해준 텐진한테서 또 메일이 왔다.
텐진은 29세로 전형적인 몽골인 골격을 가진 인도인이다.
특이하게 생겼는데 눈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여행내내 그랑 친하게 지냈는데 그는 아마 나의 나이를 제대로 모르는 모양이었다.
아니 알아도 무방할지도 모르는 사이다.
그는 10년간 달라이라마가 운영하는 불교학교에서 공부를 하다 나온
파계(?) 승으로 프랑스에서도 공부를 하다가 다시 인도로 돌아와서
관광객들을 가이드하는데 특히 불어권 가이드를제대로 할 수 있는 레지방의
가이드는 그 뿐이라 몸값이 조금 높다.
그의 상용어는 영어이고 라다키언어와 인도어, 티벳어와 불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편이다.
다시 파리로 공부를 하러가기 위해서 일을 하고있다고 했다.
나랑은 서툰 내 영어실력으로 대화를 했는데 내가 급하면 한국어를 쓰자
"오! 리사…제발 영어로 이야기해줘~~" 라며 애원을 하기도 했다.
Dear Lisa 리사에게 항상 너의 메일을 읽는게 기뻐 세계의 변화에 대해 좋은 토픽으로 썼구나 최근에 다른 사람들 생각하는 사람들은 드물지 모두가 알듯이 세계는 문제투성이지 그래서 우린 모두가 다른사람들의 문제를 흡수할수잇다고 생각해야되, 이게 불교 사상이야. 음. 난 한 년을 끝냈고, 이제 잔스카에서 내 부모님과 함께 한달을 보냈어 그리고 지금 델하이로 다시와서 내 불어 공부를 5달동안 다음시즌까지 할거야 넌 너 아이들을 만나러 다시 미국갈꺼니? 음 난 영화를 만들러 라다크에온 프랑스 필름 회사에서 일했었고, 관광으로서 매우좋은 경험이였어 마지막으로 너랑 너의 아이들을 잘돌보고, 넌 매우 착하고 난 나와 함께한 너와 친구들 전부다 보고싶어 그러나 특별히 너를 더 보고싶어 왠진 모르겠어 인도에 오고싶으면 언제든지말해 나한테 그리고 많은 방문할 수있는 많은 불교 장소들이 있어 너 불교지 ? 뭐 특별히 말할건 없고, 너한테 곧 답장받고 싶어 줄리는 라다크에서 안녕을 뜻해 텐진으로부터 |
여행중에 마지막 날 나는 텐진의 레에 있는 집으로 초대를 받았다.
무척 흥분이 되는 초대였다.
오래된 미래….속에 나오는 고대 라다크 지방의 생생하게 살아있는
라다키들의 집에 간다는 사실이 나를 흥분시켰다.
선물까지 준비했다.
오후6시에 가기로 약속을 했다.
그런데 그는 다른 사람의 일로 나갔다가 밤 9시가 되어 돌아오는 통에
계획자체가 얼그러져 버렸다.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남의 집에 늦게 가기도 그렇고 다음 날 우리가 떠나기 때문에 그가 새벽 4시에
일어나야하기에 하는 수없이 약속은 취소되고 말았다.
섭섭함은 이루 말 할 수가 없었고 텐진과 헤어진다는 사실에 마음이 울적했다.
텐진도 집으로 돌아가기 전날 밤 나를 찾아와서 무척 슬프다며 마지막으로
같이 사진을 찍자고해서 룸메가 꼴깝을 떤다면서 기념 촬영을 해주었다.
사실 잘 우는 나는 그날 밤 약간 울었다.
3층으로 이루어진 곰파를 돌아보다가 좁고 긴 나무계단이 있는 통로에서
내가 굴러 떨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엄청나게 아팠고 머리에 혹이 났다.
쿵~하는 소리가 멀리 떨어진 곳까지 나서 일행들이 다 놀랬단다.
참다가 참다가 내가 울자, 텐진은 자기가 너무 미안하다면서 손으로 내 얼굴로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기도 해서 은근히 내가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가지기도 했다.
그 후로는 무조건"Special take care"라면서 나를 위해 뭐든지 다 들어주고
어디가든 손을 잡아주고 특별한 게스트로 취급해주었다.
여행하는동안 그로 인해 행복했다면 알 수 있을런지.
나의 어느 부분이 또는 그의 어느 부분이 어쩌면 서로에게 순수한 상처를 줄지도
모르지만 그 순간만은 즐거웠다.
밤에 내방으로 찾아오곤 하는 그를 내 룸메는 아주 영화를 찍어라며 놀렸다.
텐진은 티벳에서의 7년이라는 영화를 찍을 때도 같이 참여했다고 브래드 피트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었다.
히말라야를 등반하고 내려온 날에도 너무 좋았다는 메일.
독일인 한 명이 아주 최악의 괴팍한 사람이었다는 메일.
뭐든 짧지만 재미있고 다른 세계의 이야기같다.
그의 집에는 컴퓨터도 없다.
가끔 가는 PC방에서 나에게 편지를 보내고 유럽사람들에게도 보내고
나처럼 여행객 중에 친해진 이들에게메일을 다같은 내용으로 보내기도 한다.
그렇게 길지 않은 메일이지만
언제나 그의 메일을 보면 내 눈은 푸른 알치의 밤하늘 별처럼 빛난다.
세상 어디엔가 남아있는내 순수의 한자락이다.
그는 언젠가 내 아이들과 가족이 같이 오면 레보다 더 시골인 아주 라다크적인
잔스카르라는 자기집에 와서 묵으라고 했다.
잔스카르가 레보다 더 아름답다는 말도 했다.
같이 뭘 사러 가는 길에 나는 그의 누나를 길에서 만났다.
작고 아담한 여성으로 물동이를 들고 있었는데 오래된 미래라는 책에 나오는
전형적인 라다키여성이었다.
내가 아름답다고 하자 텐진은 내가 더 아름답다고 말했다.
그래서 너는 눈이 바보라고 말했더니 내가 더 바보란다.
내 영어실력이 부족하므로 내가 텐진에게 보내는 긴 편지는 주로 아들이
번역해서 내게 보내오면 내가 다시 보낸다.
아들이 엄마의 연애편지를 대필해주는 것이다.
텐진과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메일을 주고받는다.
그는 내가 다니는 여행지들의 사진을 꼭 보내달라고 했다.
텐진에게 메일을 보낼 때 아주 행복하다.
언젠가 내가 좀 더 풍요로워질 때 텐진을 초대해서 우리나라 사찰들을
소개할 것이다.
한국에 오면 내가 아는 스님과도 대화를 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텐진의 꿈은 라다크지방에서 최고 여행사를 경영하는 것이다.
나는 그에게 너의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깊은 눈빛으로 뜨거운 악수를
하며 포스를 잔뜩 담아서 말을 했다.
비록 누군가가 순수를 가장했다 하더라도 내마음 속에는 그가 순수한 Leh의 벗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지금 Leh에는 한 겨울의 눈에 온세계가 덮여 히말라야 자체가 커다란 눈덩이일 것이다.
텐진.
히말라야의 밤하늘..
오늘도 푸른 별은 떴겠지?
김진아
2008년 12월 18일 at 12:50 오후
톈진…
그의 꿈이..꼭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
Lisa♡
2008년 12월 18일 at 12:54 오후
어머…진아님.
언제 다 읽었어요?
빠르기도 하시지.
오자를 고치는 중에–
텐진 특이하게 생겼죠?
무슨 영화에 나오는 사람같지 않나요?
아리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산적같기도 하죠?
ㅎㅎㅎ….턱 좀 봐요.
지안(智安)
2008년 12월 18일 at 1:30 오후
태고적 순수를 그대로 간직한듯한 모습의 텐진.
사실 인도인 치구는 인물이 좀 그렇긴 하지만..
도대체 Lisa님은 어떻게 그런 펜팔을 할수 있는거죠?
소녀적에 이국소년에게 쓰는 편지에 좀더 감정을 담은듯 말이죠.
스토리 제대루 하나 엮어질듯해요.
이런 감성이 남아 있다니..놀랬어요.
사진두 멋지구..통역사 아들이 느무 귀엽당!!
Lisa♡
2008년 12월 18일 at 1:56 오후
지안님.
우리 통역사 아들 …멋지죠?
그 엄마는 더 멋지구요?
ㅎㅎㅎ
이상하게 생긴 건 확실해요.
진짜 아리바안 나이트라니까요.
제가 아직 철이 덜 들다보니–
내 친구들이 아마 6,70 되었다고 하더라도
여잔히 그럴 거리구요.
스토리요?
이미 다 엮어졌구요.
더 이상의 스토리는 ….
그냥 메일이지요.
夢
2008년 12월 18일 at 2:45 오후
저런곳을….직접 보셨다니…완전 부러울 따름입니다.
항상 외국으로의 탈출(?)를 상상하곤 하는데…^^
사진이, 리사님의 글이 또한번 자극시키네요..
이런 소중한 친구를 두신 리사님이 질투나는 몽이여라 ~
춥네요 건강조심하세요
Lisa♡
2008년 12월 18일 at 2:57 오후
몽님.
저 사진보다 더 좋은 사진 많이 올렸는데
찾아보기 싫죠?
ㅎㅎㅎ
몽님도 매일 조금씩 저금을 하세요.
그래서 떠나세요.
어느 날요—-
자극을 자꾸 받고 싶은면 자주 오세요.ㅋㅋ
칸토르-이상화
2008년 12월 19일 at 1:59 오후
오호~~
번역이 리사님 같이 단순하고 직설적이라고 생각하면서 내려왔는데
아드님이시라고 해서 웃었어요..
역시 피는 못 속이나봐요
리사님 잘 우셔요?
솔직에 호탕하시고 게다가 잘 우시고 넘 하시는 거 아닙니까?
그럼 저 같은 내숭쟁이는 할게 없잖아요~
Lisa♡
2008년 12월 19일 at 3:12 오후
상화님.
가끔은 제 흉내를 좀 내어보는 것..
그것이 상화님께서 하실 일이지요.
그러다 재미있으면 자주 흉내를 내어보다가
신나잖아요..그러면 아예 매일 흉내를 내는 것이죠.
어때요?
함 시도해볼래요?
내 친구는 가끔 남편이나 아이들이 뭐라고 할 때 내 흉내를
내는데 그러면 다들 너 아니라고 하면서 좋아한대요.
화창
2008년 12월 19일 at 10:57 오후
나도 셀러들에게서 오는 메일을 아들이 번역하고 또 써주고 하는데요….
왜 영어를 제대로 배우지 않고 젊은 날을 보냈을까? 너무 후회가 됩니다.
울 아들도 번역이나 여어문장 써주는 걸 감정표현을 생략하고 되도록 간략하게 쓰려고 하는 편이거든요! 나는 좀 장황하게 세세하게 여기 사정을 알려주고 싶은데…..
소리울
2008년 12월 19일 at 11:06 오후
대단한 리사님, 친화력이 탐난다.
함께 갔지만 텐진과 오래 나누지 못하는것은
성격탓이다. 놀랄만한 리사. 정열의 여인아.
Lisa♡
2008년 12월 20일 at 2:11 오전
화창님.
무슨 일이 있어도 영어만은 배웠어야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이미 녹슨 머리로 아무리 알던
단어를 생각해내려고 해도 안 되요.
우스운 건 정말 쉬운 단어도 생각나지 않을 때가
많거든요.
그래도 아드님이 잘 하니 다행입니다.
장황한 설명이 영어에선 생략되나? 그런 것 같아요.
Lisa♡
2008년 12월 20일 at 2:12 오전
소리울님.
친화력이죠?
그리고 넘어진 거…
그거죠…히히.
텐진 생각나죠?
초록정원
2008년 12월 20일 at 5:10 오전
울었다구요.. ^^
편지는 아드님이 번역해 준다 하는데도
스토리 속의 여자는 한 서른 살 먹은 여자처럼 마냥 사랑스럽기만 해요..
맞아요.. 그대의 맑은 눈빛.. 바보처럼 순수한 면이 있어요.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세계를 하나로 만들 줄 아는 리싸님..
Old Bar^n
2008년 12월 20일 at 8:11 오전
골격이 몽골리안이고
아마도 눈은 영국계?
그쪽에는 참 영국계가많습니다.
그래서 코도 잘생기고 눈은 얼마나 예쁜지들…….
좋은결과? 있으시길 기대합니다.ㅎㅎ
무무
2008년 12월 20일 at 10:12 오전
멋진 여행에 즐거운 추억,
그리고 오래 기억될 사람….머 이런거죠?ㅎㅎ
글 읽으면서 왠지 한번 안아주고 싶은
그런 기분이 들었어요.
이뿌고 귀여운 여인, 사랑스런 리사.ㅎㅎ
Lisa♡
2008년 12월 20일 at 11:06 오전
초록정원님.
이런 인연 흔한 거 아니죠?
제 생각에도 그런대로 참
특이하고 아름다운인연같아요.
저…좀 순수한 면이 있나봐요.
ㅎㅎㅎ
Lisa♡
2008년 12월 20일 at 11:07 오전
반님.
그 정도로 멋진 건 아니구요.
저 위에 사진있잖아요.
눈은 영국계..전혀 아닙니다.
좋은 결과요?
결과가 뭐 있나요?
계속 메일이나 하면서
소식 주고받는 거지요.
그래도 히말라야자락에
친구하나 박아두었다는 거…
그게 좋은 일이지요.
Lisa♡
2008년 12월 20일 at 11:08 오전
무무님.
정말?
다음에 보게되면 한 번 안아줘요.
그런데
내가 뙈지라서 안겨질런지…ㅋㅋ
佳人
2008년 12월 20일 at 12:34 오후
글로벌친구, 리사님은 큰 재산가세요.^^
데레사
2008년 12월 20일 at 1:47 오후
리사님.
텐진의 그 꿈이 이루어 지기를 바랍니다. 어쩜 울 아들 꿈과
너무 같아서~~
이제 곧 떠나야 겠네요.
잘 다녀와요.
Lisa♡
2008년 12월 20일 at 2:18 오후
가인님.
오늘 그 쪽에서 모임하려다가
너무 막혀서 다들 집으로 그냥 돌아갔어요.
강남의 전체가 주차장이었습니다.
끔찍한 거리예요.
글로벌 친구요?
저…호호할아버지 친구도 있답니다.
아주 특별한 경험으로 만난 친구들.
Lisa♡
2008년 12월 20일 at 2:19 오후
데레사님의 아드님 꿈이 그런 것이군요.
아드님의 꿈도 이루어지길 빌어요.
텐진은 아마 제가 보기에 반드시 이룰 사람입니다.
상당히 열심이고 프로의식도 있어요.
잘 다녀올께요.
내년에도 건강하게 지금처럼 잘 지내시길 빕니다.
네잎클로버
2008년 12월 20일 at 4:37 오후
친화력 좋으신 리사님과 텐진과의 우정…
따뜻하고 포근~한 그 느낌 그대로
잘 가꿔가시길 바랍니다. ^^
저 고등학교 때 펜팔 기억도 나네요. ^^
Lisa♡
2008년 12월 21일 at 12:06 오전
네잎클로버님.
펜팔을 하고있는 기분 아시죠?
오랜만에 발견하는 메일을 보는 느낌.
늘 히말라야를 떠울리면서 읽곤하지요.
특히 레와 알치의 전경들을요.
글쎄–언제까지일런지는 모르나
제게 순수를 주는 친구죠.
수홍 박찬석
2008년 12월 21일 at 4:19 오전
좋은 인연이네요^^
머저리
2008년 12월 21일 at 6:18 오전
이쁜 love 맞네요!! 연애편지 아드님이…부러부러…
영원한 사랑이 되시길…!!
Lisa♡
2008년 12월 21일 at 7:18 오전
수홍님.
그렇죠?
좋은 인연.
인연을 잘 가꾸어 나가야지요.^^*
Lisa♡
2008년 12월 21일 at 7:18 오전
머저리님.
일단 이름 너무 웃겨요.
꼭 뭔가 욕하는 기분이…ㅎㅎ
우리 아들요?
너무 재밌죠?
우리아들 암말 않고
대필해줘요..ㅎㅎ
봉쥬르
2008년 12월 21일 at 8:04 오전
역시 리사님은 만인의 연인이야요!
평생 지금 이대로 ….
사람 사는 곳은 다 같고 리사님은 어느곳에던 통합니다아~
닮고 싶어요 그대를.
Lisa♡
2008년 12월 21일 at 11:02 오전
봉쥬르님.
어느 곳에던 다 통할까요…?
아이고 좋아라.
그냥 만인의 연인으로 살고 싶네요..
봉쥬르님.
흰머리 뽑다가 사팔뜨기 되니 너무 자주
뽑으면 안됩니데이~~
천왕
2008년 12월 21일 at 11:57 오전
아…어느새 멋진 남자 텐진을~
Lisa♡
2008년 12월 21일 at 2:16 오후
천왕님.
멋진 만자요?
그렇게 보이나요?
맞아요–세상에 멋지지 않은 남자 몇 있다구요?
ㅎㅎㅎ–오늘 마음 많이 씁니다.
후후….
산성
2008년 12월 21일 at 10:27 오후
사실…그날밤 약간 울었다…
이 한 문장…
히말라야 밤하늘의
푸른 별을 보는 느낌…
여행 잘 다녀 오세요^^
멋집니다…
Lisa♡
2008년 12월 21일 at 11:08 오후
오를리님.
돌을 던지다니요???
후후후….
순수함, 그 자체랍니다.
인연의 고리지요.
Lisa♡
2008년 12월 21일 at 11:09 오후
산성님.
그 눈물의 빛깔을 보셨군요.
푸르던가요?
감사합니다.
여행 잘 다녀와서 보고드릴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