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마미아를 보고나서인지 해변가에서의 결혼식은 시선을 확실하게 끌었다.
마우이 WAILEA해변에서의 달콤하고 조촐하지만 화려했던 결혼식이다.
신랑, 신부는 갓 대학을 졸업한 듯 들러리들도 대학생들 같았다.
들러리 가 4쌍과 극히 극소수의 가족들만이 초대된 결혼식.
부자가 아니라면 상상도 못할 마우이 해변에서의 결혼식이다.
태양 아래선 신부는 정말 자연스럽게 부드러운 미소로 답했고 그 신부를 바라보는
신랑과 가족들은 모두 만면에 미소를 짓고 화답했다.
아름다웠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나는 그 곁에서 끝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마치 허락받은카메라맨처럼….꿈같은 결혼식이었다.
신부와 신랑 뒤를 따르는 4쌍의 들러리들도 어쩌면 그리 싱그럽고 귀엽던지.
길이 기억될 미소를 짓게 만들 결혼식이고 해변의 모든 사람들이 박수로 환영했다.
이제 내일이면 떠나야 한다.
한국서 24일 떠나서 여기서 24일부터 지냈으니 여기 날짜로 30날이 떠날 시간이다.
7일간의 여정은 정말 스노클링으로 시작해서 스노클링으로 끝날 정도다.
여한없이 바닷속을 헤매었고 수많은 어여쁜 고기들과 놀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산호더미 속에 갇히기도 했으며 조금 상처가 나기도 했다.
석양을바라보는 해변가에서는 두 마리의 거북이가 놀러와서 마지막 즐기는
나의 한가로움에 약간의 생소한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사랑스러운 마우이지만 언제 다시 올런지는 모른다.
해변가도 해변이지만 호텔 주변의 집들과 풍광들이 나를 더 빠지게 만들었다.
하나와 할레아칼라 분화구를 못 올라가서 다소 아쉽다.
아이들이 원하지를 않았고 올데이 걸린다는 말에 포기했던 것.
헬기를 타고 돌았다는 사촌은 헬기가 아니면 지겹다고 했던 것.
주주님도 몇군데 밖에 못봤다고 했으며 밤탱이님도 운전이 아주 힘들고 어려운 길이라고
했으니 그닥 가고싶지 않았는데 사실 아무리 어려워도 한 번은 가봐야 하는 거였다.
아이들이 나태해서는 거기가 거기라면서 가기 싫어하는 꼴을 보니 군대라도 보내야지
영 마음에 들지 않는 태도였다.
사내애들을 너무 보호하면서 키웠나 싶은 게 내가 혹시 아이들을 잘못키운 게 아닐까하는
순간적인 후회가 밀려오기도 했다.
어릴 때부터 고생을 좀 시켜야했는데 혹시 지나치게 방만하게 키운 건 아닌지…걱정이 되었다.
네팔의 트래킹을 시키던가, 아프리카 배낭을 시키던가 해야했던 건 아닐까?
엄마의 잘못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해변가의 의자에서 앉아 책을 보기도 하고 추운 몸을 온천탕에 풀기도 하면서
저녁을 보내고 마지막 식사를 세이프 웨이 근처의 아웃백 스케이크로 갔으나 문이 닫혔다.
하는 수없이 수퍼에서 사온 스시와 샐러드, 그리고 치킨과 라스베리, 블랙베리 등으로
때우고는 주변 산책에 나섰다.
그리고는 짐을 꾸렸는데 아이들과는 시간차이가 나서 아이들이 나중에 떠나야 했다.
호텔 룸을 반나절을 업그레이드해서 아이들을 위해 빌렸다.
여지껏 그냥 용돈을 받게끔해서 돈을 쓰게 했는데 이런 경우를 지내고보니 아이들이
만약 비행기를 놓치거나 호텔서 머물러야 할 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새로 만든 아멕스 카드를 아이들한테 하나 주었더니 안받겠다고 서로 손사래다.
그냥 비상시를 대비해서 갖고 있으라면서 겨우 넣어줬다.
일체의 용돈도 받질 않겠다고해서 주지도 못했다.
카드를 줘봤자 일 원도 안 쓸 게 뻔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놓인다.
나중에 떠날 때 혹시라도 호텔측에서 뭘 요구하거나, 비행기를 날씨탓으로 놓치거나
할 때 요긴할 거라는 마음에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우리아이들은 겸손하고 오만하지 않으며 너무 바르다는 건 안다.
하지만 힘든 일을 겪어보질 않아서 저으기 마음이 안놓여서 사막에 가도 살아남아야
한다면서 내가 잔소리를 해대자 자기네는 엄마 없으면 더 잘하니 아무 걱정 말란다.
다행인 건 TV에서 하는 영화를 보며 뜻도 모르겠구만 지들끼리 넘어간다.
방송에선 캘리포니아의 어느 파티하는 집에 산타로 분장한 남자가 들어와서는 6명인지를 죽였단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공격해서 죄없는 팔레스타인들을 수백명 죽였으며 시카고에는 폭설로
아비규환이라는 뉴스가 나온다.
인디아에는 홍수가 나서 사람이 죽고 차가 떠내려가는 모습도 보여준다.
지구가 점점 병들어 가는 중이다.
흙둔지
2009년 1월 2일 at 2:24 오전
아이들은 그저 옆에서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만 보고 있어도 제대로 잘 큰답니다.
걱정 뚝~~~!!!
Lisa♡
2009년 1월 2일 at 2:43 오전
진짜…?
걱정 뚝!!!?
알았습니다.
이 엄마가 공연히 촌시럽게스리~~
김진아
2009년 1월 2일 at 3:20 오전
이쁘게 잘 자라고 있는걸요…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도..더 못되이 크는 아이들이 더 많은걸요..^^
정말 걱정 뚝~!! 하셔도 될것입니다.
^^
Lisa♡
2009년 1월 2일 at 3:45 오전
스노클링하는 이쁜 둘 째 봤지요?
아주 잘 생겼지요?
그런데 키가 안 크네요.
공부 못 해도 키크는 게 더 좋은데~~